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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대학생들은 감정노동중?

작성일2010.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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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 대학교 4학년인 나혜진씨는 본인이 `감정노동자`라고 말한다.

 

 엄밀히 말하면, 감정노동자는 비행기 승무원, 대형마트나 백화점의 판매 사원, 간호사 등의 서비스업 종사자들을 일컫는 말이다. 이 감정노동자는 현재 자신의 감정 상태가 어떤지 절대로 드러내서는 안 되며, 항상 웃음을 지어야 하는 `감정 노동`을 해야 한다.

 

그런데 어째서 혜진씨는 본인을 감정 노동자라고 하는 걸까 혜진씨는 4학년 1학기. 새학기는 이제 막 시작됐다. 취업을 위한 소위 `스펙`을 관리하기 위해 학점,토익,자격증,공모전,동아리,대외활동까지 병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녀가 말하는 감정 노동은 이런 취업준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말하는 것일까 일부분 맞는 말이지만, 아니다. 혜진씨는 취업준비에서 오는 스트레스보다, 취업준비를 위한 활동들 가운데 사람들을 대하는 일이 가장 힘들다고 했다.

 

 그녀의 일정엔 `사람`이 빠지지 않는다.

 

 팀을 만들어 함께 과제를 하고 발표를 해야 하는 수업들과, 어학공부를 위해 일주일에 한번 스터디를 갖고, 공모전 준비를 위해 팀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대화를 하고, 동아리에서 크고 작은 일들을 준비하느라 사람들을 만나고 그리고 대외활동을 통해서도 사람들을 만난다.

 

자의반 타의반으로 여러 사람들을 만나고 있지만, 자기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기 때문에 좀 더 친밀한 인간적인 관계로 발전하는 것이 힘들다고 말한다. 그러면서도 사람들과 부딪히는 일이 없도록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왠만한 상황이 아니면 싫은 소리도 하지 않는다. 오고가는 칭찬과 농담 사이에서, 그녀도 한몫 거들기 위해 마음에도 없는 말을 수도 없이 해봤다고 내게 고해성사()했다. 혜진씨는 오래된 친구를 만나는 빈도는 차츰 줄고, 새로운 사람들을 계속해서 만나고 있다. 그리고 그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서 쉴새없이 신경을 써야 한다.

 

하루 종일 `가면`을 쓰고 있어야 하는 상황 때문에 혜진씨는 자신이 사람들과 함께 농담하며 웃을 때, `정말 내가 웃고 싶어서 웃는 걸까`하는 자신의 기분이 뭔지 모르는 혼란이 온다고 한다.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혜진씨는 `혼자 있는 시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서비스직 종사자 뿐만 아니라 모든 직장인이 감정노동자라는 말이 있다.

 

 언제부턴가 `솔직함`과 `자유로움`이라는 이미지를 가진 대학생들까지도 `사람`을 만나는 일에 있어서 자기 감정을 숨기며 행동해야 하는 감정노동을 하고 있다. 이러한 감정노동으로 쌓인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나와 정말 가까운 관계의 사람에게 보내진다. 더불어 ‘가짜 감정 표현’에 휘둘려, 진짜 감정을 보여줘야 할 가족, 친구, 지인들에게조차도 자신의 진짜 감정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게 된다.

 

감정노동으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에게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은 ‘공격성’이다. 특히 자기보다 약한 사람에게 심하고 못되게 굴며 화풀이를 하게 된다. 우리가 가장 싫어하는 ‘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인간형이 되는 것이다. 증상이 심해져 ‘내가 능력이 없으니 참아야지.’ 식의 자기비하가 강해지게 되면 정말로 우울증, 화병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무심코 지인에게 풀어버리면서 인간관계가 틀어지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누구나 겪고 있지만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이 문제를 어떻게 해야할까

 

가장 먼저 시도해야 할 해결책은 바로 `혼자 있는 시간`을 만드는 것이다. 사람 사이에서 생기는 스트레스인 만큼 스스로 혼자가 되어 잠시라도 자신의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미래를 위해 치열하게 사는 젊은 열정도 좋지만, 너무 많은 감정 노동의 소비는 오히려 젊은 열정을 사그라들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또한 `쿨`해져야 할 것. 이 세상에 진정으로 쿨한 사람은 없다고 한다. 무신경해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쿨한 태도는 타인이 아닌 자신에게 좋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일일이 사람들이 주는 스트레스에 신경쓰지 않는 태도부터 시작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생각해야 하는 것은, 바로 `상대도 감정노동 중`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자신의 감정노동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또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적어도 아직 자유로워야 할 우리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걱정하기 보다는, 감정이 쌓일 대로 쌓여 언제 폭발할지 모르는 자신을 위해 걱정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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