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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로 가는 기차를 타다 - 경주 (2)

작성일2010.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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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천마총으로도 유명한 대릉원은 그 입구부터 많은 사람들이 몰려 있었다. 성인 1인당 1500원의 입장료를 내고 들어간 대릉원 내부는 소나무와 대나무들이 그늘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잘 정돈된 신라 초기의 무덤들을 바라보며 그 크기에 사뭇 놀라고 간간히 다른 여행객들을 안내하고 있는 가이드가 하는 설명들을 들으며 부족한 지식을 채워나갔다.

 

 

▲ 대릉원 내부.

 

 연못을 지나 조금 더 들어가면 만날 수 있는 것이 천마총이다. 내부는 정 중앙에 돌무지덧널무덤이 있고 그 양쪽으로는 부장품의 모조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비록 모조품일지라도 교과서에서나 볼 수 있었던 천마총과 금관 기타 부장품들은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그 곳에는 황금의 나라라는 이름에 걸맞게 금빛들로 가득했다. 실제 무덤속에 들어와 과거에는 신라 어느 왕의 시신이 안치되었을 무덤을 바라보니 나도 모르게 서늘한 느낌이 들게 되었다.

 

 

▲ 국립경주박물관 입구와 성덕대왕신종.

 

 대릉원에서 나와 앞서 천마총에서 출토된 부장품 진품이 전시된 국립경주박물관으로 향했다. 택시로도 얼마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국립경주박물관에도 역시나 많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고고관, 미술관 등 6개 건물들과 성덕대왕신종을 전시하고 있는 국립경주박물관은 대단한 넓이를 자랑하고 있었다. 당시에는 특별 전시관에서 ‘전사의 무덤’이란 이름의 전시를 진행중이었고 현재는 원효대사전을 열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인기가 많았던 건 역시 성덕대왕신종이었다. 앞에는 신종을 구경하려는 사람들로 가득찼었다. 많은 사람들에게 에밀레종으로 더 많이 알려진 이 신종은 당시 신라인들의 예술적 안목과 기술을 온몸으로 알리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여행 동안의 피로와 지난 하루 동안의 일정으로 인한 피곤 때문에 한 걸음 내딛기도 힘든 상황이 온 것이다. 결국 다른 일행들은 쉬기로 하고 혼자 경주를 여행해야하는 상황이 온 것이다. 큰 모자와 가방 하나를 메고 홀로 박물관을 나서려니 일말의 불안감이 엄습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것은 기우였을 뿐, 경주는 홀로 여행하기에도 더할나위없이 좋은 곳이었다.

 

 

 

▲ 반월성 내부와 안내 표지판, 석빙고.

 

 박물관을 나와 첫 목적지로 정한 곳은 반월성 이었다. 곧장 직진만 하면 닿을 수 있는 곳이어서 느긋한 마음으로 길을 걷기 시작했다. 왼편으로는 꽃이 만개해 푸근한 느낌을, 가끔 지나가는 자전거 행렬은 여유로움을 느끼게 해 주었다. 곧이어 ‘선덕여왕 촬영지’ 라는 간판이 크게 내걸린 입구에 도착했다. 간판을 지나 안으로 들어서면서 순간 의구심이 들었다. ‘내가 맞게 찾아왔나’ 싶을 정도로 ‘성’의 느낌과는 전혀 다르게 그 안은 온통 풀과 꽃들로 가득했다. 천년 고도 신라시대 성터였던 곳이라면 그 명성에 걸맞게 정비되어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그 안은 그저 흙길과 나무들이 우거진 곳이었다. 조선시대에 만들어진 석빙고를 보고 맞게 찾아왔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을 때는 당혹스런 헛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 반월성 내부에 있는 선덕여왕 촬영지.

 

 그러나 반월성을 한바퀴 둘러보면서 처음에 가졌던 느낌은 사라지게 되었다. 문화재라는 건 그 당시의 모습을 재현하고 사람들에게 더 많은 정보를 주기위해 정비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반월성처럼 사라진 것은 사라진 대로, 남아 있는 것은 그저 그대로 두어 어우러지는 것도 옛것을 아끼는 방법 중 하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반월성은 흙길 이외에는 풀과 꽃들로 가득하다. 그 길을 걷다 보면 지금은 풀이 자라는 그 땅에는 과거 신라인들이 어떻게 존재했을지를 상상하게 되는 것이다. 여태껏 글로 보고 아는 것을 대부분으로 여겼던 역사에 상상력이 가미 된다는 것은 역사에 대한 또 다른 매력을 찾게 해 주었다. 반월성과 마찬가지로 적의 침입을 방어하기 위해 만들어졌던 월성해자도 지금은 물이 아닌 풀들로 가득하다. 그렇게 존재하는 반월성과 월성해자를 바라보자니 저절로 알지도 못하는 과거로 돌아가는 느낌이 들게 된다. 해자는 다른 해자들이 정비되면 물을 채워 넣는다고 하는데 그 때의 월성해자는 또 어떤 새로운 과거를 상상하게 해 줄지 기대된다. 앞으로 보게 될 경주에는 이런 역사들이 가득하다는 걸 떠올리니 지쳐있던 발거음은 어느 새 피로를 잊고 신라를 쫓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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