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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동, 사라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

작성일2010.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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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인사동은 종로 2가에서 관훈동 북쪽의 안국동사거리까지를 말하는 것으로, 고미술품이나 고서적 등을 취급하는 상인과 화랑이 있다. 거리에 즐비한 필방들이나, 희귀한 고서적 등을 볼 수 있으며, 민속공예품도 쉽게 만나볼 수 있다. 특히나 전통 찻집, 민속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기회도 얻을 수 있다. 이런 인사동은 나에게 현재와 과거를 이어주는 그 어딘가에 위치해 있다. 하지만 요즘은 인사동을 걸을 때마다 뭔가의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사라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그것이다.

 

 

우리 나라는 급속한 성장과 함께 괄목할만한 현대화를 이뤄냈다. 수많은 빌딩들이 서울을 채우고 있고, 그에 따라 풍요로운 삶도 누릴 수 있었다. 하지만 이 과정 속에서 나는 뭔가의 안타까움을 느낀다. 아쉬움이 남는다.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를 그리워하는 마음과 비슷할 것이다. 스마트폰을 꺼내 지도를 펴고 위치검색을 통해 길을 헤맬 필요가 없다. 하지만 길을 헤매고 골목 골목을 다니며 우연찮게 만나는 좋은 풍경이나 가게를 만나는 기회가 사라졌다고 해야 할까 한번은 길을 헤매고 다니다 발이 아파 몸도 녹일 겸 근처 찻집에 들어간 적이 있다. 그 때의 차 맛을 잊을 수가 없다. 따뜻한 차가 언 몸을 살포시 덥혀주며, 노근노근해지던 그 기분. 내가 길을 헤맨 것이 바로 이 기분을 만끽하기 위한 것이라는 생각까지 들었다.

 

 

인사동은 바로 그 어딘가에 위치해 있다.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켜 주며 사라지는 것에 대해 놓아주지 않는 거리. 헌책방과 골동품점 등 가게마다 진열된 것들은 과거의 모습을 재현시켜주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관광명소로 떠오르며 인사동 그 과거의 모습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국인들의 눈과 귀를 현혹시키는 상점, 음식점 그리고 그 안에 화려하게 치장된 인테리어 등 옛 모습이 사라져가고 있다. 과거와 현재 그 언저리에서 점차 현재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해야겠다.

 

인사동은 현재보단 과거에 가까웠던 곳이었다. 그래서 인사동을 찾는 사람들이 북적이는 인파 속에서도 포근함을 느꼈으며, 과거를 향한 향수를 맘껏 털어놓을 수 있는 곳이었다. 골동품을 파는 곳에서 보이는 물건들은 모두 이야기의 소재거리였다. 좋은 한지를 찾기 위해서도 인사동은 꼭 와야만 하는 곳이었다. 곱게 물든 빛깔을 뽐내는 민속공예품을 사기 위해서도 말이다.

 

 

아주 과거도 아닌 아주 현재도 아닌 그 중간쯤 어딘가에 타임머신을 찾고 다니는 그 기분이다. 인사동은 아직 그 정취를 간직하고 있다. 전보다는 좀 더 현재에 다가와 있지만 골목을 헤집고 다니다보면 과거의 그리움을 달랠 수 있는 풍경들에 마음을 놓을 수 있다. 바쁜 일상에 지쳐있으며 현재가 주는 긴장 속에 잠시 마음을 놓고 차 한잔을 즐길 수 있다.

 

 

나는 그래서 인사동이 좋다. 사라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잊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인사동 찻집의 매력도 그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흔적, 사람의 향기, 과거에 대한 향수를 느낀다. 변화하는 사회 속에 사라져가는 것들이 그곳엔 존재하기 때문이다. 구수한 된장찌개, 얼큰한 김치찌개, 푹 고와서 먹는 설렁탕. 이런 것들은 사람의 손길이 묻어있다. 세월의 흔적 속에 곱게 쌓여가는 먼지가 그리워질 때가 있다. 그 먼지를 닦아내며 옛일들을 상상할 수 있기 때문일 터. 추억의 상자를 열 듯, 인사동 나들이는 세월의 먼지를 털어내고 그리운 과거 속의 여행을 하는 티켓을 선물한다. 이는 현재에 가까워지고 있는 인사동이 그리 달갑지 않은 이유기도 하다. 그 티켓의 유효기간이 지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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