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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에 떠나는 산토리니

작성일2011.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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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겨울에 떠나는 산토리니


 

 

 산토리니를 생각하면 어느덧 머릿속에서는 자연스레 "라라라라라라라~"하는 누구나 다 아는 그 광고의 음악이 떠오른다. 하얀 벽들과 에게해의 푸른 바다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 새파란 둥근 지붕. 바구니가 앞에 달린 자전거를 타고 예쁜 원피스를 하늘하늘 휘날리며 자전거를 타는 상상, 산토리니를 떠올리는 사람 누구나 한번쯤은 해봤을 것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의 산토리니 여행은 이러한 상상과 전혀 달랐던 여행이었다. 강한 바다 바람 때문에 사진을 찍을때면 초싸이언이 되듯 머리카락이 휘날려 제대로 나온 사진이 거의 없으며, CF속 등장하는 생기가 넘치는 산토리니가 아닌 마치 "유령도시"를 방문한듯한 기분이 들었다.

 많은 이들이 그 곳에 가고 싶어하듯이, 그리스 여행에서 빠질 수 없었던 곳이 바로 산토리니였기도 하다. 신혼 여행지로 혹은 휴양지로 각광받고 있는 산토리니를 찾은 것은 12월 20일경이었었다. 지금 생각해보니 사람들이 따뜻한 날에만 찾는 그 곳을 겨울에 간다는 생각부터가 큰 실수였었다.

 

  산토리니를 가는 방법은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필자는 터키 보드룸에서 그리스 코스섬으로 가는 페리(28유로)를 타고, 코스에서 산토리니로 가는 배(29유로)에 탑승하였다. 산토리니에 도착하니 시간은 어느덧 새벽 1시가 다 되어 가고 있었다.


  비수기였기 때문일까. 인터넷 후기를 찾아본 결과, 분명히 페리가 도착하는 시간에 맞추어 속칭 "삐끼"라 불리는 사람들이 나와 있을 것이라고 하였는데 배에서 내리니 아무도 없었다. 함께 내린 사람들은 저마다 차를 타고 빨리 사라졌다. 터키에서 터득한 흥정 기술을 산토리니의 삐끼들에게 쓸 수 있다는 기대에 숙소조차 찾아보지 않았던 것이 후회스러웠다. 
  밤은 늦었고 주변에 숙소는 없고 마을까지 가는 방법도 모르고 그리고 무거운 짐들도 인해 걸어갈 엄두도 못 내던 상황에서 택시 기사 아저씨의 도움을 받아 결국에는 좋은 숙소에서 지낼수 있었다. 물론 예상했던 금액보다 훨~~~씬~ 더 많은 금액을 지출해야했지만.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우리가 1박당 25유로를 주고 지냈던 호텔은 성수기에는 적어도 75유로를 지불해야 예약할 수 있다고 한다. 이 때가 처음으로 `비수기에 왔길 잘했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산토리니의 피라마을 모습들

 

 

 

  산토리니를 돌아보니 호텔, 호스텔, 펜션은 물론이거니와 심지어 레스토랑, 슈퍼마켓, 기념품 가게들도 문이 닫겨져 있었다. 사람들의 후기처럼 산토리니 골목을 돌아다니며 소소한 재미를 즐기는 순간은 있을리 없었다. 골목은 휑하였고 간간히 고양이와 개들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더욱이 렌트카를 이용하지 않는 나와 같은 학생 여행자들에게는 하루에 3~4대 있는 버스 간격과 시간은 산토리니 관광을 자유롭게 하지 못하도록 하는 하나의 장애물이었다. 더욱이 이아 마을에서 피라 마을로 돌아오는 마지막 차 시간이 오후 4시쯤에 있어, 석양을 보고 나서는 택시를 타든 히치하이킹을 타든 40분정도 걸어서 피라로 와야하는 것이 가장 불편하였다. 산토리니도 둘러볼 만한 해변과 관광지가 있지만, 거센 바다바람 때문에 해변으로 내려 가는 것은 생각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이아마을의 석양만은 놓칠 수 없었다. 

 

 

 

 

 

 

  해가 지는 시간에 맞추어 마지막 버스를 타고 피라에서 이아마을로 향했었다. 원래 계획은 석양이 보이는 곳에서 커피를 마시며 한적하게 즐기는 것이 목표였으나 이아마을은 피라보다 더 사람이 없었다, 그러니 당연히 카페가 있을리 없었다. 사람보다는 커다란 개들이 우리를 반겨주었다.  관광객들도 적었다. 마을을 구경하며 만난 관광객은 나와 함께 간 친구를 포함하여 채 10명도 되지 않았다.

  이아마을에서도 비수기를 실감하였다. CF에서 나오던 그 파란 지붕들과 하얀 벽들은 도대체 어디를 찍은 걸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하얀 벽들의 페인트들이 추하게 벗겨져 있었고 파란 지붕들 역시 생각보다 많이 보이지 않았다. 때때금 성수기 손님맞이를 위해 여기저기 공사하는 집들이 보이기도 하였다.

 

 

 

 

 

 

 

 

 

 

 

 

 


  해가 지기까지 이아마을을 돌아다니며 기다렸다. 수평선 가까이 생긴 구름 때문에 완벽한 석양을 보지는 못하였지만 파란 바다와 어둑해져가는 하늘을 보니 산토리니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을 잠깐이나마 하게 하였다.

 

 

 

 

 

 


 

 

 

  산토리니에 대한 개인적인 기대와 완전히 다른 여행이었지만 어쩌면 한적한 모습의 산토리니도 나름의 추억을 남겨준 듯 하다. 솔직히 말하면 추억보다는 큰 아쉬움을 남겨준 여행이었다. 성수기에 오는 것보다 돈을 많이 쓰지는 않았지만, 동시에 그만큼 못 얻은 것이기도 하였다.
  CF속의 산토리니를 꿈꾸는 사람이라면 겨울이 아닌 성수기에 갈 것을 강력하게 추천한다. 그러나 한적한 산토리니를 경제적으로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산토리니를 겨울에 방문하는 것도 좋은 여행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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