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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루쉰, 그의 미로같은 삶과 고독을 찾다

작성일2011.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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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인생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것은 꿈에서 깨어났으나 갈 길이 없는 것입니다. 꿈을 꾸고 있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아직 갈 길을 발견하지 못했다면, 제일 중요한 것은 그를 꿈에서 깨우지 않는 것입니다’ [‘아침의 꽃을 저녁에 줍다’ 중 일부 - 루쉰 作]

 

 

중국의 깨어있는 지식인 루쉰. 아마도 ‘아침의 꽃을 저녁에 줍다’라는 산문집이나 ‘아큐정전’, ‘광인일기’ 등의 소설로 익히 그의 이름을 한번 씩은 들었을 것이다. 루쉰은 특이한 이력을 지니고 있다. 일본에서 유학한 그가 전공했던 것은 정치, 사회, 문화가 아닌 의학이었다. 중국 내에서 서양의학이 천대를 받던 그 때에 그는 서양의학을 전공을 했고, 일본 유학을 마치고 온 그는 중국에서 문화운동을 펼쳤다. 잠들어 있는 중국인들의 계몽을 위해 글을 썼고, 교육에 힘썼다. 그를 교육, 문화의 길로 이끌었던 것은 병든 몸보다 병든 정신을 개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유였다. ‘아큐정전’ 속의 아큐라는 인물은 현실에 굴복하고, 비판과 비평 정신보다는 병든 정신으로 살아가는 인물이다. 노예근성, 노예정신를 대변하는 인물이라 할 수 있다. 바로 루쉰은 아큐를 통해 ‘꿈 꾸는 사람’을 말하고 있다.

 

루쉰은 ‘아침의 꽃을 저녁을 줍다’에서 위와 같은 말을 하고 있다. 중국의 개혁가로 알려진 그가 왜 ‘꿈에서 깨우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 것일까 반어법이라고 말하기엔 너무나 직설적으로 쓰여 있다. 그 의미를 알기 위해선 개혁가 루쉰이 아닌 ‘인간 루쉰’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인간적인 면의 루쉰, 무대 뒤편의 루쉰의 면이 바로 이 말을 설명해주는 길이다. 그 내용이 담겨져 있는 책이 바로 ‘인간 루쉰(왕샤오밍 作, 동과서 출판)’이다.

 

책 표지는 루쉰의 얼굴로 가득 채워졌다. 흑백의 사진 속에서 눈에 띄는 것은 야무지게 다물어진 입과 냉철하게 무엇인가를 쳐다보는 눈빛. 그것은 병든 몸을 지닌 중국의 현실을 바라보는 인간 루쉰을 말하고 있다. 그는 친구에게 이런 말을 했다. “가령 창문이 하나도 없고 무너트리기 어려운 무쇠로 지은 방이 있다고 하세. 만일 그 방에서 많은 사람들이 깊이 잠이 들었다면 얼마 지나지 않아 숨이 막혀 죽을 게 아닌가. 그런데 이렇게 혼수상태에 빠져 있다가 죽는다면 죽음의 슬픔을 느끼지는 않을 걸세. 지금 자네가 큰소리를 쳐서 잠이 깊이 들지 않는 몇몇 사람을 깨워, 그 불행한 사람들에게 임종의 괴로움을 맛보게 한다면 오히려 더 미안하지 않은가” 이는 루쉰의 당시의 심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계몽운동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벽은 더욱 높아져 갔고, 루쉰은 자조와 절망, 일종의 허무주의에 빠져 있었기 때문이다. 루쉰의 친구는 이렇게 답변한다. “하지만 몇몇 사람들이 일어난 이상, 이 무쇠 방을 무너트릴 희망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잖은가” 루쉰은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 몇몇 사람들에게 계몽이라는 희망을 안게 된 것이다. 그 몇몇 사람이 무쇠로 무너트리기 어려운 그 방을 나와 꿈에서 깨어나기 위한 그의 포부를 위해서.

 

루쉰은 어머니의 요청으로 원치 않는 첫 번째 결혼을 하게 된다. 그는 이 정약결혼을 하지 싶지 않았지만 몇 가지 조건을 받아들인다면 수락한다고 했다. 자신의 부인이 될 사람이 전족을 하지 않을 것과 학교를 다니며 글을 깨우칠 것이었다. 하지만 조건이 받아들여지지 않은 채 반강제적인 결혼을 하게 된 것이다. 계몽가라는 인물의 이면에는 현실의 어두움 또한 존재했다. 그리고 루쉰은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며 부인과 거리를 두게 된다. ‘인간 루쉰’이라는 책은 바로 이런 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계몽가로서 진취적인 루쉰의 모습 이면에 감춰져 있는 금욕의 생활, 그리고 현실의 어두움, 그리고 끊임없는 자신과의 사투 속에서 벌어지는 감정들이 바로 그것이다.

 

루쉰의 사상보다는 그 사상의 바탕이 된 그의 인간적인 모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오히려 이 책에서 루쉰의 사상과 철학, 그리고 문화운동가의 진취적인 모습을 찾고자 하는 독자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 중국의 이중적인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인간 루쉰은 고독한 인생을 살아왔기 때문이다. 자신의 조국에 실망감을 그대로 표현하고 있으며, 자신이 그렇게 주창하던 계몽 운동에 대해서도 회의적일 때가 많다. 허무주의와 진취적인 모두가 인간 루쉰을 감싸고 있기 때문이다. 책에 담고 있는 루쉰의 모습을 이해하기 위해선 루쉰의 사상과 철학, 그리고 그의 저서를 탐독한 뒤 읽는 것이 낫겠다.

 

무쇠로 만들어진 벽을 허물고 꿈에서 깨어날 몇몇 사람들. 그 사람들에게 희망을 품고 고독을 이겨내기 위한 그의 인간적인 사투를 보기 위한 독자라면 이 책을 권한다. 생활고에 찌들어서도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계몽가의 모습이 ‘인간 루쉰’에 담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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