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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항, 어부의 손에서 사람의 향기를 맡다

작성일2011.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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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전남 목포시에는 항구가 있다. ‘목포는 항구다’라는 영화가 만들어질 만큼 목포는 항구도시로도 유명하다. 목포항은 본항과 북항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1897년 10월 16일 상거래를 하기 위해 항구로 처음 개항했다. 목포항은 부산항과 나란히 해상교통의 요지로 위치해 있다. 하지만 내가 목포를 찾은 이유는 이런 행정구역상의 목포나 유명한 관광지를 보기 위해서가 아니다. 단지 이유는 목포항에 배어있는 사람의 냄새, 향기를 맡기 위해서다. 도심 속에서 느낄 수 없는 끈끈한 정, 혹은 사람 사는 맛을 다시 보고 싶어서였다.

 

 

항구에는 항상 사람들의 꿈이 묻어난다. 만선을 바라는 어부의 꿈, 남편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아낙의 꿈, 부모의 맛난 생선 요리를 기다리는 자녀들의 꿈이 그것이다. 비린내 풀풀 풍기는 항구에는 사람 사는 냄새와 함께 꿈이 섞여 있다. 내가 사람 냄새를 맡기 위해 목포항을 찾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적하게 바다 물결 따라 출렁이는 배와 고동 소리를 내며 출항을 하는 배가 목포항을 채우고 있었다. 햇살이 바가지 가득 채워 붓듯이 목포항에 쏟아지고 있었다. 바다의 햇살이 따가웠다. 어부들의 깊게 패인 주름이 강한 햇빛과 살을 에이는 바다의 매서움을 말해주고 있었다. 어부들은 이런 자연의 매서움과 싸워야 한다. 만선의 꿈을 안고 거친 바다로 나가 바람과 파도와 강한 햇빛과 전투를 벌어야 하는 것이다. 깊게 패인 주름은 바로 자연과의 전투 속에 생긴 상흔이었다.

 

 

목포에 대한 소개는 여러 통로를 통해서 얻을 수 있다. 목포항 인근에 위치한 아구찜 식당이나 유달산 관광지 등 좋은 풍경과 맛있는 먹거리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나는 이런 것들을 보기 위해서 목포에 온 것이 아니었다. 나에게 여행의 의미란 관광이나 명소를 찾는 것보단 그곳에 사는 사람들 속에 들어가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이곳저곳을 헤매며 정처 없이 걷기도 한다. 걷다보면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되고, 그 발견 속에 사람의 흔적을 찾으며 의미를 부여한다. 허름한 골동품 가게, 할머니 혼자 운영하는 맛난 사골 국 얼큰하게 먹을 수 있는 곳. 혹은 길거리에서 만난 아이들의 웃음에서 삶의 활력을 얻는다. 바로 이런 것들이 도심에서 벗어난 여행자의 꿈이자 행복일 것이다.

 

 

때마침 만선으로 돌아온 배 한척을 만났다. 무거운 그물을 끌어올리며 빠르게 물고기를 그물에서 빼내는 손길이 경이로울 정도였다. 그들에게 말 한마디 걸기도 힘들었다.

 

“만선이예요”

“어제 저녁에 나갔는디, 이리 많이 잡힐지는 몰랐당께. 만선이여! 허허허허”

“좋으시겠어요. 만선 맨날 하셔서 부자되세요!”

“부자는 무신...맨날 이리 잡으면 소원도 없제잉. 다 천운이 있어야 된당께”

 

자연이 도와야 만선의 꿈이 이뤄진다는 생각을 하는 어부들. 거친 자연과 전투를 하지만 자연이 어부들의 심성을 보아 전투에서 ‘져줘야’ 꿈을 이룰 수 있는 것이었다.

 

“그물에서 물고기 빼는거 제가 해봐도 되요”

“젊은 총각이 해볼랑가 손에서 비린내 날텐디. 해볼라면 해보쇼”

 

예리한 칼날로 물고기를 빼내는 일은 그리 녹녹치 않았다. 옆에서 보기에는 쉬워보여도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자칫 하다가는 칼에 손을 베일 수도 있고, 그물을 심하게 망칠 수도 있는 일이었다. 그리고 나 때문에 작업 속도가 늦춰지는 것만 같아 몇 번 해보다가 그만두었다.

 

“그리 쉽지는 않제잉”

“네. 힘드네요. 보는 것하고는 천지차이네요”

“요즘 젊은 것들은 안 할라 하는데 총각은 해볼라카네. 그런 자세가 좋은 것이랑께”

 

 

사람 사는 곳에는, 사람이 일하는 곳에는 사람 냄새가 난다. 어울려 사는 곳, 살 부딪치며 사는 곳에는 정(情)이 넘친다. 어부들과의 짧은 대화 속에서 나는 왠지 모를 마음의 풍요로움을 느꼈다. 낯선 이에게 선뜻 일을 가르쳐 주는 그들 . 목포항의 만선을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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