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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뭐 발로 찍은 사진도 아니고

작성일2011.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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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사람들은 오늘도 카메라를 산다. 카메라를 알고, 만지고, 다루는 법을 배우고, 때때론 실수로 상처를 입히기도 하지만 카메라는 많은 사람들과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항상 함께 해주는 가장 든든한 친구다. 사진기를 통해 우리는 당시의 추억을 담는다. 10년전에 갔던 여행지가 눈 앞에 아지랑이처럼 아른거린다면 10년전 내가 사랑하던 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꺼내보면 된다. 그럼 아지랑이 같이 아른거리던 것이 또렷히 내 앞에 나타나고 그 자리에서 함께했던 사람들, 풍경, 소리, 향기까지도 생생히 떠오른다. 그것이 카메라와 사진의 매력이다.

 나는 사진을 잘 찍지는 못 하지만 `카메라를 좋아해!`라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사진이란게 그런 것 같다. 많은 이들을 사랑에 빠져버리게 만들지만 잘 찍는다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나도 멋진 야경을 찍고 싶고 친구들도 멋지게 담아내고 싶은 데 어렵다.

 나름대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신중히 찍었지만 정작 내가 찍은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을 때, 혹은 정말 급하게 사진을 찍고 난 후에 우리는 말한다.

 "미안해, 사진을 발로 찍었어."

 사람들은 초점도 안 맞고 구도도 안 맞고 말 그대로 막 찍은 것 같은 사진을 `발로 찍었다.`고들 한다. 그런데, 왜 하필 발일까 도대체 발로 찍은 사진이 얼마나 엉망진창이기에 발로 찍었다고들 하는 것일까 나는 항상 그것이 궁금했다. 발로 사진을 찍으면 정말 `발로 찍었다.`는 소리가 나올만큼 엉망진창인 사진이 나올까

 

 그래서 발로 찍어보았다.

 

 

 

 

 위의 사진들은 모두 `발`로 찍은 사진들이다. 물론 발로 찍은 내 사진들이 잘 찍혔다고 자랑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생각보다 `발`로 찍은 사진이 엉망진창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발로 사진을 찍는 다는 것`은 아주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어떤 구도로 찍힐 지, 어느 부분에 초점이 맞추어질지는 발로 찍을 당시의 나도 모른다. 정말 운이 좋으면 내가 원하던 사진이 찍힐 수도 있고 우리가 소위 말하는 `발로 찍은' 느낌이 나는 엉망진창인 사진이 찍힐 수도 있다. (후자가 더 강하다.) 그러나 부인할 수 없는 단 한 가지의 진실은 발로 사진을 찍는다는 것은 손으로 찍을 때와는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발로 사진을 찍을 때에는 '발'로 찍어야 하기 때문에 카메라를 바닥에 두고 찍거나 어느 물건 위에 올려 놓고 찍어야만 한다. 카메라를 바닥 위에 올려놓고 깨끗히 씻은 발을 셔터에 가져다 댄다. 실수로 카메라를 옆으로 조금 쳤다면 그냥 그대로 두자. 그렇게 찍어도 그 나름의 맛이 있다.

 야외에서 발로 사진을 찍을 경우엔 사람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더 재미있다. 나는 재미있었지만 이상한 시선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사람들의 무한한 시선을 즐길 줄 알아야 하는 대범함이 필요하다. 그런 대범함이 부족하다면 익숙한 곳에서 부터 찍어보자. 집 거실, 아무도 없는 학교 교실, 엄마가 있는 주방 등에서 말이다. 오묘한 기분으로 오묘한 사진을 찍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손으로 찍을 때 보다 많이 찍어야 건질 사진의 수도 늘게 된다.

 

 

 손도 발도 아닌 신체의 다른 부분으로 사진을 찍으면 어떨까 발로 사진을 찍는 내게 자극을 받은 친구가 개인 디카로 찍어 준 사진이다. 어느 부위로 찍은 것일까 바로 턱이다.

 DSLR의 경우 턱으로 사진을 찍는 것이 카메라 구조상 어렵다. 디카의 경우는 좀 더 쉬운데 턱으로 찍을 경우에도 바닥이나 어떤 물체 위(받쳐주는 것)에 올려 두고 찍는 것이 편하다. 손으로 들고 찍을 경우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턱으로 사진을 찍을 상상을 하면 굉장히 어렵겠지만 생각보다는 쉽게 잘 찍힌다. 턱으로 찍는 것은 상대적으로 발로 찍는 것에 비해 사람들의 시선을 덜 받는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손이 아닌 신체의 다른 부위로 찍다보면 묘하게 중독된다. 어떤 컷은 웃기게 어떤 컷은 생각보다 멋있게 찍히는 그 맛이 마치 전문 낚시 용어처럼 손맛이 끝내주는데 이 사진은 친구가 팔꿈치로 찍은 사진이다.

 팔꿈치로 찍으려면 팔꿈치 아래에서 찍어야 하기 때문에 아래에서 위쪽 구도로 나오는 사진이 찍힐 확률이 높다. 다만 팔을 유연히 다룰 수 있게 연습()을 하면 다양한 구도로 찍을 수 있고 팔꿈치로 찍을 경우 무엇보다 한 손은 카메라를 잡아야 하기 때문에 다른 신체에 비해 사진을 찍는 것이 쉽다.

 

 

 결론은, 사진은 손으로 찍는 것이 가장 마음이 편하고 사진도 예쁘게 나온다. 그것은 사실이다.

 손이 아닌 다른 신체 기관으로 찍는 것은 이상해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어떻게 사진이 나올지 모른다는 순간의 설렘, `분명 엉망진창이겠지.`라는 생각과는 다르게 괜찮게 나오는 사진들을 바라볼 때의 묘한 매력,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느끼는 즐거움이 신체 여러 기관으로 사진찍는 재미를 한 층 발전시켜준다.

 `발로 찍은 사진`은 생각보다 꽤 괜찮다. 나는 그 수단이 손이든 발이든 우리가 소위 말하는 `발로 찍은 사진`은 그 나름의 매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오늘부터 내 마음에 들지 않는 이상한 사진들을 "발로 찍었다."고 무시하지 말고 실제 발로 한번 찍어보자. 재미있게 들리지 않는가

 당신의 '발'로 찍고 판단해보라. 발로 찍은 사진이 그렇게 이상한지, 아닌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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