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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소개팅은 어땠나요?

작성일2011.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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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벚꽃이 흐드러지는 봄날.

 

 주말에 대학로나 신촌 홍대 등 번화가를 나가보라. 그리고 파스타집에 가보라. 그럼 당신은 조금은 어색한 분위기의 남녀 한쌍을 목격하게 될 것이다. 그것도 아주 많이.봄은 다름아닌 소개팅의 계절인 것이다.

 

보는 사람마저 어색하게 만드는 오글오글 남녀가 있는가하면, 처음 본 사람같지 않은 아주 다정한 모습과 아이컨택이 오고가는 남녀도 있고, 어서빨리 시간이 가길 기다리며 휴지만 만지작거리며 얘기하는 남녀도 있다.

 

<야구의 계절 봄. 야구장 커플>

 

 네이트판에는 소개팅의 기술이라며 여러 글이 올라오고 있다(리액션을 잘하라, 아이컨택을 하라, 개그 몇개정도는 준비하라 등). 어디 기술로만 되는 것이 인연일까. 소개팅에 관해 도사가 된 사람들은 어쩌면 그만큼 진득한 연애를 많이하지 못했다는 반증이기도 할 것이다. 아무리 소개팅 기술을 준비해간다 하더라도 실전은 모르는 법. 내사람 찾기에 나선 주변 사람들의 소개팅 이야기를 들어봤다. 

 

1.K양(23살, 현재 남자친구 없음)

 

-소개팅은 몇번이나 3번 했다.

-가장 최근의 소개팅은 어디서 만났나 홍대 일마레라는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메뉴는 

진리의 까르보나라였다.(참고로 어떤 남자들은 소개팅을 시작하며 까르보나라라는 파스타의 존재를 알게 된다고)

-상대는 마음에 들었나 첫인상은 굉장히 좋았다.

-그럼 첫인상만 좋았다는 말인가 그렇다. 

-어땠길래 

 깔끔하고 잘생겨서 좋았다. 하지만 입을 열자 속사포같은 자기자랑에 넉다운됐다. 심지어 조그만 초콜렛하나를 나에게 건내주는데, 그냥 말없이 건내주면 될 것을 결정적 한마디가 정말 정떨어지게 만들었다. "저희 이모가 영국에 사시는데요. 이 초콜릿이 영국의 초콜릿 장인이 만든거라 되게 귀하대요, K씨 생각해서 특별히 가져왔어요. 되게 비싼거에요." 이 말에 경악했다. 내가 영국장인의 초콜릿을 먹다니 고마울 따름이었다.

-소개팅. 인연을 찾을 수 있을 것 같나

 난 본래 운명을 믿거나 인연을 믿는 사람이 아니다. 하지만 소개팅을 하며 느낀 것은 내 인연은 따로 있을 것 같다는 것. 소개팅으로 인해 운명론자가 되버렸다.

-소개팅 팁이 있다면 

주선자를 잘 파악하세요. 주선자가 중요합니다. 주선자가 나와 얼마나 가까운 사이인지! 그것이 중요합니다.

 

2.C양(22살. 현재 남자친구 없음)

 

-소개팅 몇번해봤나 2번

-처음 소개팅했을때와 그 다음 소개팅했을때, 기분이 달랐나

그렇다. 처음엔 너무나 긴장해서 어떤 질문을 해야 할지 머릿속에 리스트를 만들어갔다. 하지만 두번째는 친구의 강요로 하게 된거라, 기대도 긴장도 전혀 없었다.

-첫번째 소개팅 이야기좀 해달라!

소개팅을 어떻게 해야하는지. 절차()는 어떤 것인지 하나도 정보가 없었다. 만나기전에 미리 전화번호를 주고받는다는 사실조차도 몰랐다. 그래서 상대방이 문자로 `만나서 뭐할까요`라는 말을 했을때 머릿속이 하얘졌다. `영화나 볼까요`라고 문자를 보냈는데, 상대가 찜찜한 듯한 반응이었다. 왜그런가 했더니, 처음 만나는 자리에서 영화부터보면 어색하고 할말도 없고 참 난감한 상황을 연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정석대로 파스타-카페로 코스가 정해졌다. 

-두번째 소개팅은 어땠나

첫번째 보단 편한 마음이어서 긴장도 안됐다. 첫번째에는 마치 소개팅남과 만났으면 남자친구가 되야한다는 의무감()과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었는데, 첫번째 소개팅에 실패하니 마음이 편안해졌달까.

너무 편안한 마음에 "밥 뭐먹을까요"라고 묻는 상대에게 "제가 아는 맛집으로 가요!"라며 허름하지만 맛집으로 소문난 고기집으로 데려가 껍데기, 삼겹살, 돼지갈비를 골고루 시켜 먹었다.

-상대방이 좋아하던가

굉장히. 굉장히 좋아했다. 내가 먼저 어딜 가자고 리드하고 맛집 데려가 고기를 먹이니 즐거워했다. 상대는 돼지껍데기를 먹어본적 없는 귀한 아들이었다. 소개팅녀가 돼지껍데기를 제안하는 의외성에 좋았던걸까. 소개팅 이후에도 계속 맛집 찾으러 다니자며 연락이 지속됐다.

-잘됐다면 현재 남자친구가 있어야 하는것 아닌가

나도 노력했다. 하지만 마음이 안생기는걸 어떡하나. 계속 내가 처음에 보여줬던 모습으로 행동해야 하나 부담도 되고(사실 그런사람 아닌데) 내가 남자친구 만들자고 이렇게 노력해야하나 싶었다. 자꾸 연락을 안받으니 그쪽에서도 눈치채고 연락이 멈췄다.

-소개팅 팁이 있다면

의외성을 보여라!

 

3.S군(24살, 현재 여자친구 없음)

 

-소개팅 몇번이나 했나 여러번!

-소개팅해서 여자친구를 사귄적 있나 없다. 한번도.

-그럼 왜 소개팅을 계속하나 외롭다. 혹시라도 성공할 수 있지 않을까.

-남자는 주로 소개팅에서 리드하는 입장인데, 부담되진 않는가

처음에는 부담이 많이 됐다. 상대에게 먼저 어디서 만날지 물어보구, 어디서 만날지 정하면 그때부터는 리서치에 들어간다. 그곳에 어디가 좋은지, 밥먹고 어딜가야 할지 머릿속에 관광가이드마냥 루트를 만든다. 단, 여러 안들을 준비한다. 맘에 들 경우와 맘에 안들경우.

-마음에 들면 어떻게 하나

일단 밥먹고 난 다음의 계획이 달라진다. 처음엔 그저 밥먹고 커피마시고 집에가야지 마음먹었는데, 상대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밥먹고 영화보고 술까지 마셨다.

-기억에 남는 소개팅녀는 없나

상큼발랄한 소개팅녀였다. 먼저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줄도 알고, 특이했다. 만나자마자 과제가 많다며 영어해석좀 도와달라고 하는데 당황스러웠지만 상대에 대해 호기심도 생기고 영어해석하며 자연스레 친해지고 지루하지 않았다. 지금도 연락하고 있다. 이후에도 만나고 있다.

-그럼 지금 잘되간다는 말

그렇다. 축하해달라. 이제 남은 것은 적절한 타이밍이다.

-소개팅 팁이 있다면

일단 분위기를 어색하지 않게 만드는게 중요하다. 특히 남자는. 남자는 괴롭지만 평소에 쓰지도 않는 개그 아이템을 준비해야 한다. 여자의 반응이 시큰둥하거나 황당할때는 이루말할수없이 민망해진다. 여성분들 안웃겨도 웃어달라. 나도 그 개그 하기 싫었어.

 

4.J군(26살, 현재 여자친구 있음)

 

-현재 여자친구 소개팅으로 만났나 그렇다.

-몇번째 소개팅에서 성공한 것인가 처음에서.

-비결을 말해달라.

비결이 없었다. 그냥 처음 만났는데 느낌이 너무 좋았다. 군대 갔다와서 처음으로 한 소개팅이고 상대가 너무 맘에 들어서 눈도 마주치기 힘들었다. 대화주제도 생각이 나질 않고, 모든게 서툴렀다. 내가 쑥맥이라는걸 알았는지, 먼저 대화를 이끌기도 하고 친절했다.

-결국 소개팅녀도 당신이 정말 맘에 들었기에 그런것 아닐까

그런 것 같다. 나중에하는 말이, 싸이월드에서 내 사진을 보고 주선자에게 소개팅을 시켜달라고 한 것이었다. 

-지금 외모 자랑하는건가

아니다. 내 여자친구가 좀 독특했다. 잘나온 사진도 아니고, 친구들끼리 간 여행에서 추한 몰골로 엽기사진을 찍은걸 보고 맘에 든 것이다. 이런여자 어디가서 만나기 힘들다. 행운이었다. 

-소개팅 팁이 있다면

소개팅 팁은 따로 없는 것 같다. 서로 맘에 들면 모든게 이뻐보이고 재밌고 즐겁다. 일단 맘에 드는 것은 치명적 매력의 소유자나 볼매가 아닌이상, 딱 보자마자 결정이 나는데 그시점이 결국 성패를 좌우하는 것 같다. 주의할 것은 처음에 상대를 너무 평가하려 드는 것. 좋은 태도는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느낌`이라는데, 그 느낌이라는게 고수가 아닌이상 인위적으로 만들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

결국 소개팅이던 학교에서 만나던 미팅을 하던 목적과 장소를 불문하고 중요한 것은 그 사람 자체가 아닐까. 아무리 리액션을 잘하고, 재밌는 대화로 이끌더라도 중요한 것은 그런 자잘자잘한 요소들보단 어떤 결정적 계기일수도 있다. 미안하지만 결국 소개팅엔 답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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