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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인터넷을 이길 수 없다

작성일2011.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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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오늘은 기필코 리포트 초안을 잡으리라. 일주일 내내 컴퓨터 앞에 앉아 있었지만 다섯 줄 이상 쓰지 못했다.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부팅 후 반가운 Windows의 시작 알림음이 이어지고) 한글 문서부터 열고 말리라. 인터넷은 그냥 메일 확인만 하고 말 테다. 나에게 그 정도 의지는 있을 거라 믿는다. 그냥 메일만… 아니 근데, A 탤런트와 B 선수가 열애 중이라고 엘리트 코스를 탄탄하게 밟아 온 대학교수가 아내를 살해했다고 오, 이런 이런.

김민지 프리랜서 wisestone81@naver.com lllust by 김병철

 

 

우리는 방해받기를 원한다

그렇게 또 하루를 보낸 지 어언 며칠이던가. 혹, 몇 달, 몇 년이었던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당신의 의지를 너무 나무라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는 인터넷을 이길 수 없다. 필요한 정보만 찾아 유용하게 쓰고 호기롭게 전원을 꺼버리는 의지를 스스로에게 요구하는 것은 매우 가혹한 일이다. 왜냐하면 인터넷은 ‘그렇게’ 설계돼 있기 때문이다.

검색 도구로서 인터넷의 가치는 그들이 발생시키는 산만함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스웨덴의 신경과학자 토르켈 글링베르트의 말처럼 “인간은 더 많은 정보, 더 많은 감흥, 더 많은 복잡함을 원한다.” 우리는 방해받기를 원한다. 이는 각각의 방해가 가치 있는 정보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우리의 조상들은 먹이를 채집하는 과정에서 주변의 동물 소리, 기후의 변화 등에 끊임없이 관심을 기울였을 것이다. 현재의 우리는 인터넷의 알림 메시지들을 통해 타인과 사회와 연결돼 있음을 확인하고, 다양한 정보를 계속적으로 접함으로써 주변 상황을 이해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유니언대의 심리학자 크리스토퍼 차브리는 “우리는 우리에게 일어나는 일을 지나치게 과대평가하는 성향이 있다”며 “새로운 것이 중요하다기보다는 사소한 경우가 더 많다는 점을 알고 있음에도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찾아 헤맨다”고 말했다.

IT 미래학자인 니콜라스 카는 “인터넷 산업의 핵심이 바로 산만함에 있다”고 말한다. 그는 인터넷 혁명의 시작점이었던 구글의 사례를 들어 이를 설명한다. “구글의 수익은 사람들이 정보를 받아들이는 속도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우리가 더 빨리 웹 페이지를 서핑할수록, 더 많은 링크를 클릭할수록 구글은 우리가 더 많은 광고를 보게 할 기회를 얻는다. 따라서 웹상에서 행하는 모든 클릭은 우리의 집중력을 깨뜨리고 주의력을 완전히 무너뜨린다. 우리가 링크든, 웹페이지든 자주 클릭하게 되는 것은 그렇게 디자인돼 있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가장 원치 않는 것은 여유롭게 읽는 행위나 깊이 생각하는 것이다. 구글은 말 그대로 산만함을 업으로 삼는 기업이다.”

 

웹 서핑, 오래하면 피곤한 이유

UCLA 정신의학과 교수인 개리 스몰은, 책을 읽을 때와 웹 서핑을 할 때 활성화되는 뇌의 부위에 차이가 있음을 연구했다. 실험자들의 뇌를 스캔한 결과, 웹 서핑은 문제 해결이나 의사 결정과 같은 전전두 부분을 활성화시켰다. 웹 서핑을 할 때 문제 해결과 의사 결정 부위가 자극되는 것은 온라인에서 만나는 수많은 찰나의 감각적 자극을 처리해야 하고 관련 내용을 검색할지 말지를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방해가 되는 문서나 다른 정보들로부터 뇌를 분리시키는 동시에 지속적으로 정신적 조정과 의사 결정을 내리는 것이다. 반면 독서를 할 때에는 언어, 기억, 시각적 처리 등과 관련한 부분에서 활발한 활동을 보였다.

오늘날 대부분 사람들은 고전적 읽기보다는 웹을 이용한 읽기, 정보 검색에 익숙해졌고,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니콜라스 카는 이러한 변화가 우리의 사고방식 또한 변화시킨다는 점에 주목한다. 그는 온라인 읽기에 풍덩 빠져버린 사람들에게는 ‘깊이, 어떤 방해도 받지 않고 읽을 때 형성되는, 풍요로운 정신적 연계 능력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인터넷 항해는 특히 정신적으로 집중하는 형태의 멀티태스킹을 요구한다. 이때 우리에게는 ‘전환 비용’이라는 것이 부과된다. 우리가 관심을 전환할 때마다 뇌는 스스로 다시 방향을 잡아야 하고 더 많은 고통을 가한다. 리포트를 쓰다 웹 서핑에 빠지면, 다시 리포트를 쓰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된다는 사실을 상기해보라. 많은 연구 결과, 단 두 가지 일 사이에서의 전환도 사고에 훼방을 놓으며, 중요한 정보를 간과하거나 잘못 이해할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니콜라스 카는 인터넷이 우리의 사고방식을 어떻게 바꾸는지에 대한 책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을 쓰기 위해 인터넷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곳을 찾아가 글을 썼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에필로그에서 그는, 한 번 더 이렇게 고백한다. “이 책이 거의 완성되어 갈 무렵 나는 다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고, 블로그에 새 글도 올리고 있다. 판도라 서비스를 통해 음악을, 넷플릭스에서 영화를, 유투브를 통해 동영상을… 정말 환상적인 기기다. 이 기기가 없이는 살 수 없을 것만 같다.” 맞다. 이 매력적인 친구들을 어떻게 외면하겠는가 그러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또 다른 매력적인 친구들을 잃지 않기 위해 가끔씩은 그들을 멀리하는 것이다. 가끔은 넷북은 집에 모셔 두자. 도서관으로 향해 책 한 권 집고 자리에 앉자. 그리고 스스로에게 의무를 주자. 두 시간 동안은 꼼짝 않고 읽겠다든지, 200페이지까지는 일어서지 않겠다든지 하는. 당신, 놀랄 것이다. 책으로 빨려 들어가기 위한 잠깐의 고통 뒤에 오는 황홀한 집중 상태, 아직도 당신에게 그 능력이 남아 있었다는 것에 한 번, 아직도 당신이 웹 서핑을 하지 않고도 이렇게 오래도록 한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있다는 것에 또 한 번.

 


더 읽고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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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니콜라스 카, 청림출판)

IT 전문가이자 저명한 칼럼리스트인 니콜라스 카, ‘컴퓨터와 인터넷에 대한 무조건적인 믿음과 무분별한 사용이 얕고 가벼운 지식을 양산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디지털 기기에 종속된 이후 우리의 사고방식은 어떻게 변화했는지, 글을 쓰고 읽는 방식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를 풍부한 사례와 연구를 들어 밝히고 있다. 첨단 기술의 달콤함에 빠진 사이, 우리가 잃어버린 것이 무엇인지 예리하게 고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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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의 즐거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해냄)

지금 하고 있는 일에 몰입하는 순간 삶이 변화된다고 강조하는 교육학·심리학의 세계적인 권위자 칙센트미하이 박사의 명저. 저자는 우리의 인생에서 일과 놀이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분석하고, 만족스러운 일상을 위해서는 집중력, 즉 몰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기기들에 둘러싸여 살아가는 우리들이 진정한 만족과 행복을 위한 토대를 쌓기 위해 읽어야 할 필독서.

 

 

 

본 기사는 대학내일에서 영현대에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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