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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묘앞 벼룩시장, 시간이 엉켜있는 그곳을 찾다

작성일2011.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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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동묘앞 벼룩시장]동묘앞 벼룩시장, 시간이 엉켜있는 그곳을 찾다

 

 

동묘앞 벼룩시장은 역설적이게도 청계천 벼룩시장이 사라지며 찾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청계천 벼룩시장이 점차 확장되며 그 인근의 동묘앞에도 벼룩시장이 생기게 됐다. 하지만 청계천이 복원되며 벼룩시장의 중심지였던 청계천 벼룩시장은 그 예전의 모습이 사라졌다. 하지만 동묘앞 벼룩시장은 아직 그 모습 그대로 노점상들이 길거리를 채우고 있고, 온갖 잡동사니에서부터 전자기기, 옷, 장식품 등 그 수도 늘어나고 있다.

 

 

벼룩시장을 찾는 사람들도 그 연령대가 다양하다. 나이 지긋한 어르신에서부터 20대의 젊은 층, 그리고 부모나 할머니, 할아버지의 손을 잡고 나온 어린 아이들까지 다양한 사람들이 벼룩시장을 채운다. 지역상권의 타깃층도 정해져 있지 않다. 다양한 사람, 다양한 연령층이 혼재되어 있다. 벼룩시장의 상품도 마찬가지다. 시대조차 가늠할 수 없는 골동품에서 출시된지 얼마 되지 않은 제품까지 노점상의 돗자리를 채우고 있다. 상품의 진열도 딱 정해진 것이 없다. 뒤섞여 있는 물건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제품을 찾는 사람이 임자다. 가격도 천차만별. 정말 부르는 값이 값이다.

 

 

 

벼룩시장에서 노점상을 하고 있는 조평화 씨는 “이곳은 근대와 현대가 뒤섞여 있다. 이곳에서 그것들을 사고, 파는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가장 싼 곳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동묘앞 벼룩시장은 향수를 느끼기 위한 사람들이 찾는다. 깔끔한 외관과 보기 좋게 진열된 상품들이 있는 매장이 아닌 사람 때가 묻어 있는, 그리고 누군가의 추억이 담겨져 있는 물건들을 보기 위해서다.

 

상인마다의 주요 품목도 없다. 오늘 노점상에 깔아 놓으면 그게 상품이 되는 거고, 그게 오늘 팔아야 될 물건인 것이다. 자신이 팔고 싶은 상품이 있으면 그게 오늘의 주요 판매 물건이다. 정해진 것도 없고 사람들이 알아서 물건을 헤집고 찾아함에도 불구하고 동묘앞 벼룩시장은 항상 사람들이 넘친다.

 

 

 

진열된 물건들을 보면 버려질 물건들도 상당수다. 하지만 벼룩시장에서는 좋은 상품이 되고 가치를 얻는다. 이런 걸 돈 주고 사는 사람들이 있나 생각할지도 모르지만 이곳에서 사람들은 추억을 사고파는 것이다. 추억에 대한 가격은 천차만별. 찾은 사람이 임자고, ‘생떼’를 부려 흥정을 하면 좋은 가격에 살 수가 있다. 고물 가격이 어디 정해진 것이 있을까 하지만 사람마다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고, 추억도 다르다. 추억의 정해진 가격도 없을 것이다. 가격이 정해진 것이 없으니 기억하기도 힘들고, 서로 경쟁이 붙을 법도 하지만 벼룩시장은 그런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그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싶을 뿐이다.

 

골동품들은 벼룩시장에서 꿈을 꾸고 있는 것 같다. 버려진 물건들이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새로운 가치로 재탄생되기 때문이다. 옷 한 벌에 500원, 1000원이다. 물론 진열조차 되어 있지 않다. 돗자리 한가득 쌓아놓고 아무거나 집으면 그게 500원이고, 1000원이다. 하지만 누군가에게 그 옷이 사용되고, 또 버려진 물건일지라도 누군가에게 수리를 받으며 골동품은 새로운 의미를 부여 받는다.

 

 

아마 사람들은 이런 재미에 벼룩시장을 찾게 되는 지도 모른다. 싼 가격에 골동품을 사서 낭패를 겪는 경우도 수다하다. 하지만 고가의 물건도 아니니 반품도 안 되지만 집 안 한켠에 놔두면서 그 때를 추억한다. 기차 모양의 고장난 라디오를 1000원에 구입해 하루 종일 고친다고 납땜질까지 하던 어린 시절의 추억도 이곳에서 시작됐다. 수리를 하고나서 전원을 키고 주파수를 맞추며 라디오를 듣던 과거, 지금은 또 고장 나 책장의 장식품 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도 난 고장난 기차 라디오를 버리지 못하고 있다. 이처럼 벼룩시장은 골동품들이 새로운 주인을 기다리는 꿈꾸는 장소다.

 

 

 

벼룩시장은 혼잡하다. 누가 부른 지도 모르는 ‘뽕짝’이 길거리를 채우고, 동선조차 복잡해 어디 골목으로 들어가야 할지도 모르는 동묘앞 벼룩시장. 정해진 것이 아무 것도 없으니 어디서 뭘 찾아야 할지도 막막하다. 하지만 그 시장 안에서 헤매다 보면 예상치 못하게 좋은 물건을 발견하는 기쁨을 얻을 수 있는 곳.

 

8년 동안 벼룩시장에서 장사를 했다는 조평화 씨는 강아지 매리와 함께 다시 벼룩시장의 1년의 세월을 채우고 있다. 강아지 때문에 구경오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아줌마들의 인기도 얻었다는 조평화 씨는 벼룩시장에 나와 사람들을 만나고 얘기를 나누는 지금이 좋다고 한다. 땡볕이 내리쬐지만 그곳엔 꿈꾸는 골동품들과 그곳을 채우고 있는 사람들의 향수가 어우러져 평화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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