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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름한 달동네가 데이트 코스가 된 사연은?

작성일2011.0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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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공기 맑고, 물 좋은 도시 '청주'에 위치하고 있는 '수암골'은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평범한 달동네에 불과했다. 그저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는 그런 곳이었다. 하지만 "제빵왕 김탁구"라는 드라마의 촬영지로 수암골이 드라마 배경에 등장하면서, 달동네 수암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게 되었고, 이제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 가족들의 일일 여행지로 사랑받고 있는 곳이다.

 

▲ 지난 해, 대한민국을 휩쓸었던 "제빵왕 김탁구"

(출처: 네이버 이미지)

 

 

▲ 드라마 속 주인공 '탁구'가 빵을 만들던, 수암골에 위치한 팔봉제빵집

 

 제빵왕 김탁구를 즐겨보던 독자에게는 낯익은 곳, 바로 '팔봉제빵집'이다.

이 팔봉제빵집도 수암골에 위치하고 있다. 이 곳은, 드라마 속에서, 주인공인 '탁구'가 어른이 된 후, 빵 만드는 법도 배우고, 사랑도 싹 틔우던 곳이다. 사실, 드라마로 인기몰이를 하기 전, 팔봉제빵집은 평범한 카페에 불과했다고 한다. 하지만 '제빵왕 김탁구' 방영 이후, 인기에 힘입어 드라마에 나온 빵들도 직접 팔고, 음료도 팔고 있다.

 

▲ 팔봉제빵집의 내부

 

 수암골 취재 중 갑자기 쏟아지는 폭우를 피하기 위해, 팔봉제빵집에 들어가 보았다. 명실상부한 국민드라마를 상징해 주듯, '제빵왕 김탁구'와 관련된 사진들이 액자에 고스란히 꽂혀 있었고, 출연 배우들의 싸인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특히, 금방이라도 당장, 주인공 탁구가 탁자에 앉아 빵을 맛있게 먹고 있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수암골의 명물 '벽화골목'으로 발길을 돌렸다. 하지만 궂은 날씨 때문인지 수암골에서 데이트를 즐기고 있는 연인들도, 엄마아빠의 손을 꼭 잡은 아이들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대신, 그 곳, 수암골에서 달동네에 거주하시는 분들의 소박한 일상을 조금이나마 엿볼 수 있었다.

 

 "학생, 이거 하나 가져가." 하시며 수암골 지도를 건네주시던 할아버지의 미소...

 늘 입가에 웃음을 머금고 사는 이런 분들 덕분에 수암골이 아직도 데이트 코스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사실, 수암골에는 특별한 볼거리가 있다. 바로, '벽화골목'이다.

몇 년 전, 문화사업으로 진행되었던 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된 벽화골목은, 수암골 주택들의 벽에 어린 시절의 향수에 젖어들게 하는 각종 그림을 그려놓음으로써, 방문객들의 인기몰이에 한 몫을 하고 있다.

 

▲ 수암골의 '시작'을 알리는 벽화

 

 조금 높은 언덕에 위치한 수암골은, 그 이정표를 따라 들어가다 보면 수암골의 시작을 알리는 벽화를 볼 수 있다. 그 벽화에는 수암골의 지도가 그려져 있는데, 그 표현이 매우 익살스럽다.

 

▲ 수암골의 지도를 재밌게 나타낸 벽화

 

 

 

 수암골의 골목길 지도를 시작으로, '벽화골목'을 따라 추억의 골목여행이 시작된다. 청주시의 후원, 한국민족예술인총연합 충북지회의 주최로 시작된 '수암골 아트 투어'는 다음과 같은 역사를 지니고 있다.

 

▲ 우암산 산책로와 연결되는 '피아노 계단' 벽화

 

 "2008년 이후, 공공예술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청주의 마지막 달동네인 수동 수암골의 주민과 함께하는 다양한 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그 결과물과 작가들의 창작 작품을 골목길에 설치하여 관람객들에게 작품을 찾아보며 산책하는 '골목길 아트 투어'를 조성함으로써 지역의 문화주체인 지역 주민과 동네라는 문화 현장과의 결합을 통해 문화예술과 일상을 통합하고 공동체 속에서 문화 예술이 존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공동체 문화예술의 새로운 형식과 실천과제를 제시해 보았다."

 

 

▲ 골목 골목을 흐뭇하게 만들어 주는 다양한 소재의 벽화들

 

 "설치작품을 매개로 한 마을의 이야기성에 주목하는 짧은 여행길을 제공하여 우암산 우회도로라는 기존의 산책길이 마을과 연결될 수 있게 하고, 더불어 지리적인 도로로써의 공간을 '수암골 아트 투어'라는 상상적인 공간가 연결하고, 더불어 마을 주민에게는 외부의 개발논리에 의한 마을의 변화를 마을 고유의 정서를 기반으로 하는 자생적 변화로 유도하여 자신들의 삶의 터전에 대한 자긍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를 주기 위하여 기획되었다."

 

▲ 먹보 (먹보의 입 속)

 

 수암골 골목에 있는 벽화들의 특이한 점은, 벽화마다 각각의 테마와 이름을 지니고 있다는 것이다. 숨바꼭질, 꽃을 사랑하는 호랑이, 말풍선 사진놀이, 울보 영지, 골목길 지도, 아이스케키 가게, 피아노 길, 강아지 두 마리, 이상한 화장실 등 다양한 벽화들에 제각기 이름이 붙여져 있다.

 

▲ 금방이라도 아이스크림이 튀어나올 것만 같은 '아이스케키 가게'벽화

 

 무엇보다도 수암골 벽화골목을 돌면서 옛 추억이 새록새록 생각났다. 벽화 속 아이들이 숨바꼭질을 하는 모습, 아이스크림 가게 앞에서 기다리는 모습, 흙장난 하는 모습 등등을 보면서, 연인과의 데이트 도중, 혹은 가족들과의 여행 도중 옛 향수를 불러일으킬만한 벽화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것이 수암골의 '벽화골목'의 인기가 아직까지도 식지 않은 이유라고 생각한다. 잠시나마 바쁜 일상으로부터 벗어나, 벽화골목을 돌아보며, 옛 생각에 한번 쯤은 미소를 지어보는 것은 어떨까

 

▲ 숨바꼭질

 

 

 하지만 이렇게 방문객들에게 즐거움을 주고 있는 수암골이, 주민들에게는 불편함을 가져다 주고 있다는 사실을 접했다. 지나치게 늦은 시간에 수암골을 찾는 방문객들도 있어서, 주민들의 수면에 방해를 준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민들은 '벽화골목'의 특징을 이용했다. 바로, 주민들이 숙면을 하는 모습과 더불어, 관람객들의 늦은 시간 관람을 자발적으로 자제할 수 있도록 당부하는 내용의 벽화를 그려 놓은 것이다.

 

▲ 관람객의 자발적인 자제를 부탁하는 벽화

 

 허름한 달동네가 데이트 코스에 이르기까지... 수암골이 청주의 명소로 자리잡은 데에는 단순히 드라마로 인한 인기몰이도 톡톡히 역할을 했겠지만, 무엇보다도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예쁘게, 그리고 멋지게 가꾸려고 했던 수암골 주민들이 노력이 한 몫 했을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관람객이 끊이지 않고 있는 수암골에 앞으로도 더 많은 사랑과 관심이 쏟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무엇보다도 더 많은 사람들이 수암골 '벽화골목' 투어를 통해 옛 시절의 향수에 한번 쯤 미소짓기를, 잠시나마 동심에 빠져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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