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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아픈 상처를 보듬어 줄 실화영화의 주인공들

작성일2011.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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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우리가 사는 세상 속에는 수많은 삶이 있고, 그 삶들은 제각기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어떤 이야기는 사무치게 슬프고, 어떤 이야기는 감동적인 해피엔딩이 되기도 하며, 그 중에는 영화만큼이나 드라마틱한 이야기도 적지 않다.

 

  실제로도 이따금씩, 영화와 같은 이야기들은 영화가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나기도 한다. 역사의 현장을 고스란히 담은 ‘라이언 일병 구하기’나, 참담한 사고현장에서의 로맨스를 다룬 ‘타이타닉’, 127시간 동안의 살아남기 위한 사투를 그린 ‘127시간’ 등.

 

  하지만 그러한 스펙타클하고 기이한 이야기의 영화들 사이에서도, 잔잔한 울림을 주는 실화 영화들도 있다. 영화 같다고 하기엔 조금 평범하면서도, 또렷한 메시지를 담은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 중 대부분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어딘가 부족하다. 하지만 그러한 결핍은 우리 모두의 인생에 자리 잡아 있거나 곧 닥쳐올 자연스러운 삶의 일부일지도 모른다.

 

 

 

 

  영화 ‘잠수종과 나비’야말로 한 인간의 불구적인 모습을 잔인하리만큼 노골적으로 보여준다. 그 영화의 실제 주인공은 장 도미니크 보비. 그의 인생은 화려했다. 화려한 날개를 달고 누구보다 높은 곳으로 자유롭게 날아가고 있었다. 1952년 4월 프랑스에서 태어났으며 준수한 외모와 사교적인 성품을 가지고 있던 그의 경력은 기자로 시작하여 마침내는 그가 꿈에 그리던 세계적 패션잡지사 ‘엘르’의 프랑스판 편집장이 되었다.

 

  하지만 그의 출생 계절인 봄처럼 화사하고 생명력 넘치던 때는 순식간에 깊은 바다 속처럼 캄캄하고 고독한 곳으로 잠겨버린다. 자물쇠 증후군이라는 병으로 갑작스레 쓰러진 것이다. 그가 20일 후 의식불명의 상태에서 깨어났을 때는 그의 모든 신체부위가 마비되어 있었다. 이것이 자물쇠 증후군의 처참한 병세였다. 다만 그가 사용할 수 있는 한가지의 신체부위가 있었다. 바로 왼쪽 눈.

 

(△ 영화 '잠수종과 나비')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그의 가족과 지인들의 사랑과 도움으로 닿을 수 없는 곳에 있던 희망을 두 손에 꼭 쥐게 된다. 그의 왼쪽 눈으로 의사소통이 가능해진 것이다. 그는 왼쪽 눈의 깜빡임의 수로 알파벳을 지정하여, 차근차근 문장을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침내 그는 그것을 희망 삼아 책을 집필하기로 결정한다. 고단한 긴 여정으로의 한걸음을 내딛은 것이다. 그가 집필한 책의 서문에 있는 글은 그의 속박된 삶을 여과 없이 말해준다. ‘흘러내리는 침을 삼킬 수 만 있으면 당신은 가장 행복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그는 단순히 그의 고통을 표출하기 위해 책을 쓴 것이 아니었다. 그는 그만의 어두운 세상에서 얻은 자신만의 진리와 진실을 책에 담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기 때문에, 그 어떤 것도 그에게는 새로운 도약이자 기적임을 깨달았다. 바다 속에서 잠수해 있을 수 있는 작은 공간을 뜻하는 잠수종은, 더 이상 그에게 속박이 아닌 나비가 되기 위한 준비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가 발견한 진리는 단순히 그의 사전에만 실린 삶의 정의는 아닐 것이다. 우리도, 아니 어쩌면 장 도미니크 보다 더욱 불구의 인생을 살고 있을 수 있다. 다만 우리는 스스로 우리를 불구의 상태로 만들었다는 점에서 그와 다르다. 우리는 꾀나 자주 우리 앞에 펼쳐진 것들에 무관심한 자세를 보이며, 그것이 문제 덩어리인지 문제의 열쇠인지조차 안중에도 두지 않는다.

 

  사실 이 물음은 중요하지 않다. 우리 앞에 주어진 것이 열쇠라면 그것을 손에 쥐고 우리가 갇혀있는 곳으로부터 벗어나면 되는 것이고, 만약 그것이 문제 덩어리라 한들 그것이 우리의 인생에 새로이 길을 내줄 표지판이기 때문이다. 상처 입은 몸은 건강한 몸과 더불어 기운찬 내면을 바라게 하고, 한줄기 미명은 가장 어두운 곳에서 가장 밝게 빛난다.

 

(△ 왼쪽 눈으로 글을 쓰는 장 도미니크 보비와 그의 책)

 

  장 도미니크 보비는 왼쪽 눈으로 바라본 세상에서 얻은 또렷한 메시지를 하루에 반페이지씩, 1년 3개월 동안 20만번의 눈의 깜빡임으로 책에 엮어냈다. 그리고 그는 책이 출판된 일주일 후 세상을 떠났다. 우리에게 뜨거운 마음을 전하고 세상을 떠나, 그는 비로소 자유로운 나비가 된 것이다.

 

 

 

 

  ‘에린 브로코비치’는 한 건강미 넘치는 여성의 인생역전기를 다룬 실화영화다. 주인공인 실존인물 에린 브로코비치는 지역 미인대회에서 우승할 만큼 아름답고 당차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부족함은 있었다. 그녀는 2번의 이혼을 겪은 아이 셋의 엄마였으며, 직장을 잃고 가난과 싸우는 가장이였다. 심지어 그녀는 상대측 운전자의 과실로 교통사고를 당하였지만 소송에서 패하여 더 많은 빚을 껴안기까지 한다.

 

  하지만 그녀는 거기서 물러서지 않고 빚을 갚기 위해 자신의 교통사고 소송 전담 변호사였던 자의 사무실에 취직하여 치열한 자신만의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다가 그녀는 우연히 PG&E사의 부조리로 인해 지역 주민들이 질병 등의 고통을 겪고 있는 것을 알아낸다.

 

(△영화 '에린 브로코비치')

 

  그렇게 그녀와 PG&E사의 싸움은 시작되고, 그녀의 싸움에는 주변 모두가 놀랄만한 부단한 노력이 동반되기도 한다. 이러한 사회적 약자와 강자의 싸움에서 누가 승리했을까 아니, 누가 승자이고 패자인지가 과연 중요할까

 

  에린이 사회적 약자인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그러한 현실적이지만 부조리한 싸움에서 그녀를 지탱한 것은 그녀의 강인함이였다. 그리고 그 강인함은 믿음에서 나왔으며, 승패를 떠나 그녀의 사투가 우리의 마음 속에 그려낸 것 또한 믿음이였다. 불신으로 물든 갑판에 강인한 배가 있을 리 없다. 두려움 마음으로 지어진 나루터의 강 건너에는 실패만이 도사릴 뿐이다.

 

  이 영화는 환경주의나 페미니즘을 담은 영화 이전에 실화이자 현실이다. 그녀의 이야기는 곧 우리의 이야기다. 우리는 언제나 배신과 거짓의 땅을 사이에 둔 강에 던져진 나약한 존재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그 땅의 일원이자 주인이다. 살기 위해서는 헤엄쳐 도착해야할 땅이며, 그러한 급박한 처지에서도 우리는 에린 브로코비치와 같이 믿음과 희망으로 우리의 항구를 짓고, 땅으로 이끌어 줄 뱃사람들과 손잡아야 한다. 또 다른 희망의 땅으로의 출발을 위해서.

 

(△ 에린 브로코비치의 실제 모습들)

 

  에린 브로코비치의 이야기는 실제 영화제작사의 아내가 척추교정을 해주던 물리치료사에게 직접 접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그녀는 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녀는 새로운 남편과 화목한 가정을 이어나가고 있으며, 영화가 성공을 거두며 유명해진 그녀는 더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믿음을 나누기로 마음먹고 TV쇼 진행과 더불어 수많은 강의를 이어나가고 있다.

 

 

 

 

  블라인드 사이드, 미식축구 용어이자 ‘잘 안 보이는 사각지대’라는 뜻의 단어가 이 영화의 제목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마이클 오어, 어머니의 약물중독으로 혼자가 되어 여러 차례 입양을 거치다가 결국에는 떠돌이 신세가 된 큰 체격의 흑인 남성이었다.

 

  그렇게 정처 없이 길거리를 헤매는 그에게 어느 날 편안한 안식처가 생긴다. 그 안식처는 그에게 가족이자, 집이자, 고향이 되었다. 어떤 한 여성과 그의 가족으로 인해 그는 그늘에서 나와 햇살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새로운 삶을 살게 된 그는, 기적적이게도 세계적인 미식축구 선수가 된다.

 

(△ 영화 '블라인드 사이드') 

 

  새 삶을 찾기 전의 마이클 오어는 그야말로 사각지대에 있었다. 우리네 삶 가까이에 있지만 잘 안 보이는 곳. 하지만 과연 그 사각지대가 우리가 볼 수 없는 어두운 장소였을까 이 이야기에서 사각지대는 오히려 우리가 보지 않는 곳, 우리와 낯설거나 음침하다는 이유 등으로 꺼려하는 곳이라고 해야 맞을 것이다.

 

  하지만 그에게 찾아와준 새 가족에게 사각지대는 없었다. 그들은 마이클을 두려워하거나 피하지 않고 그에게 오히려 손을 먼저 내밀었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넌지시 보여준다. 새 삶을 갖게 된 것은 마이클 오어 뿐이 아니란 것을. 어떤 이야기에도 유일한 주인공이란 없다. 이야기에 등장하는 모든 등장인물에게 그 이야기는 자신만의 이야기가 된다.

 

  우리는 항상 사람들과 함께 있지만 주머니에서 손을 잘 빼지 않는다. 아픈 마음을 사각지대에 스스로 숨겨 놓은 채 치유되지 못한 상태로 길을 잃는다. 하지만 만약 우리가 도움받기를 원한다면 먼저 타인에게 손내밀어야 하며, 진정으로 어두운 곳에서 벗어나 햇빛을 보고 싶다면 먼저 주변에 촛불을 켜야 한다. 가려져 있는 상처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먼저 그 상처를 밝은 곳에 내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 새 삶을 찾은 마이클 오어와 그의 새 가족들) 

 

  마이클 오어와 그의 새 가족은 그렇게 새로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었고, 마이클 오어는 이후 2009년 프로미식 축구 리그 NFL 1차 드래프트에서 지명, 5년 동안 1,380만 달러 (약 157억원)이라는 거액의 계약금을 체결해 세간의 중심이 된 바 있다.

 

 

 

 

 

  누구나 불구의 모습을 지니고 있고, 누구나 자신만의 아픔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삶의 결핍은 종종 우리 스스로 만든 것이거나, 스스로에 의해 아물지 못한 깊숙한 상처로 남게된다.

 

  장 도미니크 보비, 에린 브로코비치, 그리고 마이클 오어도 우리와 같이 못다핀 꽃이였던 인물들이다. 그들의 상처가 제각기 다르듯이 우리의 상처도 모두 다르기에, 그들의 치유방식이 우리에게 고스란히 약이 되지는 못 할 수 있다.

 

  다만 그들의 살아있는 이야기는 우리가 삶을 기꺼이 받아들여야함을, 우리 스스로를 믿고 상처를 들여다 보아야 함을 알려준다. 그것이 우리의 상처를 완전히 치유하지 못한들 우리가 스스로 앞으로 나아가 반짝반짝 빛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해주는 것이다. 그것이야말로 우리의 가장 깊은 상처를, 가장 아픈 곳을 보듬어 준 것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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