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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아닌 담배? 물담배 속 들여다보기!

작성일2011.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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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너무 힘들어서 펑펑 울면서 다 접고 떠나려고 했던 날이 있었다. 답답한 마음에 담배를 피우면 담배 연기가 밖으로 퍼져나가는 게 걱정이 밖으로 흩어져가는 것 같아 보인다는 말에 혹해

'담배 한 개피만 사서 피워볼까 딱 하나만 사서 피워볼까'(멕시코에서는 담배를 낱개로도 판다.)

처음 피워보는 담배라 무섭기도 하고 폐 걱정도 되어서 마음을 접으려던 찰나에 내 눈에 들어온 것은 물담배. 아마, 그 날이었던 것 같다. 그날부터 나는 '담배 아닌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다.

 

 

잘 빠진 유리병 스며든 오색 빛깔은 햇빛에 살랑거리고 병에 새겨진 문양은 이슬람의 세밀화를 떠올리게 할 만큼 눈이 시리도록 정교했다. 숨을 들이 쉴 때 유리병 속에 담긴 물은 부글부글 끓었고 숨을 후~내쉬었을 땐 향기를 머금은 연기가 구석구석 퍼졌다. 아! 참으로 영롱하고 신비로운 기계였다.

 

우리에게는 터키의 나르길레(Nargile)로 잘 알려져 있는 물담배. 사실 물담배는 터키에서 온 것도 아니고 그 이름 뿐인 것도 아니다.

 

네 이름이 뭐니

물담배는 지역에 따라 불리는 이름도 Shisha. Hookah. Hooka. Shesha. Hukanargile, Narghile, Argileh, Argilee, Shisha, Shesha, Sheesha, Chicha, Nargila, Shishah, Qalyan, Chillim, lula, lulava, cachimba, huqqa, Gudugudaa 등 굉장히 다양한데... .... 아랍어로는 시샤Shisha (), 나르길라Nargeela (). 아르길라Argeela (/)라고 하며 나르길레(Nargile), 시샤(Shisha), 후까(Hookah)라는 이름이 가장 널리 불린다.

 

나르길레는 '코코넛'을 의미하는 페르시아어 nrghile에서 유래했다. 이는 산스크리트어 nrikela ()로부터 시작된 단어로, 이로써 초기의 물담배는 코코넛 껍질을 다듬어 사용되었을 것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나르길레는 물담배의 가장 보편화된 이름으로 터키, 그리스, 키프로스, 아제르바이젠, 우즈베키스탄, 이라크, 이란, 요르단, 레바논, 시리아, 이스라엘 등 많은 나라에서 통용된다.

 

물담배의 다른 이름인 시샤 또한 페르시아어에 기원을 둔 단어로 유리병을 의미하는 shshe ()에서 유래했다. 이집트, 수단, 알제리, 모로코 튀니지, 소말리아, 예멘과 쿠웨이트, 바레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사우디 아라비아 등 걸프만에 위치한 아랍 국가에서 두루 쓰이고 있다. 크로아티아, 세르비아,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마케도니아, 불가리아에서는 물담배 파이프를 나르길레라고 부르고 담배 향료를 시샤라고 부른다.

 

물담배의 종주국인 인도에서는 물담배를 후까(Hookah)라고 부르며 이 단어는 영국통치기(1858~1947)에 접어들어 영국, 미국, 캐나다, 중남미 등 세계 각국에 퍼져나갔다.

 

옛날 옛날 아주 먼~옛날

최초의 물담배는 인도의 북서부 라자스탄과 구자라트 지방에서 시작되었다. 이 곳에서 페르시아의 의사 Hakim Abul Fateh Gilani이 물담배를 처음으로 고안해냈다고 한다. 그가 고안해 낸 물담배는 유럽에서 전래된 담뱃잎이 가미되어 인도 귀족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으며 이는 훗날 물을 거쳐 불순물을 걸러낼 수 있도록 발전하여 지금의 물담배와 같은 구조를 갖추었다. '완벽'에 가까워진 물담배는 인도 귀족 사회의 상징으로 자리잡았다. 당시의 물담배는 귀족의 상징이었을 뿐만 아니라 물담배를 나눠 피우며 서로 유대감을 형성하기도 하였으며 천식 치료제로도 사용되기도 했다.

 

어떻게 하노(물담배의 원리)

▲ 물담배의 구조

 

그렇다. 복잡하게 생겼다. 하지만 보기에나 만져 볼 엄두도 안 나게 생겼지 좀 더 들여다 보면 원리는 생각보다 간단하다. 유리병에 물을 담고 몸체를 연결하여 담배향료(Charcoal)를 놓고 불을 붙인 뒤에 바람마개를 닫으면 그만. 그리고 호스에 입을 대로 공기를 빨아들이면 담배향료가 타면서 연기가 물담배 몸체 안의 파이프를 타고 내려와 유리병에 물을 거쳐 타르가 제거된 후 입 안에 감미로운 담배 향기만 남는 것이다.

 

담배 향기라니까.... 머리 속에 떠오르는 건 콜록콜록 기침나는 담배 냄새인데.... 이건 뭔가.. 

물담배에 쓰이는 담배 향료는 담뱃잎과 향기를 더하는 꿀이나 과일덩어리와 같은 향료가 3:7의 비율로 섞여 빚어져 있다. 따라서 물담배에서는 우리가 알고 있는, 눈살을 찌푸리고 기침 나게 만드는담배 냄새가 아니라 과일이나 꽃, 초콜릿, 커피 등  각종 향기가 난다.

 

▲ 여러가지 맛이 나는 물담배 향료. 원통모양 틴케이스 안에 절인 반찬같은 담뱃잎이 들어있다.

블루베리, 딸기, 초콜릿 민트. 카푸치노와 같은 평범한 맛이 있는 반면에 센세이션, 레볼루션, 폭탄, 69 등 온갖 맛이 나는 해괴한 이름의 담배 향료들도 있다.

 

물담배가 곧 '사회'

여럿이 둘러 앉아 사과차 한 잔에 물담배를 즐기는 여유로운 모습. 물담배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모습이 아닐까 한다. 예로부터 세계 여러 곳에서 물담배를 피워왔다. 아랍 국가에서는 음주가 금지되었기 때문에 물담배 문화가 일찍부터 공고히 자리를 잡았다. 술을 마시는 대신에 모두가 모여 물담배를 피우며 유대을 강화하는 것은 아랍 국가들의 전통이자 문화가 되었다. 호스 하나로 물담배를 나누어 피는 것은 비위생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들에게는 '내 사람으로 받아들인다.'라는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 한때 물담배를 하면서 혁명을 도모할까 두려워 물담배를 금지하기도 했었다니 물담배의 사회적 결속력은 그 정도로 대단했나 보다.

 

현재 물담배는 세계 곳곳으로 퍼져 나가 아랍 국가처럼 큰 의미는 아니어도 많은 나라의 많은 사람들이 친목 도모와 유흥거리로 물담배를 즐긴다. 자동차 트렁크에까지 물담배를 넣어 다녀 나를 놀라게 만든 Paloma(23세, Universidad de Anahuac norte, 법학 전공)는 물담배 자체를 좋아하는 것도 있지만 그것보다 물담배를 할 때 분위기를 더 좋아한다고 말한다. 모두 모여 차 한잔하면서 물담배를 피울 때 나른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좋다며 언제든 물담배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고대 인도에서는 귀족만이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것이었다지만 아랍 국가에서는 사람들이 모이는 중심에 물담배가 있었으며 혁명을 도모하는 데에 일조한다고 여겨질 만큼 강력한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은 차 한잔과 더불어 사람들에게 동질감을 주고 포근함을 선사하는 '따뜻한 무언 가'가 되었다.

지금 물담배는 만인에게 '같이' 즐길거리인 셈이다.

 

▲ 모임에서 빠지지 않는 물담배

 

물담배를 처음 피웠을 때 목이 칼칼하고 머리가 핑 돌 새도 없이 과일향이 입 안에 남는 것이 좋았다. 후~하고 내뿜은 물담배 연기는 몽실몽실 피어올라 소원을 세가지 들어준다던 램프의 요정 지니가 나타난 것 같았다. 싱그러운 곳에 앉아 있는 기분이 좋았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나른함을 즐기고 여유를 부릴 수 있다는 것도 좋았다. 물담배를 한국에 사 가겠다고 마음을 먹고 엄마께 통보하는 순간 죽빵 맞고 싶냐며ㅋㅋㅋㅋㅋㅋ

 

모두 '물담배는 건강에 해롭지 않다'고 생각하며 물담배를 피운다. 그러나 이 것은 모두 LIE LIE LIE!

물담배에는 일반 담배보다는 적은 양의 니코틴을 함유하고 있고 물담배를 피울 때 물에 타르가 걸러져 나온다지만, 물담배를 놓고 짧게는 20분부터 길게는 80분까지 피운다면 일반 담배 20~100개피를 피운 것과 맞먹을 만큼 건강에 해롭다. 타르는 걸러냈다지만 긴 긴 시간동안 숯이 타면서 발생된 일산화탄소에 중독될 수도 있다. 게다가 하나의 호스를 가지고 여럿이 피우면 구강암과 결핵 등 더 무시무시한 병을 얻을 수도 있다. 물담배 흡연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미국에서는 카페와 바(Bar)에서 물담배 금지법까지 내리고 있으며 미국 허파학회에서도 물담배가 덜 해롭다는 것은 잘못된 인식이라고 호소하고 있다.

 

나도 처음에는 물담배가 덜 해롭다고 생각해 담배보다 좀 더 쉽게 물담배에 다가갔었다. 이것도 중독이 되더라. 물담배를 안 할 생각은 아니다. 적당히~

담배 아닌 담배, 그러나 물담배도 담배라는 것, 어쩌면 더 무서운 담배라는 것 꼭 전하고 싶다.

 

▲ 신세계였던 물담배, 건강을 위해서는 적당히!

 

사회적 안녕을 도모하는 물담배, 신체적 안녕을 위해서는 적당히 즐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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