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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계절, 서점으로 가는 길.

작성일2011.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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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서늘한 바람과 함께 찾아온 독서의 계절. 평소엔 '책' 이라면 저절로 하품이 나던 사람도 이 시기 만큼은 '시집 한권 읽어볼까' 하며 마음이 움직이는 계절이다. 그렇다면 책을 찾기에 가장 좋은 장소는 어디일까 따스한 햇살이 내리는 공원, 조용한 도서관도 좋다지만 책을 고르기에 안성맞춤인 곳은 뭐니뭐니 해도 '서점' 이다.

 

최근 우리나라엔 대형 서점들이 '최대 규모' 를 내 세우며 '크기' 자랑을 하고 있어 소박한 동네 서점들이 사라져가는 추세이지만, 여기 이곳엔 크기 뿐 아니라 독특한 매력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오래도록 사랑받는 서점이 있다. 지구촌 곳곳에 숨은 매력적인 서점으로 찾아가 '가을 독서삼매경' 에 빠져보자. 

 

 

 

 

 

 

 

 

 

'서점에서 나는 책 냄새가 좋아. 특히 오래된 중고서점에서 나는 냄새는 더더욱 ^^'

 

 다독 (多讀) 왕으로 유명했던 어릴적 친구가 늘 버릇처럼 하던 말이다. 서점에서 대체 무슨 냄새가 나길래 하며 의아했지만, 이 서점에 들어서서야 친구의 이야기가 조금 공감이 갔다.

 

공사가 한창인 뉴욕의 거리. 뉴욕대학교 (NYU) 로 향하는 길 한편에 위치한 'STRAND' 에선  짙고 오래된 '책 냄새'가 났다.

 

 

 

 

 

 

 

 

입구에 놓인 손수레에 가득한 1달러 서적. 이곳이 반듯하게 포장된 새 책만 파는 곳이 아니라는걸 알려주는 상징물이다. 전체 페이지가 50장도 안되어 보이는 얇은 만화 잡지 부터 고시생의 책상에 가득할것 같은 두툼한 책 까지.. 장르불문, 내용불문- 이 수레에만 실리면 모두 1달러 라는 착한 가격표를 단다.

 

 

 

 

처음에는 길거리에서 판매하던 작은 중고서점이 좋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 덕에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으면서 4층의 거대한 건물로 자리를 옮기게 된 'STRAND'.

80년의 역사를 가진 서점은 이곳의 책을 한줄로 늘어 놓으면 18mile (약 29km) 이라 하여 '18miles of books' 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할머니 할아버지 세대에서 부터 물려받은 유산이 아닐까 생각되는 고서적들이 즐비하다. 이곳에선 집에 있는 중고책을 가져와 다른 중고책으로 바꾸어 가는 물물교환도 가능한데, 특히 학기를 마무리하는 시기가 되면 한 학기 동안 공부한 책을 팔거나 선배가 물려주고간 헌책을 사려는 학생들로 더욱 북새통을 이룬다.

 

 

 

 

 

 

 새책, 중고책 할것 없이 서점에 진열된 책은 그 양이 실로 어마어마한데, 불편한 점이 있다면 출판사별로, 작가별로 나누어져 있어 찾기 쉽고 각 파트별로 비치된 컴퓨터로 제목 검색 한번이면 위치까지 척척 알려주던 시스템 대신, 수십 수백권의 책 더미 속에서 원하는 책을 골라내야 한다는 점. 그래서 인지 무릎을 굽혀 바닥에서 책을 꺼내는 사람 부터 긴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손을 뻗는 사람까지- 이 서점에선 사람들이 책을 찾는 모습도 책의 갯수 만큼이나 다양하다.

 

 이런 아날로그식의 책 찾는 방법과 수만권의 책 더미 속에서 마치 모래 사장 속 진주를 찾아내는 것 역시 이 거대한 중고서점이 주는 재미 중 하나-

 

 

 

'이 책은 누구의 손을 거쳐 이곳으로 오게되었을까'

'이 책 한권이 내게 오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렸을까'

 

거꾸로 가는 시계를 가슴 속 무한한 호기심과 함께 안고 올 가을, 짙고 묵직한 향이 나는 중고서점에서 책 한권을 골라보는 건 어떨까

 

 

 

 

 

 

 

 

 

 

 

 

1919년.

아르헨티나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에 1050명이 관람할수 있는 극장이 문을 열었다.

 

아르헨티나- 하면 떠오르는 정열의 춤, 탱고 의 선율이 공연장에 울려 퍼졌고 뜨거운 춤의 열기처럼 영원히 사그라들 것 같지 않은 인기를 누렸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라 공연장이 영화관으로 바뀌게 된다.

 

그 후로 수십년이 지나 2000년. 이 극장은 다시 한번 경영 위기를 겪게 되면서 한 출판사가 이 건물을 임대하며 이처럼 웅장한 대형 서점으로 변신 하게 된다.

 

 

 

 

 

오래 전 유명인들의 탱고 공연이 열린 공연장이 서점으로 개조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극장의 분위기와 구조를 그대로 가지고 있어 부에노스아이레스를 방문하는 사람들이 한번즘 찾게 되는 명소가 되었다.

 

 

 

 

 

3층에 올라서면 마치 콜로세움 처럼 둥근 원통형의 공간 안에 위로는 화려한 천정화와 아래로는 빼곡하게 꽂힌 서적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공연장에서 독서하는 독특한 기분' 을 제대로 느끼고 싶다면, 이곳이 극장이었을 당시 vip 석이었던 발코니석에서 가죽으로 만든 소파에 앉아 책을 읽어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마치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 에서 샹들리에가 와르르 쏟아져 내리던 오페라 극장을 연상시키는 내부의 모습과 둥근 돔형의 벽면을 가득메운 수만권의 책들.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가지 요소의 오묘한 조합이 공간의 개념을 새롭게 하고있다.

 

 

 

 

 기차역이 세계적인 미술관으로 바뀐 프랑스 파리 '오르세 미술관' 이나 과자공장이 시크한 식료품 쇼핑가로 바뀐 '뉴욕 첼시 마켓' 처럼 기존의 모습을 간직하면서도 그 속에서 색다른 변화를 추구한 공간은 친근함과, 의외성을 동시에 풍기며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이곳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서점이 된 극장' 역시 오페라 극장의 화려한 장식과 수만권의 책 진열장이 장관을 이룬다.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사랑받는 여인인 에바 페론의 묘지 보다 이 서점에 먼저 와 보고 싶었다는 한 캐나다 관광객의 이야기에 그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과거 배우들이 공연을 했던 무대 위 카페에서 에스프레소나 간단한 식사를 즐기는 것 역시 이 서점에서만 누릴 수 있는 독특한 경험.

 

아르헨티나 탱고의 전설적인 댄서로 평가받는 가르델 (Gardel) 과 코르시니 (Corsini) 가 이곳에서 공연을 가졌고, 라디오 방송과 음반 제작까지 담당했던 극장은 시대의 변화에 맞추어 영화관으로 탈바꿈 했고 지금의 서점의 모습으로 다시 변모하게 되었다.


 

 

 

 

 

독서의 계절에 만난 지구촌의 독특한 서점들.

그곳엔 오래된 벗과 같은 친근함이 있었고, 눈이 휘둥그레지는 화려함도 있었다.

 

때론 오랜 책속에 숨겨진 따스하고 짙은 시간의 향기로, 때론 웅장함과 소박함이 공존하는 변화의 공간으로- 개성만점 서점들이 더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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