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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느껴봐요. 글자 하나하나의 아름다움을. 서예하는 사람들.

작성일2011.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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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음악, 스포츠 등 역동적이고 즐거운 것을 좋아하는 요즘 대학생들에게, '붓글씨 쓰기' 혹은 '서예' 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고 물어본다면 대부분 '지루한 것', '재미없는 것', '할머니 할아버지들이나 좋아하실 만한 것', '옛날 선비들이 쓰던 것'등의 대답이 돌아오기 마련이다. 특히 우리나라의 학생들은 대학 입학 전, 중 고등학교 때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에 억눌려 있었던 터라 대학에 처음 입학한 후 동아리를 선택할 때에도, 활동을 하면서 마음껏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밴드부, 운동부 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서예요 절대 지루하지만은 않아요!' 라고 주장하는 학생들도 있다. 이렇게 선호도가 높은 흔한 부서들 대신 '서예'를 배우고 즐기는 국민대학교의 전통 깊은 학술동아리 '서도회'를 찾아가, 서예에 대한 그들의 생각을 들어 보았다.

 

 

국민대학교 복지관 245호에 위치한 동아리방. 내부로 들어가면 한쪽엔 크기, 모양, 색깔도 가지가지인 붓들이 가지런히 걸려있고, 먹 냄새가 풍겨온다. 그리고 벽면 마다 학생들이 화선지에 정성스레 써 놓은 글자들이 걸려있다. 또 한쪽에는 서예 관련 책들, 벼루, 서진들이 쌓여있다. 시험기간이라 사람이 별로 없었지만, 몇 가지 질문을 해 보았다.

 

 

 

 

1. 왜 다른 재미있는 부서들을 놔두고 서예부에 가입하게 되었는지

- 어렸을 때 서예를 좀 배운 경험이 있는데, 대입 전까진 공부하느라 시간이 많지 않아 글씨를 써 볼 기회가 별로 없었고, 시간 여유가 있는 대학생이 되어 취미생활로 다시한번 붓을 잡아보고 싶었다.

- 처음엔 그냥 친구 따라 들어왔는데, 선배들도 좋고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계속 활동하게 되었다.

 

 

2. 서예를 배우면서 얻게 된 것은


- 집중력, 그리고 인내심. 서예를 쓰기 위해서는 바른 자세로 앉거나 서서 붓을 수직으로 잡고(이것을 '중봉'이라고 한다) 손의 힘을 잘 조절해야 한다. 까딱 잘못해서 힘을 너무 많이 주거나 힘을 너무 빼면, 글자의 굵기가 확 달라져서 글자가 이상해지기 때문에 글자를 쓸 때는 천천히 인내심을 갖고 집중하여 한 획 한 획 정성스레 써야만 한다. 그리고 화선지 한 장에 여러자씩 쓰는데, 글자 하나를 망치면 그 한 장 모두를 망치는 것과 같고, 특히 수정이 불가능하므로 더욱 정성을 들여야만 한다. 덕분에 성격도 좀 차분해지는 듯 하다.

 

 


 

- 어른 공경하는 법 및 좋은 선배, 동기, 후배들.

2주에 한 번, 국민대학교 평생교육원 서예교실 지도 선생님께서 오셔서 체본을 써 주시고, 서예 전반적인 것들을 봐 주신다. 선생님과 주기적으로 만남을 갖다 보니 어른 공경하는 법을 조금씩 배우는 것 같고, 연세가 많으신 선생님이지만 '서예'하나로 세대차이도 극복되는 듯 하다. 또한 동아리가 매우 오래되어, 가끔 방문하시는 90년대 학번 선배들 및 지금 같이 학교에 다니는 선배들도 많이 알게되었다. 그리고, 일 년에 한두번 대학교 축제 기간에 성신여대, 성균관대, 한양대 등에 타학교 서예부의 전시회도 방문하며 다른 학교 학생들과도 교류한다.

 

- 한자와 조금은 친숙해졌다.

적어도 내가 쓰는 글자가 뭔지는 알아야 하지 않겠냐는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전엔 그렇게도 싫어하던 한자를 조금씩 알려고 노력하게 되었다. 특히 내가 쓴 글자는 더 애착이 가게 된다. 사실 우리가 한글이던 한자던 어떤 글자를 쓰던지 펜이나 샤프, 볼펜등으로 쓰게 될 때에는 글자 하나하나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그 글자들이 모여 나타내려는 전체적인 내용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그래서 글자 하나하나를 의식하기는 어려운데, 서예를 하면서 이렇게 한글자 한 글자에 심혈을 기울이다 보니, 전에는 관심가지 않았던 각각 글자의 세부적인 모양 하나하나에도 관심이 가게 되었고, 아름다움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3. 그 외에..

- 서예도 다 똑같은 한문을 쓰는 것이 아니다. 한문에도 전서, 해서, 행서, 초서, 예서 등 여러가지 범주의 글씨체가 있는데, 우리 동아리에는 전서를 쓰는 사람이 몇몇 있고, 대부분은 해서에 속하는 구양순체, 안진경체를 많이 쓴다. 동아리 특성상 남자 부원은 몇명 없는데, 남자들은 주로 해서에 속하는 육조를 많이 쓴다.

 

 

<해서 중 '안진경체'>

 

<사군자>

 

<위 - 주로 글자를 쓸 때 사용하는 굵은 붓 / 아래 - 사군자용 얇은 붓>

 

- 서예라고 해서 꼭 한문만을 쓰라는 법은 없다. 한글도 연필이나 볼펜 대신 붓으로 쓰고나면 한글만의 색다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사군자를 칠 수도 있다. 그냥 자기가 좋아하고, 자신에게 맞는, 자신이 쓰고 싶은 것을 쓰면 된다.

 

- 처음 서예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는 '전서'를 추천한다. '석고문'체라고도 부르는 전서는 얼핏 보기엔 고대 문자나 그림같이 생겼는데, 주로 옛날 묘비 등에 쓰인 글자이다. 얇은 붓을 사용하여 일정한 굵기로 글자를 쓰면 되므로 굵기조절만 잘 한다면 초보자가 쓰기 쉬운 글자이다.

 

 

<초보자가 쓰기 쉬운 '전서'>

 

 

- 처음 글자를 쓸 때, 자꾸 글자가 번지거나 흐릿하게 나오고, 아니면 그 반대로 약간 떡지게 써지는 경우가 있었다. 바로 먹물 농도조절 때문이었다. 처음 서예를 시작하면 붓에 먹을 너무 많지도 너무 적지도 않게, 적절히 묻히는 작업을 잘 해야 하는데, 이게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붓에 어느정도 먹을 묻혀야 적절한지 감이 오게 되면, 글자 쓰는 실력이 느는 것은 순식간이다.

 

<서예, 한번 도전해보자!>


서예는 짧은 기간동안 연습한다고 실력이 확 늘지 않는다. 더 아름답고 정갈한 글자를 쓰기 위해서는 꾸준하고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에 지쳐 잠깐의 조용함과 여유를 찾고 싶은 이들에게, 또한 뭔가 새로운 것을 찾는 이들에게, 서예에 한번 도전해 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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