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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웃프게 하는 그것, 멕시코 요리

작성일2011.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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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9개월 전 사진 보면 나 참 날씬했는데 말이지. 지금은 산()만해졌구먼!

멕시코엔 맛있는 음식이 참 많았다. 입에 착착 감기는 게… … 그 동안 먹는 재미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무 걱정, 근심 없이 그저 실컷 먹자는 생각으로 신나게 씹고 뜯고 맛 보고 즐겼다. 그래서 나 살쪘다. 절대 불가능한 일인 줄 알았는데 살이 찐다는 것은 생각보다 쉬운 일이었다. 멕시코 와서 두 달 만에 7kg나 쪘다. 나날이 빵빵한 찐빵이 되어가는 내 얼굴을 보신 엄마께서는 딱 한마디 하셨다.

 

멕돼지.”

 

멕돼지, 엄마는 나보고 멕시코 돼지라는 말씀 딱 한마디 남기시고는 눈을 질끈 감아버리셨다. 아… … 웃프다(웃기고 슬프다). 멕돼지 소리를 듣고도 나는 먹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더 빨리, 더 많이, 끊임 없이 먹었다. 무엇이 나를 먹고 먹고 또 먹게 만들었는가.

 

세계 최고의 요리라 하면 뭇 사람들은 프랑스 요리를 떠올린다. 귀족의 까다로운 입맛에 맞추기 위한 요리의 장인들의 노력으로 일궈낸 섬세한 맛은 프랑스 요리를 세계 최고의 반열에 올렸다. 프랑스 요리의 맛과 향, 곁들인 음식과의 조화는 단연 일품이다. 하지만 맛과 향, 조화로움은 물론이고 여기에 플러스 알파’! 오랜 역사를 지닌 음식과 이에 담긴 삶의 의미, 독특한 문화, 오감을 만족시키는 기똥참, 게다가 국민들의 남다른 애착까지 더해진 요리가 있다. 최고에 버금가는, 최고를 넘어서는 요리, 그 것이 바로 멕시코 요리이다.

 

 

 

 

세계가 인정한 음식계의 T.O.P

 

2010 11 16, 멕시코의 요리가 프랑스의 미식, 지중해식 식사와 더불어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었다. 음식 문화가 세계문화유산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프랑스와 지중해의 음식 문화가 주로 식사 예절과 문화에 중점을 두었던 것과는 달리 멕시코의 음식 문화는 2만년 된 역사와 음식에 담긴 신비로운 전설, 멕시칸의 삶을 내세우며 세계인의 눈길을 끌었다.

 

멕시코 음식이라고는 또르띠야(Tortilla; 밀가루나 옥수수가루 반죽을 얇게 펴 기름 없이 구운 것) 따꼬(Taco)와 부리또(Burrito)정도 밖에 몰랐던 사람들에게 2만년 세월을 거쳐 수천가지에 달하는 멕시코 음식이 대부분 옥수수(Maiz), 콩(Frijol), 고추(Chile) 이 세 가지 전통적인 식재료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는 사실은 경이로움으로 다가왔다. 모두 인정했다. 역사적 배경과 자연적 환경의 영향 아래 '다양하고 새롭게' 발전하면서도 '전통'을 지키기 위해 노력한 멕시코의 음식 문화를!

 

 

옥수수의 자손들

 

옛날 멕시코 사람들은 무얼 먹고 살았을까 멕시코 국립 인류학 박물관에 가면 떼낄라(Tequila)의 재료가 되는 용설란의 신, 카카오의 신, 사탕수수의 신, 바나나의 신, 오렌지의 신, 옥수수의 신 등 멕시코의 다양한 '식재료 신'을 볼 수 있다. 이들은 단군 할아버지가 바람, 비, 구름 즉, 날씨를 주관하는 선인(仙人)을 이끌고 '조선'이라는 나라를 세웠다는 신화에서 우리가 고조선이 농경 사회였다는 것을 추측하는 것과 같이 옛날 멕시코 사람들이 각 식재료에 해당하는 신을 섬기며 풍작을 바랐다. 이로써, 옛 멕시코 사람들이 무얼 먹고 살았는지를 알 수 있다.

 

이 중 유난히 많이 보이는 신이 있었다. 그는 바로 옥수수의 신'Centeotl'이었다. 멕시코의 시작을 열었던 '올메까(Olmeca)' 문명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멕시코 사람들에게 주식은 옥수수였다. 늘 옥수수를 옆에 두고 먹어야 했으니 옥수수 풍작을 바라는 것은 당연지사, 멕시코 사람들은 시대에 따라 지역에 따라 문화에 따라 그들만의 옥수수 신을 만들어 섬겼다. 따라서 다양한 모습의 옥수수신이 존재한다. 모두 다른 얼굴, 다른 모습을 하고 있지만 한 가지!  알알이 꽉찬 옥수수의 형태를 하고 있다는 공통점은 나도 모르는 새에 웃음을 자아낸다.

 

 

멕시코 남부지방에서는 흉년이 들어 굶주린 마을 사람들을 위해 식량을 구하러 마을 밖으로 나간 족장이 길을 헤매던 중 옥수수알을 물고 있는 불개미의 도움으로 옥수수를 얻어 모두를 먹여 살렸는데 그 족장의 고운 마음씨가 하늘을 울려 그를 옥수수 신으로 다시 태어나게 했다는 전설이 전해 내려온다.   

 

멕시코 사람들은 자신들을 옥수수 열매 속에서 튀어나온 옥수수알이라고 생각 했다. 이 귀여운 생각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이는 옥수수를 어머니라고 여기는 그들의 마음가짐에서 비롯되었다. 멕시코 사람들에게 옥수수는 그들을 배불리 먹여살리는 것으로 옥수수를 많이 재배하는 것이 그들에겐 곧 행복이었다. 그들을 먹여주고, 행복을 주는 것이 바로 옥수수였기 때문에 멕시코 사람들은 옥수수를 생명의 근원, 어머니라고 생각했고 보호자로서 그들을 지켜주길 바랐으며 수 많은 신들 중 가장 숭상했다. 옥수수는 그들에게 어머니이자 신과 인간, 인간과 신을 이어주는 매개체였다.

 

 

세계에서 세계로 어울림

 

멕시코의 요리에서는 비빔밥 맛이 난다. 방대한 국토의 다양한 기후대의 산해진미에 구대륙과 신대륙의 맛이 융합되어 색다른 맛이 난다. 스페인의 무력 침략은 약 200년이나 지난 지금도 상처로 남아 빈부격차, 인종 차별 등의 사회 문제를 낳았지만 '음식 문화'라는 단면만 보면 참 잘 된 일이었다. 수세기 멕시코-스페인 혼혈문화가 형성되어 메스티소 인종이 생겨난 것처럼 음식 문화에도 메스티소가 생겨났기 때문이다.

 

출출할 때 가장 쉽고 빠르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간단한 요리, 께사디야(Quesadilla; 또르띠야 안에 각종 재료를 넣고 반으로 접어 먹는 요리)에 치즈가 빠지면 2% 부족하다. 께사디야에 치즈를 넣어 먹는 것도 스페인 식민기에 치즈가 들어오면서 시작 되었고, 쫄깃쫄깃한 밀가루 또르띠야도 퍽퍽한 옥수수 또르띠야를 먹기만 하면 딸꾹질을 하는 스페인 사람들 때문에 생겨났다. 밀가루의 유입으로 빵을 먹는 문화가 생겨 났고 동방박사의 날(Dia de los reyes)이나 죽은 자들의 날(Dia del Muerto)와 같은 멕시코의 명절 날 특별한 빵을 먹는 풍습도 생겨났다.

 

 

밖에서는 안으로, 안에서는 밖으로의 이동이 있었다. 스페인 식민기 무렵, 유럽으로 수출된 옥수수와 토마토, 고추 등의 작물은 오랜 기간 세계로 뻗어 나가 현대 사회에 없어서는 안 될 농작물이 되었다. 옥수수가 없었다면 세계는 식량난을 어떻게 버텨냈을까 토마토가 없었다면 이탈리아 사람들은 뭘 먹고 살았을까 고추가 없었으면 목구멍까지 칼칼한, 속이 뻥 뚫리는 매운 김치가 없는 세상에 살았을 지도 모른다. 으! 상상하기도 싫다.

 

 

Pica Pica!(맵다!) 맛있게 맵다

 

한국 사람만 매운 음식을 잘 먹는 게 아니었다. 멕시코 사람들 참 맵게 먹는다. 무슨 음식을 먹든 초고추장 같은 빨간 소스나 청량 고추를 그대로 갈아 넣은 것 같은 초록 소스, 혹은 고춧가루 같은 빨간 가루를 뿌려먹고, 음식을 주문하면 늘 칠레(할라피뇨)를 넣을 것이냐고 묻는다. 한국인의 매운 맛에 단련되어 있다고 이런 멕시코 사람들을 따라 무조건 콜하면 정말 피 토하는 일이 생긴다.

 

한국인의 매운 맛과는 다르게 맵다. 멕시코 사람들이 가장 많이 먹는다는 살사 발렌띠나(Salsa Valentina; 과달라하라 특산물로 일종의 매운 소스)는 라면 스프처럼 감칠 맛이 나긴 한다만 암내 비슷한 남새가 나고, 살사 따바스꼬(Salsa Tabasco; 매운 소스의 종류) 분말은 톡톡 쏘는게 혓바늘 돋기 딱 좋다. 살사 베르데(Salsa verde; 초록 소스)와 과까몰레(Guacamole; 아보카도와 고추를 갈아 넣은 소스)의 경우 따꼬와 같이 먹으면 감탄이 저절로 나오지만 보통보다 맵게 만들어진 소스를 먹으면 머리가 핑 돌고 눈물이 핑 돈다. 멕시코의 매운 맛은 맵다기 보다는 자극적이다.

 

 

 

이 사람들 이 뿐만이 아니었다. 얼마나 매운 걸 좋아하는 지, 우리 생각에 달콤해야만 할 것 같은 사탕과 젤리, 사과, 멜론, 망고와 같은 과일에도 칠레를 뿌려 먹는다. 게다가 매운 소스와 레몬만을 안주 삼아 술을 마시거나 매운 소스를 탄 술을 마시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 이억만리 떨어진 멕시코에서도 똑같이 매운 맛을 즐긴다는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하지만 으~ 잘 모르고 먹었다간 입술만 팅팅 부어서 놀란 속 달래느라 며칠간 앓아 누울 수도 있다.

 

 

살 '맛'나는 멕시코

 

요리 관련 속담만 해도 약 400가지, 세계에서 이름을 떨치고 있는 요리사만 해도 수 백여명에 전통, 퓨전 요리만 해도 수 천가지인 멕시코. 풍부하고 다양한 음식 문화 덕인지 이 곳엔 맛있는 음식이 굉장히 많다.

 

멕시코 음식은 우리나라의 음식과 닮았다. 어쩌면 이 닮은 맛에 내가 멕시코에서 살 ''을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굳이 한국 음식점에 가지 않아도 우리나라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요리가 많다.

먼저, 삐빌(Pibil). 삐빌은 고기를 지하 오븐에 넣어 익히는 마야의 요리법으로 이 방법으로 익힌 고기에서는 보쌈 맛이 난다. 삐빌과 양대산맥을 이루는 음식 빠스똘(Pstor)은 매운 양념이 된 고기를 꼬챙이에 겹겹이 꽂아 강한 불에 익힌 것으로 화로구이 맛이 난다. 추울 땐 얼큰하게 뽀쏠레(Pozole)를 먹어주면 된다. 얼큰한 고기 국물인 뽀쏠레는 우리나라의 육개장과 비슷하다. 그리고 후식으로는 오르차따(Horchata) 차 한잔과 따말(Tamal) 하나면 OK! 오르차따 차는 쌀로 만든 음료수로 향의 차이는 있지만 우리나라의 미숫가루를 떠오르게 한다. 따말은 옥수수 가루를 옥수수 잎에 싸서 찐 우리나라의 백설기와 비슷한 음식으로 멕시코에서 한 끼 식사나 간식으로 가장 많이 먹는 음식이다. 

 

 

옥수수 또르띠야는 퍽퍽해서 못 먹던 내가 이젠 단번에 대여섯개씩 막 집어 먹는다. 처음엔 역하다던 멕시코 냄새에도 적응하고 멕시코 냄새 그득한 음식도 입에 훌훌 털어 넣는다. 익숙해지면서 살만 쪘지만 입이 즐겁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지글지글 요리하는 소리에 귀가 즐겁고, 맛있는 냄새에 코가 즐겁고, 화려한 색감에 눈이 즐겁고, 포들포들한 또르띠야의 촉감에 손이 즐겁고, 황홀한 맛에 입이 즐거운 멕시코 요리! 알고 먹으면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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