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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평의 꿈’ 노량진 고시촌의 하루

작성일2011.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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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한 평의 꿈’ 노량진 고시촌의 하루

 

하루에만 평균 유동인구가 7만 명인 노량진. 30여 년간 고시생들이 생활하며 꿈을 키워온 곳. 노량진 고시촌 안 한 평의, 한 명이 겨우 누울 수 있는 정도의 공간 속에서 고시생들은 꿈을 키워왔다. 좁은 방과 콩나물시루 같은 고시학원. 그리고 노점에서 배고픔을 잠깐 잊을 정도의 끼니. 잠시 엉덩이를 뗄라치면 다시금 앉아 책상에 눈을 고정시켜야 되는 하루 하루의 고된 일상.

 

 

서울시 동작구 노량진 1동에는 매일 아침 수백 명의 청년들이 쏟아져 나온다. 학원 35개, 독서실 22개, 고시원 157곳이 들어서 있는 그곳에는 약 3만 5천 여명의 수험생들이 자신의 청춘을 밑천으로 꿈을 이뤄나간다.

 

 

이들은 ‘젊음을 즐길 것인가’ ‘젊음을 투자할 것인가’라는 자문자답에 후자를 택했다. 쉽지 않은 고민이었지만, 그들은 과감히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청춘의 시간을 좁은 방과 빼곡히 채워진 학원가의 강의실에서 보내기로 결심했다. 그보단 청춘을 투자하기 위해 그곳에 몸을 담은 것이다. 그 공간 속에서 그들은 언제 도착할지 모르는 시간과의 싸움 속에 목표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합격’과 ‘불합격’이라는 두 명패가 시간의 가치를 갈기갈기 찢어놓을 때도 있다. 또 다시 기약 없는 시간과의 싸움을 해야 하는 외로움이 찾아온다.

 

 

하지만 이들의 실패를 보며 누가 웃을 수 있을까 진정한 승자도 패자도 그곳엔 없다. 오직 고단한 매일의 일상을 지속하고 있는 사람들만이 존재할 뿐이다. 최선을 다한 사람에게, 열정을 다한 사람에게는 그 노력만큼의 대가가 있다. 단지 명패로 보이는 ‘합격’과 ‘불합격’의 차이가 아닌 그 삶 속에 녹아들어 있는 노력의 흔적이 그것이다.

 

노량진 고시원, 한 평의 꿈이 자라고 있다. 이들이 당장 붙잡을 수 있는 것은 자신의 젊음과 도전뿐이다. 누구도 이들에게 격려나 칭찬을 해주지 않는다. 그곳에 모여 있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그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노량진이라는 곳의 외딴섬에 모여 사는 고시생들의 마음에는 외로움이 묻어난다.

 

 

‘이렇게까지 노력했는데 성공하지 못하면 너무 아까운 것 아니냐’라는 질문은 이들의 가슴을 깊이 후벼 판다. 이들이라고 ‘실패의 가능성’을 염려하지 않았을까 창문조차 없는 방 안에 누워 밤이 깊어도 쉽게 잠을 잘 수 없는 이유가 그것일 것이다. 이들도 알고 있다. 누군가는 이들이 걷는 길 중간에 낙오하는 사람도, 좌절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다 알지만 쉽게 뒤를 돌아보지 않는다. 뒤를 돌아보면 그 자리에서 멈춰서 다시는 앞을 못 볼 것 같은 마음에.

 

고시생 정 모씨(29)는 “클럽도 가고, 술도 마시고, 여자친구도 사귀고 싶다. 정말 이곳을 벗어나 다른 사람들처럼 취업해 살고 싶을 때도 많다. 하지만 좀 더 다음에, 나중에 이 시간을 후회하지 않기 위해 이 길을 택했다”라는 짧은 말과 함께 발걸음을 독서실로 향했다. 점심 시간이 되면 고시생들이 돈을 아끼기 위해 노점상을 찾는다. 노점상에는 2천원의 값싼 도시락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선 채로 2천원의 밥 한 끼를 먹고 다시 좁은 고시원으로 걸음을 옮긴다. 그 하루 일상이 쳇바퀴처럼 이들을 맴돈다.

 

 

고시촌에는 세속의 다리가 있다. 육교 다리를 두고 세속의 다리라고 부르는 고시생. 그 세속의 다리를 당당히 걸어 나와 모두 성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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