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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의 역사, 동유럽 카페 기행

작성일2011.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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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자주인공이 무심한듯 입가에 거품을 묻히며 커피를 한모금 마시고, 근사한 남자 주인공이 다가와 로맨틱한 키스를 하며 수많은 화제를 낳았던 드라마 속 한 장면.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커피 또는 카페의 이미지는 이렇게 로맨틱하고 낭만적인 모습일 것이다.

 

'커피 전쟁' 이라 불릴 만큼, 다양한 프렌차이즈 카페들이 거리를 메우고 "아메~아메~아메리카노~" 하는 노래가 등장할 정도로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커피, 그리고 카페. 이처럼 우리나라에선 언제부터인가 그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많아지면서 특정 카페가 가지고 있는 독특하고 개성적인 모습들은 사라져가고 있는 추세이지만, 여기 이곳엔 100여년의 묵직한 역사를 자랑하며 오로지 그 나라에서만 만나 볼 수 있는 카페들이 있다.

 

서유럽의 화려하고 장식적인 면모와는 조금 다르게 소박하면서도 우아한 기품을 잃지 않는 동유럽의 나라들. 오늘은, 음악의 도시로 유명한 오스트리아 비엔나와 글루미 선데이의 배경이었던 헝가리 부다페스트로 카페 기행을 떠나본다.

 

 

 

 

 

 

 

유명 여행 가이드북에서 앞다투어 소개하고 있는 '자허 토르테'를 맛보기 위해 호텔 자허 1층에 위치한 카페 자허 (Cafe Sacher) 를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보게된 건 입장을 위해 줄을 서 있던 많은 손님들이었다.

 

20여분의 기다림 끝에 들어가 본 카페 자허의 내부는 짙은 갈색의 벽과 붉은 커튼, 화려한 샹들리에로 장식되어 고풍스러운 유럽 카페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었다.

 

 

 

 

 

 

비엔나에 왔으니 본 고장의 '비엔나 커피'와, 카페라테와 비슷하지만 훨씬 더 부드럽고 가벼운 거품이 올라간 멜랑쉬 (Melange) 커피를 함께 주문했다. 비엔나 커피에는 부드러운 휘핑크림과,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에스프레소와 적절히 섞여서 '아이스커피'를 만나기 어려운 유럽에서 찾은 반가운 '한국식 커피 맛' 같았다.

 

카페 자허에서 이 커피 보다 더 잘 알려진 것은 바로 '자허 토르테'.

 

맛과 명성 보다도 '레서피, 특허 법적 전쟁' 으로 유명한 케익인 자허 토르테는 오스트리아 재상 메르트니히가 프랑스 혁명 전쟁과 나폴레옹 전쟁의 사후 처리를 위해 유럽제국을 모아 개최한 비엔나 회의에서 태어났다. 메르트니히는 그의 수석 주방장에게 자신을 욕보이지 않을 만큼 멋진 케익을 명했으나, 수석주방장이 병을 앓게 되자 프란츠 자허라는 요리사가 만들어 올린 것이 자허토르테였다.

 

 

 

 

 

 

그 후 자허토르테는 좋은 평가를 받으며 잘 팔렸고, 프란츠 자허의 아들이 아버지의 레시피를 받아 왕국 직속 베이커리 였던 카페 '데멜'에서 훈련을 받으며 현재 자허 토르테의 형태를 최로로 완성했다. 그 이후 카페 자허를 설립하여 데멜에 이어 자허 토르테를 두번째로 판매하게 된다.

 

여러 대를 거쳐 1945년 2차 세계대전 끝에 카페 자허가 자허토르테 위에 '오리지널'이라는 수식어를 붙이기 시작하자, 카페 '데멜'의 새로운 경영자가 자허 토르테의 '오리지널' 상표권에 대해 소송을 제기하고 재판은 비엔나의 '달콤한 전쟁' 이라고 불리며 도시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다. 오랜 다툼 끝에 법정에선 '토르테는 두 가문 모두 생산할 수 있고 오리지널 표시는 쌍방이 결정할 것 ' 이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 타툼으로 인해 자허토르테는 더욱 유명해 졌고, 지금까지 카페 자허와 데멜 두 곳 모두 자신들의 오리지날에 대한 자부심을 나타내고 있다.

 

카페 자허에서 자허 토르테와 멜랑쉬 커피를 맛보고 있자니 자허와 케익 한조각을 두고 () 법적 싸움까지 갔던 데멜이 더 궁금해 졌다.

 

 

 

 

 

 

자허 토르테를 둘러싼 법정 다툼 스토리에 호기심이 생겨, 원래의 여행 계획을 수정해서 찾아온 카페 데멜. 옆자리에 앉은 인상 좋은 백발의 할아버지는 카페 자허가 '자허 토르테' 라는 이름 덕에 더욱 해당 케익과의 연관성이 느껴져서 비엔나를 찾는 관광객들이 빼 놓지 않고 들리는 명소라면 카페 데멜은 관광객 보다 현지인들이 더 많이 찾는 곳이라고 소개했다.

 

카페 자허가 호텔 1층에 위치해 외부에서 부터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멋이 풍겼다면 카페 데멜은 외부는 모던하고 깔끔한 모습에 내부는 기품있고 장식적인 모습이 돋보였다.

 

 

 

 

 

 

짙은 에스프레소 위에 우유거품과 생크림이 올라가 있는 아인슈페너 (Einspanner) 와 카페 자허와의 비교를 위해 다시 주문해 본 비엔나 커피. 에스프레소 콘 파나와 흡사한 모습의 아인슈페너는 부드러운 크림과 진한 커피가 만나 말그대로 '달콤쌉싸름'한 맛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황실의 베이커리라는 명성 답게, 디스플레이와 장식에서 세련된 멋이 돋보였던 디저트 섹션. 카페 데멜에서는 자허 토르테 대신 초코 트러플 케익과 애플파이 그리고 모카 케익을 선택해 보았다. 세가지 디저트 모두가 부드럽고 폭신한 식감이 좋았고 보통의 케익이 끝에 끈적한 감이 남는것 과는 달리 달콤하면서도 깔끔한 맛을 자랑했다.

 

비엔나에서 맛본 다양한 커피와 디저트들.

케익 한 조각으로 두 가문이 법적 싸움을 벌인것을 두고, 대단하지도 않은 소소한 언쟁이 크게 번진 일이라고 다소 고개를 갸우뚱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이 법적 다툼을 해서라도 지켜내고자 한 것은 100년의 역사를 이어온 정통성과 커피 한잔, 케익 한 조각에도 신념을 담고자 했던 굳은 자부심이 아니었을까.

비슷비슷한 프렌차이즈 카페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요즘. 그들이 케익 한조각에 쏟은 정통성을 향한 노력이 더 대단하게 느껴진다.

 

 

 

 

 

 

 

오스트리아에선 치열한 법적 다툼이 한 나라를 대표하는 디저트를 탄생시켰다면 헝가리 부다페스트엔 150년이라는 시간의 흔적 만으로도 기품이 넘치던 카페가 있었다.

 

영화 글루미 선데이에서 묘사된 부다페스트는 영화 제목처럼 스산하고 우울한 분위기 였지만 기자가 만난 부다페스트는 카페 제르보에서 맛본 달콤한 케익과 여유로운 휴식이 더 오래 기억에 남는 곳이다.

 

카페 내부의 중후한 붉은 빛의 인테리어가 멋스러웠지만 카페 제르보가 위치한 뵈로슈머르트 광장의 활기찬 분위기에 마음이 빼앗겨 야외 테라스 좌석에 자리를 잡았다.

 

 

 

 

 

아이들이 꺄르르 웃는 소리, 사랑스러운 연인들이 케익 한조각을 사랑스럽게 나누어 먹는 모습.. 야외 테라스 자리에 앉아서 느끼는 부다페스트의 오후는 여유롭고 평화로운 모습 그 자체였다. 제르보 셀렉트라 불리는 쇼트 케익 한조각과, 아인슈페너 커피. 시나몬과 견과류의 향이 느껴지는 제르보 셀렉트는 카카오 함유량이 높은 초콜릿을 먹었을 때 처럼 입안에 여운이 오래 남는 맛이었고, 오스트리아에서 처음 접하고 그 매력에 흠뻑 빠진 아인슈페너 커피 역시 나무랄 때 없이 훌륭했다.

 

 

 

 

 

 

 

 

 

<찾아가는 법>

카페 자허 Philharmonikerstraße 41010 Wien, Osterreich

(오페라 하우스 바로 옆에 위치)

카페 데멜 : Michaelerplatz 광장 둥근 건물 등지고 서서,

직진 길 따라 도보 2분, 왼쪽에 위치

카페 제르보 : Vorosmarty ter 지하철역에 하차-

광장에서 보이는 가장 큰 하얀 건물 1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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