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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5천 개의 석회암 기둥이 만든 사막우주 피너클스!

작성일2012.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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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광활한 땅 호주, 그런 호주 대륙의 3분의 1이 넘는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서호주는 호주에서도 가장 다채로운 지리적인 특징을 보여주는 곳이다. 서호주에 본격적으로 유럽인들이 정착하기 시작했던 시기는 19세기 초 1820년 무렵이다. 다른 곳과 달리 서호주는 죄수 유배지로 시작하지 않은 지역이며 1890년대 서호주 중부와 남부 아웃백에서 금광이 발견되면서 대규모 인구가 유입되었다. 서호주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한지는 이렇게 120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서호주 지역은 아직 한국 관광객들에게 친숙하지 않을뿐더러 동부에 있는 시드니나 맬버른에 비해서 잘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곳들이 많다. 

 

 

서호주로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만 해도 사막투어를 예약하며 뭐 이정도 쯤이야.’ 라고 생각했던 필자는 사막에 도착하자마자 , 다 필요 없고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외쳤다. 그만큼 사막의 날씨는 상상초월로 뜨겁고 건조했다. 호주는 어보리진(호주 원주민)의 고향이 아니라 파리의 고향이라는 말을 시종일관 달라붙는 파리떼를 보며 실감했다. 운동화 바닥을 뚫고 사막의 열기를 고스란히 느끼며 1시간에 달하는 피너클스 트래킹을 시작하려 하니까 눈 앞이 아찔해지기도 했다. 하지만, 피너클스의 석회암 기둥들을 보는 순간 이런 장관을 보려면, 이 정도의 고통은 견딜만하다.’ 라고 결론을 내려버렸다. 그만큼 서호주 아웃백이 보여주는 자연의 장엄한 광경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일반 자가용이나 버스로는 사막을 달릴 수 없다. 수많은 관광객들을 싣고 퍼스와 피너클스를 오고가는 투어 버스는 사륜구동 버스이다. 난생 처음 보는 사륜구동 버스는 흡사 트럭 위에 컨테이너를 올려 개조한 것 같은 모양새였다. 승차감이 별로라고 했지만, 버스 안에 있는 화장실이나 모니터를 보며 승차감 보다는 신기한 모양새 때문에 재미를 주었다. 사륜구동 버스를 타고 피너클스에서 2시간을 달리면 라셀린(Lacelin)’에 이른다. 새하얀 모래 언덕이 산맥을 이루는 이곳에서 승차감 나쁘기로 악명 높던 사륜구동버스의 진가가 드러난다. 가파른 모래 언덕을 질주한 뒤 정상에서 급하강하는 묘기가 벌어질 때면, 비명소리가 쩌렁쩌렁 버스 안을 달군다. 게다가 버스가 경사면 중간에 드라마틱하게 멈출 때면 스릴은 극에 달한다.

 

 

 

 

피너클스가 있는 남붕국립공원 (Nambung National Park)’은 퍼스에서 가장 많은 여행자들이 즐겨찾는 아웃백 코스다. 퍼스에서 북쪽으로 약 250km, 네 바퀴를 열심히 굴려도 족히 4시간은 소요되는 먼 거리지만 사막 위에 솟아난 1 5천개의 석회암 기둥들을 마주하는 순간 모든 것을 잊게 된다.  피너클스는 모래 속에 섞여 있던 석회암 성분이 빗물에 녹아 내리면서 기층부에 단단한 석회암 덩어리가 표면으로 나왔고 사막에서 부는 모래바람이 석회암 덩어리들을 침식시켜서 만들어낸 희귀한 절리들이 만들어낸 풍경이다.

단 한 점의 그늘도 허락하지 않는 광활한 사막, 파란 하늘을 받치고 선 샛노란 모래는 그 자체로 여행객을 압도한다. 건조한 사막 깊숙이 뿌리내린 크고 작은 석회암들은 때론 몬스터처럼, 때로는 인간의 얼굴을 하고 황량한 사막을 아름다운 예술의 터전으로 확장해 왔다. 그래서 사람 키를 훌쩍 넘긴 1 5,000개의 석회암 기둥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우주다.  바람이 부는 강이란 원주민어처럼, 바람은 지금도 조금씩 피너클스의 모습을 변화시킨다. 사막 끝으로 멀리 바다가 내다보이고 그 배경에 힘입어 기둥은 더욱 웅장한 모습으로 생명력을 더한다.

 

 

 

피너클스 투어를 마치고 도착한 라셀린 사막이곳에서는 조금 전 까지 보았던 피너클스사막과는 다른 모습의 사막이 펼쳐진다. 피너클스가 샛노란 모래들로 이루어진 뜨겁고 건조한 사막이었다면, 라셀린은 시원하고 차가운 하얀 모래들로 이루어진 사막이다. 잘게 부서지는 모래의 감촉과 시원한 바람, 그리고 산맥처럼 형성된 모래 사막들이 피너클스와는 또다른 매력을 이끌어낸다. 이곳에서는 앞서 말했던 사륜구동 버스의 듄드라이빙과 이어 시작되는 샌드보딩이 관광포인트이다.  나무 보드판에 양초로 칠을 하고 보드판을 깔고 앉아 경사면에서 보딩을 즐기면 모두들 동심으로 돌아간 기분이다.

 

 

 

 

 

 

퍼스에서 머무는 내내 필자가 한국인을 만난 기억은 단 두 번, 여행 마지막 날 참지 못하고 한식당에 들렀을 때와, 다운타운에서 지나가는 한 무리의 유학생들이 전부였다. 그만큼 서호주는 시드니와 멜버른에 비해서 한국인의 발길이 닿지 않은 곳이다. 사막투어도 마찬가지였다. 투어 프로그램에서 유일한 한국인이었던 영현대 기자에게 외국인들의 질문세례는 계속 되었다. K-pop을 좋아한다는 호주인부터, 북한에 가본적이 있다는 사람까지. 영어를 능숙하게 못하는 필자는 온갖 바디랭귀지를 동원하며 그들의 질문에 답하느라 식은땀을 흘려야 했다. 그 중 다행이었던 것은, 필자의 옆 좌석에 앉은 러시아 여학생이 필자에 버금갈 만큼() 영어 실력이 형편없다는 것이었다. 그녀의 영어 실력 때문에 필자의 회화 능력이 오히려 돋보이기 까지 했다니.... 지금 생각하면 부끄럽지만 재미있는 추억이다. 비록 그녀와 필자의 대화 수준은 미국 초등학생 수준이였지만, 필자는 지난 B.G.F를 통해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가서 찍은 사진들을 보여주며 친밀감을 형성했고 곧장 사막투어의 베스트프랜드의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그리고 투어가 끝나고 헤어질 때는 서로의 메일주소를 교환하기도 했다. 때론 언어보다 강력한 교감이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 여행이 즐거운 이유는 무엇보다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게 아닐까 서호주 사막투어가 즐거웠던 이유는 낯선 곳에서 만난 낯선 사람들과의 교감이었다. 서호주 여행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지 어언 두 달, 하지만 아직도 서호주 사막의 뜨거운 태양이 다시금 그리워지는 것은 이때문일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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