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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에 거스르고, 감탄하고, 순응하다. 필리핀 팍상한 폭포

작성일2012.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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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자연을 거스르고, 자연에 놀라고, 자연에 순응하는 곳,

필리핀 팍상한 폭포

 

필리핀 라구나 지역의 한 폭포에서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한 영화 한편이 촬영되었다.

1979년 칸느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1980 2개 부문(촬영, 음향상) 수상. 1980년 골든글로브 감독상, 남우조연상, 음악상 수상.

지옥의 묵시록 (Apocalypse Now, 1979)은 베트남전쟁의 광기와 무의미함을 거칠게 드러내며, 영화 전문가들이 선정한 죽기 전에 보아야할 영화 50편중 1위로 지목되었다. 특히 전쟁 속에서 인간의 무차별적인 살육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전개함으로써 전 세계에 충격과 반성을 가져다 주었다.

이 영화가 촬영된 곳이 바로 필리핀 라구나 지역의 팍상한 폭포(Pansanjan Fall)이다. 묵직한 영화의 분위기와는 다르게 이 곳은 열대 우림의 낭만이 한껏 묻어나는 아름다운 관광지이다.

 


팍상한 폭포에서 촬영한 지옥의 묵시록의 한 장면 (Apocalypse Now, 1979)

이 팍상한 폭포는 각종 영화 촬영지로 유명하다. 지옥의 묵시록, 조성모 아시나요의 뮤직비디오, 영화 플래툰,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 등이 촬영된 곳이다. 원시밀림의 신비로움과 인간의 억척스러움이 공존하는 분위기 덕분에 전쟁 영화 촬영지로 각광받는 곳이다.

필리핀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 겸 훌륭한 영화촬영지인 팍상한 폭포. 원시스러움과 인간의 힘이 물길을 따라 그대로 느껴지는 그 이국적인 곳으로 여정의 뱃머리를 향했다.

 

오로지 인간의 힘으로 급류를 거슬러 오르다

 

팍상한 폭포로 가기 위해서는 강가를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팍상한 지역만의 독특한 보트를 타게 되는데, 이 보트들의 이름은 ‘shooting the rapids’라고 한다. 이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카누를 타고 하류부터 상류까지 약 2시간의 여정을 시작한다.

보트에는 현지인 두 명이 함께 탄다. 일반 관광객 3~4명을 탄 보트를 단 두명이서 끈다.넓은 하류에선 모터보트가 대기하고 있었다. 한 모터보트당 4~5 개의 카누가 연결되어 상류 시작지점까지 이동한다.


모터보트로 3~4개의 보트들이 상류지점까지 이동하고 있다

팍상한 폭포로 가는 물길 위에서 보는 전경은 대단히 이국적이었다. 열대 지방의 분위기를 한껏 자아내는 야자수가 강가를 따라 듬성듬성 머리를 내밀었다.

상류가 시작되는 지점부터 보트에 동승한 현지인 두 명의 손이 바빠졌다. 두 사람이 함께 노를 저으며 강가를 거슬러 가기 시작했다.

상류에서의 급류를 거슬러 올라가는 보트를 미는 것은 온전히 사람의 힘이었다. 물살이 세지 않은 곳에서는 노를 저어 가다가, 급류가 나오면 앞에 있던 선원이 훌쩍 뛰어 올라 주변의 바위들을 이용하여 배를 끌었다. 그 역동적인 힘에 타고 있던 관광객들은 그저 탄성만 내 질렀다.


상류지점의 급류를 거슬러 올라가려고 바위를 이용한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선원들의 기술은 정말 예술에 가까웠다. 배를 끌어야 하는 지점을 정확하게 알아 보고, 자신의 힘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순간적인 운동신경으로 최고의 자세를 갖추어 배의 무게를 자신의 몸으로 지탱 한다.

동승했던 선원에게 얼마나 이 일을 했느냐고 물었더니 올해가 5년째라고 답했다. 5년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배를 몰았다는데, 잔 근육 넘치는 그들의 팔뚝에서 5년의 시간이 느껴지는 듯 했다.

 

수많은 폭포의 점입가경! 팍상한 폭포의 화룡점정!

팍상한 폭포 상류 지점에서 급류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영화에서나 볼 듯한 절경이 펼쳐진다.

강 하류의 모습과는 다르게, 상류의 모습은 마치 열대 우림의 강가를 연상시켰다. 쭉 뻗은 강가를 따라 들어가다 보면, 양 옆으로 높은 절벽이 보인다. 절벽 사이사이로 따가운 햇살이 무수하게 쏟아져 내렸다. 이 절벽들 사이로 지나가면 중간중간에 크고 작은 폭포들이 있었다. 이 폭포들은 절벽 사이로 쏟아져 내려오는 그 햇살로 무지개를 만들었다.


크고 작은 폭포들이 중간중간에 보인다

거슬러 올라가는 바위 사이사이에는 버팀봉이 있었다. 이 버팀 봉은 급류를 거슬러 올라가는 배를 더욱 쉽게 올리기 위해 설치해 놓은 것이다. 이 버팀봉 위에 카누를 올리고 두 선원이 함께 보트를 끌어 올렸다.  

한번씩 바위들 사이로 급류를 거슬러 올라갈 때마다 힘이 들었는지, 선원들은 모두 땀에 흠뻑 젖어있었다. 그러더니 물 안으로 들어가 잠시 휴식을 취하기도 했다. 보트에서 잠시 쉬고 있는 사이에 겁 없는 검은 잠자리가 무릎 위에 앉기도 했다. 5분정도 쉰 후, 다시 선원들은 보트를 이끌고 강을 거슬러 올라가기 시작했다.

    


두 선원이 함께 배를 버팀 봉에 의지하여 끌어올리고 있다

이렇게 거슬러 올라가는 것만 약 1시간이 걸렸다. 몇 개의 폭포를 지났는지도 모르는 사이에 어느덧 제법 큰 폭포가 있는 중간지점에 도착했다. 저 폭포가 팍상한이냐고 물었더니 현지인들이 웃으며 아니라고 대답했다.큰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을 몇 장 찍고, 다시 목적지를 향해 출발했다.

 


중간지점의 폭포

다시 30여분간 상류를 거슬러 올라갔고, 조금씩 물살은 더 거세졌으며, 더욱더 험난한 바위들이 있었다. 이 급류들을 거슬러 올라가기 위해 이제는 앞뒤 두 선원이 함께 배를 끌기 시작했다. 중간중간에 바위에서 미끄러져서 다치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듯 또 배를 끌었다.

30분의 여정 끝에 도착한 곳은 우렁찬 소리를 내면서 떨어지는 거대한 폭포였다. 중간지점에서 본 폭포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컸다. 우레와 같은 소리 때문에 옆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도 잘 들리지 않았다. 이 폭포가 바로 팍상한 폭포(Pansanjan fall)이다.


팍상한 폭포 전경

안전모를 쓴 채로 뗏목을 타고 팍상한 폭포 안으로 들어간다. 폭포 안으로 들어갈 때는 카메라를 가지고 들어갈 수 없었다. 폭포의 수압이 너무 세서 카메라가 부서질 염려가 있었기 때문이다.


팍상한 폭포에 뗏목을 타고 들어가는 관광객들

폭포를 체험한 후, 다시 타고 왔던 보트를 타고 급류를 탔다. 올라올 때 1시간 30분이 걸렸다면, 내려갈 때는 30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급류가 생각보다 빨라서 배가 뒤집힐 염려가 있기 때문에 선원이 늘 바위로 뛰어 올라 배의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버텼다.

2시간의 여정 끝에 드디어 출발지였던 상류 시작점에 도착할 수 있었다. 이곳에서 처음 보트를 끌었던 모터보트가 대기하고 있었다. 모터보트가 이끄는 동안 2시간 동안 땀을 뻘뻘 흘리면서 강을 거슬러 올랐던 선원은 뱃머리에서 편안한 자세로 휴식을 취했다. 폭포의 장관과 인간의 역동적 힘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2시간의 짧은 탐험을 느낄 수 있다.


하류에서 모터보트로 보트를 끌게 한 후 쉬고 있는 선원

 

수중카메라나 카메라 방수팩, 하다못해 비닐봉지를 반드시 가져가라

같이 갔던 수 많은 한국인들의 아쉬움이 묻어 나오는 탄식을 수없이 들었다. “, 카메라 가져올걸폭포수가 떨어지고 물에 빠질 염려 때문에 두려워서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카메라를 가져가지 않는다.

하지만 쉽게 볼 수 없는 세계적인 절경을 그저 눈으로만 보고 남길 수 없다면, 이 얼마나 큰 손해일지는 여행을 많이 다녀본 본인들이 더욱 잘 알 것이다. 여행에서 남는 것은 사진 뿐이다.

하지만 물이 두렵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팍상한 폭포에 가기 전에 수중카메라나 카메라 방수팩을 반드시 마련하도록 하자. 시중에 값싸고 질 좋은 상품들이 많이 있다.

만일 이런 수중 촬영 장비들을 마련하지 못했을 때는 물이 새지 않는 비닐 봉지를 꼭 가져가도록 하자. 비닐 봉지 안에 카메라를 넣었다가 절경이 나왔을 때 빨리 꺼내어 찍고, 다시 물이 젖지 않도록 집어넣는 방법으로 멋진 풍경사진을 남겨보자.


카메라 방수를 위해 비닐봉지를 직접 들고 갔다

또 반드시 필리핀 200페소(한화 4000)를 가져가도록 하자. 선원들에게 팁을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2시간 내내 땀을 뻘뻘 흘리면서 보트를 끌은 선원들을 보고 있으면 미안하기까지 하다. 꼭 팁을 준비해 가자.

팍상한 폭포에 도착하면 20분정도를 쉬는데, 긴장하며 보트를 타고 왔기 때문에 허기가 질 것이다. 먹을 것을 준비해 간다면 좋을 것이다.

 

팍상한 폭포. 이 짧은 2시간 동안 인간은 자신의 역동적인 힘으로 자연을 거슬러 오르고, 그 자연의 거대함을 보고, 또 자연에 순응하여 내려간다. 삶의 한 단면을 보게 되는 이 여정 동안 우리는 자연과의 새로운 교감을 갖게 되는 것이다. 필리핀에 방문하게 된다면 이 팍상한 폭포는 반드시 들러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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