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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땀한땀 정성으로 만든 크래프트, 남미에서 만난 공예품 시장

작성일2012.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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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었다. 야시장을 구경하러 밤 산책을 나섰던 길, 핫도그를 맛있게 먹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고 싶어 카메라를 가방 안에서 꺼냈고 한 컷의 사진을 찍는 그 찰나에 순간에 가방 속에 있던 지갑이 사라졌다.

볼리비아 라파즈에서 일어난 일이다.

 

 

 

 

 

기자가 ‘마녀시장’을 찾았던 건 하루전날 야시장에서 소매치기를 당한 후 보기만 해도 속이 상하는 가방을 대신할 새 가방이 필요해서였다. 대체 왜 내가 표적이 되어 그런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렸을까. 내가 그리도 멍청해 보였나. 여권을 잃어버리지 않은걸, 몸 다치지 않은 걸 감사해야 하나. 소매치기 사건 이후 스스로의 ‘아둔함’을 탓하는 질문들이 끊임없이 머릿속을 배회하며 하루 종일 기분이 땅바닥으로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마녀시장에 들어서는 순간 형형색색의 화려한 직물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는 그곳의 첫인상은 복잡한 기분을 잊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알록달록, 형형색색.

화려한 색감을 표현하는 단어 중 이 보다 더 적합한 표현이 있다면 모두 가져다 써보고 싶은 풍경이었다. 동물의 뼈, 말린 가죽, 주술적 행위를 돕는 물품 등 보기만 해도 섬뜩해지는 물건들이 많이 있어 ‘마녀시장’ 이라는 이름으로 불린다는 이 시장. 관광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문화 충격’을 일으키는 물건들은 조금씩 사라지고 지금의 형형색색 직물 시장의 모습을 갖추었다고 한다.

잉카의 신이 무늬로 그려진 카페트, 목에 한번 휘감으면 어떤 악세서리보다 눈에 띌것 같은 스카프, 손으로 만든 듬성한 흔적들이 그대로 보이는 인형 등,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공예품들이 길 양쪽의 상점에 다양하게 진열되어 있었다. 가게 앞 햇볕이 잘 드는 벤치에 앉은 여인들은 손뜨개로 끊임없이 무언가를 만들고 있었고, 낯선 얼굴을 한 동양인을 바라보는 동네 총각들은 짧은 영어로 인사를 나누었다.

 

 

 

 

 

 

시장구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전부리. 마녀시장에서 선택한건 생과일을 짜낸 오렌지 주스다. 우리 돈 400원 정도면 오렌지 7-8개를 짜낸 생즙 주스한잔을 맛볼 수 있다. 리어카에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오렌지 껍질하며, 쑥쓰럽게 웃으시는 주인아저씨의 표정하며 - 마녀시장에서 만난 볼리비아의 진솔한 풍경이다.

속상한 일을 잊게 만들어 줄 새 가방도 하나 골랐다. 한국에서 라면 지나친 색감과 어딘지 모르게 조금 촌스러워 보이는 느낌에 절대로 손이 가지 않았을 법 한 모습을 했지만 이 시장에서 만큼은 유난히 더 예뻐 보였던 가방. 남아있는 25일의 남미여행 일정동안 튼튼한 지퍼와 짜임새가 좋은 천으로 소지품들을 잘 지켜준 럭키 가방이 되었다.

 

 

화려한 색감이 눈을 현혹해 복잡한 고민마저 잊게 했던 라파즈의 마녀시장. 남미와 가장 잘 어울리는 악세서리를 찾고 있다면, 묘한 기운이 감도는 볼리비아의 공예품 시장이 궁금하다면, 라파즈의 마녀시장으로 향해보자.

 

 

 

 

 

유난히 하늘이 파란날 이었다. 짚으로 얼기설기 엮어 만든 간이 가게들이 매표소 입구 앞 작은 광장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오얀따이땀보, 이름마저 생소하게 들리는 이곳은 페루의 깊숙한 산자락에 위치한 작은 도시다. 이 작은 산골에선 커다란 배낭을 맨 외국인들을 만나는 의외의 경험을 자주 하게 되는데 이곳이 바로 그 이름도 유명한 ‘마추픽추’로 향하는 중간 지점이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남미 여행’에 대해 막연한 환상을 갖게 하는데 가장 큰 역할을 한다는 잉카문명의 꽃 마추픽추.

 

관광객들은 마추픽추로 향하는 여정을 꾸스꼬라는 도시에서 시작한다. 기차나 버스를 이용해 이곳 오얀따이땀보까지 와서 마추픽추로 가는 다른 교통수단으로 갈아타기도 하고 마추픽추까지 3박 4일을 걸어가는 '잉카 트레일'을 시작하기도 하기도 해 이곳은 잉카의 마지막 요새로 향하는 거의 대부분의 여행자들이 거치는 도시인 셈이다.

 

 

 

 

 

 

마녀시장이 직물 공예품으로 가득 뒤 덮혀 있었다면 이곳은 작은 악세서리, 인형 공예품들이 더 눈에 들어왔다. 관광객들이 많은 장소답게 부피가 작으면서도 남미 색채를 담고 있는 공예품들이 대부분이었다.

열 개를 만들면 제각기 모양이 다른 열 개의 제품이 탄생한다는 것이 핸드메이드의 장점. 비슷한듯하면서도 손으로 다듬은 모양새는 조금씩 달라보였다. 기계로 만든 제품에선 볼 수 없는 ‘랜덤 손재주’ 다. 프랑스에서 온 한 관광객이 같은 모양의 인형을 40개를 사갔다고 이야기 하는 주인아저씨의 눈빛은 자부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마추픽추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도시들은 기본 평균 해발고도 3000m 를 자랑한다. 백두산 높이 되는 고산지대에 도시를 세우고 살아가는 사람들은 밤이면 세차게 몰아치는 바람과 서슬 퍼렇게 시린 추위에 대비해 두툼한 직물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닌다. 마녀시장에서 본 스카프가 장식이나 멋을 위한 것 이었다면 오얀따이땀보의 시장에서 만난 것은 ‘보온’을 위한 것임은 얼추 손으로 느껴지는 감촉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남미를 떠올릴 때 생각하는 것이 바로 열정적인 춤, 음악, 흥에 겨운 사람들 인데- 이곳 재래시장에는 그 음악에 장단을 맞춰줄 신기한 악기들도 즐비했다. 가로로 세워 입을 움직여 불면 원통의 길이에 따라 다른 소리를 내는 대나무 통 피리부터, 흔히 보는 기타보다 바디의 형태가 거의 ‘구’ 모양에 가까워 울림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리는 남미의 전통 기타까지. 이국적인 향이 물씬 풍기는 공예품 시장의 풍경이었다.

 

 

눈부시게 화려한 색감으로 관광객들을 유혹하는 곳, 장인의 정성으로 한땀한땀 빚어 만든 핸드메이드 공예품이 아름다운 곳. 남미의 색채를 그대로 담고 있는 공예품 시장에서 봄 나들이에 어울리는 원색의 스카프 하나를 골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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