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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듣고, 즐기는 지하철

작성일2012.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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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뚜벅이들에게는 없어선 안 될 존재인 지하철. 지하철은 단순한 교통수단이 아니다. 사람들을 전국 방방곡곡으로 실어 나르고 사람들의 발이 되어주는 참 고마운 지하철은 이제 사람들의 눈과 귀까지 즐겁게 해주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지하철의 다양한 문화공간, 과연 어떤 멋진 곳들이 있을까

 

 

    종로구에는 경복궁, 창덕궁, 창경궁 등 유난히 많은 고궁이 자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터줏대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이 궁궐 중에서도 조선시대에 가장 먼저 지어진 경복궁은 조선 왕조의 법궁이다. 경복궁 가까이에는 그 이름을 따 만든 경복궁역이 있다. 경복궁에 인접한 역이기에 아마 역 이름을 경복궁역이라 붙였으리라. 경복궁역은 여느 지하철 역과는 사뭇 다르다. 지하철 3호선을 타고 경복궁역에서 내리면 느껴지는 비장함이 예사롭지 않다. 개표구를 통과해 나오면 탁 트인 넓은 공간이 나오는데, 이 웅장한 공간이 바로 ‘서울메트로 미술관’이다. 우리 전통이 살아 숨쉬는 곳의 가운데 미술관이 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아치형의 세련된 천장이 서울메트로 미술관에 웅장함을 더한다.

 

   서울메트로에서 운영하는 미술 전시관은 혜화 전시관과 서울대입구 전시관을 포함해 총 세 군데인데, 이 중 경복궁역에 위치한 서울메트로 미술관이 그 규모가 가장 크다. 또한, 혜화 전시관과 서울대입구 전시관은 작품만을 위한 공간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벽면에 작품을 전시해 놓는데 그치는 반면에 서울메트로 미술관은 여느 미술관과 다를 바 없이 조명 등을 모두 갖추었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  경복궁역 지하 1층에 위치한 서울메트로 미술관은 1관과 2관으로 나뉘어 있는데, 그 규모가 총 990㎡ 에 달한다. 벽면에는 여러 작품이 전시돼 있고, 작품은 오가는 사람들의 바쁜 발길을 사로잡는다. 간간히 작품 앞에 놓은 꽃다발이나 작은 선물 같은 것들도 보인다. 아마 작가에 대한 고마운 마음의 표시일 것이다.

   이곳에서는 3D 입체 작품 전시회부터 야경 동호회 작품 전시회까지 다양한 전시회가 열린다. 따로 입장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입장료가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하루 평균 방문자 수는 가늠하기 어렵다고 한다.  지하철 3호선 경복궁역 수송 인원은 하루 평균 약 2만 2천 여 명이라고 하는데, 이러한 사실에 비추어 볼 때 서울메트로 미술관을 방문하는 관람객들도 상당히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하철 이용객들이 서울메트로 미술관에서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

 

    일에 치여 하루 하루를 바쁘게 살아가는 요즘 사람들을 보면, 과연 문화생활을 즐길 여유가 있을까 싶다. 아무리 주말은 휴일이라지만, 학생들은 학원에 다니느라, 직장인들은 못다 취한 휴식을 취하느라 바쁠 것이고 어쩌다 하루 쉬는 날이 있다 하더라도 과연 그 시간을 미술관에서 여유롭게 보낼 사람들이 많을지는 의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울메트로 미술관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굳이 일부러 찾아가지 않아도 작품을 감상하고 짬짬이 예술을 즐길 수 있는 문화공간이기에 바쁜 현대인과 참으로 잘 어울리는 공간이다. “지하철=시민의 발”이라는 공식을 깬 사고의 전환이 가져다 준 결과가 아닐까 싶다.

 

* 미술관은 일년 내내 운영이 되고, 9~12월 사이에는 거의 매일 전시회가 열리고 있으며 그 외의 기간에는 적어도 한 달의 반 이상은 전시회를 주최하고 있다고 한다. 개장 시간은 7:00~22:00 이다. 미술관은 지하철 3호선 경복궁 역내에 위치하고 있으며, 개장 시간은 7:00~22:00 이다. 관람요금은 따로 없다.     

 

 

    과거 1960~70년대의 충무로가 영화사가 즐비한 문화, 예술, 그리고 영화인의 거리였다면, 오늘날의 충무로는 비록 영화사는 많이 없을지언정 한국 영화를 상징하는 곳으로 자리잡았다. 영화의 메카, 충무로! 영화사에 한 획을 제대로 그은 충무로답게, 충무로역에도 예술의 공간이 자리잡고 있다. 역의 끝에서 끝으로 이어지는 통로에 자리잡고 있는 곳은 바로 ‘오!재미동’이다. 그 이름에서부터 벌써 궁금증을 유발하는 미스테리한 곳이 틀림없다. 하지만 한 번 방문하게 되면 연신 ‘오! 재미있군!’를 외치며 나오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오!재미동’은 충무로 영상센터이다. 이름은 장황하지만, 그에 반해 너무나도 편안하고 편리한 공간이다.

 

▲시민들이 오!재미동에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다른 문화공간들과는 달리, '오!재미동'은 보고 듣는 재미 외에도 직접 즐기는 재미가 쏠쏠한 공간이다. 단순히 보고 듣는 것이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직접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이 특이하다. ‘오!재미동’의 자동문을 열고 들어서면, 쾌적하고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아늑한 공간이 펼쳐진다. 영상센터라는 거한 명칭보다는 ‘카페 같은 복합적인 공간’이라는 수식어가 더욱 어울릴법한 공간이다. 왼쪽 선반에는 약 2,500여 개의 DVD가 차곡차곡 정리돼 있고, 우측으로는 충무로 역 복도가 훤히 보이는 통유리가 있다. 긴 복도를 지나면 다소 어두운 공간이 나오는데, 이 곳이 바로 무료로 DVD를 즐길 수 있는 나만의 공간이다. 칸막이로 구분되어 있는 이곳은, 1:1 개인 영화관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복도의 끝에는 작은 테이블과 의자 몇 개가 놓여져 있고, 벽에는 ‘오!재미동’을 오간 사람들의 사진 등 발자취가 남겨져 있다.

    

▲시민들이 무료 영화 관람을 즐기고 있다.

 

    뿐만 아니라, ‘오!재미동’은 독립영화 살리기에도 앞장선다. 매월 독립영화 상영전이 열리는데, 감독과 개인적으로 대화하고 소통하는 시간도 별도로 주어진다고 하니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운 공간이 아닐 수 없다.

    또한 편집할 곳이 마땅치 않고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못한 사람들을 위한 편집실도 마련되어 있다. 편집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는 것은 물론이고 무려 7대의 편집기가 마련돼 있기 때문에 누구든지 소정의 비용만 지불하면 부담 없이 편집기를 사용할 수 있다.

 

*'오!재미동'은 공휴일과 일요일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개장 시간은 11:00~20:00 이다.

 

    건대입구역은 더 이상 단순한 ‘대학교 근처 역’이 아니다. 건대입구역이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 것은 분명하다. 건대입구역에서 내려 출구 쪽으로 걸어가다 보면 익숙지는 않지만 흥겨운 음악이 들린다. 음악이 꽤나 생소한 것이, 우리나라 음악 같지는 않다. 그 음악을 따라 발걸음을 하다 보면 어느새 눈 앞에는 안데스 민속 음악 공연이 펼쳐지고 있다. 오늘의 공연자는 ‘올란도’이다. 올란도는 지하철 이곳 저곳을 다니며 안데스 민속 음악을 들려주는 예술가이다. 연륜이 묻어나는 희끗희끗한 머리는 하나로 질끈 묶어 예술인다운 면모를 보여주고 있었다. 안데스 민속 음악에 있어 빠질 수 없는 대표 악기인 산뽀니아(Zamponia). 올란도는 산뽀니아에 쉴새 없이 바람을 불어 넣으며 지칠 줄 모르는 그만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듯했다.

 

▲안데스 민속 음악 연주자 ‘올란도’가 건대 입구 역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

 

    안데스 민속 음악은 구슬프면서도 흥겨운 음색을 지녔다.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의 ‘한’이라는 정서와 맞아 떨어지는 듯 하지만, 한편으로는 흥겨움을 자아내는 매력적인 음악이다. 또한, 악기와 자연의 소리가 어우러져 자연이 빚어낸 소리를 그대로 전해주는 듯하다. 가만히 듣고 있노라면 스산한 바람소리 같기도 하고, 맑고 깨끗한 단소 소리와도 비슷한 것 같다. 정말 귀가 호강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아름다운 선율을 자랑한다.

    오랫동안 한 자리에 가만히 서서 음악을 감상하던 한 중년의 관람객은, “사람들이 바쁘게만 움직이는 지하철이라는 삭막한 공간에 이런 공연은 산소 같은 존재이다. 비록 서서 듣고 가는 사람들이 많지는 않더라도 갈 길을 가면서 귀로는 다 듣고 있다”며 이러한 문화공간을 ‘참 좋은 공간’이라고 평가했다. 또한, “외국인이 자신의 문화를 공유함으로써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자는 좋은 취지인 것 같다”며 공연에 대한 흡족한 마음을 표현했다. 그도 그럴 것이, 필자가 발길을 옮겨 지하철 2호선으로 향하는 내내 산뽀니아의 선율이 귓가에 맴돌았다. 그 소리가 얼마나 맑고 깨끗한지 멀리까지 울려 퍼지며 사람들의 귀를 즐겁게 해 주었다.

 

* 공연 일정은 고정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공연 일정을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다. 상시 공연 일정은 서울메트로 사이트(http://seoulmetro.c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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