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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안그리는 미대생도 있다고?

작성일2012.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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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인터넷에서 요즘 '대학 학과 별 공감들' 이란 자료가 인기다. 보는 이들의 공감을 불러 일으켜 웃음을 짓게 하지만 한편으로는 각 학과별 정보부족의 실태를 보여주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 든다. 공대=기계, 미대=그림, 음대=악기라는 공식은 대부분의 사람들 머릿속에 굳건히 자리잡혀있다.

 

"사람들에게 미대생이라고 하면 그저 그림만 그리는 학생인줄 알고 대뜸 그림부터 그려달라고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아요. 정확한 전공을 말하고 나면 그게 무슨 관지 무엇을 배우는지 다시 물어보곤 하죠."

숙명여대 공예과에 재학 중인 소정선 씨(24)는 미대라고 해서 다 똑같은 커리큘럼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그 안에서도 각각의 색을 내는 다양한 전공이 있다는 것을 알아주었으면 하는 마음을 보였다.

 

하나의 음악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에서 다양한 악기들이 소리를 내며 조화를 이루듯 미술대학에서도 수많은 전공들이 존재하고 있다. 가깝고도 먼 다양한 전공 특성과 각각 미술전공자들의 캠퍼스라이프를 들어보자!

 

 

 

chapter 1.

 

공예과는 그 안에서도 다양한 전공들이 있다. 도자, 섬유 ,금속, 목칠, 유리 등등 각 재료에 따라 세부전공으로 나뉜다. 주로 일 학년 때 가장 기초적인 작업방식과 미술 전 영역을 총체적으로 터득하고 학년이 올라갈수록 재료와 기법 등을 연구하는 전문 과정을 배우며 비로소 4학년이 되면 자신의 창의적 발상과 조형성을 작품으로 기획 · 제작 · 전시 전문적인 기술을 하게 된다.

 

 

 

물레성형을 배우는 소정선 씨의 작업 모습. (사진=이정윤)

 

체대보다 강한 체력

 여대생이라고 하기엔 부끄러운 복장과 지친기색들이 보이는 공예과. 그들의 일상에 대해 물어보았다. 소정선 씨(공예과 09학번)는 공예과를 다니며 저절로 체력이 강해졌다고 말한다. 남들보다 왜소한 체구 때문에 어렸을 때부터 팔씨름은 한 번도 이겨 본 적이 없었지만 그랬던 그녀를 강하게 키워준 것은 바로 '물레성형' 작업 이였다.

 

 "물레작업을 보면 누구나 다 할 수 있을 것 같고 재밌고 쉬워 보이잖아요. 근데 직접해보니 힘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작업인걸 알고 정말 놀랬었죠."

 "공예과는 다른 전공들에 비해 체력이 가장 많이 필요한 전공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체력만큼 중요한건 인내와 끈기죠. 신입생 때 성질 급한 동기가 한명 있었는데 결국 못 견디고 다른 학교로 편입한 경우도 있었어요."

 

한 번에 끝낼 수 있는 작업들이 아니기에 꾸준한 시간동안 지켜보고 계속해서 다듬어야 하는, 그래야만 하나의 완성품이 탄생하는 공예과. 언제 끝이 날지 모르는 야간작업과 몸으로 직접 만드는 작업이기에 체력적 소모가 가장 크다.

 

 

 

공예과의 지친모습과 작업실 풍경.

 

하루에도 몇 번이나 오고가는 작업실.

 공예인들은 등교를 하고 가장 먼저 가봐야 할 곳은 교양 강의실이 아닌 작업실이다. 전날 만든 기물들을 보며 밤새 잘 말랐는지, 어디 흠집은 없는지 확인을 해야 그날하루가 불안하지 않다.

"흙먼지, 금속가루 날리는 공간에서 반나절 있다 보면 바깥세상이 궁금해질 정도에요." 5월 대학가가 가장 시끄러워지는 축제기간에도 작업실에서 바깥의 축제음악소리를 들으며 작업을 했지만 이토록 열심히 매진해도 결과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것이 가장 힘들다.

"아무리 열심히 만들었다한들 단한번의 실수로 이때까지 작업들이 모두 물거품이 되는 경우가 허다했어요." 공예는 다양한 변수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꾸준히 작업대 앞에 서 있어야한다. 작업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야 직접 지켜보는 그 과정을 통해 실패확률은 적어지고 작품의 완성도는 더 높아질 수 있는 것이다.

 

 

마케팅과 공예과

 개인 도자공방을 운영하고 있는 김성주 작가의 말을 들어보았다.

개인 공방 같은 경우 그 안에서 작품디자인부터 홍보, 마케팅, 판매까지 작가에 의해 직접 이루어지는데요. 개인공방의 가장 힘든 점은 바로 판매 루트입니다. 작가가 모두 책임지기에는 그 루트가 정확히 구체적으로 제시가 안 되어있어 있습니다. 때문에 작가를 도와줄 수 있는 마케팅, 홍보업체가 따로 있다면 한국의 개인공방시장에도 굉장히 도움이 되겠죠.”

아직 정부의 예술분야 지원 부족으로 한국 공예작가들의 판매, 홍보는 작가 그 자신들이 직접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때문에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홍보, 마케팅 분야는 주로 작가를 지망하는 공예인들에게 있어 매우 도움이 되고 필수적인 분야이다.

 

그 예로 숙명여대 공예과에서는 축제기간동안 문화상품전을 매년 개최하고 있다. 대학()생들이 직접 만든 작품, 악세사리를 판매하는 장터로 학생들이 직접 제작, 판매를 하면서 작업 뿐 만아니라 마케팅과 홍보 등 여러가지를 함께 배워 갈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자 특징이다.

 

 

 

 

chapter 2.

 

주체적인 자신의 시각을 통해 다양한 회화기법은 연구하며 그려나가는 곳이자 사람들이 생각하는 미대생과 가장 가까운 회화과. 주로 실기력에 중점을 두면서 창의력과 표현력을 향상 시킨 후 현대미술에 맞는 실험정신과 개성 표현을 배울 수 있는 곳이다. 일반사람들이 가장 많이 접해볼 수 있는 작품과 전시가 많은 회화작품으로 현대미술에 좀 더 가까워 질수 있다.

 

 

 

조형작품을 만들고 있는 회화과 신델라 씨(20)

 

"생각도 안나는 어린 시절부터 흥미를 느끼면서 자연스럽게 진로를 이곳으로 정했어요. 다른 길은 한번도 생각하지 않았죠"

어렸을 때부터 미술학원을 다니며 소질을 발견하곤 쭉 이곳으로만 직진해온 신델라 씨(회화과 12학번)는 갓 입학한 파릇파릇한 스무 살 새내기 미대생이다. 회화과는 주로 자신을 탐구하고 생각하며 ''를 솔직하게 표현하는 작업을 가지기에 각자의 ''이 가장 뚜렷하게 나타난다. 회화과의 가장 큰 장점이자 특징은 자신을 알아갈 수 있다는 점이다. 자신을 드러내고 더 솔직해질 수 있는 기회가 남들보다 많이 주어진다. 또한 회화과는 다른 미대 전공에 비해 인원수가 적기 때문에 소수정예로 이루어짐으로써 동기간 서로 친해질 기회가 많다. "인원이 적어서 개개인마다 교수님에게 피드백을 즉각적으로 받을 수 있다는 점 또한 굉장히 좋아요. 재료와 기법을 설명하고 또 들을 기회가 좀 더 많아지는 거죠."

 

 

불확실한 작가로서의 길, 사람들의 시선

 그들에게도 남모를 고민은 존재 했다. 작가로서의 지원이 부족한 실정과 미대생을 바라보는 다른 사람들의 시선이 이들을 힘들게 하는 주 원인이다.

"미술 하는 여자들은 시집만 잘 가면 된다..라는 사상을 가진 분들의 의외로 많이 계세요. 졸업한 후에도 활발히 자신의 작업을 하고 싶은데 이런 사람들의 생각들이 정작 지원부족의 실태보다 저희를 더 힘들게 하는 것 같아요."

 

 

 

회화과 작업실 풍경 (사진=이정윤)

 

이해하기 힘든 회화

 사실 회화작품은 감상자가 이해하기엔 난감한 경우가 종종 있다. 분명 잘 그린 그림인 것 같지만 무엇을 의미하는지, 무엇을 내포하는지 감상자들은 알기 힘들다. 그렇다면 회화과 사람들은 서로의 그림을 이해 할 수 있을까

회화과 전공시간에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발표하고 토론하는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다. 청중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발표함으로서 자신의 작품을 이해하기 쉽게 하는 것이 주목적이다반면 서로의 작품을 평가하고 크리틱을 하는 시간 또한 주어진다. 좀 더 서로의 시야를 넓히고 비평을 들으면서 내가 보지 못했던 내 작품의 부족한 점들을 채우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게 된다.

 

 

 

회화과 작업실 풍경 (사진=이정윤)

 

음악과 미술과의 교류

 자신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분야는 바로 미술과 음악이다. 그렇기에 신델라 씨는 음악과의 교류가 좀 더 활발히 일어날 수 있다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다.

음악을 듣고 영감을 받아 미술을 하고 그 반대로 미술작품을 보고 영감을 받아 작곡을 하는, 그런 예술교류가 활발히 일어났으면 합니다. 창의성을 가지고 남들과는 다른 시선으로 나만의 아이덴티티를 찾아가는 매력적인 방법인것 같아요."

작품이 곧 나 자신이 되고 내가 작품으로 표현되는 회화과의 매력이 느껴지는가 자신이 가지고 있는 좁은 틀 안에서 빨리 벗어나 많은 것을 보고 시야를 넓히며 자신의 색을 빨리 찾아간다면 그리 멀지않은 분야가 될 것이다.

 

 

 

 

 

정보를 시각화하여 전달하는 시각영상디자인, 첨단 디지털 산업사회에서 요구하는 라이프스타일을 만드는 산업디자인, 공간으로 정의하는 모든 영역을 디자인하는 환경건축디자인 등등 디자인은 그야말로 현대사회의 중심이 되는 영역이다. 우리 삶은 디자인 속에 있다. 우리가 잠이 드는 침대, 매일같이 함께하는 핸드폰도 디자인.까지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부터 눈을 감는 순간까지 모두 디자인의 산물이다. 유난히 멋쟁이들이 많은 디자인과. 이들의 캠퍼스라이프에 대해 물어보았다.

 

 

최선의 디자인을 얻기 위한 브레인스토밍 장면. (출처=photo pin)

 

캠퍼스라이프 = 컴퓨터 모니터 앞

화려할 것 같은 이들의 캠퍼스 라이프의 80%는 컴퓨터 앞에서 보내며 나머지 20%는 현장조사, 브레인스토밍을 한다. 컴퓨터 작업으로 시작해서 컴퓨터 작업으로 끝나지만, 아니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체력이 꼭 필요하다. 장시간 동안 컴퓨터 화면을 봐야하기 때문에 눈에 피로가 쌓여 시력이 많이 안 좋아지고 움직임이 거의 없는 작업이라 허리통증, 손목의 무리가 오게 된다.

손주혜 씨(산업디자인과 09학번)의 말에 따르면 디자인과는 자기관리가 굉장히 철저하게 이루어져야 해요. 움직임이 없고 밤샘작업이 많기 때문에 체력이 망가지는 경우가 허다하거든요. 끝까지 가기위해선 누가 말하기 전에 알아서 자신을 챙겨야합니다.” 이처럼 우리가 생각한 디자인학생들의 카페에 앉아 제품디자인 스케치를 하는 여유로운 장면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내가 직접 디자인한 세상 유일한 선물.

 주로 개인 작업이 많고 학과 안에 사람이 많아 친해지기 힘들어 소소한 재미는 타과에 비해 떨어지는 디자인과. 과연 그들 안에서는 어떠한 소소한 에피소드가 있을까

이미 친구들의 커플 티는 여러 번 제작해봤고 배워둔 편집디자인으로 자신만의 책도 냈다는 정기윤씨(시각디자인과 09학번). 자신이 속한 동아리 홍보물 제작은 물론 심지어 전공에서 배운 포토샵기술 덕에 졸업앨범 프로필사진을 보정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적도 있다. 전공에서 배운 기술은 실생활에서 두루두루 쓸 수 있다는 점이 굉장히 좋다고 한다.

남자친구 생일 선물로 남자친구 캐릭터를 직접 디자인해서 편지를 썼어요. 아 물론 편지지 디자인도 제가 다했죠.” 이 뿐만이 아니다. 영상디자인 분야는 특별한 날 이벤트를 꾸밀 수 있어 따로 돈이 들어갈 필요도 없다고 한다.

큰 돈 안들이고 받는 사람에게 감동과 만족을 모두 줄 수 있는 선물을 할 수 있다는 점이 디자인과만의 소소한 에피소드인 것 같아요.”

 

 

현대사회 최고의 디자인으로 평가 받고 있는 ipod 디자인의 시대별 시리즈.

 

시대와 함께 사람과 함께 발전하는 디자인.

 의외로 디자인은 넓은 지식이 필요하다. 디자인분야의 경쟁력은 남들보다 앞서서 시대흐름을 파악하고 최신정보에 먼저 다가서야지 얻을 수 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방향과 시대의 변화와 흐름에 계속 변화를 알고 항상 그 시대의 트랜드에 주목하면서 신문이나 책을 많이 보며 학습해야 한다.

디자인은 자신만의 색으로 할 수 없는, 소비자의 입장에 맞추어 수정이 끊임없이 일어나므로 정신적 소모가 크게 일어난다. 그렇기에 산업디자인 전공 손주혜 씨는  디자인 수업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배우고자 하는 마인드라고 한다.

처음에 열심히 하던 친구들도 어려운 수업과 감당하기 벅찬 과제들 때문에 한 두명씩 수업을 포기하더라구요.” 회화과와는 달리 나만의 확고한 디자인을 얻기 힘들고 공예과와는 달리 숙련된 전문기술이 필요 없는 디자인. 매번 바뀌는 경향으로 스스로가 갈고 닦으며 책임감을 가져야 이 세계에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심리학을 알면 디자인이 보인다.

 디자인은 자신의 개성보다 소비자의 마음을 얻어야하기 때문에 상대방 심리를 잘 파악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일학년 때 학교는 거의 나오지 않고 놀기만 했던 친구가 있었는데 지금은 항상 저보다 좋은 결과를 얻더라구요.” 결국 여러 가지 환경에서 생활을 하면서 그것에 맞는 소비자 심리를 읽기 편하기에 더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현재 디자인과 학생들은 개인위주인 작업환경으로 인해 만나는 사람이 디자인과 내로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 디자인과는 커뮤니케이션,즉 소통이 중점적인 만큼 항상 의사소통에 중시해야 하고 다방면적 사고가 필요하다. 결국 아이디어 싸움으로 승부하기에 노는 것 역시 두려워 하지 말고 여러 방면에서 참여하며 편협한 사고를 방지해야 한다.

 

 

 

새벽 2시 미술대학 내의 풍경. (사진=이정윤)

 

"미대생은 전공시험이 없으니 부럽다는 소리가 가장 이해가 안돼요."

"고등학교 때 막연히 상상하던 미대생의 이미지는 입학과 함께 사라졌어요."

"주말에도 학교에 나가는 건 너무 당연한 일이 되어버렸죠."

전공 불문하고 미대생 이라면 한번이상 말해봤을 법한 대사다. 밤을 새는 야간작업과 씻지 못하는 비위생적인 환경에서도 그토록 힘든 작업을 지금까지 버텨올 수 있었던 이유를 물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내 작품을 봤을 땐 그동안의 고생은 다 잊혀지거든요."

자신의 분야에서 열심히 꿈을 펼치고 있는 그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내 주고 싶다. 모두가 집에 돌아가고 난 어두운 대학 캠퍼스. 그들이 있기에 아직 미술대학은 여전히 환하게 빛나고 있다.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각자의 색을 가지는 미대안의 전공들.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어디에 가장 끌리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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