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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미술관에서 만나는 아티스틱 캠퍼스 라이프

작성일2012.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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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친구들과 오랜만에 모인 자리. 어디를 갈까 이야기가 한창인 친구들을 둘러본다. 그 사이에서 '이번에 새로 열리는 국립중앙박물관의 천하제일 비색청자, 보러 가지 않을래' 하고 말을 꺼내기란 쉽지 않다. 친구들 모두가 예술에 관심이 깊지 않다면 말이다. 물론 이건 꼭 친구와 있을 때뿐만 아니다. 시험공부와 스펙 쌓기에 지친 대학생 혼자 황금 같은 휴일에 시간을 내어 버스와 지하철 안에서 시달리길 몇 십 분, 익숙하지 않은 미술관을 찾는 건 어쩌면 평점 4.0을 매 학기 찍는 것처럼 어색하고 어려운 일일지도 모르겠다.

 

이렇듯이 대학생이 예술을 일상에서 만나기란 어렵다. 그렇다면 만약 대학 캠퍼스에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이 열려 있다면 어떨까. 점심을 먹다가 문득 발을 옮겨 잠시 둘러보고 나올 수 있는 미술관. 공강 시간에 할 일이 없을 때, 시간을 때우기 위해 찾아가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미술관. 만약 이런 미술관이 있다면, 대학생에게 예술은 여전히 먼 존재로만 느껴질까

 

캠퍼스와 예술을 이어주는 대학미술관, 서울대학교의 MoA에서 질문의 답을 찾아보자.

 

 

서울대학교 정문 바로 옆에 위치한 MoA는 대한민국 최초의 대학미술관이다. 1995년 건립안을 세워 무려 11년의 준비 기간을 거쳐 2006년에 완공되었다. 오랜 기간 공을 들여 만든 만큼, MoA는 현대 도시건축 설계와 건축이론 분야의 최고 권위자인 건축가 렘 쿨하스 (Rem Koolhaas)의 설계로 무려 지상 3층, 지하 3층의 6층의 건물에 갤러리, 미디어 전시실, 대강당, 강의실, 교육시설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어졌다. 모든 층과 전시실 사이를 경계를 없애 6층의 모든 공간이 이어지는 유기성을 갖추도록 만들어진 것이 특징적이다.

 

MoA는 서울대학교의 ‘샤’ 건축물을 지난 뒤 왼쪽으로 꺾으면 바로 시야에 들어온다. 이는 단순히 서울대학교 미술관으로서의 역할 뿐만 아니라 관악구 주민을 위한 미술관으로서의 역할을 고려하여 최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정문 옆을 선택한 것이다. 캠퍼스 내부에서도 경영대와 사회대에서 도보로 10분, 인문대에서 도보로 15분밖에 걸리지 않는 뛰어난 접근성을 자랑한다. 이와 동시에, 서울대학교 버스정류장에서 샛길을 통해 바로 연결되어 있어 학교 외부와의 접근성 역시 뛰어나다. 버스정류장 뒤편으로 펼쳐진 공터에는 MoA의 작품과 관련된 안내 시설물이 서 있어 주민과 재학생에게 현재 전시 중인 작품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MoA는 현대 미술, 세계의 고전, 미디어아트, 음악, 패션, 사회 등 폭 넓은 분야의 예술 작품을 다양한 방식으로 전시해왔다. 예를 들어 “주세페 베르디 헌정 전시회”는 미디어복합적인 모아의 특성을 살려 전 층을 이용해 개최되었으며, 오페라 공연과 함께 관람할 수 있어 관람객의 시각과 청각을 함께 충족시켰다.

 

물론 MoA에서는 주세페 베르디 헌정 전시회처럼 클래식한 주제만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대학생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전시회를 다수 개최하고 있다.

 

외부 전시물 사진에 보이는 “VOGUE MOMENT” 전시회나 “동상이몽” 전시회는 6월 3일까지 전시되었다. 그 중에서도 “VOGUE MOMENT”는 패션과 현대 미술 그리고 이에 대한 사회적 비판이 담긴 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현재 전시 중인 “피터 옌슨의 뮤즈들” 전시회 역시 영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피터 옌슨의 옷과 그의 뮤즈들에 대한 설명을 함께 즐길 수 있다. 더욱이 지하층에서는 영상예술로서 재편집한 피터 옌슨의 런웨이가 상영되고 있다. 관객이 단순히 걸려 있는 작품을 보는 데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방식으로 그와 접할 수 있는 통로를 열어놓는 것이 MoA 전시회의 장점이라 할 수 있다.

 

“피터 옌슨의 뮤즈들” 전시회는 7월 8일까지 개최하며, 7월 중순부터는 서울대학교 미술대학과 연계한 전시회를 열 예정으로 20대 예술학도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그렇다면 서두에 던진 말대로 MoA는 정말로 대학생과 예술의 거리를 좁히고 있을까

 

마침 모아 미디어룸의 테이블에 앉아 있던 박 양(정치외교학과, 10학번)을 만나 간단한 인터뷰를 시도했다. 그녀의 테이블 위에는 전공과목의 유인물이 가득했다. 시험공부와 기분전환을 겸해 자주 MoA를 찾는다는 그녀는 MoA의 가장 큰 매력을 높게 트인 천장에서 오는 해방감과 조용한 분위기를 갖춘 카페로 꼽았다.

 

 

 

MoA 카페는 전시실과 카페가 합쳐진 공간이다. 벽면 가득 도자기가 전시되어 있고 빨간 아폴로 머리를 한 설치 작품이 계단 옆을 장식하고 있다. 또한 바닥의 넓은 공간을 이용해 영상예술이 끊임없이 흘러나온다. 전시실로서의 비중이 크기 때문에 MoA 카페의 실질적인 크기는 두 벽을 가득 메운 전시실 사이 1.8m 폭의 좁은 입구가 전부다.

 

MoA 카페는 커피부터 쉐이크, 생과일 주스 등 다양한 음료와 함께 마들렌과 같은 간단한 베이커리를 제공한다. 3000원대에서 대부분의 음료를 즐길 수 있으니 외부 카페에 비해 저렴할 뿐만 아니라 맛으로도 학생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 MoA 카페는 MoA 내부와 외부에서 모두 이용할 수 있는데, 버스정류장에 가는 길에 잠시 들러 음료를 테이크아웃해가는 학생 역시 많다고 한다.

 

박 양의 말에 따르면 공강 시간에 친구들끼리 모여 쉐이크를 먹으러 오거나, 여럿이서 과제를 할 때에도 MoA를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층과 전시실간의 구분이 없는 MoA의 특성상 카페에 앉아 영상전시물을 관람할 수 있으며 잠시 발을 옮겨 예술품을 구경할 수도 있어 인기 있는 모임 장소라고 한다.

 

 

 

MoA 입구에서 근무하는 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MoA의 1일 이용객 150~180명 중 40~50% 가량이 재학생이며 전시회 관람과 더불어 미디어룸이나 MoA카페에 앉아 공부를 하거나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내는 학생이 적지 않다고 한다.

 

이렇듯이 실제로 MoA는 서울대학교 재학생에게 만남의 공간이면서 학습의 공간이자 휴식의 공간이기도 한 것이다. 이 정도 되면 MoA는 대학생의 일상 속에 예술을 끌어들였다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지 않을까.

 

외국의 대학교마다 하나씩 자리하고 있는 대학미술관에 비해 한국의 대학미술관은 짧은 역사만큼 그 수도 시설도 미비하다. 문화와 일상의 통합은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에서 나아가 정신적으로 풍요로운 삶을 지향하는 현대인에게 있어 중요한 화두가 되고 있다.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전자기기며 예술가와 콜라보레이션한 생활용품의 디자인까지 일상과 다양한 형식으로 붐이 일고 있지만 여전히 거리는 멀다.

 

어떻게 하면 예술이 일탈이 아니라 일상이 될 수 있을까. 답은 다양하지만, 결국 중요한 것은 습관을 통한 익숙해짐이 아닐까 한다. 가깝게, 쉽게, 즐거이 찾을 수 있는 미술관은 누군가의 삶을 예술과 함께 할 수 있도록 바꿔줄 것이다. 그 시작에는, 대학미술관이 분명히 좋은 계기가 되어 주리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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