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우리 같이 S.P.E.C (Saving People, Encouraging Community) 쌓을래?

작성일2012.06.10

이미지 갯수image 10

작성자 : 기자단

 

 

스펙(SPEC)

[명사]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학력, 학점, 토익 점수 따위를 합한 것을 이르는 말.

Specification(사양)의 줄임 말.

 

 

 

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지난 해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청년실업률은 16.7%에 달한다.

 

대학생들은 그 16.7%에 속하지 않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열심히 ‘스펙쌓기’ 중이다. 학점관리, 자격증 취득, 어학연수, 동아리 활동, 대외 활동... 해도 해도 취업의 그 날까지는 갈 길이 멀다. 이러한 상황에서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삶을 돌아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어른들은 취업 기계가 되어버린 대학생들을 비난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현실을 받아들인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의 세태가 옳다고 할 수는 없다!

 

과연 취업과 나누는 삶은 서로 양립할 수밖에 없는 것일까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면서도, 주변을 돌아보고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대학생들은 이제 모두 사라진 걸까

 

여기 맹목적인 취업 스펙이 아닌, 생명을 구하고(Saving People) 이웃사랑을 실천하는(Encouraging Community) 진정한 ‘S.P.E.C’를 쌓고 있는 대학생들이 있다. 직접 활동에 참여하고 취재하면서 느낀 이야기들과 대학생들과의 인터뷰, 그리고 담당 사회복지사 분들의 진솔한 코멘트를 준비했다.

 

, 다들 양심에 찔릴 준비가 되었다면 기사 정독 시작!

 

 

 

 

 

토요일 아침 9. 일명 불금을 포기한 채 아침 일찍 부시시한 모습으로 관악 노인 종합 복지관에 집합한 9명의 대학생들이 있었다.

 

이들은 담당자의 설명을 듣고 2팀으로 나누어 봉사활동을 떠났다. 신림동의 구불구불한 골목길과 가파른 언덕을 지나자, 시에서 지정한 어르신 보금자리가 보였다. 그 곳에는 총 4명의 할머니께서 나라의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계셨고, 이 날 봉사자들의 임무는 보금자리 대청소였다. 참가자들 모두가 양말까지 벗어가며 열심히 청소를 하고, 스스로 일을 찾아서 하는 능동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이 인상적이었다.

 

할머니께서는 요즘 젊은 친구들이 정말 착하다면서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 그렇지만 사실상 봉사활동을 오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중, 고등학생이거나 주부이지, 대학생들은 거의 없다고 하셨다. 와서 힘든 일을 하지 않더라도 와서 곁에 있어주는 것 자체가 좋은 것이니 더 많은 대학생들이 봉사활동에 참여하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셨다.

시험기간인데 여기 왜 오셨어요

 

봉사활동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한 연합 대학생 모임의 회원들로, 한 달에 한 번씩 찾아와 일하고 간다. 강제성이 있는 것도 아닌데 다들 시험을 코 앞에 두고 굳이 봉사활동에 참여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다. 그 정도로 봉사시간이 급했던 것일까

 

백승덕(24, 숭실대) : 저는 이번 봉사활동이 벌써 3번째 입니다. 앞으로도 매 달 참여할 계획이고요. 사실 처음에는 스펙쌓기의 일환으로 참여했습니다. 그렇지만 활동을 하다 보니 누군가를 돕는다는 것이 평소에 늘 해야 하는 것이고, 생활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활의 일부가 되려면 시험 기간을 앞두고 있든 아니든 주기적으로 참여해야겠죠

 

길정환(25, 가천대) : 시험 공부 해서 점수 몇 점 올라가는 것보다, 이렇게 나와서 좋은 일 하는 것이 제 인생에 더 도움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어차피 도서관에 몇 시간 더 있는다고 해서 그 시간 동안 공부를 더 열심히 할 것이라는 보장도 없고요.

 

홍순창(26, 건국대) : 진정한 스펙은 머리 속에서 나오는 지식이 아니라 마음 속에서 나오는 진심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날 참여자의 대부분은 주기적으로 관악 노인 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으며, 이미 저학년 때 봉사활동 시간을 충분히 채운 상태였다. 스펙을 쌓기 위해 억지로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이 중 동덕여대에 재학 중인 22김지수 씨는 복지관에서의 노력봉사뿐만 아니라, ‘배나사라는 교육봉사 동아리에 가입해 대학 입학 때부터 가르쳤던 중학생들을 현재까지도 꾸준히 지도하고 있다.

 

 

주변 친구들은 차라리 그 시간에 다른 스펙을 쌓으라고 이야기하지만,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이 자신의 도움으로 성적도 올리고 미래에 대한 밝은 꿈을 꾸는 모습을 보면 오히려 자신이 더 고맙고 뿌듯하다고 한다.

 

 

자원봉사란 자발적인 자신의 의지로 남을 돕는 것!

 

그렇다면 관악 노인 종합 복지관에서 봉사활동 프로그램을 관리하고 있는 사회복지사 박종철 씨는 대학생들의 봉사활동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저희 복지관에 방문하셔서 봉사활동에 참여하시는 분들은 대부분 개인이 아닌 단체로 오십니다. 단체로 오시는 분들은 어느 정도 목적성을 가지고 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안타깝게도 개인으로 오시는 분들은 많지도 않을뿐더러 사회복지학과에 재학 중인 학생들이거나 단순히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기 위해 오는 대학생들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박종철 씨는 자원봉사란 말 그대로 자발적인 자신의 의지로 남을 돕는 것이기 때문에, 스펙 때문에 형식적으로 참여하는 활동은 진정한 봉사활동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또한 늘 적극적인 자세로, 겸손한 태도를 취하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활동할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봉사활동 시간을 졸업 요건으로 제시하거나 취업 시 가산점을 부여하는 기준으로 세워 강제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홍보와 교육을 통해 어릴 적부터 자발적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하였다.

 

 

 

 

무더웠던 토요일. 20여 명의 사람들이 충정로의 한 사무실로 모였다.

 

재단법인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의 제5기 홍보대사 임명식이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가족 단위로 오신 분들이 주를 이루는 상황에서 대학생 참여자들도 몇 명 찾아볼 수 있었다.

 

4명의 대학생 모두가 이미 장기기증 서약을 한 상태로, 주변에 장기기증 서약의 중요성을 더 널리 알리고자 홍보대사에 지원했다고 하였다. 물론 장기기증 서약을 했다거나 홍보대사로 임명 받았다고 해서 봉사활동 시간을 인정해주거나 특별히 주어지는 혜택은 없다. 다만 스스로가 장기기증 서약의 필요성을 느껴, 주변에 잘 알지 못하거나 오해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 그 자리에 모인 것이다.

 

지난 주 봉사활동 때와 마찬가지로 시험 기간을 앞에 두고도 행사를 위해 강원도에서 온 참여자도 있었으며, 학교에서 홍보활동을 하기 위해 친구들과 다같이 신청했다는 참여자도 있었다. 교육 내내 집중하며 진지하게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모습에서는 진심이 묻어 나왔다.

 

무섭지 않으세요

 

아무리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일이고 대부분이 뇌사 또는 사망 후에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해도, 아직은 유교적 사상이 지배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장기기증 서약을 한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우리보다 가 중요한 시대에서 살고 있는 젊은 대학생이 남을 위해 기꺼이 내 것을 내놓겠다고 하고 있다. 과연 무엇 때문에 이런 중대한 결정을 내린 걸까 무섭지도 않나

 

 

한림대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하고 있는 23세 박영훈씨는 장기기증 서약을 했을 뿐만 아니라 이미 조혈모 세포를 기증한 적도 있다.

 

어린 나이에 이러한 결정을 내린 그가 존경스러웠다.

 

몇 년 전, 영훈씨의 부모님께서 편찮으셔서 입원하신 적이 있다고 한다. 그 때 영훈씨는 세상에 아픈 사람들이 참 많다는 사실을 새삼 알게 되었고많은 사람들이 장기기증을 받으면 나을 수 있다는 것 역시 깨달아 곧 장기기증을 해야겠다고 결심했다.

 

무섭다는 생각보다는 다른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이 더 컸던 것이다.

                                                   

처음에는 부모님께서 많이 반대하셨어요. 장기기증에 대해서 잘 모르고 계셨거든요. 하지만 제 스스로가 이게 맞는 일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부모님의 오해를 풀어드리려고 노력했어요.”

 

실제로 영훈씨는 부모님을 설득하기 위해 자신의 생리학 전공책까지 동원해 장기기증에 대해 설명하였고, 결국은 자신뿐만 아니라 부모님까지 모두 함께 장기기증 서약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오전에 친구들을 만나고 왔는데, 다들 제가 장기기증을 할 것이라고 하면 장기매매랑 연관 지어서 생각을 해요. 안타깝죠. 이런 것들 때문에 여기 이렇게 와서 제대로 교육받기로 한 거예요.”

 

대학 4학년인 그에게 직설적인 질문을 했다. 지금 4학년이면 취업 준비하느라 바빠야 하는 것 아닌지, 기업체들에서 운영하는 서포터즈 프로그램 같은 것에 참여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아닌지. 이에 대해 그는 스펙보다 자신의 가치관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고 대답했다.

 

맹목적으로 취업을 위한 스펙을 쌓는 것이 아니라,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 좋아하는 일을 계속 하다 보면 결국 그 모든 것들이 저의 인생을 위한 스펙이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많은 대학생들의 참여 절실하지만,

진실성이 없다면 아니아니 아니되오!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 중 약 80만명이 장기기증 서약자이다.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보면 턱없이 낮은 수치이다. 이 중 정확한 수치는 나와있지 않지만, 젊은 층 특히 대학생들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성 세대보다는 상대적으로 포용력이 뛰어나고 호기심이 많은 대학생들을 타겟으로 한 홍보활동을 벌이기도 한다.

 

요즘은 그나마 전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장기기증에 관심을 가지고 서약을 하는데, 그 속을 들여다보면 이와 같은 현상이 100% 좋다고 할 수 만은 없다고 하니 과연 이게 무슨 일일까

 

 

이 날 행사를 진행한 사랑의 장기기증 운동본부 사회복지사 김은재 씨는 일부 대학생들의 행태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그 이유는 요즘 들어 순수하지 않은 의도로 서약을 하는 학생들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었다.

 

학교에서 봉사활동 시간으로 인정받으려고 기증 서약을 했다가 취소하는 경우가 많아요. 후에 취소해도 된다는 것을 알고 이용하는 거죠. 아니면 무작정 봉사활동 시간으로 인정해달라고 떼쓰는 경우도 있어요. 장기기증 서약과 봉사활동은 사실 별개의 것인데도 말이죠. 이렇게 대가를 바라는 학생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픕니다. 그렇지만 학생들을 비난하지는 않아요. 오히려 학생들을 그렇게 몰고 간 일부 대학교의 제도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는 것 외에도, 장기기증 서약을 한다는 것이 특이하기 때문에 이를 스펙으로 여겨 증명서를 발급해달라고 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하니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그렇지만 아무런 보상이 주어지지 않아도 생명의 소중함을 실천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는 대학생들도 많다고 하니 우리나라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은 듯 하다. 마지막으로 은재 씨는 장기기증 서약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미디어가 사실을 왜곡해서는 안 되며, 주변 사람들에게 장기기증에 대해 정확히 알려주고 독려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했다.

 

 

 

렇게 2일에 걸쳐 각기 다른 방법으로 나누는 삶을 살고 있는 대학생들과 이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모습을 살펴보았다. 이 외에도 자신의 재능을 살려 봉사하는 프로보노나 결식아동을 후원하는 등의 방법으로 나누는 삶을 실천하고 있는 대학생들이 있다.

 

인터뷰에 응했던 학생들은 모두가 3~4학년으로, 그들 역시 취업을 대비해 다양한 스펙을 쌓고 있었다. 그렇지만 이들이 대다수의 대학생들과 달랐던 점은 스펙보다도 더 중요한 나누는 삶의 가치를 알고 있기에,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면서도 주변을 돌아볼 줄 안다는 것이었다.

 

이들의 이야기를 접한 뒤, ‘아무리 그래도 나는 나 혼자만 잘 되면 돼.’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나도 저런 거 한 번 해볼까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 결론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적어도 이 기사를 통해 잠시라도 자신의 지식인으로서의 대학생의 삶을 반성하게 되었다면 그것이 바로 나누는 삶의 시작이다.

 

이번 주말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더 큰 사랑을 나눠주러 가는 것은 어떨까

 

 

 


해당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로 영현대 저작권이 있습니다.
                                            해당 콘텐츠의 상업적 이용을 금지하며, 비영리 이용을 위해 퍼가실 경우 내용변경과 원저작자인 영현대 워터마크 표시 삭제는 금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