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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넌 시험 끝나면 뭐하니? 난 5천원에 영국여행 갔다온다~"

작성일2012.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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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photo by. 오정규)

 

 

                                                                              (photo by. 오정규)

 

 지난 2주간, 우린 얼마나 많은 에너지드링크를 소비했으며, 얼마나 많은 밤을 두꺼운 전공 책과 함께 뜨겁게 보냈는가. 마치동물의왕국을 방불케 할 도서관에서의 처절한 자리싸움과, 새벽의 수산시장만큼이나 치열했던 시험지 제출 5분전의 시간들을 버텨낸 당신에게 영현대가 준비했다.

 단돈 5천원의 [영국 현대미술]행 티켓!

 

                                                                     (photo by. 오정규)

 

 자 우선 근처의 편의점으로 가자. 티켓 값 5천원으로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사는 것이다. 물론 동행한 친구에게도 거만하게 맘에 드는 걸로 하나 고르라고 말한다. (물론 천원 이내로)

 안 그래도 단돈 5천원에 티켓 값이 말이 되나 싶던 당신은, 이 딴 군것질로 티켓 값의 반이나 쓴 것에 몹시 불안해하겠지. 하지만! 걱정 마시라.

<아라리오 갤러리>의 입장료는 겨우, 겨우 단돈 3천원이다! 그럼 이것으로 그 동안 시험 때문에 지끈지끈 아팠던 머리에게 달콤한 휴식을 선사할 준비는 모두 마쳤다.

 

 드디어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영국 현대미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아라리오 갤러리>에 들어섰다. 그런데,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작품들만 늘어놓은 현대미술이 너무 어렵다고 걱정 마시라.

 자 이제 차근차근 영국의 현대미술에 대해 아주 쉽게 이야기해 줄 테니 귀를 기울여 보자.

 

 현대미술. 특히 영국의 현대미술에 대해 알기 위해선 yBa를 빼놓고 이야기 할 수가 없다. yBa'young British artists'의 줄임말로 1980년대 말 이후 나타난 영국의 젊은 미술가들을 지칭하는 용어이다. 데미안 허스트로 대표되는 이 그룹은 당시 영국의 중요한 컬렉터이자 딜러인 '찰스 사치(Charles Saatchi)'의 후원 아래 성장하기 시작했고, 1992년 최초로영 브리티시 아티스트 young British artists’라는 전시를 가지면서 yBa 열풍을 몰고 왔다. 후에 여러 전시회로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키며 영국 현대미술의 부흥을 알린 yBa현대미술사의 주인공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Hymn / Damien Hirst / 1996           (Photo by. 오정규)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마주치는 거대한 신체모형에 많이 놀랐을 것이다. yBa의 대표로 불리는 데미안 허스트의 작품으로, ‘찬가(Hymn)’라는 제목을 가지고 있는 작품이다. 아마 다들 초등학교 시절 과학실에서 한번쯤은 보았을 신체모형의 모습을 하고 있다. 작가 데미안 허스트의 대부분의 작품은죽음이라는 키워드로 해석되고 있다. "삶에서의 끔직한 것은 아름다운 것을 가능하게 하고, 또 더 아름답게 한다는 작품해석을 한 데미안 허스트는 이 외에도 자비(Charity), 약국 (Pharmacy) 등 연계되는 작품을 내놓았다. 놀라운 사실은 이 작품의 작품가가 무려 25억원에 달한다는 사실!

 

Charity / Damien Hirst / 2002-2003   (Photo by. 오정규)

 

 위의 찬가(Hymn)와 같은 맥락으로 만들어진자비(Charity)’라는 작품이다. 보통 잔인하고 괴기스러운 모습의 작품들이 많은데, 그의 작품치고는 비교적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다. 헤진 옷차림에 다리가 부러진 채로 자선모금상자를 들고 있는 누추한 소녀를 통해 자선을 외면하는 사회현실을 비판한 작품인데, 어떤가. 사회에서 철저히 외면당한 소녀의 슬픈 눈빛이 느껴지는가 참고로 이 작품의 가격은 약 22억원.

 

Jesus, H. Tap Dancing Christ, I’ve seen the light / Damien Hirst / 1999

(Photo by. 오정규)

 

 해골은 공중에 매달려 고개를 위로 치켜들고 있다. 눈은 꼭 탁구공처럼 보이는데, 아래에서 바람이 나오는지 쉬지 않고 돌아가고 있다. 직역하자면, ‘탭댄스를 추는 예수 그리스도, 빛을 보았다.’로 해석된다. 작가는 십자가에 매달렸던 예수가 하늘을 쳐다보았다는 이야기에서 이 작품을 착안했다고 하는데, 무언가 때문에 불안한 듯이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눈동자를 보고 있으니, 당시 예수는 어떤 의미로 하늘을 쳐다보았는지 생각에 빠질 것 같지 않은가

 

 위에서 소개한 영국의 현대미술 외에도 현재 갤러리에서는

간헐적 위치선정 : 한국 작가 그룹전이라는 제목으로 전시회를 열고 있다. 한국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현대미술 작가 8인의 작품을 선보이는 그룹전인데, 전시 제목에서위치선정은 특정한 대상이 가진 관습적 개념에서부터 비롯된 가상의 이미지를 특정 대상만의 고유한 속성으로, 혹은 차별화된 속성으로 새로이 재설정하는 것을 말한다. 설명은 조금 어려운데, 바로 작품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자.

 

/ 하지인 / 2011                 (사진제공. ARARIO GALLERY)

 

 하지인 작가는 내가 보는 나의 정체성과, 남들이 보는 나의 정체성이 만나는 곳을이라고 표현했다. 저 작은 섬 위에서 다리를 잡고 있는 아이가 아마도 주인공이 될 것이다. 내가 보는 나의 정체성인 저 아이와, 남들이 보는 나의 정체성인 흰 옷의 아이. 작가는 두 정체성 사이에서의 혼란과 이질감을 표현하려 했던 것이 아닐까

 

Black Banana / 정송 / 2011    (사진제공. ARARIO GALLERY)

 

 작가는 자신의 과거를 black으로 표현했다. 검은색으로 가득 찬 실내의 모습은 조금은 무서워보이기도 하지만, 이것은 겉과 속이 다른 작가 자신의 모습이다. 겉은 노란색이지만 껍질을 벗겨 보면 안은 시커면 알맹이가 남아있다. 그런 혼란 속에서 자라온 자신의 성장을 black banana로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현대미술 작가들의 전시회까지 마치고, 갤러리의 출구로 향하는 발걸음은 들어올 때 예상했던 것처럼 가볍지만은 않았다. 아마도 시각적인 요소에 치우친 고전미술이 아닌, 보는 이에게 한번 더 생각하게 해주는 현대미술의 특징 때문일 것이다. 영국 현대미술을 감상하며 느꼈던 감탄과 전율이, 한국 현대미술 작품들을 보면서도 느껴졌던 것을 보면, 우리나라 현대미술의 미래도 충분히 기대해볼 만 하다고 생각된다.

 시험을 마치고 준비 없이 떠난 여행 치고는, 꽤나 많은 것을 얻어 온 영국 현대미술여행이었다. 여행을 출발할 때 까지만 해도 시험에 대한 미련이 남아 있었는데, 이제 좀 머리가 개운해 진 것 같다.

 자 드디어 즐거운 방학 시작이다.

 

                                                                                  (photo by. 오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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