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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속의 작은 필리핀, 혜화동 필리핀 마켓에 가다

작성일2012.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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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방학이라고 다들 유럽, 미국, 동남아 가리지 않고 해외여행을 떠나는데, 혼자 여행은커녕 매일 알바의 노예가 되어 살고 있다고

 

그렇다고 절대 우울해 하지는 마. 여기 단돈 몇 천원으로 동남아의 진주 필리핀의 정취를 느껴볼 수 있는 곳을 소개할 테니까. 이번 여름 방학은 이걸로 대리만족하고, 우리도 겨울 방학 때는 꼭 해외여행 가자고!

 

내가 찾아간 곳은 매주 일요일에 혜화동에서 열리는 필리핀 마켓이야. 물론 필리핀에 직접 가보는 것에야 비할 수 없겠지만, 그 곳에 모인 필리핀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필리핀의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구경하다 보면 어느 샌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필리핀에 놀러 온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이야.

 

필리핀인을 위한 미사가 열리는 혜화동 성당

 

언제부터 여기에 필리핀 마켓이 들어서게 되었는지 정확한 정보를 아는 사람은 찾기 힘들었어. 그렇지만 들리는 이야기에 의하면, 1990년대 중후반 혜화동 성당에서 필리핀 노동자들과 해외 이주 여성들을 위해 필리핀어로 진행되는 미사를 시작하면서 그 앞에 작은 노점들이 하나 둘 씩 생겨났다고 해. 그리고 그 규모가 점점 커져 이제는 대학로의 또 다른 볼거리로 자리 잡게 된거지.

 

 

필리핀 마켓의 전경과 상인들

 

내가 취재를 위해 방문한 날은 하필이면 비가 오는 날이었어. 그래서 평소보다 구경하기도 번잡하고, 문을 열지 않은 가게들도 많았어. 그렇지만 빗 속에서도 열심히 장사를 하고, 또 즐겁게 구경하는 사람들도 많아서 보기에 좋았어. 필리핀 마켓이라고 해서 필리핀 사람들만 있는 것이 아니라, 한국 사람들은 물론이고 금발의 서양인들도 쉽게 볼 수 있었어. 이 곳에서 만난 필리피노 알빈 씨에 따르면, 비가 오지 않는 평소에는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해.

 

, 대충 구경도 했고 이제 뭔가를 사 보고 싶은데 도대체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고 또 괜히 샀다가 입맛에 맞지 않을 까봐 걱정도 된다고 걱정 마! 내가 하나하나 설명해주고, 뭘 먹을지 추천도 해줄 테니까.

 

헤어 케어 브랜드 CREAM SILK의 제품과 ESKINOL의 페이셜 클렌저

 

필리핀에도 도브나 헤드앤숄더 같은 글로벌 브랜드의 헤어 케어 제품들이 있지만, 가장 인기 있는 브랜드는 바로 CREAM SILK. 저렴한 가격에 무난한 품질이어서 한번쯤은 사용해 볼 만해.

추천도 ★★☆☆☆

 

그럼 혹시 오른쪽에 있는 투명한 액체는 뭔지 알겠어 이건 필리핀 사람들이 페이셜 클렌저라고 부르는 제품인데, 우리가 흔히 쓰는 스킨이나 토너 같은 역할을 해. 내가 만난 대부분의 필리핀 여성들은 세수를 하고 나서 이 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피부가 깨끗이 씻기지 않는다고 이야기 했어. 그 정도로 필수적인 제품이지. 화장대에는 이 제품을 바를 때 사용할 다양한 형태의 화장솜이 가득했어. 독한 감이 있다고 해서 나는 사용해보지 않았어. 별로 추천하지는 않아.

추천도 ★☆☆☆☆

 

 

우유(하늘색)와 코코아(연두색) 분말

 

필리핀 사람들은 가루를 물에 타 먹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 그 중에서도 이 가루 우유와 코코아는 한국 사람들에게도 인기가 많았어. 나는 특히 저 하늘색 포장에 든 뽀얀 가루 우유와 사랑에 빠졌었어. 분유맛인데, 가루만 퍼 먹어도 맛있고, 따뜻한 물에 타먹어도 맛있어. 아침에 일어나서 먹고, 디저트로 먹고, 배고플 때 먹고, 입맛 없을 때도 먹다 보니 덕분에 살이 무지 쪘었지만 그 때의 맛을 잊을 수가 없어서 취재 끝나고 한 봉지 사서 집에 갔다는~ 완전 강력 추천 할게!

추천도 ★★★★★

 

그리고 연두색 포장에 든 마일로라는 코코아 가루는 전에 한국에서도 판 적이 있대. 나에게는 조금 밍밍하게 느껴져서 별로 좋아하지 않았지만, 친구들에게는 인기 만점이었어. 우유나 물에 타먹으면 국내에서 팔고 있는 다른 코코아 가루들과 비슷한 맛을 내. 다수의 의견을 반영해서 단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추천!

추천도 ★★★★☆

 

맥주 RED HORSE(유리병)와 음료수 C2(페트병)

 

필리핀의 대표 맥주인 산미구엘은 다들 한번쯤 마셔 봤을 거야. 필리핀 사람들은 맥주를 참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특히 산미구엘이 맥주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어. 하지만 난 레드 홀스라는 맥주를 더 좋아했어. 강렬한 빨간색과 말 그림이 풍기는 느낌 그대로 독한 맥주야. 깔끔한 뒷맛에 한 병만 먹어도 알딸딸 해지는 것이 정말 최고인데, 우리나라에서는 파는 곳을 본 적이 없어. 이곳을 방문한다면 꼭 한번 먹어 봐.

추천도 ★★★★★

 

C2 역시 현지에서 매우 인기 있는 음료수야. 여러 가지 맛이 있는데, 기본적으로는 과일 홍차 맛이라고 보면 돼. 아까 위에서 말한 것처럼 필리핀 사람들은 가루를 물에 타먹는 것을 좋아해서 C2와 같은 음료수들의 가루 버전도 판매되고 있어. 우리나라 음료수에는 저런 비슷한 맛을 내는 것이 없는 것 같아서 조금은 아쉬워.

추천도 ★★★☆☆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바비큐 꼬치, 스파게티, 바나나 조림, 발롯

 

필리핀 물건을 파는 가게들 사이의 포장마차에서는 필리핀 음식들을 직접 만들어서 팔고 있었어. 이런 즉석 음식들이야 말로 이 곳이 아니면 맛보기 어려운 것들이지. 필리핀 음식들은 기본적으로 짜고 달아. 그리고 우리나라에서는 잘 먹지 않는 특이한 것()들을 먹기도 해. 그래서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들도 있지만, 향신료를 많이 사용하는 편은 아니라 크게 부담이 되지는 않을 거야.

 

우선 사진 왼쪽 위에 있는 바비큐 꼬치는 길게 썬 돼지 삼겹살을 닭꼬치처럼 구워서 바비큐 소스를 바른 거야. 필리핀에 있는 클럽에 갔을 때, 사람들이 춤을 추고 나와서는 저 꼬치와 맥주를 마시는 것을 보고 나름 문화충격을 받았었어. 그 때를 추억하며 아까 본 레드 홀스 맥주와 함께 먹고 왔어.

추천도 ★★★☆☆

 

필리핀에는 졸리비라는 패스트푸드 체인이 있어. 맥도날드를 제치고 패스트푸드 업계의 1위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곳의 스파게티가 바로 저렇게 생겼어. 케찹과 설탕을 넣어서 소스를 만들고, 다진 소시지와 가공 치즈를 섞어서 만들어. 식어도 많이 퍼지지 않아서 저렇게 큰 그릇에 놓고 오랫동안 먹는데 참 신기하더라고. 내 입에는 맞지 않았지만, 친구들은 아직도 필리핀 하면 저 스파게티가 먼저 떠오를 정도로 맛있었대.

추천도 ★★★★☆

 

열대 지방답게 필리핀에는 다양하고 신선한 과일들이 정말 많아. 특히 그 곳 사람들은 바나나를 즐겨 먹어서 바나나로 다양한 요리를 만들어. 그래서 나 같은 경우에는 과일을 좋아하지 않지만 조리된 바나나는 맛있게 먹을 수 있었어. 그 중 하나가 사진에 있는 졸인 바나나였어. 단순히 바나나를 설탕에 졸여서 더 달고 쫀득하게 만든 거 였는데 이상하게 맛있더라고. 이것 말고 바나나를 춘권피에 싸서 튀겨낸 요리도 있는데 이 날 포장마차에서는 볼 수 없었어.

추천도 ★★★☆☆

 

마지막 음식은 바로 발롯이라는 필리핀 고유의 음식이야. 겉보기에는 평범한 삶은 계란 같지만, 세계 10대 혐오 음식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위험한 모습을 그 속에 숨기고 있어. 발롯은 병아리가 부화하기 전 단계의 계란을 삶은 거야. 그래서 껍질을 까보면 병아리의 형태를 하고 있는 노른자를 볼 수 있어. 고단백이어서 필리핀 사람들의 보양식으로 유명해. 사실 나는 겁이 나서 사놓고도 먹지 못했지만, 먹어본 친구의 말로는 고소하고 맛있다고 해. 어떤 거는 부드럽게 넘어가고, 어떤 거는 뼈가 씹힌다고 하네……..하하. 한번쯤은 이렇게 악명 높은 음식을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추천도 ★★★★★

 

이 밖에도 바나나 케찹이나 보라색 고구마인 우베로 만든 빵 등이 있지만 설명은 생략할게.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이번 주 일요일에 대학로에 가서 직접 봐. 어떻게 바나나로 케찹을 만들 수 있는지, 어떻게 색소를 넣은 것처럼 선명한 보라색의 고구마가 있을 수 있는지 말이야.

 

혜화동 필리핀 마켓은 매주 일요일 아침 8시부터 저녁 7시까지 문을 연다고 해. 하지만 가게마다 차이가 있으니, 미사 시간 앞 뒤인 낮 12시부터 3시 사이에 가면 더 많은 것들을 구경할 수 있을 거야. 혜화역 1번 출구로 나가서 3분 정도 앞으로 쭉 걷다 보면 쉽게 찾을 수 있어.

 

                                                             (출처 : 네이버 지도)

 

물건이나 음식의 가격은 수입품이다 보니 싸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해서 비싼 정도는 아니야. 바비큐 꼬치가 한 개에 천원, 맥주가 한 병에 3천원, 가루우유 한 봉지가 7천원이었으니까 정말 몇 천원만 있으면 재미있게 놀다 올 수 있을 거야. 그리고 한국어를 잘 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영어로 대화를 시도하면 오히려 더 편할 거야. 대부분이 한국인에게도 친절하니 부담 갖지 말고.

 

오늘 내가 소개한 곳은 필리핀 마켓이지만, 여기 말고도 인천 차이나 타운, 남해 독일 마을, 동대문 러시아 거리 등 전국 각지에 한국 속에서도 외국을 느낄 수 있는 곳들이 많이 있어. 그러니 우리 비행기 못 탄다고 절대 풀 죽어있지 말고, 해외여행 간 사람들보다 더 신나고 즐겁게 한국 속의 외국을 즐겨보자.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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