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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진 굿, 푸진 삶 속으로! - 호남좌도임실필봉농악

작성일2012.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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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갈수록 우리의 문화가 외래 문화에 묻혀 잊혀져가는 모습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 있었다. 우리의 음악 역시 마찬가지로 촌스럽고 재미없는 것으로 취급되며 점차 대중들과 멀어지고 있다. 그런 와중에 우리의 소리를 지키고 이어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우리의 소리인 풍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다. 이 사람들이 흠뻑 빠져있는 ‘호남좌도임실필봉농악’은 어떤 것인지 알아보고, 그 매력 속으로 들어가 보자.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풍물도 지역마다 다양한 종류가 있다. 호남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좌도와 우도로 나뉜다. ‘호남좌도임실필봉농악’이란 임실군 강진면 필봉리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호남 좌도 농악의 대표적인 풍물굿이다.

 꽹과리, 징, 장구, 북, 소고와 같은 악기 치배 외에도 잡색이라는 치배가 있다. 잡색은 판에서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판의 흥을 돋우고, 치배들과 구경꾼들을 이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한다. 이들은 판의 극적 요소를 더해준다. 잡색에는 대포수, 조리중, 양반, 각시, 할미 등이 있다.

 수 백 년 전부터 농악으로 마을 사람들의 복을 기원하고 애환을 풀었다. 풍물은 농민의 삶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필봉마을에서 전해 내려온 농악인 필봉굿은 역사적, 음악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지정 중요무형문화재 제11-마호로 지정되었다. 우리가 보존해야할 소중한 문화 자산인 것이다.

호남좌도임실필봉농악 홈페이지다. 이곳에 필봉농악에 대한 소개와 각종 문화 행사 등 여러 안내사항들을 자세히 알 수 있다. (www.pilbong.co.kr)

 

 

 

웰컴 투 필봉문화촌

 삼각김밥같이 생긴 필봉산 아래에 위치한 필봉문화촌. 이곳에서는 필봉농악을 배우러 온 전수생을 가르치는 일을 할뿐만 아니라 다양한 볼거리가 가득하다. 필봉농악의 4대 상쇠이자 무형문화재인 양진성 관장님께서 들려주시는 ‘이야기 판굿’, 그리고 신명나는 타악 공연인 ‘판타스틱’, 3대 상쇠인 양순용 선생님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음악이 가미된 연극인 ‘웰컴 투 중벵이골’까지 눈과 귀가 즐거운 많은 공연들을 볼 수 있다.

 또한 필봉전통문화체험학교도 운영된다. 학생들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풍물, 민요, 떡매치기, 천연염색 등 다양한 전통문화를 체험을 제공하고 있다.

 필봉문화촌에서 벌어지는 가장 큰 두 개의 행사는 바로 필봉풍물축제와 정월대보름굿이다. 여름에 열리는 필봉풍물축제는 임실필봉농악 외에 국가지정 중요문화재로 지정된 농악들을 한자리에 모아 굿을 펼치는 축제다. 총 6개의 주요 풍물패가 필봉으로 와 멋진 공연을 선보인다. 정월대보름굿은 정월대보름에 그 해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며 마을을 돌며 치는 굿인데 축제로 크게 벌여 전국 각지에서 구경꾼들이 모여든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신나게 굿을 즐기고 맛있는 음식도 나눠먹고 멋진 공연까지 볼 수 있는 좋은 자리다.

 

위에 사진은 이야기 판굿 공연, 아래 사진은 웰컴 투 중벵이골 공연하는 모습이다.  

(사진 조수현)

 

 

필봉리 이야기

 필봉농악을 배우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임실군 강진면 필봉리에 있는 전수관까지 직접 온다.`초등학생부터 60대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열정적으로 우리 음악을 배운다. 특히 여름, 겨울방학 때 전수관에 많은 사람들이 몰린다. 대학생들 역시 주로 이 시기에 오는데, 보통 대학교 동아리 단위로 많이 전수를 온다. 뜨거운 여름만큼 열정 넘치는 그들의 전수관 생활을 들여다보자.

 전수는 기본 1주일 단위로 전수프로그램이 구성되어 있고, 여름과 겨울 각각 총 8주차의 전수가 이루어진다. 크게 꽹과리, 장구, 상모반으로 나뉘어서 전수를 받는다. 이번에 찾아갔던 5주차에는 약 200 여명의 전수생들이 생활하고 있었다. 전수생들의 대부분은 대학생들이었다. 처음에는 동아리 필봉농악의 매력은 잘 모른 채 선배 따라 전수관에 왔다가 점차 그 맛을 알아가게 되고 매력에 빠지게 된다.

 전수관에 모여 악기를 치고 실력을 향상 시킬 뿐만 아니라, 전수생들은 서로 처음 보는 사이지만 같은 풍물을 배운다는 사실만으로도 유대감이 형성되고 일주일이라는 짧은 기간 사이에 많이 가까워진다. 필봉전수관은 풍물을 배우는 배움의 장이자,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만남의 장이다. 다함께 어우러져야 멋진 하모니를 낼 수 있는 풍물. 전수관에 모인 사람들이 다 같이 하나의 가락을 연주하며 하나가 된다.

 

전수조교님의 가르침을 받으며 필봉농악을 배워간다.

수많은 전수생들이 전수조교님의 꽹과리 소리에 맞춰 장구를 치고 있다.

(사진 조수현)

 

 이번 여름 상모를 전수받으러 온 조민창(고려대 농악대 11학번) 군은 대학교 선배들의 권유로 풍물패 동아리에 들게 되었고, 동아리 활동을 하며 처음 필봉굿을 배우고 치게 되었다. 처음에는 인맥을 쌓으려고 동아리에 남아있었고 풍물에 그다지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는데 전수관을 처음 다녀온 이후로부터 필봉굿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고 이제는 악기 치는 것이 행복하다고 하며, 그 누구보다 필봉굿에 빠져 있었다.

 필봉굿의 매력이 무엇이냐는 물음에 필봉굿에는 여유로움과 자유로움이 있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가락 안에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고, 매번 같은 가락을 치더라도 항상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어서 좋아요. 그리고 여럿이서 같이 어우러져 소리를 맞춰서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도 좋고요.”

 전수를 받으며 재밌을 때와 힘들 때는 언제일까 그가 생각했을 때, 전수관에서의 묘미는 물론 악기를 배우는 것도 있겠지만 다양한 사람들 만나는 것도 있다. 매번 올 때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데 같은 취미생활을 공유한 만큼 공감대 형성이 잘 되서 말도 잘 통한다. 전수관 생활은 어떻게 보면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땀 흘리며 엄청난 연습을 하기에 일주일 내도록 다 힘들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전수를 다녀와서 보람찬 추억이 되고 재미있는 기억으로 남는다고 말했다.

 “많은 이들이 농악에 대해서 관심이 없지만 우리 문화인만큼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 주었으면 좋겠고, 지나가다가 필봉굿 공연을 보게 되면 시끄럽다고 인상 찌푸리기보다는 같이 즐겨주었으면 해요."라고 필봉농악을 잘 모르는 대학생들에게 한마디 전했다.

 

 

전수생들이 한자리에 모여 굿을 즐기고 있다.

(사진 조수현)

 

 

 

 전통은 한순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기나긴 인고의 시간을 거쳐 이어져 온 우리의 자랑이자 소중한 자산인 것이다. 우리의 가락도 대대로 내려오면서 선조들의 흥과 지혜와 애환이 담겨있고 모두가 이것을 즐길 수 있다. 이 정신이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가고자 하는 사람들이 있기에 신명나는 우리의 소리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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