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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빈민촌 파벨라, 그들이 사는 세상

작성일2012.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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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세계 3대 미항으로 손꼽히는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는 정열과 춤의 도시로 관광객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화려한 이면에는 극심한 빈부차이가 자리잡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를 유명하게 만든 또 다른 이유는 바로 남미 최대 규모의 빈민가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리우는 브라질 빈민가인 파벨라가 가장 많고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고 있다.  리우데자네이루의 경우 주민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50만명 이상이 1000여개의 파벨라에 살고 있다. 심지어는 ‘파벨라 투어’ 상품으로 많은 관광객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 리우데자네이루 전경. 우측하단에 있는 마을이 파벨라   ⓒ 윤지현

 

 

 

 

 

 

 노란 꽃의 의미를 지닌 파벨라(Favela)는 브라질의 빈민가를 지칭하는 용어다. 빈민가 지역 산자락에 자생하던 파벨라 나무가 어원이라는 설도 있고, 파벨라라는 이름을 가진 소녀의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이름이 붙여졌다는 전설도 전해진다.

파벨라 형성의 기원은 18세기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브라질의 독립선언 이후 포르투갈 귀족들을 수발하던 흑인노예들은 해방되었지만 영주권이 없어 산자락에 함께 모여 살았던 것이 빈민가를 형성하게 되었다.

 

▲ 영화 속 파벨라

 

 

대부분의 파벨라는 산비탈이나 산등성이에 위치하는데, 판자나 벽돌로 얼기설기 지은 가옥이 모여있는 모습이 꼭 한국의 ‘달동네’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한국의 달동네에서 전혀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파벨라에서는 벌어지고 있다.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산다고 해서 그것이 범죄의 온상과 동일시되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하지만 마약, 폭력, 살인 등 사회적 범죄의 근거지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 영화 '시티 오브 갓' 포스터

 

 

파벨라의 위험성은 영화 ‘시티 오브 갓(Cidade de Deus)’에서 잘 나타난다. 브라질 작가 파울로 린스의 자전적 소설을 토대로 만든 이 영화는 1970년대 브라질 빈민가를 주름잡은 10대 갱단 두목 이야기를 담았다. 신에게 버림받은 무법천지 파벨라를 역설적으로 표현한 ‘신의 도시’는 그들의 생활과 문화를 현실감 있게 담아내 극찬을 받고 있다.

파벨라를 지배하는 것은 갱단이다. 폭력과 욕설로 찌든 어린 소년들의 꿈은 마약판매조직에 들어가는 것. 그들은 갱단의 일원이 되어 항상 총과 마약을 손에 지니고 다닌다. 갱단과 갱단 사이의 전쟁, 갱단과 경찰의 쫓고 쫓기는 싸움은 매일 반복된다.

 

▲ 영화 '시티 오브 갓'의 한 장면. 총을 겨누는 어린 소년

 


10대 갱단 조직원들은 20대 초반까지만 살아도 행운아라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갱단의 조직원이되고 싶어하는 이유는 오직 돈과 힘 때문만은 아니다. 이들은 열악한 의료시설, 지긋지긋한 가난, 차별과 무시 등으로 인한 절망감을 탈피하고 싶어하며, 딱히 살기 위한 방편도 따로 없기 때문이다. 이에 파벨라는 범죄, 폭력, 가난, 가족 파괴 등의 온상으로 여겨지고 있다.

 

 

 

 

 거주민의 50%만이 실내 화장실을 가지고 있다. 전기와 수도 시스템이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아서 전기도 수도도 끌어다 훔쳐 쓰는 편이 많다. 하수처리시설은 외부로 노출되어 있어 항상 쾌쾌한 냄새를 원인이 된다. 쓰레기는 언덕에서 소각처리 하는데 이 때문에 목재로 지은 집들이 불타기도 한다.  

어느 파벨라이던 지상에 위치할수록 집값이 비싸다. 높이 올라갈수록 길은 좁아지고 집은 점점 더 허술해진다. 파벨라 내에도 슈퍼, 의류점, 약국 등의 소규모 상점이 존재하는데, 소량만 팔기 때문에 다른 도시보다 가격이 비싸다.

 

▲ 옹기종기 집들이 모여있는 파벨라   ⓒ  윤지현

 


갱단이 지배하는 파벨라에선 지켜야할 법이 있다. '헤이 도 실렌시오(Rei do Silencio)' 영어로 하자면 '로 오브 사일런스(Law of Silence)'다. 즉, '침묵의 법'이다.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서는 눈앞에 보이는 수많은 불법행위들을 눈감아야 한다.

 

 

▲ 영화 '시티 오브 갓'의 배경 리우데자네이루 파벨라

 

20세기 들어서 브라질 정부는 도시 빈곤문제를 해결한다는 명목하에 파벨라를 철거하려 했었다. 그렇기에 이 곳의 주민들은 늘 언제 집이 없어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살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주민들은 파벨라를 떠나기를 원하지 않는다. 세금을 내지 않고 살 수 있는 유일한 곳이기 때문이다. 파벨라 외 지역에서 생활하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드니 차라리 갱단의 보호를 받으며 비슷한 사람들끼리 모여 사는 것을 낫다는 입장이다.

 


 

 

 

 ‘2014 브라질월드컵’과 ‘2016 리우올림픽’을 위한 당국의 노력이 분주하다. 불안전한 치안으로 악명 높은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정부는 2007년부터 일명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했으며 2014년까지 40개소의 평화유지대(UPP)를 설치해 모두 165개의 파벨라 지역 장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약 3000명의 경찰특공대(BOPE)가 리우데자네이루 시의 대표적인 파벨라에 투입되어 새벽 4시부터 6시까지 2시간에 걸쳐 대규모 마약조직 소탕 작전을 벌여 선점을 거뒀다.

 

▲  경찰특공대(BOPE) 로고

 

연방주립대 사회학과 넬바 비에라 교수에 의하면 마을을 떠났던 주민들이 치안 확보 이후 다시 돌아와 정착하는 예가 조사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이것이 주민들에게 다른 문제로 다가오기도 한다. 지난 40~50여년간 불법 주거지역이기에 공권력이 미치지 못한 파벨라에서 도전과 도수 등의 탈법이 일상화되었지만, 이제는 치안이 회복됨으로써 세금을 내야 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제세 공과금은 아직 경제력이 미약한 파벨라 주민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 될 것임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2011년에 들어 세계 경제 6위권으로 발돋움한 브라질. 그럼에도 파벨라에 사는 주민은 도리어 늘어나고 브라질 2억 인구 중의 약 6% 즉 1천2백만 정도가 파벨라에 거주한다. 치안 확보를 위한 경찰의 파벨라 검거는 주민들을 위한 것인지 월드컵을 위한 것인지 아직도 논쟁이 분분하다. 월드컵과 올림픽 이후에도 정부의 이와 같은 노력이 이어질지 주목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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