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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의 손과 발, 장애인도우미견

작성일2012.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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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앞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 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각장애인, 그리고 몸을 움직이는 것이 버거운 지체장애인. 이들의 불편함을 이해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불편함을 조금이라도 덜어주고자 일하는 동물들이 있다. 생소하지만 어디선가 본 적은 있는 것 같은 장애인도우미견에 대해 알아보자.

양떼를 모는 양몰이 개, 옆집에 사는 시끄러운 바둑이, 어젯밤 공원에서 만난 다리 짧은 강아지, 공항에서 킁킁거리는 마약탐지견, 사람들의 목숨을 구하는 인명구조견, 긴 혀를 내빼고 눈밭을 달리는 썰매견, 그리고 늠름한 모습의 경찰견. 세상에는 정말 수많은 종류의 개가 있다. 하지만 그 중 그 누구보다 장애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있으니, 바로 장애인도우미견이다.

 


 

흔히 장애인도우미견이라 하면 열에 아홉은 아마 머릿속에 금빛의 우아한 털을 휘날리는 골든리트리버를 떠올릴 것이다. 그들이 바로 시각장애인도우미견들이다. 하지만 장애인도우미견이 시각장애인에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시각장애인뿐만 아니라 청각장애인, 그리고 지체장애인을 돕는 도우미견들도 있다. 시각장애인도우미견이 앞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의 눈이 되어준다면, 청각장애인도우미견은 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들의 귀가 되어주고, 지체장애인도우미견은 몸이 불편한 사람들의 손과 발이 되어준다. 뿐만 아니라, 동물을 매개로 한 심리치료에 도움을 주는 치료도우미견도 있다.

장애인도우미견으로 탄생할 예비 도우미견들은, 태어나서 42일이 지나면 어미와 분리된다. 그 후 정식 도우미견이 되기 전까지 ‘퍼피워킹’이라는 것을 실시하는데, 이는 어미로부터 분리된 강아지를 일반 가정에 위탁해 1여 년간에 걸쳐 사회성 훈련을 시키는 것이다. 1년 동안 중간 중간 테스트를 통해 강아지의 성격을 파악하고, 어떤 종류의 도우미견이 적합할지 결정한다. 퍼피워킹이 종료되면 시각장애인도우미견 및 지체장애인도우미견은 1년, 그리고 청각장애인도우미견은 6개월 정도의 집중 훈련을 통해 정식 도우미견으로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들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일반인이 보기에는 이 도우미견들이 비슷해 보일 수 있지만, 사실 이들은 맡은 임무가 엄격하게 나뉘어 있다. 예컨대, 시각장애인도우미견은 밖에서 시각장애인들을 안내할 의무가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 인내심이 중요하다. 혼잡한 지하철역이나 사람들이 많은 곳에서는 발이나 꼬리가 밟힐 위험이 있는데, 이 때 갑자기 짖거나 사람을 무는 등 당황하게 되면 주인이 위험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판단력을 지니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시각장애인도우미견이 무조건 주인의 말에 복종하는 것은 아니다. 주인이 “가자”라고 명령했다 하더라도 시각장애인도우미견이 판단했을 때 주인이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라면 자신의 판단에 따라 명령을 어길 수도 있다.



 

청각장애인들의 귀가 되어주는 청각장애인도우미견들은 소리가 나면 이를 주인에게 알리고, 소리를 들을 수 없는 주인을 소리의 근원지까지 안내하는 역할을 한다. 예컨대, 알람이 울리면 주인을 깨우기도 하고, 초인종 소리를 듣고 주인에게 알리기도 하며 아기가 울면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곳까지 주인을 안내하기도 한다.

   


지체장애인도우미견이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무궁무진하다. 예컨대, 하반신마비로 다리를 움직일 수 없는 주인을 침대에서 일으켜 세우기도 하고, 휠체어를 가져다 주기도 하며 불 끄고 켜기, 창문 열기, 쓰레기 버리기, 양말 가져다 주기, 양말 벗겨주기, 냉장고에서 물통을 꺼내오기, 세탁물을 세탁기에 넣기 등 상상하기 어려운 일들까지 척척 해낸다.
 

 

치료도우미견들은 동물을 매개로 한 심리치료에 도움을 준다. 이는 음악 및 미술 치료와 비슷한데, 사람과 사람이 직접 소통하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동물이라는 매개를 끼워 넣음으로써 사람들이 서로에게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다.

 


 

장애인도우미견이 될 수 있는 견종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소형견도 얼마든지 치료도우미견이나 청각장애인도우미견 등으로 활약할 수 있고, 골든리트리버가 아닌 다른 견종도 시각장애인도우미견이 될 수 있다. 시각장애인도우미견으로는 골든리트리버가 많이 쓰이는데, 이는 이 종이 온순하고 머리가 좋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각장애인도우미견=골든리트리버”라는 인식이 만연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시각장애인도우미견들은 다른 도우미견들과는 달리 길거리에서도 가끔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시각장애인도우미견에 대한 이해나 인식은 상당히 낮은 편에 속하기 때문에 영화나 도서 등을 통해 시각장애인도우미견의 대표 견종으로 알려진 골든리트리버를 시각장애인도우미견으로 훈련시키는 경우가 많다.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에서는 자체적으로 골든리트리버와 푸들을 교배시켜 우리 사회에 적합한 종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골든리트리버는 총명하고 온순하긴 하나 털이 많이 빠진다는 단점이 있는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비교적 털날림이 적은 푸들이라는 종과 교배시킨 것이다. 털날림이 심한 견종은 시각장애인들에게 있어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앞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들은 바닥을 가득 메운 털을 치울 수 없기 때문이다. 좌식문화가 발달된 우리나라에서 바닥에 털이 널려있다는 것은 미관상 보기 좋지 않을뿐더러, 위생상으로도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것이 바로 골든리트리버와 푸들이 섞인, 털이 빠지지 않는 도우미견이다.

 


 

이렇게 장애인도우미견으로서 완성된 개들은 자신들의 도움이 절실한 장애인들에게 무상으로 분양 된다. 장애인도우미견을 분양 받고자 하는 장애인들은 먼저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에 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그 후 서류면접, 전화면접, 방문면접 등을 통해 최종 분양자를 선발하게 된다. 최종 분양여부가 결정된 후에 완성된 도우미견이 대기 중에 있고, 그 도우미견과 분양 신청자의 궁합이 맞는다고 판단되면 협회에서는 1달 간의 분양자 교육을 실시한다. 분양자는 개 밥 주는 방법, 화장실 보내기, 명령하는 법 등을 교육 받게 된다. 시각장애인도우미견과 같은 경우에는 교육의 마지막 1주일 동안 도우미견과 함께 분양자의 거주지 근처의 지리를 익히는 시간을 갖는다.

 


이렇게 분양된 개는 약 6~7년 정도를 장애인도우미견으로서 활약하게 된다. 나이가 들어 고집이 세져 말을 잘 듣지 않거나 몸이 불편해진 도우미견들은 은퇴를 하게 된다. 은퇴한 도우미견들은 주인이 계속해서 키우는 경우가 많고, 사정이 여의치 못할 경우에는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에서 새로운 가족을 찾아 주거나 개가 협회에서 여유로운 여생을 보내도록 보살피기도 한다.

 


 

한국장애인도우미견협회는 1992년을 시작으로 한 해 약 20~30마리 정도의 장애인도우미견들을 분양 보낸다. 비영리단체인 이 협회는 후원금과 국가의 지원으로 운영되는데, 개 한 마리를 훈련시키는데 약 3,000만원 정도가 드는 현실을 감안한다면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장애인들에게 있어서 장애인도우미견들은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다. 이들이 있기에 앞이 보이지 않아도 외출을 할 수 있고, 귀가 들리지 않아도 소리가 나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거동이 불편해도 그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덜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장애인도우미견들에 대한 인식은 장애인들조차 이들에 대해 잘 모를 만큼 부족한 실정이다. 그만큼 장애인도우미견을 더 널리 알리고 그들을 이해하려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우리들의 몫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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