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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호함 속에서 찾는 진실. 연극 <피리 부는 사나이>

작성일2012.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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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옛날에 하멜린이라는 아주 아름다운 마을이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온 마을을 뒤덮은 시커먼 쥐떼들. 잠에서 깨어난 마을 사람들은 깜짝 놀라게 된다. 쥐떼들로 마을 사람들이 절망에 빠져있을 때 어디선가 피리 부는 사나이가 등장한다. 이 사나이는 마을 시장에게 자신이 보수를 받는 대신 피리를 불어 쥐떼들을 데리고 가겠다고 약속한다. 시장은 이 제안을 받아 드렸고 사나이는 자신의 음악으로 쥐떼들을 도시에서 쫓아내는 것에 성공하게 된다. 쥐떼들을 쫓아냈음에도 불구하고 사나이는 시장으로부터 약속한 상금을 받지 못한다. 그러자 그 사나이는 피리를 다시 불어 하멜린에 있는 아이들을 모두 데리고 가버다.’  이 이야기 어디서 들어본 적 있지 않은가요 이 이야기는 그림형제의 독일 설화집에 기록되어있는 <하멜린의 피리 부는 사나이>입니다. 어릴 적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어두운 결말 때문에 무서워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 우연히 알게 된 연극 한편 <피리 부는 사나이>.

둘 사이에는 어떤 관련이 있는 걸까요

 

 

<사진 = 김초아>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요즘. 문화생활 즐기기 좋은 날씨 입니다. 그래서 연극을 보기 위해서 대학로를 찾았습니다. 서울시 종로구 혜화동 88-1에 위치한 연극 실험실 혜화동1번지. 이 공연장은 다른 공연장들과는 조금 떨어져 있어서 처음 공연장을 찾는 사람들이 애를 먹을 것 같기도 합니다. 지금 이 곳에서는 스페인 작가 후안 마요르가 <하멜린>이라는 작품을 각색하여 만든 <피리 부는 사나이>라는 연극이 한창 공연 중입니다 2012 9 7일 처음 공연을 시작으로 피리 부는 사나이 23일까지 매주 월요일을 제외하고 평일 8, 토요일에는 3시와 7시 그리고 일요일에는 3시에 공연이 시작됩니다.

 

<사진 출처 - 인터파크 > '피리 부는 사나이' 티저 사진

 

 스페인의 어느 도시를 배경으로 한 연극 피리 부는 사나이는 열혈 검사 몬 떼로가 받은 제보(한 남성이 아이들에게 성당에 가자면서 아이들을 데리고가 성추행 한다는 제보)에서부터 시작됩니다. 피의자는 빈민층 청소년을 구제하는데 힘써 왔던 시회운동가 리바스. 몬 떼로 검사는 리바스의 PC에서 발견된 사진과 소아성애자 취향의 카페 활동을 근거로 리바스를 압박하지만 리바스는 완강히 부인합니다. 한편 몬 떼로 검사의 아들 하이메는 학교에서 지속적인 폭력 사건을 일으키지만 몬 떼로의 아내는 아들의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기 보다는 남편에게 떠넘기기 바쁩니다. 몬 떼로 검사는 자신의 아들이 문제 일으키는 것에 신경을 쓰기보다는 더욱 리바스를 잡아 넣는 일에만 열중하게 됩니다. 하지만 호세마리 성추행 사건은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하고 유력했던 증거들 조차 효력을 갖지 못하게 되면서 사건이 미궁 속으로 빠지는 듯 했습니다. 그 때 불현듯 아들의 문제로 만났던 아동 심리학자 라껠의 말이 떠오릅니다.

 

아이의 아버지를 보면 알 수 있어요. 아이가 무엇을 무서워하는지……”

 

그 뒤로 호세마리의 아버지와 대화를 시작하고 그 속에서 이상한 낌새를 알아차린 몬 떼로 검사는 호세마리의 집에 찾아 갑니다. 호세마리의 집에서 호세마리가 아버지와 함께 그린 빨간 말과 호세마리 아버지가 아바스에게 받은 돈들. 그 와중에 계속해서 문제를 일으키던 몬 떼로 아들의 하이메는 급기야 엄마에게도 폭력을 휘두르게 되고 그럴수록 몬떼로는 리바스 사건에 매달리게 됩니다.

 

 

<사진 = 김초아 > 연극이 끝난 후 황재헌 연출과의 만남

 

 극이 시작되고 검정색 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이 주변에 앉아 있습니다. 이들은 해설자들로 대본에 있는 지문들을 읽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즉 극에 나오는 사람들이 하는 행동 하나하나를 말로 표현해주지요. 그리고 검사와 리바스, 호세마리아가 함께 이야기를 할 때면 서기관이 사의라는 말을 합니다. 특이한 점은 이뿐 만이 아닙니다. 몬 떼로 검사와 호세마리를 제외하고 연극에 출연하고 있는 사람들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정색 옷을 입고 있습니다. 그리곤 자신이 맡은 역할을 할 때면 관객이 보는 앞에서 역할에 맞게 옷을 입습니다. 하지만 옷들이 하나 같이 하얀색입니다. 조명 또한 화려하지 않습니다. 이상함을 느끼고 있을 무렵 5장이 시작되고 해설자가 말합니다.

 

‘’<피리 부는 사나이>는 조명도 세트도 의상도 없는 공연입니다. 여러분이 직접 조명을 달고 세트를 세우고 의상을 입히는 작품이죠

 

그렇습니다. 이 연극은 관객이 방관자가 아니라 이야기 속에 함께 들어가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이 연극은 관객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전개되는 것이지요. 이런 연출 덕분에 관객들은 더 자유롭게 상상하고 생각할 수 있게 됩니다모호한 결말. 특이한 연출. 그리고 연극 <피리 부는 사나이>와 그림형제의 <하멜린의 피리 부는 사나이>의 연관성.  연극<피리 부는 사나이>는 대본 속에 꽁꽁 숨겨놓은 진실에 대하여  어느 하나 명확한 대답을 주지 않고 극을 마칩니다. 어쩌면 명확히 내려지지 않은 대답 때문에 사람들은 연극이 끝난 후에도 계속해서 생각하게 되는지도 모릅니다.

 

 

 

 아동 성폭력 문제로 시끄러운 요즘, 아동 성폭력 문제를 바라보는 각 계의 시선은 다양합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 아이들이 사회적 무관심과 방치로 인해 성폭력의 위험에 노출되어서는 안된다고 주장합니다. 안타깝게도 아동 성폭력에 대한 제대로 된 정책이 없는 오늘 날의 대한민국. 어른들의 무관심으로 인해 성폭력의 위험에 노출된 극 중 호세마리를 보면서 우리 아이들이 떠올랐습니다. 어른들의 무관심과 아이들을 이해하지 못하는 어른들의 일방적인 소통의 문제가 어른들로 부터 보호받아야할 아이들이 어른들 때문에 성폭력의 문제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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