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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식(食) 이야기.

작성일201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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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인도네시아 전통의상을 입고 있는 인도네시아 친구들.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한 걸음 더 다가올 무렵, 고향을 생각나게 만드는 대한민국의 명절 ‘추석’이 다가왔다. 추석이 다가올 때쯤이면, 철없는 나에게 평소 조금 뜸했던 부모님 생각과 타지에 있는 대학생들에게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찾아오게 된다. 하물며 같은 땅에 살고 있는 우리들도 부모님이 무척이나 그리워지는 때인데, 다른 나라에서 온 유학생들은 어떨까.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경성대학교로 유학을 온 학생들은 ‘추석’이라는 한국 명절 덕분에 부모님과 고향에 대한 마음이 한 층 더 깊어진다고 말했다. 그리움이 한층 무르익을 무렵, 그 마음을 어떻게 위로하냐는 질문에 부모님께 연락을 해서 전화를 하거나, 같은 인도네시아 친구들을 만나거나.. 아니면 인도네시아 음식을 만들어 먹어본다고 했다. 고향이 그리워 질 때, 과연 인도네시아 유학생 친구들은 어떤 음식을 해 먹을까

 

 

인도네시아 전통음식(코코넛 밀크 밥, 소고기 육포, 뗌뻬, 계란 말이, 치킨)

 

 우리는 설날에 송편, 추석엔 제삿밥 등을 먹는 것처럼 인도네시아에도 옛날 명절이나 생일 등 잔치를 할 때에 먹었던 음식들이 있다. 아무렴 추석이 우리나라의 명절인 만큼 인도네시아 친구들의 마음에는 자국의 명절이나 잔치 때 먹었던 음식들이 더 마음에 끌렸을 것이다. 이제 우리 한국 대학생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인도네시아의 대표적 음식들을 꼽아보겠다.

 

 

한국의 밥 보다 더 달콤한, Nasi u duk(나시 우 덕, 코코넛 밀크 밥)

 

 

 인도네시아의 발음으로 ‘나시 우 덕’이라는 ‘코코넛 밀크 밥’은 한국인이 식사를 할 때, 밥을 쌀밥이나 현미밥 등을 먹는 것과 같은 일반적인 밥이다. 하지만 이름에서 보듯이 우리와 조금 다른 것이 있다면 밥을 지을 때, 밥솥에 물 대신 코코넛 밀크를 넣어 더 달콤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거기에 레몬 그라스 허브(Lemon grass herb, 인도원산의 향료 식물), 소금을 넣어 간을 충분히 맞추고 밥을 지으면 된다. 코코넛 밀크 밥은 하는 방법도 간단하고 먹을 때 맛도 좋아 평소 자주 만들어 먹는 음식이라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맛! 인도네시아 친구들에게는 코코넛 밀크 밥을 예전부터 먹어왔기 때문에 아마 익숙하겠지만, 과연 우리나라 대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몇몇 한국 대학생들과 함께 시식해 본 바, 코코넛 밀크 덕분에 우리 밥과는 다른 달콤한 맛이 난다고 했다. 이 달콤한 맛은 김치의 매콤한 맛과 너무 잘 어울릴 것 같다며 김치와 함께 먹는 대학생도 있었다. 또 한 학생은 입 안에서 살살 녹기도 하고, 더러는 씹는 맛이 있어서 좋다고 했다. 신기하게 밥을 직접 먹어보니 밥에서 산뜻한 향이 났다. 이에 인도네시아 친구는 밥에서 나는 향은 레몬 그라스 허브를 넣었기 때문에 산뜻한 향이 난다고 했다.

 

 

한국에 두부가 있다면 인도네시아에는 Tempe!!(뗌뻬)

 

 

 콩을 발효시켜 만든 음식 중에 한국엔 두부가 있다면, 인도네시아에는 뗌뻬가 있다. 뗌뻬는 두부와 같이 콩을 발효시켜서 만든 것으로 안은 두부처럼 담백하지만 밖은 튀겼기 때문에 바삭하다. 또 첨가된 치킨 향신료는 익숙하게 우리의 후각을 자극한다. 이는 동남아 지역에서 자주 만들어 먹는 음식으로 주로 옛날 명절이나 생일 등 잔치를 할 때 먹었던 요리라고 한다.

 

인도네시아 전통음식 뗌뻬 요리재료와 요리를 하고 있는 인도네시아 학생들.

 

 뗌뻬요리에는 식용유, 마늘, 자른 뗌뻬, 고추, 파, 인도네시아 간장 등이 들어간다. 먼저, 기름을 후라이펜에 넣고 마늘과 파를 볶아서 향이 날 때까지 젓는다. 그리고 자른 뗌뻬를 넣은 후, 인도네시아 간장과 함께 섞어준다. 특이한 점은 인도네시아 간장은 우리나라 간장과 달리 달달한 맛이 난다. 그 이유는 인도네시아 간장은 검은 콩과 흙설탕 그리고 소금을 통해 추출한 액기스이기 때문이다. 간장을 넣은 후 치킨 맛이 나는 향신료와 매운 맛이 나는 고추씨(kecap pedas)를 넣고, 마지막으로 상큼한 맛을 내기 위해 방울토마토와 물을 넣고 물이 없어질 때까지 조리면 된다.

 뗌뻬를 직접 먹어 본 바, 이는 한국의 장조림과 맛이 약간 비슷하다. 뗌뻬가 입에 들어가면 인도네시아 간장 덕분에 달달한 맛과 인도네시아 고추(Cabai rawit)를 넣어 매콤한 맛이 함께 입안에 퍼진다. 한국식으로 말하자면 ‘약간 달작지근하다.’라고 말해줬다. 덧붙여 한국어는 여전히 어렵다고 말하며 인도네시아 친구가 눈웃음을 지었다. 뗌뻬는 씹히는 맛과 느낌, 그리고 향이 잘 조화가 되어 코코넛 밀크 밥과 먹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무슬림의 1달 간 금식 그리고 Bubur kacang ijo(부부르 까짱 이조, 녹두죽)

 

 

 인도네시아는 세계최대의 무슬림 인구가 거주하고 있다. 그래서 국민들의 대부분은 8월 20일 경 초승달이 보일 때부터 1달간 라마단이라고 불리는 금식 기간을 가진다. 그 1달 동안은 낮에 아무것도 먹지 못하기 때문에 속이 비어있는 상태가 많다. 그 때 속을 편하게 하기 위해 부드러운 부부르 까짱 이조를 먹는 것이다.

 일명 우리나라의 녹두죽과 비슷한 부부르 까짱 이조는 물에 녹두를 넣고 10분 정도 끓인다. 그리고 코코넛 밀크를 약한 불로 따뜻하게 끓인 후, 판다누스(허브)와 시럽을 넣고 계속 저어 준다. 여기에 중탕 시켰던 녹두를 꺼내 넣는다. 이렇게 부부르 까짱 이조는 완성된다.

 부부르 까짱 이조의 맛은 꽤 오묘하다. 한국의 녹두죽과 비슷하지만 조금 다른 맛이 있다. 처음엔 입에서 살살 녹다가 점점 달콤한 맛이 입 안에서 퍼진다. 마치 초콜릿과 같은 달콤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어 계속해서 먹게 되었다. 인도네시아 친구들은 이것을 평소에 자주 먹어왔기에 익숙하다고 했다. 하지만 한국 대학생들은 처음 맛본 이 음식이 맛이 특이하고 신선하다고 했다.

 

완성된 인도네시아 요리들.

 

 위에서 완성된 음식들과 덧붙여 기름에 얇게 썬 감자를 튀겨 감자칩을 만들고, 튀긴 닭에 껍질 부분을 떼어 한 쪽에 장식을 하고, 소고기를 썰어 말린 육포와 계란말이를 곁에 놓아두고 가운데 케찹을 뿌려 놓는다. 인도네시아에선 이렇게 완성된 음식들이 한 상에 올라간다. 그리고 녹두죽과 함께 먹으면 배가 든든해진다.

 

그렇다면 인도네시아 친구들이 좋아하는 한국음식엔 무엇이 있을까.

 

한국음식을 좋아하는 인도네시아 대학생 친구(츰파카)와 그녀가 좋아하는 한국 음식들.

 

 현재 한국에 있는 경성대학교에서 재학 중인 정은혜(인도네시아 명 : 츰파카, 22)씨는 처음 한국에 왔을 때, 한국 문화에 적응하기가 어려웠다고 한다. 특히나 처음엔 한국 음식 중에선 못 먹는 음식도 많았다고 하는데, 이제는 김치 또한 잘 먹는다고 했다. 자연스럽게 어떤 한국음식을 좋아하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Q. 어떤 한국음식을 특별히 좋아하나

 

A. 삼계탕이랑 떡볶이가 좋아. 삼계탕은 건강식이잖아. 평소 고향에서도 자주 먹을 수 있는 닭이고. 인도네시아에서는 많은 사람들의 종교가 무슬림이기 때문에 돼지고기나 소고기 보다는 닭고기를 더 많이 먹어. 그래서, 처음엔 삼계탕을 입에도 대지도 못했어.

 근데 2년 정도 한국에 살다보니, 점점 한국인의 입맛과 비슷해져 가는 것 같아. 이젠 삼계탕의 시원한 맛도 알 것 같고. 삼계탕은 향신료 보다는 약재료를 쓰고,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 매력적이야. 닭을 그대로 먹을 수 있고, 소금에 살을 찍어 먹을 수 있는 것도 너무 좋아.

 

Q. 삼계탕에 얽힌 이열치열이라는 사자성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A. 처음엔 좀 이상했어. 왜 하필 여름에 뜨거운 음식 먹는지.. 안그래도 땀 뻘뻘 나는데!! 더 땀 나는 것 같았어. 근데 두어 번 먹어보니까 왜 이열치열이라고 하는지 알겠더라고. 열양도 높아서 힘도 많이 나고!

 

Q. 혹시 삼계탕을 만들 줄 아나

 

A. 대충은 알고 있어. 근데 아직 한 번도 안 만들어 봤어. 삼계탕 인삼, 대추, 찹쌀, 닭, 밤, 파 등 손질해서 씻고 물에 넣어서 끓이면 되잖아.

 

Q. 삼계탕에 아쉬운 점이 있다면

 

A. 삼계탕에서 아쉬운 점은 가격이 좀 비싼 것 같아. 다른 음식들은 가격대가 다 비슷비슷한데 삼계탕만 유난히 비싸. 그리고 한 그릇은 여자가 다 먹기엔 너무 힘들어. 닭은 어쩔 수 없이 한 마리를 넣어야 하지만.. 그래도 맛은 최고야!

 

Q. 또 다른 특별하게 맛있는 한국음식은

 

A. 떡볶이가 너무 좋아. 떡볶이 양념에 있는 오뎅은 생선으로 만든 인도네시아 음식과 비슷해서 더 정감이가. 그리고 그 양념 묻혀서 오뎅 먹으면 너무 맛있어! 튀김, 식혜랑도 같이 먹으면 정말 맛있는데.. 또 삼겹살, 불고기, 한정식, 김밥, 냉채족발도 맛있더라구!

 

현재 경성대학교에서 유학중인 인도네시아 대학생 친구들.

 

 한국에 살고 있는 우리도 추석이 되면 고향이 그리워지고, 부모님이 그리워진다. 하물며 타지생활을 하고 있는 친구들은 고향이 얼마나 그리울까. 그 빈자리를 다 메꿀 수는 없지만 이렇게 고향 음식을 만들고, 함께 나누며 그 빈자리를 조금이나마 채워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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