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우리의 색, 오방색

작성일2012.11.27

이미지 갯수image 12

작성자 : 기자단

 
우리들의 눈에 가장 익숙한 색, 그리고 가장 순수한 색. 그리고 오랜 세월 동안 우리 삶 곳곳에 자리잡은 터줏대감 같은 색, 바로 오방색이다. 우리 민족의 순수함을 고스란히 담은 듯 순수하면서도 정갈한 이 다섯 가지 색은 생각보다 우리 삶 전반에 걸쳐 쉽게 만나볼 수 있다. 

 


우리나라를 칭하는 말은 수도 없이 많다. 그 중에서도 유난히 가슴에 와 닿는 수식어가 있으니, 바로 ‘고요한 아침의 나라’이다. 미국의 한 동양학자는 우리나라를 일컬어 ‘The land of morning clam’, 즉, ‘고요한 아침의 나라’라고 하였다. 아침의 고요, 마치 남산 위의 소나무가 철갑을 두른 듯한 모습으로 잎에 아침이슬을 송글 송글 매달고 아침 해를 맞을 준비를 할 것만 같은 표현이다. 그런 수식어에 꼭 맞는 표현이 있으니, 바로 ‘백의민족’이다. 희고 깨끗한 흰옷을 입고 순수함을 간직한 민족, 바로 우리 민족이다. 우리 민족은 예로부터 흰옷을 즐겨 입었다.

  

 

 

 

하지만 오직 흰옷만을 추구한 것은 아니다. 색색의 예쁜 한복도 입었다. 예컨대, 돌이나 명절에는 나쁜 기운을 몰아내고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아이들에게 오방정색과 간색으로 지은 예쁜 색동저고리를 입혔고, 용포는 임금이 아닌 그 누구도 입을 수 없었던 고귀한 색인 황색 비단으로 지었다. 신기하게도 이렇게 다양한 모습을 한 의복의 색상변화는 오방정색이나 오방잡색이라는 범위 내에서 이루어졌다.    

  

오방정색은 대한민국 전통색상으로, 적색, 청색, 황색, 백색, 흑색 등 총 다섯 가지의 색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들을 오정색이라 부른다. 각각의 색은 방향성을 띠고 있는데, 적색은 남쪽, 청색은 동쪽, 흑색은 북쪽, 백색은 서쪽, 그리고 황색은 중앙이라는 방향을 가진다. 오방정색 가운데 적색과 청색은 양색이며, 백색과 흑색은 음색에 해당된다. 오정색을 혼합해 만들어낼 수 있는 색을 5간색 혹은 오방잡색이라 칭한다. 이 다섯 가지 간색은 녹색, 벽색, 홍색, 자색, 그리고 유황이다. 과거는 물론 오늘날까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오방정색이다. 예로부터 오방정색은 생활 속에서는 물론, 우리 민족 삶 깊숙이 자리하고 있었다.

  

 
 
  

 

 

예로부터 즐겨 먹었던 비빔밥. 영양은 물론 색색의 화려함이 눈맛까지 사로잡아 더욱 맛있는 음식이다. 흰 쌀밥 위에 여러 가지 야채와 채소를 얹고 그 가운데 화룡점정인 계란 노른자까지 얹어 마무리하면 완성되는 비빔밥에서도 오방색을 찾아볼 수 있다. 잠시 비빔밥에 쓰이는 재료를 떠올려보자. 흰 쌀밥, 그리고 그 위에 올라가는 시금치, 당근, 도라지, 버섯, 그리고 계란 노른자까지…어디선가 많이 본듯한 익숙한 색들의 나열이다. 그렇다. 이들은 모두 오방색을 띠는 야채와 채소이다. 심지어 중앙을 의미하는 황색의 계란 노른자를 정 중앙에 올려 오방색의 방향성까지 반영한 음식이 바로 비빔밥이다. 


 
 

비빔밥뿐만 아니라 우리가 전통적으로 해온 일에도 오방색이 깊게 관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황색이 임금만이 입을 수 있었던 색상이었던 이유는, 황색은 우주의 중심이라 하여 고귀한 색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적색은 귀신을 쫓는데 적극 사용되었는데, 그런 의미에서 동짓날 액막이를 위해 붉은 팥죽을 끓여 먹었고, 아들을 낳았을 때 부정한 것의 출입을 막기 위해 문밖에 붉은 고추를 매달아 놓았다. 또한 음색은 남성을, 양색은 여성을 의미하기 때문에 혼례 시 음색인 청실과 양색인 홍실을 엮어두기도 했다. 또한, 궁궐 안에서도 오방색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아름다운 곡선을 자랑하는 처마도, 지붕을 떠받치고 있는 기둥에서도 오방색 무늬의 화려한 장식을 엿볼 수 있다.  


 
 

 

동양사상인 음양오행은 건강과도 연관이 있다. 오행에는 목, 화, 토, 금, 수가 있는데 이 다섯 가지에 해당하는 색은 각각 청색, 적색, 황색, 백색, 그리고 흑색이다. 이들에 해당하는 지배 장기는 각각 간과 담, 심장과 소장, 비장과 위장, 폐와 대장, 그리고 신장과 방광이다.   

 

 오행

목 

화 

토 

금 

수 

 색

적 

황 

백 

흑 

 장기

 간, 담

심장, 소장 

비장, 위장 

폐, 대장 

신장, 방광 

 

오방색과 장기 사이에는 상당한 연관성이 있는데, 그 연관성은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을 정도로 눈에 띤다. 각 오행과 오방색에 해당하는 장기 건강이 좋지 않을 때, 이는 안색을 통해 나타나기 마련이다. 예컨대, 위장이 좋지 않으면 얼굴빛이 노랗고, 폐가 나쁘면 얼굴이 창백하며, 신장이나 방광의 건강이 나쁘면 환자의 안색이 검다. 마찬가지로, 심장이 좋지 못하면 얼굴에 불그스레한 빛이 돌고, 간이 나쁘면 콧등에 검푸른색이 나타나곤 한다.  

 

 
 우리 전통색인 오방색. 전통이라 하면 사라져가는 옛 것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무조건 그런 것은 아니다. 오방색은 아직도 우리가 별 다른 생각 없이 행하는 일 하나하나에도 녹아 들어 있다. 어제 점심으로 먹은 비빔밥에도, 새해를 맞이하며 아이에게 입힌 색동저고리에도, 그리고 사랑하는 이의 손을 잡고 놀러 갔던 경복궁에도 오방색은 존재한다. 

 

 

 

                    

 


해당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로 영현대 저작권이 있습니다.
                                            해당 콘텐츠의 상업적 이용을 금지하며, 비영리 이용을 위해 퍼가실 경우 내용변경과 원저작자인 영현대 워터마크 표시 삭제는 금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