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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섬의 꿈꾸는 조각들

작성일2012.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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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하늘과 바다가 마치 하나의 도화지 마냥 똑같이 푸르른 어느 가을날, 부는 바람에 실려 오는 국화 향기가 코끝에 내려앉는다. 저마다의 마음들을 껴안은 너른 저 바다 너머로 자그마한 섬 하나가 내게 그리 오라 손짓한다. 국화가 바라보는 하늘에는 갈매기들이 노닐고, 노니는 그들은 승선한 이들을 환영한다. 2012년의 어느 맑은 가을, 꿈꾸는 조각들의 꿈꾸는 섬, ‘Dreaming Island'로 향한다.

 

 

 

 2012 창원조각비엔날레는 국내 최초의 조각비엔날레다. 마산 앞바다의 작은 해상공원, 돝섬에서 개최되는 것은 이번 비엔날레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여객선을 타고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는 작고 아담한 매력의 돝섬은 10월 26일부터 11월 25일까지 ‘Dreaming Island', 꿈꾸는 섬이라는 테마로 관광객들을 맞이한다. 국내작가 15명, 해외작가 5명이 참여한 이번 조각비엔날레의 작품들은 자연물 모티프의 작품들과 관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참여형 작품들로 구성되었다. 꿈꾸는 섬으로 향하기 위해서는, 창원시 마산합포구에 위치한 마산 연안 여객선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배에 오르면 된다. 승선비는 1인 당 왕복 5,200원.

 

 

 사람의 손길로부터 탄생한 조각들이나, 꿈꾸는 섬은 기꺼이 그들을 그 자신의 품으로 받아들였다. 창원조각비엔날레의 조각들은 자연의 미를 담은 인공물이다. 자연을 품은 조각들, 그들을 만난다.

 

 

 조각들은 돝섬에 자연히 어우러져 있다. 김주현 작가의 꽃은 “한 변이 꽃잎의 형태로 변형된 정삼각형이 다양한 각도로 증식하여 입체를 이루는 작품”으로, 그야말로 바다를 바라보는 한 송이 꽃처럼 보인다.

 안병철 작가의 작품은 씨앗의 형태를 모티프로 한 작품으로, “생명의 고귀한 의미와 열정, 순수하고 맑은 새 생명을 향한 소멸을 조형화”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스테인리스 스틸로 제작된 것인데, 그 덕분에 작품 주변의 모든 풍광을 반영한다. 눈에 보이는 모든 자연, 모든 생명을 품은 씨앗의 모습이다.

 노 준 작가의 작품은 이번 조각비엔날레에서 가장 귀여운 작품이다. “사람들과 가장 가까운 반려동물인 고양이와 강아지를 캐릭터화한 작품”으로, 보는 이들로 하여금 흐뭇한 미소를 짓게 한다. 영현대 기자가 흥미롭게 느낀 부분은, 강아지보다 큰 덩치를 가진 고양이가 강아지를 태우고 있다는 점. 일반적으로는 강아지가 고양이보다 클 것이라 여기므로. 물이라는 자연 위에서 노니는 귀여운 반려동물의 모습은, 작가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담으려했음을 느낄 수 있도록 한다.

 

 

 꿈꾸는 섬의 조각은 사람을 맞을 준비도 되어있다. 눈으로만 감상하는 조각은 매력 없다. 돝섬의 조각은 그들의 품으로 사람을 직접 불러들인다. 우리는 보고, 듣고, 만지고, 체험할 수 있다.

 

 

 정 현 작가의 소리의 숲은 관람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작품 중, 유일하게 소리를 만들어내도록 하는 작품이다. 다른 길이와 굵기의 스틸 관은 각기 다른 음을 내는데, 이는 마치 음악을 만들어내는 연주가가 된 기분을 이끌어낸다. 보는 것만으로는 미완성의 작품인 소리의 숲은, 사람들의 손길을 기다리는 참여형 작품의 대표작이라 하겠다.

 여러 개의 나팔로 구성된 김병호 작가의 작품을 볼 때는 가까이 다가가 보아야 한다. 나팔에 귀를 기울이면, 미세하지만 어떤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안내 책자를 읽지 않은 영현대 기자는 우연히 어떤 소리에 이끌렸고, 자연히 나팔에 귀를 갖다 대었다. 작가의 목적은 “아무리 작은 소리라도 관심을 기울이면 들린다는 것을 환기”시키는 것이다.

 미쉘 드 브로인의 인터레이스는 마치 신기한 계단 놀이터에 들어온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계단을 보면 오르내리고 싶어지는 본능이라도 있는 것 마냥,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인터레이스를 직접 체험했다.

 

 

 누구에게나 개인의 취향이 있다. 말로 정연하게 설명할 수는 없지만, 그저 끌리는 무언가가 있게 마련이다. 그 어떤 작품보다도 기억 속에 뚜렷이 자리 잡은, 그저 끌리는 그 무언가들, 내겐 너무 특별한 조각들이 있다.

 

 

 안규철 작가의 작품은 쉼표와 같은 느낌이다. 작품 안에서 올려다 본 파란 하늘, 들려오는 바다의 노래와 아득히 풍겨져 오는 국화 향기는 잠시나마 그 안에서 쉬어가라 청한다. 맑은 가을 하늘과 그 속으로 불어오는 산뜻한 숲 공기는 온 이의 발길을 붙잡는다.

 김상균 작가의 작품은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마산과 창원의 옛 관청 건물들의 일부분”들을 담고 있는 이 작품은, 마산과 창원의 옛날을 추억할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한다. 마산 앞바다의 작은 섬에 설치되어 더욱 빛을 발하는 의미 있는 작품이라 하겠다. 작품을 바라보는 젊은이들에게는 옛날을 상상해보는 계기를 제공하기도 한다.

 제임스 홉킨스의 작품은 단연 가장 특별하다. 지구의 축소판인 지구본의 모습을 하고 있는 이 작품은 반사면을 통해 그것이 위치한 곳의 모든 풍경을 그 안에 담아낸다. 움직임 없이 그 자리에 서 있으나, 어느 위치에서 보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작품이 된다. 우리는 숲을 품은 지구본을 보기도 하고, 바다를 품은 지구본을 보기도 하며, 나를 품은 지구본을 보기도 한다. 내가 완전히 작품의 일부가 될 수 있는 가장 멋진 작품이 아니었나 생각해본다.

 

 

 바다의 노래를 듣고, 국화 향기에 취한 아름다운 조각들이 꿈꾸는 섬을 가득 채우고 있는 가을이다. 꿈꾸는 조각들은 마산 앞바다 작은 섬에 영구히 서 있겠지만, 떠나는 이 가을의 끝자락에서 그들을 만나는 것은 가장 특별한 일이 될 것이다. 지금 승선하자. 갈매기들이 당신을 Dreaming Island로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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