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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동양고전을 말하다.

작성일2012.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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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 사진 류선욱

 

모든 것은 유행을 탄다. 유행대명사로는 패션이 있고 음악도 있다. 책 또한 유행의 흐름을 빗겨나가지 못한다. 어느 순간 서점에는 자기개발서로 뒤덮여있지만 10여년 전 유행이었던 고전이 다시 활기를 찾고 있다. 매번 강조되어왔던 고전의 중요성이 다시 유행의 흐름을 타고 있는 것이다. 자기개발서에도 개발의 필요한 중요 부분으로 고전을 지목하고 있다. 그리고 성공한 사람들은 복잡하고 치열한 현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힘을 고전에서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연세대학교 학술정보원에서는 동양고전 독서프로그램 ‘2012, 동양고전을 말하다’를 기획, 주최하고 ‘플라톤 아카데미’, ‘예스24’의 주관 하에 14주간에 걸쳐 동양고전에 대한 강연을 진행하였다. 본 프로그램은 국내 석학, 고전평론가, 학자들을 학문의 전당인 대학에 초빙하여 동양고전의 중요성을 알리고, 14가지의 주제를 가지고 고전에 대한 내용, 저자소개 그리고 고전을 통해 치열하고 바쁜 현 시대를 살아나가는 지혜와 해법을 찾을 수 있는 시간을 제공하기 위해 기획되었다.
 다양한 고민과 갈등, 사회적 쟁점 등을 마주하여 그것을 고전과 함께 그리고 어떤 해법을 제시하는지 그 항해 속을 살펴보자. 

 

 

<14주간 '동양 고전'의 향연>  

- 2012년 9월 4일부터 ‘당신이 동양고전을 읽어야 하는 이유’라는 주제로 시작하여 12월 11일까지 14가지 주제를 가지고 진행되었다. 연세대 필독도서 가운데 14종의 동양고전이 먼저 선정되고 해당분야 전문서적 및 논문, 강의에 대한 평가가 이루어진 다음, 14명의 국내 석학, 고전 평론가 등을 강사로 모셔 진행되었다. 대학교 내에서의 진행하는 만큼 접근하기 쉬운 강연 제목으로 선정하고 일반 청중에게 어려움 없이 고전을 다가갈 수 있게 프로그램을 구성하였다.
 고전의 중요성은 어느 순간 강조된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필요성이 제시되었고, 언제나 책을 통해서나 전문가들을 통해서 피력되고 있었다. 교수신문에서 펴낸 ‘최고의 고전번역을 찾아서’에서는 고전의 중요성을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고전의 가장 기본적인 의미는 보편적인 지혜가 담겨있다는 점입니다. 하나의 생각이 보편성과 대표성을 갖는다는 것에 이러한 메시지를 반복해서 읽고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변화하는 세상은 그리 두렵거나 불확실한 존재가 아닐 것입니다.” 


 

 순환이론처럼 어느 일정 궤도에서의 반복이라면 역사 또한 순환이고 순환 속에 고전이 존재하게 된다. 지금 생산되는 모든 책들 또한 고전이 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고전에서 지혜의 보편성과 깊이를 알 수 있고 불확실한 미래를 풀어갈 해법을 주는 해설서와 같다. 물론 검증된 고전으로 읽고 고민하고 책을 탐구의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지구촌이라는 글로벌 시대에서도 예나 지금이나 정확히 서양과 동양으로 구분되어있다. 그에 따른 문화와 생활 방식 등이 확연한 차이를 가지고 있으며 고전 또한 예외가 아니다. 고전의 중요성을 알림에 있어 동양고전과 서양고전으로 나뉘게 된다. 연세대학교 학술정보원에서 기획한 이번 고전 강연은 동양고전에 대한 이야기이다. 논어와 맹자, 목민심서와 열하일기 등 일상에서 흔히 들어본 역사 인물들과 최고의 평가를 받는 동양고전들을 가지고 이해와 그것을 통해 다양한 고민과 갈등, 사회적 쟁점에 대해 명확한 해법을 제시한다. 따분한 고전에 대한 풀이와 단순 이해도를 높이는 강연이었다면 수천 명이 이 강연들을 다녀가지는 않았을 것이다. 3천년 간 지속된 사랑 이야기인 시경과 사람을 생각하는 논어, 상상력을 꽃피우게 만드는 산해경 등으로 저자의 이야기와 몰랐던 에피소드를 통해서 동양고전을 즐겁게 만날 수 있는 자리였다. 대학교 내에서 진행되었지만 고전이라는 타이틀은 다소 따분함에 청중의 연령층이 높을 것 같았지만, 오히려 대학생들이 가장 많았으며, 30,40대와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 분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으로 골고루 1500석의 대형 강연장을 가득 메워 강연을 듣고 갔다.  


 

 또한 14주간 진행되는 강연 중 모범 참가자 신청을 받아 동양고전과 연관된 지역 답사 기회를 제공하였다. 강연 중간(7회 강연) 후 35명을 초대하여 가을의 정취와 전통 문화가 조화를 이룬 수덕사, 추사 김정희 묘역, 이정렬 선생 고택 등을 답사하고 유적에 대한 설명도 자세히 듣는 시간을 가졌다.
  다양한 고전의 만남과 그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현 시대와 맞춰 새로운 해법을 제시한 강연으로 청중 만족도는 매 강연마다 높았다. 대학생들은 따분할 것 같은 고전을 새롭게 접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하고, 회사일을 마치고 강연에 참가한 30,40대는 여유와 생각의 시간을 마련해준 자리였으며, 나이가 지긋이 드신 어르신 분들께서는 전에 접했던 고전을 다시 한 번 펼칠 기회를 준 의미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준 것이다.  

 

 

<유머 와 열정의 패러독스, 열하일기> 

- 14가지 주제 중 13번째 강의인 ‘유머와 열정의 패러독스’는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 대한 고전과 함께 고미숙 선생님을 통해 진행되었다. ‘2012 동양고전을 말하다’의 전체 강연 중에서 유일한 여성 강사로서 다시 한번 고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본격적으로 열하일기의 유목일지 이야기를 펼쳤다. 독문학에서 국문학, 그리고 고전문학으로 전향한 특이한 이력을 가진 고미숙 강사님께서 열하일기를 접한 에피소드와 빠져들고 찬양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열하일기 속으로 모두를 초대하였다. 자유로운 사고의 출발은 얽매이지 않은 생활에서 나오며, 세상에 대한 통쾌하고 신랄한 비판을 서슴지 않았던 연암 박지원이 사신 행렬에 끼어 중국으로 기행을 떠나면서 위대한 ‘열하일기’가 만들어졌다. 고미숙 강사님은 강의 내내 단순한 여행기록서와 같은 책들과는 차원이 다른 열하일기를 최고라고 강조하는 부분도 인상적이다. 단출한 행장을 꾸려 두 명의 하인과 여행을 하는 도중 공식 일정이 없는 사이 몰래 무리를 이탈하여 많은 지기들을 만나고 호기심의 눈으로 중국을 살핀다. 어린아이 같다는 별칭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들을 벌이고 항상 유쾌하게 지낸 연암 박지원은 무겁게 다가왔던 고전과 역사인물에 대해 친근감을 갖게 한다. 즉, 어렵게 느껴지던 실학의 중심인물이 이러한 사고와 행동들에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친근하게 다가온 연암 박지원을 통해 열하일기는 타고난 문장력과 개그맨 같은 재기 넘치는 글로 그의 사상과 조우할 수 있었다.  


 

 고미숙 선생님의 최고의 열하일기의 유목일지와 함께 문장과 글쓰기 중요성도 전했다. ‘문체는 단순히 문장의 형식이 아니라 그 시대의 사상을 대표하는 체계이자 표현형식이라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여행기를 조선 문장의 대표자 연암 박지원이 클라이막스를 만들고 대단원을 형성하여 ‘열하일기’라는 것을 펼쳐낸 것이다. 모든 정보를 모으고 열중한 실학파의 종결자이자, 정보와 정보 사이를 가로지르며 새로운 서사를 구성해 지금 창의적인 사고와 융합이 유행인 21세기 지식인으로 연암 박지원이라고 꼽았다. 하루아침에 그런 문장력과 필체를 가진 것은 아니다. 끊임없는 문체의 실험과 문장을 바로잡았던 노력은 그의 글에서 여실히 나타난다. 연암 박지원은 살았던 그 당시에도 과거시험만 알고 있던 젊은이들에게 문체의 중요성과 참된 학문의 즐거움을 가르쳤고 이에 어떤 젊은이가 이렇게 탄복했다고 한다. "선생님의 가르침을 듣고서야 비로소 과거 공부 이외에 문장 공부가 있고, 문장 공부 위에 학문이 있으며, 학문이란 글을 끊어 읽거나 글에다 훈고를 붙이는 것만으로는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지요. (고미숙, ‘열하일기,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연암 박지원을 자세히 알아감과 동시에 또 다른 강의 부제로 ‘열하일기, 천개의 고원을 가로지르는 유쾌한 유목일지’가 진행되었다. 18세기 조선의 천재인 연암 박지원의 필체를 20세기 프랑스의 철학자 들뢰즈의 관점에서 살피고 그것을 기반으로 고미숙 강사님께서 작업했던 ‘고전 리라이팅’의 첫 성과물을 발표장이기도 하였다. ‘열하일기’와 관련된 부분을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이라는 주제로 연암 박지원의 최고 문장에 대한 이해와 기행문이지만, 기행문이 아닌 열하일기 속에 직접 들어가서 작가의 시선 곁들였다. 다시 말해 두 명의 소개자와 함께 가는 여행서인 것이다. 고전의 따분함이나 어려움에 펼치지 못했다면 당당하고 유쾌하고 펼칠 수 있게 고미숙 강사님이 도와준 시간이었다. 예정된 강연 시간을 훌쩍 넘기면서 까지 청중의 질의에 성심성의껏 모두 답해주기도 하였다.  

 

- 많은 고민과 치열한 경쟁으로 매일같이 스트레스인 현대인들에게 동양고전에서 쉬어가는 시간과 사랑, 경쟁이 아닌 사람이 우선인 것과 스펙보다 중요한 인생 지침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따분한 고전의 해석이 아닌 천재의 광기나 유쾌하며 호기심 가득한 여러 작가들에 대해 몰랐던 이야기와 재미난 이야기를 통해 기분 좋은 강연으로 고전을 만날 수 있는 자리였다. 독서의 계절로 시작한 ‘2012 동양고전을 말하다’는 따스한 커피가 생각나는 겨울까지 매번 흥미로운 주제로 진행되어 서점에서 고전을 찾거나 전에 읽어서 책장에 꽂혀있던 고전을 다시 한 번 펼치는 시간을 만들어 주는 의미 있는 강연이었다. 연말을 마무리하며 다가오는 새해를 다짐하며 많은 지혜가 담긴 고전을 한번 천천히 읽어 내려가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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