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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김없이 피고 지고' 박노해 티베트 사진전

작성일2012.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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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사진출처 - '라카페' 블로그>

 

티베트. 티베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무엇일까 아마 중국으로부터 독립을 요구하는 티베트인들의 모습이 가장 먼저 생각날 것이다. 더불어 티베트의 자유를 위해 노력하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주인 달라이 라마 14세도 함께 말이다. 이렇듯 티베트는 세계적 이슈의 중심에 있지만, 막상 우리는 티베트인들의 삶과 그들의 웅장한 문화를 잘 알지 못한다. 티베트가 신비하게 느껴지는 건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닐까 신비함으로 가득 찬 티베트. 티베트를 담은 사진전으로 티베트를 알아 보자.

 

 

 

 올해 들어 가장 추운 날. 경복궁역에서 7022번 버스를 타고 부암동으로 향했다. 삼청동과 비슷한 것 같지만, 삼청동과는 달리 소소한 매력을 느낄 수 있는 부암동. 이곳에 티베트사진전이 열리는 ‘라카페’가 있다. 카페가 있지 않을 것 같은 주택단지들 사이에 위치한 ‘라카페’는 생명, 평화, 나눔의 세계를 열어가는 비영리단체인 <나눔문화>에서 운영하는 곳이다. 전시회를 본 뒤 여유 있게 커피 한잔을 하며 책을 읽을 수 있는 그런 문화공간이다. 이곳에는 노동운동가인 ‘박노해’ 시인의 사진을 무료로 상시 전시하고 있다.

 

 

< 사진 - 김초아> (1) 라카페 입구 (2) 처음 가는 길이라서 찾아가는데 조금 힘들었다. (3) 라카페 내부모습 (4) 시인 박노해

 

 ‘박노해’라는 시인의 이름을 처음 들었을 때 특이한 필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이 필명이 ‘박해받은 노동자들의 해방’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니 노동운동에 대한 시인의 결의가 느껴지는 것 같았다. 시인은 첫 시집인 <노동의 새벽>을 출간하였을 때 군사독재 정권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서 이 필명을 처음 사용하였다고 한다. 이 시집 발간 이후 그는 얼굴 없는 시인으로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노동의 새벽>이라는 그의 시는 당시 잊혀진 계급이라고 불리던 노동자들을 대변해주었고, 젊은 대학생들에게는 부조리한 그 당시의 노동 현장에 뛰어들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되었다. 시 발간 이후에 노동운동으로 인해 무기징역을 선고 받기도 한 그는 1998년 석방된 후 사회운동단체인 <나눔문화>를 만들고 중동, 아시아, 중남미등 가난과 분쟁이 있는 현장에 흑백 필름을 가지고 가 그 곳의 모습을 담아오고 있다.

 

★  찾아가는 길

 

 경복궁역 3번 출구 버스정류장에서 7022.7212 1020번 버스를 타고 ‘부암동 주민 센터'에서 하차한다. 그리고 '윤동주시인의 언덕' 방향으로 조금 걷다 보면 골목길이 하나 나온다. 이 골목길을 걷다보면 두 갈림길이 나오는데 언덕길 방향 쪽으로 올라가다보면 주택단지 속에 빨간 ’라카페‘ 푯말을 볼 수 있다.

 

 

 카페에 들어가니 연두색 바탕위에 쓰여진 ‘라 갤러리’가 눈에 띈다. 한참 추위에 떨었기 때문일까 출입문에서 반겨주는 연두색 바탕의 벽면이 봄을 상기시키면서 한결 편안하게 만들어 주는 것 같다. 전시장에 들어가니 문구하나가 눈에 들어온다.

나는 이 지상에 잠시 천막을 친자

 초원의 꽃처럼 남김없이 피고 지고

자신을 다 사르며 온전히 살아가기를

 

이 문구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인 ‘님김없이 피고지고’를 잘 표현해 주고 있다.

 

<사진 - 김초아> 사진전 소개와 전시회에 들어가면 볼 수 있는 문구. 이 문구가 전시회의 주제를 잘 나타낸다.

 

티베트 인들은 히말라야 아래에서 살면서 신을 숭배하며 광대한 자연과 함께 살아가고 있다. 더불어 이들은 숨이 멎을 것 같은 고지대에서 오체투지(삼보일배)를 하며 신을 향한 순례길에 오른다. 티베트 인들은 물질적인 결핍 속에서도 매일 기도와 순례로 자신을 완전히 소멸시키며 살아간다. 그들이 생각하는 충만한 삶이란 축적이 아닌 소멸에서부터 밝아 온다. 이러한 티베트인들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바로 1950년 중국의 점령. 현재 중국에 점령된 티베트는 급속한 시장개방 속에서 몸살을 앓고 있다. 축적이 아닌 소멸에서 충만한 삶이 온다고 생각하는 티베트인들. 그들의 사상과는 전혀 반대되는 시장개방은 티베트인들의 삶과 문화를 위협하고 있다. 자본주의 속에서 위협 받던 노동자들을 대변하던 박노해 시인. 그는 이 전시회를 통해 자본주의로 인해 자신의 문화를 잃어가는 티베트인들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현재의 자본주의 방향이 옳은가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듯하다.

 

 

 

22점의 사진이 걸려있는 전시장. 전시장이라기엔 작은 규모이지만 내용만큼은 남부럽지 않다. 몇 점을 제외하곤 모두 흑백으로 된 사진이라서 그런지 신에 대한 티베트인들의 숭배의 감정이 더욱 잘 느껴지는 듯하다. 이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 두 점을 소개할까 한다.

 

<사진 - 김초아> (1) 인상깊었던 사진 중에 하나인 ' 유목민의 대이동'.(2) 전시회의 모습 (3) 출처는 '라카페'블로그 몇점 안되는 색채 사진 중에 하나이다. 티베트의 광활한 자연을 보여준다.

 

하나는 허리가 구부러지고 거동이 힘들어 보이는 할머니사진이다. 거동이 힘든 몸이지만 자신의 인생에 있어서 마지막이 될지 모르는 순례길을 오르는 할머니의 모습을 보니, 왠지 모를 뭉클함이 다가왔다. 또 다른 사진은 ‘유목민의 대이동’ 이라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아스팔트가 깔린 도로 위를 한 가족이 야크떼와 함께 이동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중국의 시장개방의 산물인 아스팔트 도로와 자신의 삶을 위협하는 도로 위를 새로운 삶을 위해 걷는 가족. 이 모습이 현재의 티베트인들의 모습을 가장 잘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 초원에 오래 머물면 그곳이 황폐화가 되기 때문에 티베트 인들은 황페화가 되기 전에 다른 새로운 초원으로 이동 한다. 그런데 오늘 날, 중국의 시장개방으로 인해 티베트인들 삶의 터전인 초원이 아스팔트로 덮히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야크를 키우고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티베트 인들의 전통 삶은 중국의 시장개방으로 인해 무너지고 있다.

 

 

이 전시회를 보고나서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내가 이 기회가 아니면 언제 티베트에 대해서 생각해 볼까’ 이었다. 신문과 뉴스를 통해서 듣는 티베트의 위기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일 중에 하나로만 여겨졌다. 하지만 티베트 인들의 순례하는 모습과 그들이 사는 삶의 터전을 직접 눈으로 보고 설명을 읽으니 비로소 그들의 문화가 그리고 위기가 몸으로 다가왔다. 더욱이 사진이 흑백으로 처리되어서 그런지 순례하는 자에게서 느껴지는 신성함 혹은 지켜져야하는 티베트인들의 삶에 대한 아련함이 크게 느껴지는 것 같았다. ‘한번 듣는 것보다 보는 것이 낫고, 보는 것보다 행동하는 것이 더 낫다’라는 말이 있다. 우리가 티베트에 지금 당장 갈 수 없으니, 사진을 통해서 우리가 알지 못했던 티베트인들의 문화와 삶을 느껴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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