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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전, 근대로의 여행

작성일2012.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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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100년 전에 살았던 사람은 없지만 그 때를 느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2012년, ‘한국관광의 별’에 선정된 대구 근대골목투어를 통해서이다. ‘한국 관광의 별’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협회 중앙회가 공동으로 주관하는 관광지 선정제도인데 2012년에는 중구의 근대 역사문화탐방 골목투어「대구 근대골목」이 최종수상하게 되었다. 선정 이후 근대의 흔적을 보고자 이곳을 찾은 관광객이 부쩍 많아졌다. 앙상한 나뭇가지 사이에서도 고고하게 그 시절의 아름다움을 보여주었던 근대골목의 다양한 모습들을 소개한다.

 

 

 

 투어 신청을 하면 관광해설사와 함께 좀 더 제대로 된 투어를 할 수 있다.(본문 아래에 골목투어안내 참조.)

대구에서는 총 5개의 골목투어를 할 수 있다. 경상감영달성길, 패션한방길, 삼덕봉산문화길, 남산100년 향수길 등이 있는데 가장 유명한 골목은 바로 근대문화골목이다. 탐방소요시간은 약 2시간이며 총 1.54km이다.

 

 

 근대골목투어를 하려면 대구 지하철 2호선에 탑승하여 서문시장에 내리면 된다.

 

 

 

 근대골목투어의 출발지는 동산선교사주택이다.

동산선교사주택은 청라언덕에 있다. ‘청라언덕’ 혹시 학창시절에 배운 가곡 동무생각에 나온 그 청라언덕일까 생각했다면 정답이다. 이곳이 바로 대구 출생 작곡가인 박태준의 <동무생각>이라는 노래에 등장하는 곳이다. <동무생각>은 한국 근대음악의 선구자인 박태준 선생이 대구 계성학교를 다닐 때의 로맨스가 담긴 노래로 노랫말에 등장하는 담쟁이덩굴이 휘감고 있는 청라언덕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청라언덕에는 각각 대구의 유형문화재로 선정된 챔니스주택, 스윗즈주택, 블레어주택이 있다. 이 건물들은 근대건축물의 모습을 잘 보존하고 있기 때문에 ‘각시탈’, ‘사랑비’등의 근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들의 단골 촬영지로 많이 이용되고 있다.

 

 

 

 

여기가 미국이야 한국이야 ‘동산선교사주택’

 

 

 이곳은 챔니스 목사의 집으로 캘리포니아 식 건축물이다. 이곳엔 후에 동산병원을 크게 발전시킨 마펫 병원장이 살았다고 한다. 병원장이 살았던 만큼 이곳에서는 1900년대 전후의 동서양 의료기기뿐만 아니라 근대의학의 발전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해두었다. 챔니스주택은 현재 의료박물관으로 보존되어있다.

 

 

 

 스윗즈 주택은 선교사 스윗즈가 살았던 곳으로 이 건물은 대구 읍성의 돌을 주춧돌로 사용하여 문화재로서의 의미가 더욱 더 배가된 곳이다. 이곳에서는 개신교회사에 관한 사진 자료와 선교 유물들이 전시되어있다.

 

 

 블레어 목사가 살았던 이곳은 조선시대 서당과 1960~1970년대 초등학교 교실이 재현되어 있다. 내부에는 시대별 교과서 및 민속자료들과 대구 3.1운동 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어 민족의식을 고취시키는 교육, 역사박물관으로 관광객들을 맞고 있다.

 

 

 

 

 근대 한국 발전에 힘써준 그들을 위한 '은혜정원'

 

 이 세 명의 외국 선교사들의 집 앞에는 ‘은혜정원’이라는 곳이 있다. 1900년대, 외국인에 대한 거부감이 강한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이국땅에서 박해와 배척을 무릅쓰고 선교활동 및 인술을 베풀다간 이들을 위한 안식처로 총 12개의 묘석이 은혜정원에 자리 잡고 있다.

 

 

 

 

대구가 사과로 유명한 이유 ‘최초로 들어온 서양 사과나무’

 

 

 선교사 주택을 둘러보고 나면 대구에 최초로 들어온 서양 사과나무 자손목을 볼 수 있다. 1899년 동산병원 초대 원장인 존슨 선교사가 미국에서 3개 품종의 사과나무 72그루를 들여와 사택에서 심어 키우기 시작했는데 이 중 미주리 품종만 자라 동산의료원 주변으로 보급한 것이 대구를 사과 주산지로 만든 계기였다고 한다.

 

 

 

 

 

1919년 3월 18일, 대구에 울려 퍼진 대한독립만세 ‘3.1운동 만세길’

 

▲오른쪽 첫번째 사진 출처- 동산병원 의료박물관 블로그 

 

 청라언덕 노래비 옆에서 시내 쪽으로 내려가는 ‘90계단’은 3.1운동 당시 만세운동을 준비하던 학생들이 일본군의 감시를 피해 도심으로 모이기 위해 통과 했던 솔밭길이다. 대구의 만세운동은 일제의 감시가 심해 3월 1일이 아닌 3월 8일에 일어났다고 한다. 실제로 계단은 드러나지 않은 위치에 있고 계단이 끝나는 지점은 시내로 이어지는 큰 도로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다.

 

 

 

 

 

조선시대 천주교박해를 피해 내려온 대구에서 큰 교세를 형성하다. ‘계산성당’

 

 

 3.1운동 계단길을 내려오자마자 고딕형식의 성당이 보인다. 이곳이 바로 ‘계산성당’. 대구는 조선시대 천주교 박해를 피해 충청도 내륙과 대구 인근의 오지로 모여든 천주교 신자들이 모이면서 일찍이 큰 교세를 형성한 곳이다. 그중에서도 중심이 바로 계산성당으로, 100년 넘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전주의 전동성당과 함께 우뚝 솟은 쌍 탑이 아름다운 성당으로 유명한데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내부로 들어오는 각양 각색의 빛 덕분에 내부는 더 성스럽다.

 

 

 

 

 

대구에서 근대사를 위해 애쓴 사람들. ‘이상화, 서상돈’

 계산성당을 둘러보고 나오면 북적이는 시내 한복판임에도 불구하고 고즈넉하게, 아담하게 자리잡고 있는 한옥 두 채를 볼 수 있다. 바로 이상화고택과 서상돈고택.

 

▲이상화 고택

 

 

▲서상돈 고택

 

 험난했던 근대사 속에서 저항정신을 가지고 자기비판을 했던, 대표적인 저항문학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을 쓴 시인 이상화. 그리고 1906년 일본에 1300만원이라는 거액의 빚을 진 대한제국정부의 빚을 갚자는 운동을 발의하고 주도한 인물 서상돈. 대구 출신의 두 인물의 고택을 대구 시내 한 복판에서 만날 수 있다.

 

 

 

 이상화, 서상돈 선생의 고택 바로 옆에는 “계산예가”라는 근대문화체험관이 있다. 최근 근대골목투어가 더욱 더 알려지면서 새롭게 생긴 곳으로 대구에서 한국 근대문화를 이끌었던 예술인들의 삶터와 활동상을 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있다.

 

 

 

 

 

양반들과 부딪히기 싫었던 백성들의 비밀 통로. ‘진골목’

 

 

 성밖 골목을 지나 약령시에서 풍겨오는 한약 냄새를 맡으며 걷다보면, 조금 찾기 힘든 곳에 ‘진골목’이 있다. ‘진’은 경상도 말로 ‘긴’이란 뜻으로 진골목은 대구의 옛 지도에서 볼 수 있는 일종의 지명이다. 조선시대 양반들은 영남 제일 관문에서 진골목 옆 큰길을 따라 경상감영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양반들과 부딪치길 꺼리는 백성들은 진골목을 경상감영 통로로 이용했다고 한다. 지금에와서는 별로 길지도 않고 좁은 골목이지만 그 당시만 해도 긴 골목으로 이 골목에는 대구에서 가장 오래된 양옥건물인 ‘정소아과의원’도 볼 수 있다.

 

 7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듯한 대문과 건물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이색적이고 새롭다.

이렇게 근대골목투어를 마쳤다. 공식적인 코스에 포함되지는 않지만 2012년 6월 경 방영된 KBS드라마 ‘사랑비’의 촬영장소였던 음악다방 쎄라비 또한 70, 80년대 DJ가 있던 다방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한 번 쯤 가볼만한 곳으로 3.1운동 길과 계산성당 사이에 위치해있다.

 

▲7080년도 다방 모습을 재현한 사랑비 촬영지 '쎄라비'

 

 

 모르고 지나면 그 뿐인 건물들. 하지만 한국의 1900년대를 조금이나마 느끼고 그 당시 살았던 사람들과 그 때의 이야기를 알 수 있도록 조성된 ‘근대골목투어’를 통해 그 시대로 잠깐 떠나온 기분이 들어 좋았다. 우리나라의 근대는 일제강점기라는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지만 3.1운동 만세길이나 이상화, 서상돈 선생의 고택을 둘러보면서 참 감사한 마음이 많이 들기도 했다. 골목투어라 길을 찾기가 조금 까다로울 수 있으나 곳곳에 숨어있는 작은 골목들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니 대구를 방문하면 꼭 한번 방문해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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