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커피의 맛을 선택하는 사람, 로스터(Roaster)

작성일2013.01.18

이미지 갯수image 8

작성자 : 기자단

 

원두를 어떻게 볶느냐에 따라 백만 가지의 커피 맛이 결정된다.

 

 

  하얗게 변해가는 겨울 속, 우리는 참을 수 없는 추위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저기 끝이 보이지 않는 어둠 속에서 다가오는 백마 탄 왕자처럼 반가운 커피의 따뜻함이 그리워진다. 여기서 잠깐! 카페에서 커피를 만들어 주는 사람은 바리스타인 것을 알겠는데, 커피의 근본적인 맛과 향을 결정하고 커피에 대해 박학다식한 커피 전문가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는 로스터는 도대체 무엇을 하는 사람일까. ‘로스터가 누구이며, 어떻게 커피를 마셔야 더 맛있게 마신 것일까.’라는 질문을 가지고 영현대 기자단이 직접 발로 뛰어 보겠다.

 

 

 로스터 정산균씨가 핸드드립을 하는 모습.

 

* 커피의 맛과 향을 컨트롤 하는 사람, 로스터(Roaster)

 

 

  문득 책을 읽다가 로스터에 대한 멋진 묘사를 보게 되었다. ‘수천 번의 커피 시음을 통해 커피 한 모금으로 커피 맛을 알아내는 사람.’이라는 표현은 로스터의 전문가로서 자질을 한 줄로 표현하기에 충분해 보였다. 로스터란 한 마디로 ‘생두를 볶아 커피의 맛과 향을 구현하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커피를 엄청 많이 마셔야만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되기가 힘든 직업이다.

 

 

 

 

로스터가 하는 것은 무엇인가.

 

 

   커피의 구수한 맛과 향은 로스팅에서 차이가 난다. 로스터가 하는 주된 일은 원두를 볶는 일이다. 원두는 고기와 비슷하여 볶을 때, 고기를 레어(Rare. 덜 익힌), 미디움(Midium. 중간의), 웰던(Well-Done. 잘 익힌)로 나눠 굽는 것처럼 원두도 일정한 등급을 나눠 볶는다. 커피 볶는 과정에서 맛과 향의 최대 변수는 열의 온도와 시간이다. 그리고 생두의 품종에 따라 로스팅 포인트(Roasting Point)가 다르기 때문에, 로스터의 섬세한 자질이 필요하다. 이 때 로스터에게 필요한 자질은 원두의 컬러를 보는 눈, 향을 맡는 코, 팝핑(Popping. 원두가 볶이는 순간에 들려오는 소리로 1차, 2차 팝핑을 지나면 커피 본연의 향이 나기 시작함)의 소리를 듣는 귀가 특히 중요하며, 이런 로스터들의 미세한 감각 등을 통해 좋은 향과 맛의 커피 원두가 볶아진다.

   로스터의 다른 중요한 역할로는 커피를 개발하는 일이다. 커피 맛의 연금술이라고 불리는 블렌딩(Blending, 혼합)을 통해 서로 다른 종류의 원두를 섞어 새로운 맛을 창조해 나간다. 예를 들어, 단맛이 강한 브라질과 코스타리카와 신맛이 강한 케냐와 에티오피아의 원두를 섞어 새로운 맛을 만드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여러 명의 로스터들이 오랜 기간 연구 끝에 새로운 커피를 만들어 내는 작업으로, 현재 우리가 마시는 커피들은 로스터들의 수많은 연구 끝에 만들어진 커피들이다.

  이외에도 로스터의 역할로는 커피의 본연의 맛과 향을 판단하는 작업으로 생산지의 커피등급을 메기는 커핑(Cupping)작업 등이 있다.

 

 

  로스터 vs 바리스타 

 

 

   카페에서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커피를 내려주는 사람은 바리스타이다. 그런데 바리스타 말고 로스터라는 커피 전문가가 따로 있다. 그렇다면 로스터와 바리스타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먼저, 바리스타(Barista)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바(bar) 안에서 커피를 만들어 주는 사람을 뜻한다. 로스터(roaster)는 커피원두를 볶는 사람이다. 바리스타와 로스터는 커피 전문가로서 커피의 전반적인 것에 대해 많은 이해와 커피를 개발, 고객에게 조언을 하는 등 많은 역할이 겹친다. 커피를 만들 때, 로스터는 원두를 통해 커피의 근본적인 맛과 향을 컨트롤해야 한다는 커피의 근본적인 부분에 중점을 가지고 있다. 바리스타는 바(bar)안에서 실무를 담당하지만, 로스터는 작업실 안에서 주로 원두를 볶고, 연구는 것, 즉 주 활동 또한 다르다.

 

 

* 로스터가 말하는 커피 “두 배” 즐기기.

 

 

핸드드립을 통해 자신이 직접 내리는 커피는 그 커피의 풍성함을 더해준다.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커피도 마실 때이면 더 맛깔나게 마시는 것도 중요하다. 분명 개개인마다 마시고 싶은 시간, 장소, 상대가 다 다르며, 커피를 즐기는 방법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직 자신만의 커피 즐기는 방법을 찾지 못한 사람이 있다면 이 글을 참고해서 마신다면 더 좋을 것 같다. 

   먼저, 시럽을 넣지 않고 마시는 것이다. 시럽을 넣으면 그 달콤한 맛이 커피 고유의 맛을 잠식해버리기 때문에 그 맛을 다 느끼지 못한다. 그렇다고 내 입맛에 쓰다고 느껴지는 커피를 그냥 마실 것인가 그것은 아니다. 커피는 자신의 입맛에 맞아야 하고, 그렇지 않다면 다른 커피를 추천한다. 

 

 

 

 

   둘째, 달콤한 음식과 함께 먹는 것이다. 대부분의 카페에서는 커피 이외에 케이크, 초콜릿, 비스킷 등과 같은 커피와 함께 먹을 수 있는 것도 판다. 이는 커피를 마시는 동안 입이 심심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커피마다의 맛과 다양한 음식들이 잘 조화를 이루기 때문이다. 쓴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아메리카노와 달달한 초콜릿과의 조합은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너무나 잘 채워주는 친구 같다. 입에서 풍성한 맛을 느낄 수 있는 카페라떼와 입안에서 살살 녹는 치즈케익과의 조합은 라떼의 풍성함을 더없이 크게 만들어준다. 이젠 커피만 마시지 말고 다양한 조합의 음식들과 함께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셋째, 자기감정에 충실한다. 커피도 하나의 음식이기 때문에, 내 감정 상태에 따라 내가 받아들이는 맛이 달라진다. 내 상태가 좋을 때는 커피 맛이 좋지만, 그렇지 않을 때엔 맛이 나쁠 수도 있다. 또, 커피는 일명 ‘위로의 음식’으로 불리며, 기분이 우중충하거나 비가 올 때 정재형의 잔잔한 피아노의 선율과 함께 한 잔의 커피를 통해 커피만이 줄 수 있는 또 다른 위로 받을 수 있다. 비가 오는 날, 이문세의 '난 행복한 사람'을 들으며 한 잔의 에스프레소를 즐긴다면 더없이 좋을 것이다.

  넷째, 커피를 내리는 법을 전수받아 자신이 직접 핸드드립의 커피를 마신다. 가구도 장인이 직접 손으로 섬세하게 제작한 것이 좋듯이, 커피도 명인이 직접 원두를 내린 섬세한 커피가 더 많은 맛을 담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본인이 직접 핸드드립 하는 방법을 배운다면, 자신의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기 때문에 그 커피에 대해 더 많은 의미부여가 되어 더 많은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이번 기회에 자신이 직접 내려서 마시는 커피를 상상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아라비카로 한잔 로부스타로 한잔

 

 

로부스타보다는 고급스러움을 추구하는 아라비카 커피(사진:네이버 백과사전)

 

   커피는 크게 세 종류로 나뉘고, 사람들이 대게 즐겨 마시는 커피는 아라비카와 로부스타로 두 종류로 나뉜다. 아라비카는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데, 로부스타는 과연 무엇일까 지금 그 차이를 알아보겠다.

   아라비카는 전 세계 생산량의 70%에 달하는 원두로 그 사용량만큼이나 맛과 향이 뛰어나다. 맛과 향이 뛰어난 만큼 다른 커피보다는 고가로 책정이 되는데, 그 이유는 맛뿐만 아니라 다른 원두에 비해 부드럽고 카페인의 함량도 0.8~1.5%로 낮기 때문에 고급 원두로 취급되기 때문이다. 로부스타는 대체로 아라비카 보다는 낮은 고도에서 생산되며 대게 보급형 커피인 커피믹스와 같은 ‘인스턴트커피’를 위해 주로 생산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아라비카가 로부스타보다 맛과 향이 뛰어남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특성상 외국에는 없는 ‘다방 커피’라고 불리는 커피 믹스가 판매량의 80%를 차지한다는 것이다. 빠르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로부스타의 맛을 즐기는 것 또한 나름의 커피를 즐기는 것이지만, 로스터의 입장에선 아라비카만의 더 풍부한 맛과 향을 고객들이 즐겼으면 하는 마음이 강하다.

 

 

꿈꾸는 로스터(Roster) 

 

 

현재 ‘나무그늘 아래서’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정산균 로스터.

 

 

  매서운 바람과 함께하는 겨울, 작업실에서 유난히 분주한 한 사람이 있다. 그는 '나무그늘 아래서'라는 카페를 운영하는 정산균(38세, 로스터)씨이다. 그는 15년간 빵집을 해오다가 교통사고 때문에 다리를 다치게 되었다. 교통사고의 아픔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을 무렵, 한 잔의 커피가 본인의 삶을 바꾸게 되었다며 이야기 해주었다. 우연히 더치커피 한 잔을 마시게 되며, 약간의 알코올과 커피의 조화는 그의 입맛을 감동 시켰다. 더구나 활동성 있는 일보다는 정적인 일을 선호하게 된 정산균씨에게 로스터는 더없이 좋은 직업이었고, 그렇게 시작하게 된 로스터의 삶이 여기까지 왔다.

 

 

"커피를 마시면 들을 수 있는 귀가 열리고,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할 수 있게 되요." 

 

   커피 전문가를 하면서 배우게 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사람이 좋아지게 되었다.'라는 대답을 해주었다. 커피를 마시며 다양한 사람들과 이야기를 할 수 있고, 그 이야기를 듣다보니 사람들의 말을 자연스럽게 경청하게 되었다고 이야기 해주었다. 경청을 하게 되니 자연스레 사람들이 좋아지며, 이 선순환이 계속 반복되었다고 하며 미소를 지어주었다. 물론, 커피는 전문가로서 항상 부족하고, 계속해서 공부를 해야 하는 분야라는 것은 이전에 깨닫게 되었다고 덧붙여 줬다.

 

 

평소 음악과 책과 커피를 즐기는 모습은 정말 행복해 보인다.

 

 

 

“사랑방 같은 카페를 만들고 싶어요.” 

 

   앞으로 로스터로서 어떤 꿈을 가지고 있냐는 질문에 재밌는 답변을 해주셨다. 커피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와서 즐길 수 있는 사랑방 같은 카페를 만들고 싶다며, 아무런 감시 없이 돈을 넣고 고객이 스스로 커피를 타먹을 수 있는 카페로 만들고 싶다고 했다. 덧붙여 수입은 이전보다 줄었지만 빵을 만들 때는 느끼지 못했던 행복을 지금은 느낄 수 있다며, 주위의 사람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했다.

   오늘 같이 눈 오는 창밖을 바라보면 생각나는 한 가지가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바로 ‘커피(Coffee)’다. 백만 가지의 향과 맛을 가지고 있다는 커피, 이제는 그 커피의 맛을 만드는 사람들이 누군지를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 그리고 내가 마시던 커피를 두 배 더 즐길 수 있는 방법까지도 알게 된 지금,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를 위해 다양한 맛을 만들어 내는 로스터에게 감사하며 창밖에 내리는 눈과 함께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겨보는 것을 어떨까.

 

 


해당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로 영현대 저작권이 있습니다.
                                            해당 콘텐츠의 상업적 이용을 금지하며, 비영리 이용을 위해 퍼가실 경우 내용변경과 원저작자인 영현대 워터마크 표시 삭제는 금하고 있습니다.

SNS 로그인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할 계정을 선택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