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책을 읽어주는 사람들

작성일2013.01.20

이미지 갯수image 8

작성자 : 기자단

겨울방학을 맞아 드디어 올해 첫 계획이었던 라섹 수술을 시행했다. 아주 어렸을 적부터 안경과 렌즈를 써온 내게 라섹 수술은 그동안 잃어버린 한 줄기의 빛을 찾아주는 마법 같은 기적이었다. 하지만 안경과 렌즈 없이 세상을 밝게 바라볼 수 있는 이 마법 같은 기적이 일어나기 위해서는 엄청난 기다림이 필요했다. 왜냐하면 수술 부위가 잘 아물어지기 위해서는 한동안 눈을 꼭 감고 최대한 자극을 주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말로, 수술 후 3일간 밥 먹고, 화장실 가는 아주 기본적인 시간을 제외하고는 눈을 꼭 감고 생활을 했다.

 

이 이야기만 들으면 수술 후 3일간의 시간이 굉장히 지루하고 따분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텔레비전, 스마트폰, 컴퓨터 등 보는 것에 상당히 익숙한 우리들에게 보는 것이 3일간 금지되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자칫하면 지루하고 따분할 수 있었던 3일간의 시간을 나는‘책을 읽어주는 사람들’덕분에 아주 재밌고 알차게 보낼 수 있었다. 항상 눈으로‘보고 읽는다’고 생각했던 책을 귀로 즐겁게 들으면서 말이다. 지금부터 눈이 아닌 귀로 책을 즐길 방법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동진의 빨간책방

 

 

사진출처 : 아이튠즈 팟캐스트 <이동진의 빨간책방> 

 

빨간책방은 영화평론가로 잘 알려진 이동진과 <펭귄뉴스>라는 책으로 유명한 소설가 김중혁이 만들어가는 두 남자의 유쾌한‘책 방송'이다. 2012년 5월부터 시작된 이동진의 빨간책방은 현재 매달 1일과 15일, 월 2회 팟캐스트로 연재되고 있으며, 팟캐스트라는 자유로운 방송 플랫폼 덕분에 다른 방송매체보다 굉장히 솔직담백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 방송을 통해 두 사람은 단순히 어떤 책을 소개하는데서 그치지 않고,'책을 통째로 잘근잘근 씹어 먹는다'라는 말이 정말로 잘 어울릴 정도로 너무 가볍지도 또 너무 무겁지도 않게 책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해나간다. '책 임자를 만나다'를 주축으로 '소리 나는 책', '에디터 통신', '니나가 만나러 갑니다', '톰과 제리', '이동진의 내가 산 책'이라는 다양한 코너가 함께 진행되는 이동진의 빨간책방은 방송시간도 짧게는 45분정도부터 길게는 3시간까지 자유자재다.

 

 

 

 빨간책방에서 그동안 읽어온 책들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 아무래도 가장 흥미로운 코너는 메인코너인 '책 임자를 만나다'다. 이 코너에서는 '낙관에 대한 비판', '영화가 된 소설들', '대가의 소설들', '음식으로 보는 예술과 사회'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한 두 권의 책을 골라 이야기를 나눈다. 스포일러를 하지 않는 선에서 두 사람은 책에 대한 간략한 줄거리를 제시하는 것을 시작으로 책에 대한 그들의 솔직담백한 주관적 견해, 작가에 관한 이야기, 책 표지 등 한 책을 둘러싼 모든 것에 대하여 아주 시시콜콜한 것부터 무겁고 진중한 것까지 흥미롭게 이야기를 한다. 한 책에 대해 서로 인상 깊은 구절이 똑같을 정도로 서로 굉장히 비슷하면서도 평론가와 소설가라는 직업적 차이 때문인지 때로는 서로 다른 관점을 제시하는 두 남자의 책 이야기는 빨간책방의 핵심이다. 또한, 이동진의 빨간책방에서는 은희경, 윤태호, 강풀, 차우진 등 유명작가가 게스트로 나와 자신의 책에 대해 직접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갖기도 하고, 루시드폴, 가을방학 등 가수들이 나와 음악과 책이 함께하는 북콘서트 특별한 시간을 갖기도 한다.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사진출처 : 아이튠즈 팟캐스트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은 <오빠가 돌아왔다>, <퀴즈쇼>라는 책으로 대중에게 잘 알려진 작가인 김영하가 진행하는 제목 그대로 작가가 책을 직접 읽어주는 팟캐스트다. 2010년 1월 말 미시마 유키오의 금각사를 시작으로 김영하는 이 팟캐스트를 통해 자신의 책을 읽어주기도 하고 장 그르니에의 <섬>, 프란츠 카프카의 <소송>, 박완서의 <그리움을 위하여>, 위화의 <허삼관 매혈기>,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걸작선> 등 다양한 장르의 책 일부를 발췌하여 그의 매력적인 중저음으로 아주 나긋나긋하게 읽어준다. 짧게는 15분 아주 길게는 1시간 정도 진행되는 이 팟캐스트는 마치 친절한 작가와 함께 떠나는 책 속으로의 여행 같이 느껴진다.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은 팟캐스트라는 동일한 형태로 진행되는 앞서 이야기한 이동진의 빨간책방과 비슷한 듯 보이지만 확연하게 다른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두 팟캐스트 모두 책을 주제로 작가가 방송 내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해나간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이동진의 빨간책방이 여러 사람이 즐겁게 나누는 수다 같은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면,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은 책과 작가가 오직 둘만이 고독하게 진행하는 일종의 모놀로그 같은 분위기를 지니고 있다. 이는 아마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이 김영하 작가 집에서 김영하에 의해 모든 것이 다 기획제작되는 방송이기 때문인 듯하다. 그래서 그런지 눈을 감고 김영하가 읽어주는 책을 듣고 있으면, 아주 어렸을 적에 할아버지한테 이야기를 귀 쫑긋하고 들었던 따스한 추억이 떠오르기도 한다.

 

 

EBS 라디오 연재소설

 

 

 

사진출처 :   트위터


 

EBS 라디오 연재소설에서는 월요일부터 토요일 오후 8시~8시 40분 EBS 라디오를 통해 아직 발간되지 않은 국내 유명 작가의 장편소설을 전문 낭독인의 낭독으로 들을 수 있다. 위의 두 팟캐스트와 달리 EBS 라디오 연재소설에서는 발췌나 요약본이 아닌 소설책 한 권을 원문 그대로 들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또한, 책이 낭독되는 중간 중간에는 책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음악들도 함께 흘러나오는데, 이는 책을 귀로 읽어나가는 청취자들의 상상력을 한껏 고취시켜 준다. 

 

 

 사진출처 :   홈페이지

 

최근까지는 소설가 김선영의 청소년 문학 작품인 <특별한 배달>이 연기자 이민우의 목소리에 의해 낭독되었다. <특별한 배달>은 총 19회로 나누어져 연재되었는데, 연재되는 동안 한 회 한 회가 너무나 기다려졌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도 아직 시중에 책이 나오지 않은 상태기 때문에 이야기를 알아 낼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음 이야기를 알고 싶다면 참을성 있게 기다렸다가 라디오 방송 시간에 맞춰 귀를 쫑긋 세우고 있을 수밖에 없다. 라디오라는 방송 매체와 미발간 신작 한 편을 작가, 가수, 연기자 등 유명인의 목소리로 쭉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EBS 라디오 연재소설의 가장 큰 매력인 듯하다. 1월 21일(월) 저녁 8시부터는 새로운 미발간 신작인, 심윤경의 <사랑이 채우다>가 가수 요조의 목소리로 방송될 예정이라고 한다.

 

 

 

  사진출처 : 팟캐스트 전문 사이트 <팟빵> 

 

항상 눈으로 '보고 읽는다'고 생각했던 책을 귀로 즐겁게 들을 수 있는 방법은 이처럼 다양하다. 그렇다면 이 좋은 컨텐츠들은 어떻게 즐길 수 있을까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이동진의 빨간책방과 김영하의 책 읽는 시간은 아이튠즈나 팟캐스트 전문 사이트에서 스마트기기나  PC상에서 듣기가 가능하다. 이동진의 빨간책방 같은 경우에는 다음회에서 다룰 책 리스트를 미리 확인할 수 있으니 참고하면 좋다. 또한, EBS 라디오 연재소설은 라디오 104.5 MHz에서 월~금 8시부터 40분간 들을 수 있으며, 홈페이지에서 다시듣기가 가능하다. 자, 그렇다면 지금부터 눈이 아닌 귀로 책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

 

 

 



해당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로 영현대 저작권이 있습니다.
                                            해당 콘텐츠의 상업적 이용을 금지하며, 비영리 이용을 위해 퍼가실 경우 내용변경과 원저작자인 영현대 워터마크 표시 삭제는 금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