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국 속 지구촌

작성일2013.01.25

이미지 갯수image 12

작성자 : 기자단

 

 

해외에 거주하는 한국 사람들이 꼭 한번쯤은 거쳐가는 곳이 있다면, 바로 한국사람들이 모여 형성된 한인타운을 방문하는 것이다. 처음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은 막막함과 외로움, 그리고 막연한 두려움에 휩싸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들은 현지에 거주하는 한인들에 많이 의존하게 된다. 그곳의 한인들과 어울리다 보면 자연스레 한인타운에도 가게 되는 것이다. 라면이나 김치 등 한국 식료품은 물론 생필품도 구할 수 있음은 물론 한국 음식점까지 있어 향수병을 달래기 더할 나위 없이 좋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외국인 타운이 해외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외국에 한인타운이 있듯, 한국에도 특정 국가의 색이 유난히 진한 곳이 있으니, 바로 인천의 차이나타운과 동대문에 위치한 러시아타운이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4번 출구에 위치한 광희동 사거리. 이곳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유난히 외국인도 많이 보이고, 알아들을 수 없는 외국어도 심심찮게 들리는 것이 마치 한국이 아닌 곳에 와 있는 것 같은 묘한 기분마저 든다. 그렇다. 이곳은 한국 속의 러시아, ‘러시아타운’이다. 서울 중구 광희동 일대를 러시아타운이라고는 하지만, 이곳에선 러시아의 흔적뿐만 아니라 우즈베키스탄과 같은 러시아 주변 국가 및 몽골의 흔적도 찾아볼 수 있다. 1990년대 중반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이곳 러시아타운 골목 골목에서는 키릴문자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많은 가게 간판들이 한글과 키릴문자가 병행표기 돼 있고, 아예 한글은 찾아볼 수 없는 간판도 많다. 골목의 작은 슈퍼마켓과 음식점은 물론 휴대폰 판매점에서부터 우편취급소까지 대부분 간판이 러시아어로 쓰여있다. 
  


 

해외 거주하는 이들 누구에게나 그렇듯, 이곳 러시아타운을 찾는 러시아인들의 향수를 달래줄 비장의 무기는 바로 러시아 음식이다. 러시아 음식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러시아와 주변국의 음식문화는 비슷하기 때문에 이곳의 어느 음식점을 찾아도 러시아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러시아타운의 여러 전통 음식점들은 현지인이 직접 요리를 하기 때문에 러시아 음식 고유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다. 러시아의 대표 음식으로는, 샤실릭과 보르쉬를 들 수 있다. 샤실릭은 돼지고기나 소고기, 혹은 양고기를 꼬치에 끼워 불에 구운 러시아식 꼬치구이라 할 수 있다. 러시아뿐만 아니라 이란이나 몽골 등의 국가에서도 샤실릭을 즐겨 먹지만, 샤실릭은 러시아 대표 음식으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샤실릭은 양파와 곁들여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양파의 매운 맛이 샤실릭의 느끼한 맛과 잘 어우러지기 때문이다. 샤실릭은 한국식으로 마늘 양념을 한 채 썬 당근과 먹기도 한다. 실제로 이 당근요리는 러시아에서도 쉽게 구할 수 있는데, 요리의 이름은 까례이스까야 마르코브(корейская морковь)이다. 번역하면, ‘한국의 당근’이라는 뜻이다. 이 요리는 실제로 과거 고려인들이 배추를 쉽게 구할 수 없는 소련으로 이주하면서 김치 대신에 만들어 먹던 것이다. 고춧가루도 들어가지도 않고, 김치 맛이 나는 것은 더더욱 아니지만, 마늘 향이 강한 것이 러시아 음식 특유의 느끼함을 달래주기엔 그만이다. 
  


 

보르쉬는 러시아의 대표 스프이다. 스프라고는 하지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걸쭉하고 느끼한 옥수수스프와는 사뭇 다르다. 옥수수스프나 크림스프보다는 오히려 우리나라의 맑은 국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다. 보르쉬에는 감자, 당근, 양파, 양배추 등 다양한 야채와 고기 덩어리가 들어가며 자줏빛을 띠는 비트를 넣어 만든 만큼 붉은 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보르쉬에 빠질 수 없는 것이 시큼한 샤워크림이다. 보르쉬 위에 얹혀진 한 덩이 샤워크림이야말로 그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완성시키는 화룡점정이라 할 수 있다. 러시아 음식 중 빠질 수 없는 것이 또 있으니, 바로 삼사이다. 삼사는 러시아식 빵으로, 페스츄리같이 켜켜이 층이 있는 겉면 속에 다진 고기와 각종 야채가 들어간다.   


러시아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러시아 맥주, ‘발티카’이다. 발티카의 특징이라면, 다양한 알코올 도수를 꼽을 수 있다. 발티카는 맥주 종류에 따라 No.0부터 No.9까지 숫자가 매겨져 있는데, 그 숫자가 커질수록 알코올 도수도 덩달아 높아진다. No.0이 무알코올 맥주인 반면, No.9는 알코올 도수가 8.0%이나 된다. 또한 발티카는 그 숫자에 따라 골드맥주, 흑맥주, 스트롱 라거 등으로 구분된다. 
 

 

한국에는 마포구, 영등포구, 관악구 등 여러 곳에 차이나타운이 있다. 하지만 그 중 단연 가장 잘 알려진 곳은 인천의 차이나타운이다. 지하철 1호선 인천역에서 내리자마자 마로 눈에 띠는 이곳은, 중국 음식점은 물론 중국 다과나 식료품 등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공존하는 곳이다. 간판과 건물은 온통 붉은 색이 가득하고, 중국말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차이나타운 입구를 지나 비탈진 오르막길을 지나면 차이나타운거리가 나온다. 이곳을 따라 자장면 거리가 형성돼 있고, 자장면거리에서 첫 번째 골목으로 접어들면 삼국지 벽화거리가 펼쳐진다. 삼국지 벽화거리는 말 그대로 삼국지를 그림으로 표현해 벽화로 만들어 전시한 거리인데, 사뭇 ‘중국스러움’이 느껴진다.  

 

 차이나타운에는 유난히 먹거리가 많다. 대표적으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월병이다. 둥글 납작한 이 중국 과자 속에는 각종 견과류, 혹은 달콤한 고구마나 밤이 그득하다. 달콤한 월병을 먹고 나면, 중국 특유의 짭조름한 양꼬치가 먹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러시아의 양꼬치인 샤실릭과 달리, 중국식 양꼬치는 꼬치가 더 짧고 고기가 더 작다. 또한, 중국 양꼬치는 양파와 먹기보다는 ‘쯔란’이라는 중국의 향신료 소스에 찍어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쯔란은 약간 매콤한 카레맛이 나며 특유의 향신료 향도 강하다. 인천 차이나타운에서는 오가는 사람들이 양꼬치를 쉽게 맛볼 수 있도록 음식점 안이 아니라 밖에서 직접 꼬치를 구워 팔곤 한다.  


 

인천 차이나타운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이색 먹거리를 꼽으라면 단연 화덕만두가 빠질 수 없다. 언제 가도 늘 길게 줄이 늘어 서 있어 화덕만두를 맛보려면 인내심은 필수다. 하지만 기다림의 시간도 아깝지 않을 만큼 그 맛은 기가 막히다. 화덕만두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접하는 만두와는 제법 다르다. 만두 소를 넣은 주먹만한 반죽을 화덕 벽면에 철썩 붙여 굽는 방법이 참 이색적이다화덕만두는 평범한 고기만두는 물론 단호박 만두, 팥 만두, 고구마 만두 등 그 종류도 다양하다. 화덕에 구워 나와 그런지 담백한 그 맛이 일품이다.    


한국에서 찾아볼 수 있는 외국인 타운이 이 둘뿐이라고 생각한다면 크나큰 오산이다. 러시아타운과 인천 차이나타운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다. 한국에서 찾아볼 수 있는 이색 외국인 타운은 꽤나 다양한 편이다. 마치 우리나라가 아닌 것만 같은 용산구 이태원은 다양한 외국인 타운이 형성된 대표적인 곳이다. 이태원에는 나이지리아타운, 이슬람타운 등이 있다. 뿐만 아니라 서초구에는 프랑스 마을로 잘 알려진 서래마을이 있으며 창신동에는 네팔 타운이 형성돼 있다. 해외여행을 떠날 필요 없이, 우리나라의 이러한 다양한 외국인 타운을 방문하는 것이야말로 다양한 국가의 문화는 물론 음식까지도 맛볼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이 아닐까 


 

  


해당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로 영현대 저작권이 있습니다.
                                            해당 콘텐츠의 상업적 이용을 금지하며, 비영리 이용을 위해 퍼가실 경우 내용변경과 원저작자인 영현대 워터마크 표시 삭제는 금하고 있습니다.

SNS 로그인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할 계정을 선택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