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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 1번지, 먹자골목을 찾아서

작성일2013.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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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우리나라에는 유난히 먹거리가 밀집돼 있는 골목이나 거리가 많다. 우리는 이러한 곳을 흔히 ○○골목, 거리, 혹은 타운이라고 칭하곤 한다. 예컨대, 파전집이 모여있는 곳은 파전골목이라 하고, 빈대떡집이 밀집돼 있는 곳은 빈대떡 골목이라 한다. 그 중 웬만한 사람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보았을 법한 곳들이 있다. 의정부, 신당동, 그리고 신림동. 의정부 부대찌개, 신당동 떡볶이, 그리고 신림동 순대는 단연 유명한 먹거리로 손꼽힌다.  

 

 

신당동 하면 떡볶이, 떡볶이 하면 신당동이 떠오를 만큼 신당동은 떡볶이로 유명하다. 신당동 떡볶이 이름을 따 만든 ‘신당동 떡볶이’라는 과자도 있을 만큼 그 유명세가 어마어마하다. 신당동 떡볶이의 인기는 신당동의 떡볶이 타운에서 시작되었다. 신당동 떡볶이 타운은 1970년대부터 형성되기 시작했다. 떡볶이집이 하나 둘씩 모이면서 자연스레 먹자골목이 형성된 것이다. 이곳 여러 상점들은 저마다 간판에 수십 년의 역사를 자랑하기라도 하듯 ‘원조’라는 수식어를 갖다 붙였다. 가게마다 나름의 긴 역사를 자랑하며 ‘원조’라는 점을 강조하지만, 진짜 원조는 따로 있다. 신당동 떡볶이의 원조는 마복림 할머니로 알려져 있다. 

 

 

마복림 할머니는 한국전쟁이 끝난 1953년, 우연히 특별한 떡볶이 양념을 고안해내게 된다. 자장면에 빠뜨린 떡을 보고 춘장과 고추장을 섞은 떡볶이 양념을 떠올린 것이다. 마복림 할머니의 떡볶이 장사는 그렇게 시작되었고, 점차 입소문을 타면서 오늘날 떡볶이 타운의 원조라 불릴 만큼 크게 번창하게 되었다. 실제로 신당동 떡볶이타운에는 마복림 할머니의 이름을 딴 가게도 있다. 떡볶이타운 입구에 들자마자 보이는 떡볶이집이 바로 ‘마복림 떡볶이’이다. 과거 한 TV 광고에서 “며느리도 몰라, 아무도 몰라”라고 하던 마복림 할머니. 이제는 그 가게를 며느리들이 이어받아 운영하는 만큼 “이젠 며느리도 알아요!”라고 간판에 쓰인 문구가 참 재치 있고 인상적이다. 뿐만 아니라, ‘마복림 할머니 막내아들네’라는 떡볶이집도 있다.  

 

 

이곳 신당동 떡볶이 가게들의 특징이 있다면 바로 가무잡잡한 떡볶이 양념이다. 요즘 어디에서나 흔히 찾아볼 수 있는 대형 프렌차이즈 떡볶이집과는 확연히 다르다. 프렌차이즈 떡볶이는 식욕을 돋우는 새빨간 색을 자랑한다. 보기만해도 입 안에서 매운 맛이 돌 정도이다. 양념 빛깔이 다른 만큼 맛도 다르다. 한 집 걸러 한집이라는 떡볶이 체인점은 혀가 얼얼할 만큼 매운 것이 특징이다. 반면 신당동 떡볶이는 달달하고 매운 맛이 한결 덜하다. 매운 음식을 잘 먹지 못하는 사람들이나 어린이들의 입맛에 딱 맞는 맛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그만큼 떡볶이 특유의 매운 맛이 없어 어딘지 모르게 조금 부족하다고 느끼는 사람들도 더러 있다. ‘떡볶이는 눈물이 핑 돌 정도로 매워야 제 맛’이라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라면, 신당동 떡볶이의 달짝지근하며 자극적이지 않은 맛이 어쩌면 2% 부족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워낙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요즘, 예나 지금이나 한결같은 신당동 떡볶이 맛이 고리타분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신당동 떡볶이에는 자꾸만 발걸음을 하게 만드는 묘한 중독성이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신당동 떡볶이 타운은 음식테마거리 관광활성화 지원 대상으로 선정되면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힘을 합쳐 2012년 12월부터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메뉴판 제작, 떡볶이 거리 BI 개발 등 떡볶이 브랜드 강화에 나섰다. 아직까지는 영어로 된 메뉴판도 없고, 예전에 비해 별반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음식테마거리 관광활성화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만큼, 앞으로 더욱 발전한 신당동 떡볶이 타운을 기대해 보아도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에서 부대찌개가 처음 등장하게 된 것은, 미군부대에서 미국 음식이 흘러나오면서부터이다. 소시지, 햄 등 미국에서 구해온 식재료를 우리나라 사람들은 우리나라 특유의 ‘탕’, 혹은 ‘국’으로 만든 것이다. 일종의 퓨전 음식이라 해도 무방할 것이지만, 그러기에는 부대찌개는 이제 우리 고유의 음식으로 자리잡았다.  


 

의정부하면 빠질 수 없는 먹거리가 바로 부대찌개이다. 부대찌개란, 소시지, 햄, 각종 채소, 그리고 김치가 들어가는 일종의 ‘탕’ 종류이다. 의정부에는 부대찌개 거리가 있다. 부대찌개 골목에는 여느 먹거리 골목과 마찬가지로 부대찌개집이 밀집돼 있다. 이곳의 특징이라면, 2012년 5월부터 매주 화요일, 부대찌개 거리에 위치한 모든 부대찌개집에서 1,000원씩을 할인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2006년부터는 매년 가을 부대찌개 축제가 열린다. 부대찌개를 음식관광산업화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뿐만 아니라, 이곳 저곳에 안내판을 붙여 놓아 누구든 부대찌개 거리를 쉽게 찾아갈 수 있도록 배려했다. 역시 의정부 대표 음식답다.  


이곳 부대찌개는 원조라 불리는 만큼 그 맛이 훌륭하다. 하지만 부대찌개 ‘거리’라 할 만큼 부대찌개집이 즐비한 것은 아니다. 부대찌개 거리로 들어서는 입구는 그럴싸하지만, 정작 거리 그 자체는 다소 실망스럽다. 가게가 생각만큼 많지 않아 특색 있는 거리라는 느낌도 들지 않을뿐더러 부대찌개집이 밀집돼 있다는 느낌은 더더욱 들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정부 대표 먹거리인 부대찌개를 특화 시키려는 노력은 높이 살 만하다. 또한 부대찌개 맛이 일품이기 때문에, 원조 부대찌개의 칼칼하면서도 시원한 맛을 맛보고 싶다면 주저하지 말고 의정부로 떠날 것을 추천한다. 부대찌개 할인이 이루어지는 화요일에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를 방문한다면, 할인된 가격에 원조 부대찌개 맛까지 볼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 할 수 있겠다.  

 

 

의정부에 부대찌개가 있다면, 신림동에는 순대타운이 있다. 지하철 2호선 신림역 3번 출구로 나와 조금 걷다 보면 순대타운이 나온다. 사실 타운이랄 것도 없다. 의정부 부대찌개 거리나 신당동 떡볶이타운처럼 순대만 파는 골목이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신림동 순대타운은 놀랍게도 건물 안에 위치해 있다. 어떻게 건물 안에 ‘타운’이 형성돼 있는지 의문스럽지만, 그렇다고 순대타운이 아니라고 하기에는 분명 먹자골목의 ‘타운스러움’이 느껴지는 곳임은 틀림없다.  


 

신림동 순대타운이 있는 건물에 들어서면 정신을 쏙 빼놓을 만큼의 번잡함을 느낄 수 있다. 출입문을 엶과 동시에 빨간 앞치마를 두른 순대집 주인장들의 손님맞이가 시작된다. 서로 자신들의 순대가 최고라며 연신 자랑을 늘어놓는다. 가게마다 천장에는 상호명이 무질서하게 걸려있다. 가게랄 것도 없다. 그저 호수로 나뉜 공간일 뿐이다. 큰 공간에 낮은 칸막이 몇 개가 전부인지라, 어디서부터가 가게인지 구분조차 힘들다. 언뜻 보기에는 그저 식탁과 의자, 그리고 철판만이 주욱 늘어선 것 같아 보인다.  


이곳 순대타운은 백순대볶음으로 유명하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순대볶음은, 순대와 각종 야채와 채소를 넣고 빨간 양념에 버무려 볶은 것이다. 하지만 백순대볶은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흰색이다. 볶음이 흰색이라니, 다소 모순돼 보이지만 순대볶음만큼이나 매력적인 음식이다. 매운 맛을 빼고 그 자리를 고소함과 담백함으로 채웠다. 매콤한 소스에 찍어먹거나, 쌈을 싸 먹는 등 먹는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어쩌면 조금 느끼할 수도 있는 음식이지만, 소스나 쌈을 활용한다면 오히려 담백함과 깔끔한 맛을 느낄 수도 있다. 이곳 주인장들은 손도 꽤 큰 편이다. 인심이 좋으니 기분 좋고 배부르게 식사할 수 있다. 순대볶음은 기본 2인분부터 주문할 수 있고, 가격은 1인분에 14,000원 정도로 가게마다 비슷하다.  

 

 

내로라하는 순대집은 다 모여 있는 곳인 만큼 한번쯤 가볼 만한 곳임은 틀림없다. 하지만 여느 순대집과 비교해 순대볶음이 특별하다거나 특이한 점은 없다. 그렇다고 다른 순대집과 비교해 뒤지지도 않는 맛이다. 다만 순대타운 특유의 분위기가 마치 재래시장에 와 있는 것 같은 묘한 기분이 들게 한다. 순대집 ‘이모’들은 그 분위기에 흥을 더한다. 도심 속에서 시장의 분위기를 만끽하며 색다른 식사를 하고 싶다면, 순대타운을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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