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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현대 기자가 쓰는 2013 新택리지

작성일2013.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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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이종환의 ≪택리지≫는 우리나라 실학파 학풍의 배경에서 만들어진 대표적인 지리서다. 하지만 보편적인 지리서와는 달리 ≪택리지≫는 지리뿐만 아니라 역사·경제·사회·교통 등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특별하며 더 나아가 이 한권의 지리서로 당대 사회의 다양한 이면을 볼 수 있기에 의의가 있다.

  오늘은 1751년에 만들어진 ≪택리지≫가 아닌 2013년, 무려 260여 년이 흐른 뒤 달라진 대한민국의 농산물 지도를 다시 한 번 그려보고자 한다.

  2013년에 그려질 ≪新택리지≫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영현대 기자가 만드는 ≪新택리지≫! 그 과정을 소개한다.   

 

  

 

 

 

 

 

 많은 사람들이 학창시절 지리부도나 사회탐구 한국지리 영역에서 한번쯤은 접했을 특산물 지도에서는 사과하면 ‘대구’였고 한라봉은 ‘제주도’에서만 자라는 과일이었다. 이외에도 그 지역을 대표하는 고유의 특산물들이 굳건히 그 이름을 지켜왔다.   

학창시절에 배운 기억을 살려 익히 들어왔던 특산물 산지 OX퀴즈를 풀어보자.

 

 

 반 이상 맞았다면 바뀌기 이전의 특산물 지도에 어느 정도 감이 있다. 그렇다면 이 특산물 지도가 어떻게 변화했을까

사실 기술의 발달과 품종 개량으로 인해 기후와는 관계없이 사시사철 과일이나 채소들을 먹을 수 있다. 요즘은 부모님을 위해 겨울에 딸기를 구해오는 것이 효의 척도가 되지 않는다. 비닐하우스에서 고당도를 자랑하는 주먹만 한 딸기가 한겨울에도 재배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新택리지≫를 제작하는데 있어서 가장 말하고 싶은 것은 ‘이제 대구 지역에 사과가 재배되지 않는데’, ‘이젠 사과의 주산지는 대구가 아니라 강원도 양구야’가 아니라 ‘대구에서 재배되던 사과가 이제는 강원도 양구에서도 재배된데’라는 것이다.

 이 점에 유의하여 주산지가 이동한 특산물들을 알아보자.

 

 

 

 

 

 

 

 

 

 새로운 택리지를 제작하면서 현재 꽤 많은 지역 특산물들이 대거 북상한 양상을 볼 수 있었다. 그 중 가장 놀라웠던 것은 따뜻한 조건에서 재배되기 때문에 한반도의 남쪽에서 주로 재배되던 녹차의 작물재배한계선이 무려 한반도의 허리까지, 즉 강원도까지 북상하였다는 것이다.

 

▲녹차 재배지의 변화(이미지 출처_고성군청/보성군청)

  녹차는 찬바람이 부는 곳에서는 재배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현재는 지구 온난화로 인해 온도가 상승했고 고성이 분지지역이여서 녹차재배가 가능하다고 한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에서 발표한 특산물 지도의 변화를 보면 이렇다.

 

 

▲북상하는 주요작물재배지도(출처_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한라봉 재배지의 변화(이미지출처_나주 산포농원/제주 명도농원)

  꼭지 부분이 한라산의 모습과 닮았다하여 이름 붙여진 ‘한라봉’. 제주도 하면 구멍 숭숭 뚫린 현무암과 더불어 생각날 만큼 제주도를 대표하는 과일이었으나 최근에는 전북 나주와, 김제에서도 한라봉을 재배할 수 있게 되었다. 특히 나주 한라봉은 좋은 토양과 더불어 적절한 온도로 인해 제주 한라봉의 당도에 비견할 만큼의 맛과 품질로 전라도 지역에서는 인기가 많다고 한다.

 

 

 

 

▲사과 재배 변천(이미지 출처_청송몰/양구 펀치볼/양구군청)

  농촌진흥청 원예연구소는 사과재배와 기후와의 관계를 오랜 시간 연구했고 그 결과 한반도의 온도가 1°C 올라갈 때마다 사과를 재배할 수 있는 곳은 줄어듦과 동시에 고위도로 북상함을 발견했다. 여전히 청송 사과는 청송을 대표하는 특산물이지만 요즘 경북지역에서 사과를 보기는 쉽지 않다. 대구를 포함하여 경북지역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전국 사과생산량의 절반정도를 차지했던 사과의 고장이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해 사과 재배가 경북지역에서는 힘들어졌고 강원도까지 올라가 자라게 되었다. 특히나 온도에 민감한 사과는 여름철 평균기온이 26°C를 넘지 않아야 강한 자외선에 의해 사과껍질이 타들어가는 일소현상을 막을 수 있는데 최근 30°C도를 훌쩍 넘는 대구의 살인적인 여름 날씨에는 사과가 견딜 수가 없는 것은 당연해 보인다.

 

 

 

 

 

포도 재배지의 변화(이미지 출처_가평 명지산 농원/김천 늘품 포도)

 

 

 현재까지도 전국 최대 포도 주산지로의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영천, 김천 포도. 하지만 가평의 높은 산간지역에서 생산되는 포도는 결실기의 주야간 온도차가 큰 이점으로 당도축적이 높다. 가평의 포도는 포도나무 상부에 비닐을 씌워 산성비의 흡수를 막고 관비시설을 갖춘 재배와 목초액 및 현미식초로 병해충을 예방한 100% 비가림 포도로 유명세를 타며 영천, 김천 포도의 아성을 깨뜨리는 중이다. 경기도 가평군에서는 해마다 9월에 가평포도축제를 개최하여 가평포도의 우수성을 전국에 알리고 있다.

 

 

 

 

▲제주도 과일의 변천, 시계방향으로 파파야/바나나/파인애플/망고(이미지출처_제주 상하의농장) 

 

  영원히 제주 고유의 특산물일줄 알았던 제주 감귤과 제주 한라봉은 이제 각각 경남, 전남 등 남해안 일대로 영역을 확장했다. 이에 제주도 과수 농가들은 제주에서만 재배가 가능한 작물들을 재배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작물이 구아바, 망고, 키위, 파파야 등의 열대작물이다. 최근에는 필리핀과 태국에서 유명한 열대과일인 리치와 망고스틴 등이 시험재배중이라고 한다. 이들 과일은 수입산이 아닌 국내산으로 신선도뿐만 아니라 품질 면에서도 우수하며 가격 경쟁력도 좋아 향후 제주도를 대표하는 새로운 작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2013 ≪新택리지≫를 제작하면서 변화하는 기후조건에 맞추어 새로운 작물을 재배하고, 점점 새로운 주산지로 자리잡아가는 다양한 작물들을 보며 한편으로는 몇 십 년 사이 지구온난화의 진행이 심각했음을 확연히 느껴 씁쓸하기도 했다. 하지만 또 이런 변화에 대응하여 빠르게 새로운 방안들을 모색하고 시도하는 농민들의 모습을 보며 역시 대한민국은 조선시대나 지금이나 여전히 개척정신이 강한 민족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이제는 주산지가 아닌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품질로 우리의 밥상에 올라오는 농산물들이 더 많아질 것이다. 이번 설, 제사상에 올라간 싱싱하고 맛있는 우리 농산물들은 모두 어디에서 왔을까 다시 한 번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고 개척한 농민들의 노고에 감사한 마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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