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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부르는 축제, 마슬레니짜

작성일2013.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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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마슬레니짜, 표트르 니꼴라에비치 그루진스키 그림. 출처-위키피디아 

눈과 비가 전국을 강타하며 마지막 추위를 떨어뜨리고 있는 지금 러시아는 어떨까 이상기온 때문인지 현재 2월의 상트페테르부르크는 평년에 비해 매우 따듯하다. 서울 보다 따듯할 때도 있는 것을 보니 이제 곧 러시아에 봄이 오지 않을까 이렇게 곧 눈들이 녹을 것을 알려주는 날씨 외에도 러시아에 봄이 왔다는 것을 알리는 것이 있으니 바로 오늘 소개할 마슬레니짜다!

 

 

 

 

 

봄이 왔다는 축제, 마슬레니짜

러시아인들은 마슬레니짜 축제와 함께 굳게 닫아놓았던 문을 열고 거리로 나온다. 봄이 왔음을 알리는 봄맞이 축제 마슬레니짜는 러시아어 마슬라(버터)에 어원을 둔 것으로 유복함, 안락함등을 의미한다.

마슬레니짜는 2월말에서 3월 초 사이 춘분기에 열리는데 매년 시기는 부활절 9주전이다. 민간 신앙적인 농업축제로 추운 겨울이 가고 따듯한 봄이 오는 것을 기뻐하며 특히 온기를 주는 태양은 축제의 상징으로도 여기어 진다.

 

 

 

 

 

일주일간 이어지는 민족의 축제

▲마슬레니짜의 상징 겨울 허수아비. 사진-남궁경

현재 러시아에서는 축제는 참가하는 인원수도 그 기간도 짧아 졌지만 전통적으로 마슬레니짜는 일주일동안 이어지는 큰 축제이다. 월요일에 시작되는 축제는 일요일에 마무리 되는데 각 요일 마다 특별한 이름을 지닌다. 월요일은 만남의 날, 화요일은 유희의 날, 수요일은 미식가의 날, 목요일은 대식가의 날, 금요일과 토요일은 각각 장모의 날과 시누이의 날이다. 가장 중요한 날로 꼽히는 일요일은 작별 또는 용서의 날로 불리는데 그 이유는 마지막 날 서로가 서로에게 용서를 구하고 신이 당신을 용서하셨다는 말을 주고받기 때문이다. 각 요일은 이름에 걸맞게 많은 행사들이 있다. 예를 들어 장모의 날에는 장모의 집에 사위가 찾아가 함께 음식을 먹고 유희의 날엔 온 가족이 마슬레니짜 전통 놀이를 하며 즐겁게 보낸다.

마슬레니짜는 서방교회의 카니발로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쉬운데 옛 과거에는 러시아의 황제도 참여했을 정도로 대중적이며 규모가 큰 축제이다. 비록 러시아 혁명으로 인해 그 맥이 끊기고 잠시 단절되었지만 소비에트 정권의 붕괴와 함께 최근 부활하여 다시금 그 맥을 이어가고 있다.

축제엔 음식이 빠질 수 없지!

마슬레니짜를 상징하는 것들이 몇 가지 있는데 겨울을 나타내는 허수아비와 태양이 대표적인 것이다. 특히 태양이 따듯하고 둥글기 때문에 이에 의미를 두고 축제날 전통적으로 먹게 되는 음식이 있다.

‘블린들이 없으면 마슬레니짜가 아니고 케이크 없이는 생일이 아니다.(без блинов не Масленица, без пирогов не именины)’라는 속담이 있다. 그 정도로 마슬레니짜 기간에서 큰 범위를 차지하는 음식 블린이 있다.

▲ 마슬레니짜의 대표 음식 블린.

블린은 노랗고 둥근 태양과 비슷한 모양으로 얇은 밀가루 반죽을 구워 그 안에 철갑 상어 알, 꿀 또는 스메따나라고 불리는 러시아 전통 발효 크림을 발라 먹는다. 또 태양의 기운 말고도 풍성한 수확과 좋은 날들을 의미하며 축복받는 결혼, 건강한 아이를 상징하기도 한다. 축제기간 내내 러시아 사람들은 블린을 먹으며 평소에도 식사를 위해 블린을 굽는다. 그 외에도 만두와 비슷한 삐로기, 흰 빵인 칼라치와 맛있는 꿀 술이 대표적 축제 음식이다.

 

 

 

 

 

 

러시아답게 러시아다운 전통놀이

마슬레니짜 기간에 행해지는 많은 놀이 중 가운데 몇 가지만 살펴보자. 먼저 가장 사람들이 기다리는 불꽃놀이가 있다! 축제 장소에 미리 설치해둔 폭죽과 캠프파이어를 위한 나무는 해가 저물고 축제가 달아오름과 동시에 불이 켜진다. 많은 러시아 축제에서 폭죽은 빠지지 않는 필수 코스이지만 마슬레니짜 때는 더더욱 빠지지 않는다.

 

▲마슬레니짜를 축하하는 불꽃, 폭죽 놀이. 출처-영화 ‘시베리아의 이발사’

러시아하면 눈, 눈 하면 눈싸움과 눈썰매! 많은 러시아인들은 집에 스키와 썰매를 보유하고 있다. 축제기간에는 전통적으로 말이나 개가 이끄는 썰매를 타며 놀았다.

 

 

                                                         ▲ 마슬레니짜에는 말이 이끄는 썰매를 쉽게 볼 수 있다. 사진-남궁경

그리고 눈을 이용한 러시아만의 특별한 전통 얼음산 미끄럼틀 타기가 있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다들 높은 얼음 미끄럼틀에 올라가 추위도 잊은 채 축제를 즐긴다. 사실 미끄럼틀은 여성들이 주로 탔는데 이는 얼은 땅에 여성의 다산 능력을 불어넣어 다가오는 수확이 풍년이기를 기원했기 때문이다.

 

 

 

 

▲ 마슬레니짜 패싸움 장면. 출처- 영화 ‘시베리아의 이발사’

마지막으로 월요일에 시작되는 특별한 놀이, 단체 패싸움이 있다! 러시아 남성들이 참가하는 이 놀이는 잘못 보면 한바탕 전쟁처럼 느껴질 것이다. 넓은 평원에서 양 팀으로 나뉜 러시아 청년무리들은 옷을 벗고 상대편을 향해 주먹을 날린다. 실제로 잘 모르는 사람에 의해서 피가 나고 얻어맞으면서도 그들은 웃고 즐기며 남자들의 혈기로 잠자는 땅을 깨우고 봄을 재촉한다.

용서의 일요일

길고 성대했던 축제는 일요일을 마지막으로 끝이 난다. 현재 러시아인들은 축제를 간소화하여 일요일의 행사를 중점으로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날 사람들은 서로서로에게 용서를 구하고 신이 당신을 용서하실 거야!(бог простит!)라고 말하며 죄를 용서해 준다.

                                                       

▲자신의 허수아비 인형을 던져 넣는 러시아인. 사진- 남궁경

일요일의 가장 큰 행사는 허수아비인형 태우기이다. 마슬레니짜의 상징이자 겨울을 의미하는 지푸라기 인형은 행사의 마지막에 기름을 붓고 태워지는데 마을마다 큰 인형들이 중앙에 있고 사람들이 가져온 인형들을 불 속에 넣으며 각자의 액운을 태우기도 한다. 또한 자신의 소망이나 자신이 잊고 싶은 액운 등을 종이에 적어 태우면 한 해 액운을 피할 수 있다는 전설이 있어 사람들이 종이를 넣기도 한다.

▲ 허수아비를 태우고 나면 신나는 음악과 함께 춤을 춘다. 러시아 전통의상을 입은 분과함께.

인형을 태우면 신나는 전통음악과 함께 사람들이 서로 손을 잡고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추는데 강강술래를 연상시켰다. 한국을 떠나 고향생각이 절실할 때 한국의 문화와 비슷한 러시아 문화를 발견하니 반가운 마음이 컸다. 러시아인들과 손을 잡고 춤을 추고 함께 사진도 찍으며 보내니 하늘은 벌써 어둑어둑해져가고 마음속엔 봄의 따듯한 기운이 맴돌았다. 외국인에겐 차갑게만 느껴졌던 러시아에서 맞은 따듯한 첫 축제였던 만큼 앞으로의 생활에서 맹렬한 추위와 어려움을 이겨내고 모든 일이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란 강한 다짐이 들었다. 아마 러시아인들에게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강한 추위를 내쫓고 따듯한 봄이 오는 것을 축하하는 축제 속에는 아마 자신의 한해 각오와 다짐들을 새기며 힘찬 새해를 준비하는 러시아인들의 새해 첫 움직임이 있을 것만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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