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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카정글트레킹! 두 발로 오른 마추픽추

작성일2013.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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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남미 여행에서 빠질 수 없는 하이라이트로 꼽히는 마추픽추(Machu Picchu). 그런데 수백년 전 잉카인들이 마추픽추를 가기 위해 걸었던 길, ‘잉카트레일(Inca Trail)’이 아직까지 남아있다고 한다. 요즘에야 쿠스코(Cusco)에서 버스 혹은 기차를 타면 금방 도착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워진 마추픽추. 하지만 정글을 뚫고 아슬아슬 절벽을 끼고 이어지는 길을 따라 도착한 마추픽추가 같을 수가 없지! 그럼 잉카길을 따라가며 페루의 자연과 문화를 한 번에 느껴볼까

꿩 대신 닭, 잉카트레일 대신 잉카정글트레킹!
  정통잉카트레일 코스 (출처:위키트레블)

세계 5대 트레킹 코스 중 하나로 꼽히는 잉카트레일. 총 43km로 비교적 짧지만 안개낀 산과 숲, 아열대성 정글, 무엇보다 잉카인들이 닦아놓은 돌길과 터널 등을 한번에 즐길 수 있는 환상적인 트레킹 코스다. 게다가 마지막 목적지는 잃어버린 도시, 마추픽추! 그야말로 모험을 즐기는 여행자들에겐 놓칠 수 없는 기회다. 하.지.만. 하루 200명 밖에 트레킹을 할 수 없는 까닭에 6개월 전에 예약을 해야 하는 등 까다로운 조건이 붙는다. 그렇다고 포기할 순 없다고 

  3박 4일잉카정글트레킹 코스(출처: www.quechuasexpeditions.com)

그래서 등장한 잉카정글트레킹(Inca Jungle Trekking)! 잉카트레일을 일부 밟으면서 집라인(zip-line), 산악자전거, 온천욕 등 다양한 즐거움을 함께 맛볼 수 있다. 쿠스코에 있는  대부분의 여행사가 취급하고 있고 가격도 정통잉카트레일에 비하면 착한() 200달러 선. ISIC학생증이 있다면 꼭 지참하자! 영현대양은 학생증과 애교 콤보로 150달러 까지 깎았다(^^). 여기서 잠깐! 일정(2박3일/3박4일), 포함(마추픽추 입장료, 식사, 편도 열차티켓 등)/불포함(추가 엑티비티 등) 내역과 옵션상품 확인은 필수. 나중에 여행사측이 이것저것 핑계를 대며 돈을 더 요구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왕 하는 트레킹 꼼꼼히 확인해서 기분 좋게! 그럼 본격적으로 페루 정글속으로 출발해볼까

1일차: 해발 4천미터, 자전거 페달을 밟아라
이른 아침, 쿠스코 중앙광장에 하나 둘 씩 배낭을 멘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스위스, 호주, 미국, 남아공, 독일,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온 이들의 목적은 하나! 잉카정글트레킹을 통해 마추픽추까지 가는 것이다. 이들을 태운 승합차는 몇시간 후 보이는 것이라곤 구름과 안개밖에 없는 산간 도로 복판에 멈춰섰다. 가이드가 나눠 준 안전장비를 받아들고(그래봤자 헬멧과 조끼 뿐!) 모두들 사뭇 비장한 표정으로 자전거를 집어들었다. 

이제 뭘 해야 하냐고 해발 4천 3백 미터가 넘는 이 곳 아브라 데 말라가(Abra de Malaga)에서 해발 1천 4백미터에 있는 마을, 산타 마리아(Santa Maria)까지 3시간여 동안 신나게 페달을 밟으면 된다. 이미 볼리비아 수도 라파스(la Paz)근처에서 ‘죽음의 길(Death Road)’이라 불리는 산악자전거 코스를 완주한 영현대양이지만 떨리기는 마찬가지. 산에서 쏟아진 계곡물이 도로를 막아도 더 힘차게 페달을 밟고 가르는 수 밖에 다른 방법이 없다. 하지만 걱정은 잠시 뿐! 사정없이 얼굴을 때리는 빗방울과 시야를 가리는 안개 등 극한의 환경 덕분에 더 큰 스릴을 만끽할 수 있었다. 게다가 어찌나 열심이었던지 모두 진흙탕을 뒤집어 쓴 생쥐 꼴인 것을 보며 기분좋은 웃음을 터뜨렸다. 

  계곡에 위치한 산타마리아 마을의 모습

기진맥진해서 돌아온 호스텔은 마치 수학여행 콘도 같은 분위기. 10개가 넘는 침대가 발디딜 틈 없이 가득 차 있었고 뜨거운 샤워조차 할 수 없었다. 그러면 어떠랴~ 고산지대라 추운 쿠스코와 달리 후덥지근하고 끈적끈적한 정글 기후 지대로 들어섰기 때문에 찬물 샤워도 할만했다. 게다가 항상 행복한 올리비아와 카렌(스위스)이 방금 배운 한글 인삿말인 “안녕!”을 틈만나면 외쳐대는 까닭에 지루할 틈도 없었다. 침대 머리 위 환하게 켜진 전등을 향해 달려드는 수백마리의 벌레가 무서웠지만(정말) 다음날 만날 잉카트레일을 위해 단잠을 청했다. 

2일차: 잉카트레일의 실체를 찾아서 (부제: 모기와의 사투)
  정글 숲을 지나서가자 ~ 엉금 엉금 기어서 가자! 본격적인 트레킹 시~작!

본격적인 트레킹 시작! 정글을 헤치고 들어가다 가장 먼저 만난 것은 모기였다. 너무 작아 눈에도 보이지 않는 이 포식자들은 이미 팔과 목을 햘퀴고 지나간 후. 물린 자리에 조그많게 피가 맺히더니 정말 미친듯이 가렵기 시작했다. 가장 독하다는 모기 스프레이를 그렇게 발랐건만 소용이 없었다. 이상한 것은 다른 사람들은 물려도 가렵지 않은데 유독 올리비아와 영현대양만 괴로워 했다는 것. 게다가 습하고 더운 날씨덕에 온몸의 수분이 다 빠져나가는 기분이었다. 

  마당에서 코카잎을 말리는 모습/ 넌 누구니 처음 보는 동물!/ 수제 케이블카/ 인디오들은 이렇게 꾸민다네~
하지만 난생 처음보는 이상한 동물과 전통방식 그대로 코카(Coca)잎을 재배하는 페루 사람들의 삶을 들여다 보는 재미를 놓칠 수는 없지! 마약인 코카인의 원재료가 된다고 해서 거의 모든 나라에서 재배가 금지된 코카는 고산병을 완화하고 피로를 가시게 하는 탁월한 효과가 있단다. 그래서 이웃나라 볼리비아와 페루 고산지대 사람들은 습관적으로 코카를 씹는다. 생잎을 씹기가 힘들다면 뜨거운 물을 부어 차를 끓여 마시거나 슈퍼마켓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코카 사탕을 몇개 가지고 다니는 것도 방법이다. 페루 사람들이 화장품으로 썼다는 열매로 얼굴에 그림도 그리고~ 잔뜩 불어난 물을 수동 케이블카를 타고 건너고~ 정말 한 순간도 지루할 틈이 없다.


그렇게 모기에게 지극정성으로 헌혈한지 몇시간 후, 잉카트레일이 모습을 드러냈다. 산 중턱을 따라 지그재그 모양으로 난 길을 보니 입이 쩍 벌어졌다. 길은 천길 낭떠러지 옆을 따라 계속됐다. 차스키(Chasqui)라 부르는 잉카제국 전령들은 수천키로에 이르는 이 길을 따라 부지런히 페루 구석구석 소식을 전했을 것이다. 그 중 마추픽추로 향하는 잉카트레일은 총 4개. 산 모양을 따라 만들어진 정교한 돌길을 따라 걷다보면 마치 내가 차스키가 된마냥 걸음을 재촉하게 된다. 저 산너머에서 나를 기다리는 마추픽추는 어떤 모습일까

8시간 트레킹의 피로를 풀어줄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온천! 숙소가 있는 산타테레사(Santa Teresa)마을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우기라 잔뜩 불어난 황색 우루밤바(Urubamba)강 바로 옆에 따뜻한 물이 솟아난다니! 아름다운 자연의 품에서 한창 온천을 즐긴 후 트레킹 동료들과 페루 맥주 쿠스케냐(Cusquea)를 마시며 수다를 떨었다. 변덕스럽게 내리다 말다 하는 비를 맞아가며 하루종일 진흙탕 길을 걸었으면 어떠랴 하루 종일 찌든 때를 풀어 줄 따뜻한 물과 실없이 웃을 수 있는 친구들과 함께라면 어려울 것이 없었다.

3일차: 철길을 따라 걷다보면

3일차 오전 활동은 집라인! 우루밤바 강을 가로지르는 케이블선을 따라 ‘비행’하는 것이다. 안전장치라고는 몸과 케이블선을 이어주는 고리와 헬멧이 다다. 하지만 “위잉~”소리를 내며 비행하는 재미가 쏠쏠하니 겁먹지 말자. 게다가 누워서, 앉아서, 혹은 엎어져서! 원하는 포즈로 하늘을 나는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물론 집라인은 추가 엑티비티(30달러)므로 걷기를 원한다면 문제 없음! 5-6시간 정도 걸어가면 점심식사 장소가 나온다.

   철도 따라 걷기. 마추픽추가 가까워졌다! / 계곡 아래서 본 마추픽추! 탑 모양의 꼭대기가 보이는지
이제 정말 마추픽추가 가까워졌다. 마추픽추로 향하는 열차, 잉카레일(Inca Rail) 철도길을 따라 걷기 시작한 것. 열차 놔두고 이게 웬 고생이냐는 생각이 잠시 스쳐 지나갈 수도 있다. 영현대양은 쏟아지는 햇빛과 모기와의 싸움도 모자라 습기 때문에 피부병까지 나버렸다. 그 때 가이드가 “저 봉우리 위를 보세요!”라고 외쳤다. 그랬다. 마추픽추가 바로 거기에 있었다. 깊은 절벽을 두른 산봉우리 위에 도시가 세워져 있을 것이라곤 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을 것이다. 

마추픽추 바로 아래에 위치한 마을 아구아스칼리엔테(Aguas Caliente) 광장 근처는 맥주를 마시며 경험담을 나누는 사람들과 다음날 마추픽추로 향하는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아무리 설레더라도 이날은 점심도시락을 산 후 빨리 잠을 청하는 것이 좋다. 다음날 새벽 4시에 일어나 부지런히 올라가야 그 유명한 마추픽추의 일출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 체력이 부족하다면 유적지 입구까지 태워다주는 버스티켓(왕복 9달러)을 사는 것도 방법이다. 그럼 모두 안녕히 주무세요!

4일차: 두발로 오른 공중도시, 마추픽추
2013년 1월 15일 새벽6시. 영현대양은 해발 2천미터의 차가운 공기를 들어마시며 유적지로 들어섰다. 보이는 것이라곤 뿌연 안개 뿐인 마추픽추는 그 어떤 새벽 풍경보다 고요하고 신비했다. 아침이 오면서 안개의 장막이 서서히 걷히고 주인공 마추픽추가 등장했다. 잉카인들은 스페인군이 쳐들어 오자 마추픽추를 보호하기 위해 도시를 버리고 이어진 모든 길을 끊어버렸다. 자기 손으로 지은 도시와 길을 파괴하고 돌아서야 했던 잉카인들의 영혼이 아직 돌담 사이사이에 깃든 것 같았다. 마추픽추는 진정 눈물을 삼키며 지킬만한 가치가 있는 장소였다. 

  농경지대/ 심장을 적출해 태양신에게 바치기 위해 마련된 재단/ 신전 내부/ 채석장

왜 잉카인들은 산꼭대기에 도시를 세웠을까 잉카제국의 왕은 ‘태양의 아들’로 불렸다. 그들은 태양에 좀 더 가까워 지고자 열망했다. 그 결과 가장 태양을 잘 볼 수 있는 산 꼭대기에 신전을 세운 것이다. 마추픽추 유적지에는 다양한 신전 뿐만 아니라 농경지대까지 있어 완벽한 도시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 흔한 연장 하나 없이 나무와 물만으로 돌을 치즈 자르듯 했던 잉카인들의 석재기술을 보자면 입을 다물수가 없다. 돌은 어디서 가져왔냐고 도시 중앙에 채석장이 있다. 그래도 사람 크기 만한 돌을 어떻게 산 꼭대기에서 자유자재로 옮겼는지는 여전히 미스터리다. 

  네발로 기어서 올라간 와이나픽추에서 바라본 마추픽추 전경. 와우!
 
마추픽추의 의미는 ‘젊은 봉우리’다. 그럼 ‘늙은 봉우리’도 있냐고 당연! 마추픽추를 내려다 보고 있는 더 높은 산봉우리, 와이나픽추(Huayna Picchu)가 그것이다. 마추픽추 입장권을 사면서 미리 예매(15달러)를 하지 않으면 와이나픽추를 오를 수 없으니 미리미리 확인하자! “2시간이나 걸린다던데 꼭 와이나픽추에 올라야 하나요”라고 질문하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정말 그만한 값어치를 하니 시간과 체력이 된다면 꼭 오를 것을 권한다. 대신 와이나픽추로 향하는 길은 네발로 기어가는 수준이니 만만하게 보지 말고 충분히 휴식을  취한 후 오르자. 하늘로 수직으로 뻗은 계단을 오르다 보면 태양에 조금 더 가까이 닿고자 했던 잉카인들의 집념이 얼마나 강한 것인지 온 몸으로 깨달을 수 있다. 숨이 목끝까지 차오르고 양볼이 터질 것 같은 이 길을 잉카 사제들은 일주일에도 몇번씩이나 오르고 내렸다. 

음식도, 여행도 슬로우가 대세다
  3박 4일간 같이 잉카정글트레킹을 한 동료들과 함께. 노스 베모스(다시 만나자)!

오후 3시경, 영현대양은 터덜 터덜 무거운 발을 억지로 이끌고 마을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트레킹 동료들은 광장의 한 바에 모여 페루 칵테일 피스코 사워(Pisco Sour)를 마시며 감상을 나누기 바빴다. 3박 4일이라는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다양했던 나날들은 마추픽추를 마지막으로 저물고 있었다. 피부병, 모기, 더위, 그리고 체력과 치열한 싸움을 벌여야 했지만 마추픽추는 결코 누구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돌고 돌고 찍고 찍는 인스턴트식 여행에 질렸다면 뚝배기 같은 매력을 가진 잉카정글트레킹에 도전해 보는 것은 어떨까 공중도시가 당신의 도전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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