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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는 게 사실입니까?

작성일2013.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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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사진 출처: spakattacks, http://www.flickr.com/photos/spakattacks/2385933537/)

 

 


   "4월 23일, 시험 봅니다."


   교수님의 말이 떨어지자 교실이 술렁거린다. 다이어리를 펼쳐 기입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여기저기 보인다. 어느 수업을 들어가든 이제 슬슬 시험 일정이 잡히기 시작하고, 학생들은 저마다 초조해져간다. 봄은 훌쩍 다가와 이제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는데, 곧 시험공부를 하고자 도서관을 들락날락해야 할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


   4월은 중간고사의 달이다.


   공부. 하는 방법도 결과도 천차만별인 이 공부를 초, 중, 고 12년에 대학생활 플러스 알파까지 하고 있는 모든 이에게 묻고 싶다. 자신의 공부 습관은 어떠한지 아마 100명에게 물으면 100개의 대답이 돌아올 테다. 어느 하나 틀렸다고 말할 수 없다.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공부법을 찾았다면 그게 공부의 왕도다.


   하지만 그렇다고 TIP이 없는 건 아니다. 교과서를 위주로 꾸준히 공부하는 것이 수능의 왕도라고는 하지만, 실은 과목에 따라 컨디션에 따라 사람에 따라 제각각 방법이란 건 존재하기 마련이다.


   지금부터 공부에 관련된 아주 사소한 습관, 그 습관에 대해 재조명해보고자 한다.

 



   도서관을 둘러보면 여기든 저기든 대다수의 사람들이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있다. 때로는 음악에 심취했는지 발을 까딱이는 사람, 이어폰 너머로 음악이 흘러나오는 사람, 계속해서 음악의 목록을 넘기는 사람 등 많기도 하다.


   음악을 들으며 공부를 하는 것이 어떤 효과가 있는가는 전세계적으로 연구되는 주제다. 그만큼 어느 나라에서건 학생들이 음악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그럼 여기서 2007년 스탠포드대학에서 Neuron지에 실린 Vinod Menon 박사의 연구에 대해 소개하겠다. 이 연구에서는 널리 알려지지 않은 18세기 교향악곡을 이용해 뇌 영상을 촬영해가며 실험을 진행했다.


   이 연구에서 밝혀진 것은 다음과 같다



   음악을 들을 때 사람의 주의력은 불안정하게 요동치지만, 음악이 일정 흐름에서 다음 흐름으로 넘어가거나 아예 다른 곡으로 넘어가는 정적 상황에서, 고정적인 집중력을 보인다고 한다.



   미국의 후기 바로크 작곡가 William Voyce의 곡의 경우, 한 곡에 짧은 흐름에서 흐름으로 넘어가는 명확한 이행부가 많기 때문에 고정적인 집중력을 형성하는 시기가 많은 것이다.


   공동연구자인 Daniel Levitin은 이 연구 결과가 칵테일 파티의 문제, 즉 여러 사람이 시끄럽게 떠드는 상황에서 자신과 상대방의 대화에 더 집중할 수 있는 상황이 왜 일어나는지를 설명하는 배경이 될 것이라 말했다.


   이 연구에서는 단순히 음악을 듣는 게 아니라, 예측할 수 없는 낯선 음악을 듣거나 다음 음악이 어떤 음악인지 상상할 수 없는 상황에서 순간순간 사람이 집중력이 고조되는 효과를 보인다는 것을 보여줬다.


   그러므로 어느 정도 익숙한 노래를 들으며 흥얼거리기보다는 아예 새로운 장르의 음악이나 한 번도 들어보지 않은 앨범을 임의재생으로 틀어놓고 공부한다면 집중력이 오를 수 있다는 말!


   가끔 어느 정도 소음이 있어야 공부가 된다는 이유로 도서관이 아니라 카페 등에서 공부하는 학생을 볼 수 있는데 그러한 습관 역시 칵테일 파티의 문제처럼 예측할 수 없는 소음을 덕분에 집중력이 높아지는 예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음악 그 자체가 공부에 도움이 된다고 말할 수는 없다. 음악을 들으면 암기능력이 떨어진다는 결과도 당연히 있다. 위의 연구는 예측하지 못하는 음악에 대한 연구 결과라는 점을 명심하자.

 



   대학 시험에서 때때로 화제가 되는 것이 바로 부정행위 사건이다. 2003년 양돈규의 조사에 의하면, 한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부정행위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 부정행위를 사소하게 여기는 인식이 상당히 만연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이 연구에서 부정행위는 하나의 습관이 되어 있다는 조사 결과도 함께 나왔다.



   썩은 사과 하나가 통에 들어가 있으면 다른 사과도 차례차례 썩기 시작한다. 부정행위도 마찬가지다. 사소한 부정행위를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사람은 부정행위를 쉽게 생각하고는 한다. 이것이 바로 부정행위의 전염이라고 주장한 것이 바로 응용경제학자 Dan Airely다.


   카네기멜론 대학의 교수였던 그는 카네기멜론 대학의 학생을 대상으로 재미있는 실험 하나를 준비한다. 학생들이 언제 부정행위를 더 많이 저지르는가를 알아보고자 계획된 이 실험에 준비할 것은 20문제가 적힌 문제지와 10달러가 든 봉투다.



   먼저 부정행위가 절대 일어날 수 없는 상황을 셋팅한다. 학생들은 20문제를 5분의 주어진 시간동안 풀고, 채점한 시험지를 감독관에게 제출하여 검사를 맡고 정답을 맞춘 한 문제당 50센트의 보수를 건네받는다. 이때 부정행위는 절대 일어날 수 없다.
위의 통제조건에서 학생들은 평균 7문제를 맞췄다.

 



   그렇다면 감독관에게 검사를 맡지 않고 돈을 학생이 직접 꺼내간다면 어떻게 될까 이것이 바로 분쇄기 조건이다. 분쇄기 조건에서 감독관은 책을 읽는 데에 열중하고 있는 척을 한다. 학생은 자신이 채점한 시험지를 감독관의 손이 아닌 분쇄기에 넣어 다른 이가 확인할 수 없게 한다. 학생이 정말로 몇 문제를 맞췄는지는 학생만이 알고 있다. 이미 책상 위에 올려진 봉투에서 정답수에 비례하느 금액을 꺼내 가진 뒤 봉투는 바구니에 반납하면 끝이다.


   이때 부정행위가 아예 일어날 수 없는 통제상황에 비해 학생들은 12문제를 맞췄다고 보고했다. 5문제를 부풀린 것이다.


   자, 이제 부정행위 상황을 학생 모두에게 인식되게 만들어보자.



   시험을 치기 직전, 미리 투입되어 있던 학생 연기자가 손을 들어 묻는다. "분쇄기에 넣으면 누군가가 사기를 치지 않을까요 다 맞췄다고 거짓말을 한 뒤에 다 가져가도 되는 건가요" 이 질문에 감독관은 어쩔 수 없다고 대답한다. 이것이 분쇄기-질문 조건이다.


   암묵적으로 부정행위가 용인될 수도 있다는 가정적인 상황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이 상황에서 학생들은 10문제를 맞췄다고 보고했다. 3문제를 부풀린 것으로, 단지 그럴 수도 있다는 가정은 부정행위의 전염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하지만 직접적인 목격 경험이라면



   시험이 시작한 뒤 1분 남짓 지났을 때, 미리 투입되어 있던 학생 연기자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다 맞췄는데 그러면 10달러를 그냥 들고 가면 되나요" 이 질문에 감독관은 아무런 불쾌감도 없이 고개를 끄덕이고, 학생은 10달러를 들고 유유히 시험장을 나간다. 이 연기자의 이름을 매도프라고 하자.


   5분에 20문제를 푸는 시험, 더불어 문제는 같은 대학의 학생들이 평균 7문제를 맞출 정도의 수준이다. 시험장에 앉아 있는 학생들은 이 문제를 1분만에 다 푸는 것은 절대 불가능하리라는 걸 알고 있다. 저 연기자가 부정행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명명백백한 상황인 것이다. 더불어 그 부정행위자는 보수까지 당당히 챙겨 나갔다. 이를 분쇄기-매도프 조건이라 한다.


   분쇄기-매도프 조건에서 학생들은 총 몇 문제를 부풀렸을까 통제집단에 비해 총 8문제를 부풀렸다. 즉, 학생들은 평균적으로 15문제나 맞췄다고 주장한 것이다.


   이렇듯이 그저 부정행위를 직접 목격하는 것만으로도 학생들 전체가 부정행위를 저지르는 비율이 올라간다. 저 사람도 하는데 나라고 못 하겠는가 하는 동일화 심리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부정행위의 씨앗은 이렇게 아주 사소하게 발현되고는 한다.


   그런데, 혹시 이런 연구 결과에 대해 들어봤는가 2003년 양돈규의 실험에 의하면 부정행위를 하는 학생의 성적이 부정행위를 하지 않는 학생의 성적에 비해 크게 높지 않다는 사실. 오히려 더 낮은 성적을 받는 경우가 허다하다는 연구 결과마저 있다.

 

 


   시험 공부를 하는 데에는 사람마다 다양하고 복합적인 이유가 있겠지만, 누구에게든 "높은 시험 성적"은 기본적인 이유일 테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공부에 왕도는 없다고 한다. 그러니 대학생들은 음악을 들으면서 공부를 하든, 카페에서 공부를 하든, 그 어떤 방식으로 공부를 하든 모두 자기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가며 노력하고 있다. 그러니 쉽게 결과를 얻으려는 노력만큼은 잊어버리자.


   벚꽃이 피는 계절 4월이 왔다. 온갖 곳에서 벚꽃 축제가 열린다. 마음에는 싱숭생숭 바람이 분다. 조금 편하게 결과를 내고 싶은 유혹도 든다. 그러나 벚꽃의 꽃말은 순결, 정신의 아름다움이다. 덧붙여, 최근에 새로 붙은 벚꽃의 꽃말은 중간고사라고 한다. 벚꽃이 계절인 만큼 꽃말을 한 번 되새겨보자.


   밤 늦은 시간까지 도서관에 앉아 창 너머로 흩날리는 벚꽃을 바라보는 모든 대학생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

 

 

 

                                                                                                  


Dan Ariely (2012). “거짓말하는 착한 사람들”, 청림출판, 250-262
Dan Ariely, Franceska Gino, Shahar Ayal (2009). “Contagion and Differentiation in Unethical Behavior”, Psychological Science, Vol.20, No.3, 393-398
Devarajan Sridharan, Daniel J. Levitin, Chris H. Chafe, Jonathan Berger, Vinod Menon (2007). "Neural Dynamics of Event Segmentation in Music: Converging Evidence for Dissociable Ventral and Dorsal Networks", Neuron, 55th, 521 - 532
양돈규 (2003). “대학생들의 시험부정행위에 대한 지각과 시험부정행위 경험 및 학업성적과의 관계와 관련 변인 분석”, 한국심리학회지:상담 및 심리치료, Vol.15, No.3, 615-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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