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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도 호모나이트쿠스?

작성일201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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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12시가 넘은 시간에도 거리에는 '24 OPEN'이라는 간판이 번뜩이고 있다 

(사진 - 김단아) 

 

김씨는 새벽 4시에 집을 나서 커피를 한잔하고 헬스를 한다. ‘새벽 4시’에. 이상하지 않는가 오후 4시에 하는 것이 정상인 일을 김씨는 새벽 4시에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일은 더 이상 이것은 이상한 이야기가 아니다. ‘호모나이트쿠스’. 2007년 이후로 국립국어원에도 등재된 단어이다. 밤을 뜻하는 나이트(night)에 사람을 뜻하는 쿠스(cus)를 붙여 올빼미족과 비슷한 심야형, 밤샘 형을 뜻하는 단어이다. 그들의 삶은 12시 종이 울리고 나서 시작된다. 호모나이트쿠스의 숫자가 늘어날수록 우리 사회는 24시간 내내 진행 중이다.

 

 

12시가 되면은 문을 닫는다~

30년 전, 야간통행금지 제도가 있었다. 그 당시 군인들이 야간 통행금지 바리케이드를 치는 모습이다. 

(사진 - 네이버 백과사전) 

 

 

30년 전에는... 

 

‘24시간 영업’이라는 간판은 이제 더는 어색하지 않다. 하지만 30년 전만 해도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야간통행금지’라는 제도가 있었다. 흔히 친구들 사이에서 이야기하는 통금이 국가 전체적으로 제도로써 지정되어 있던 것이다. 자정이 되면 사이렌이 울리고 경찰들은 야간 통행금지 바리케이드를 쳤다. 그리고 그 시간까지 밖에 돌아다니던 사람들은 모두 그 다음 날 새벽 4시까지 유치장 신세를 져야만 했다. 유일하게 크리스마스 이브 날에만 통행금지가 해제되었다. 2013년을 사는 우리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 같지만 불과 20년 전 일이다.  

 

 

새벽 3시같은 자정의 1980년 서울역(좌)와 오후 8시같은 자정의 2013년 서울역 

(왼쪽 사진 - 네이버 백과사전/오른쪽 사진 - 김단아 기자)  



왼쪽은 30년 전 자정이 넘어 야간통행금지가 시행 된 서울역 앞 도로이다. 그리고 오른쪽은 오늘 찍은 자정 서울역이다. 이 사진을 보면 30년 전과 지금을 한눈에 비교할 수 있다. 람 한 명 찾아볼 수 없는 왼쪽 사진보다 오른쪽 사진에는 택시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이 보이고 평범한 저녁시간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야간통행금지 제도가 사라진 1982년 1월 5일 중앙일보 기사이다 

(사진 - 네이버 백과사전)  

 

1982년 1월 5일, 대한민국의 밤이 밝아지다


이 기사는 야간통행금지 제도가 사라지는 것을 보도한 1월 1일 자 중앙일보 신문에 실린 것이다. 1981년 바덴바덴에서 88올림픽이 한국에서 개최된다는 것이 결정된 덕분에() 통금 시간이 사라졌다. 야간통행금지 제도가 해제된 후, 1989년 24시간 편의점이 처음 생기기 시작했고 그 이후 대중음식점, 유흥점 등 대한민국의 밤은 밝아지기 시작했다. 2000년대로 접어들면서 카페, 찜질방 등 점점 더 분야가 확대되었고, 2013년 지금은 카페, 편의점, PC방은 물론 독서실, 어린이집, 미용실, 헬스클럽 등 온종일 불이 꺼지지 않는 곳은 점점 늘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곳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그냥 버스노선도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붉은 동그라미 안을 보면 첫차 시간 0:00, 막차 시간 03:10 이라고 쓰여져 있다. 바로 올해 도입된 야간버스!(좌)와 24시가 넘어서도 계속 상영중인 CGV 강남의 상영시간표이다(우) 

 

(왼쪽 사진 - 김단아/오른쪽 사진 - CGV 홈페이지)  

 

이러한 사람들의 추세를 반영해 기업과 지역사회도 함께 변화하고 있다. 기업에서는 '타임마케팅'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시간이 돈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사람들이 주로 경제활동을 하는 시간 이외에도 영업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CGV 강남과 메가박스 동대문점 등 몇몇 영화관에서 작년 6월부터 '24시간 잠들이 않는 영화관'을 진행하기 시작했다. 또, 서울시를 시작으로 '심야버스'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심야버스는 첫차가 운영되기 4시 55분까지 운행한다. 아직 시범운영 중이지만 시범운영이 끝나고 전국적으로 심야버스제도가 도입되면 "막차 놓쳤어"라는 말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날이 올 것이다. 

 

 

숙명여대 앞, 자정이 넘은 시간에도 꿋꿋하게 밝히고 있는 편의점 사진이다. 

(사진 - 김단아) 

  

 

불 꺼지지 않는 밤, 불 꺼지지 않는 뇌 

 

24시간 내내 불이 꺼지지 않는 곳이 늘어날수록 우리는 더욱 '편리'해 진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내가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4시간 헬스클럽에서 열심히 뛰고 있는 한 여대생에게 새벽 1시가 넘어가는 시간에 왜 헬스클럽에 와있는지 물었다. 그녀는 아무 주저 없이 "낮에는 학교 다니느라, 학교 수업 끝나면 알바하느라 시간이 없어요. 알바가 끝나면 12시 그리고 헬스장에 들어오면 12시 반이 돼버리죠."라고 대답했다. 24시간 헬스클럽 관계자에게 물어보았다. 처음에는 망설였다고 한다. 생각했던 만큼 사람들이 몰리지 않으면 그만큼 전기세와 수도세 등 지출이 더 많아질까 우려도 컸다고 한다. 그러나 막상 시작하고 난 후, 대학생들부터 젊은 직장인들까지 이 헬스장을 찾는 사람들은 점점 늘어간다고 했다. 시간에 쫓기듯이 사는 현대인들에게 '24시간 사회'란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어떤 문제든 그렇듯이, 무조건 편리할 것만 같던 24시간 사회 또한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바로 '피곤'. 24시간 내내 불이 꺼지지 않는다는 말은 24시간 내내 노동하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말과 같다. 즉, 새벽 3시에 갑자기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졌다. 주저 없이 그냥 편의점으로 향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샀다. 누가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었지 라는 생각을 하면 바로 이해가 된다. 한성대 근처 24시간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 중인 익명을 요청한 한 대학생은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 손님이 많이 없다는 경험자 친구의 권유에 이끌려 시작하게 되었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니 낮과 밤이 바뀌어 매일매일 피로감만 쌓여 간다. 그리고 가끔 만취한 손님들이 오셔서 무리한 요구를 하실 때도 있다. 혼자 있을 때는 그런 손님들이 가끔 두렵기도 하다." 대한민국은 24시간 내내 불이 꺼지지 않지만 어떻게 보면 24시간 내내 노동 중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밤을 지배하는 자, 밤에 지배당하는 자 

 

책 '24시간 사회'의 저자 영국 사회학자 레온 크라이츠먼은 "24시간 사회는 상점이 열고 닫고에 대해서만 논의되어 욌다. 그러나 24시간 사회는 그 보다 더 많은 것을 의미한다. 궁금적으로는 시간에 대한 제약을 없애 사람들의 활동영역에 제한이 없어지고, 곧 사람들을 더욱 자유롭게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레온 크라이츠먼의 말 또한 일리가 있다. 24시간 사회가 시작되면서 '시간이 없어서 못했어'라는 일은 분명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해가 떠있는 시간 내내 일에 지친 이들이 해가 지고 달이 뜨는 새벽이 넘어서 까지 잠에 들지 않는다는 것은 피로사회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곧 장마철이 오고 무더운 여름이 계속 될 것이다.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호모나이트쿠스로 진화해 갈 것이다. 이것은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는 24시간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지 24시간 사회가 우리를 만들어 나가서는 안된다. 그렇다면, 오늘 당신의 밤은 어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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