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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함께 하실래요?

작성일201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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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 페이스북에 소개된 서스펜디드 커피 운동 안내문

 

 

"지난달 31일 경남 밀양에선 빈집에서 물건을 훔친 혐의로 한 새터민이 경찰에 붙잡혔는데,   

훔친 물건은 1만 5천 원 상당의 알루미늄 사다리와 식은 밥에 라면이었습니다."
2013년 2월 9일 MBC 뉴스투데이 보도 인용 

  

 

 장기간 경기불황으로 날로 힘들어지는 서민 경제. 먹고 살기가 어려워지자 당장 끼니를 때우기 위해 절도 등 생계형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들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작년(2012년) 한 해 발생한 절도 범죄는 무려 29만 건. 이는 역대 최대 수치로, 주요 5대 강력범죄(살인, 강간, 강도, 절도, 폭력) 중 유일하게 절도 범죄만 증가했는데요. 이 중에서도 60% 이상이 바로 저소득층과 차상위계층이 저지른 범죄였습니다. 이것은 흡사 빵 한 조각을 훔쳐 19년의 감옥 생활을 한 레미제라블의 장발장이 "현대판 장발장"으로 다시 나타난 것 같습니다. '레미제라블' 한국사회, 생계형 범죄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 이 상황에서 우리는, 우리 사회는 어디로 나아가야 할까요

 

늘어만가는 생계형 범죄에 대한 뉴스 보도 

 

 

 한가지 해결책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서스펜디드 커피 운동(Suspended Coffee)인데요. 일명 착한 커피 운동이라고 불립니다. 이 운동은 약 100년 전 이탈리아 남부 나폴리 지방에서 'caffe sospeso'(맡겨 둔 커피)라는 이름으로 전해 오던 전통에서 시작됐습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소비자가 커피점에서 자신이 마실 커피 외에 추가로 여러 잔의 커피 값을 미리 지불해 놓으면 노숙자와 실직자 등의 경제적으로 어려운 이웃들이 앞서 기부된 커피를 무료로 마실 수 있도록 하는 일종의 기부 캠페인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서스펜디드 커피 운동은 현재 영국, 미국, 러시아, 캐나다, 호주 등에서 널리 전파되고 있고, 프랜차이즈 회사를 포함해 전 세계 150개 이상의 커피전문점이 참여하고 있는 범세계적 기부 운동입니다. 

 

서스펜디드 커피 운동 운영 방식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4월 초,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조국 교수의 트위터를 통해 이 운동이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많은 업체들이 서스펜디드 커피 운동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요. 그중에서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 '로티보이'가 국내 최초로 서스펜디드 커피 운동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서상 커피는 기호 식품에 불과하고, 향유층이 비교적 젊은 층에 한정되어 있다는 점들 때문에 과연 이 운동이 경제적으로 소외된 이웃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느냐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습니다. 그래서 이 운동이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변형되어 커피뿐만아니라 반계탕, 수제 햄버거와 같은 음식, 미용실, 찜질방 등 모든 서비스를 아울러 적용할 수 있는 '미리내' 운동으로 새롭게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정말로 이 운동이 실현되고 있는지, 과연 이 운동이 경제적으로 소외된 이웃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고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무엇이든 진실을 말하게 되는' 마법의 영현대 마이크를 들고, 주미영 기자가 직접 찾아가 보았습니다. 

 

로티보이 명동점에서 진행 중인 서스펜디드 커피 운동 

 

 

 기자가 제일 먼저 찾아간 곳은 국내 최초로 서스펜디드 커피 운동을 시행한 로티보이. 많은 로티보이 가게 중에서 현재 서스펜디드 커피 운동이 시행되고 있는 곳은 오직 직영점뿐! 그래서 주미영 기자는 로티보이의 대표 직영점 중의 하나인 명동점을 직접 방문 취재해 보았습니다. 

 

 30도 안팎의 무더운 날씨를 뚫고 도착한 로티보이 명동점. 가게 문을 열자마자 기자를 반갑게 맞이한 것은 바로 서스펜디드 커피 운동 안내판이었습니다. 오후 1시인데도 벌써 오전에 착한 고객 두 분께서 4잔의 커피를 맡겨두시고 가셨는데요. 과연 듣던 대로 이 운동이 실제 진행되고 있음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운동이 우리 주위의 생활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되고 있는가에 대해 로티보이 명동점 박은혜 매니저님과 인터뷰를 진행해보았습니다.

 

 ▲ 영현대 마이크를 들고 인터뷰 중이신 로티보이 명동점의 박은혜 매니저님. 

 

 

 

 "일단 저희 로티보이 서스펜디드 커피 운동의 취지는 크게 2가지로 압축될 수 있어요. 사실 로티보이가 이전에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침체기에 빠졌었어요. 기업 자체의 인지도도 많이 떨어졌었고, 대형 커피 브랜드보다도 마케팅적으로 주목받지 못해서 이전과 다른, 기존의 커피 브랜드와는 다른 새로운 이미지를 추구해야 할 필요성이 있었어요. 그리고 또 이 운동이 알려지기 전부터 우리 기업이 사회와 함께 나누면서 소통할 수 없을까 고민했죠. 그런데 이 서스펜디드 커피 운동을 접해보니, 우선 저희가 커피 전문 브랜드이다보니 충분히 시행할 수 있는 여건이 준비되어있었고, 또 이 운동을 계기로 '나눔에 앞장서는 기업', '착한 기업'이라는 새롭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창출할 것 같더라고요. 그야말로 일석이조의 효과죠. 그래서 이 운동을 기반으로 저희 로티보이는 커피 전문 브랜드로서의 이미지를 확고히 다지면서 소외된 이웃들과 함께하고, 사회와 소통하면서 차근차근 나아가려고 합니다.


 그래서 손님께서 3잔의 '착한 아메리카노 세트'를 구매 시 일단 기존 가격의 30% 할인을 해드립니다. 그 할인 부분에 대해서는 손님과 함께한다는 마음으로 저희 기업에서 부담해요. 손님께서는 구매하신 3잔의 커피 중 최대 2잔까지 가져가실 수 있어요. 나머지 커피는 자동으로 저희 로티보이에게 맡겨지게 되죠. 맡겨진 커피는 찾아오신 경제적으로 소외된 이웃에게 다시 나눠 드립니다."

 

 "사실 이 운동을 시행하고 난 뒤, 여러 매체에서 취재해서 방송되었어요. 방송 이후, 많은 분이 관심을 갖고 찾아주셔서 많은 양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커피들이 모여졌었는데, 실제 소외된 이웃분들에게 많이 나누어드리지 못했어요. 그 문제로는 먼저 커피 자체가 기호 식품이다 보니 2,000원이 넘는 원두 커피를 그분들은 평소에 마음 편히 즐기시지 못하시잖아요 그러다 보니 저희와 같은 커피 브랜드점에 방문하시는 것도 굉장히 어려워하시고, 또 무엇보다도 서스펜디드 커피 운동 자체를 잘 모르세요. 용어도 어렵고요. 그래서 지금 약 시행 후 한 달 반이라는 시간이 흘렀는데, 아직 본래의 목적은 달성되지는 않았어요. 오히려 용돈이 부족하거나 공짜로 먹을 수 있다는 호기심이 충만한 대학생들이 와서 기부된 커피를 받아가죠. 그럴 때마다 과연 이 운동이 정말로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위해 진행되고 있는가에 대해 고민이 돼요."

 

 "저희 로티보이는 소외된 이웃분들을 보듬어 안기 위해 이 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사실 아직 홍보 면에서도 많이 부족하고, 실제로 그렇게 많은 기부가 이루어지지도 않고, 이 운동의 본래 취지를 성공적으로 이루고 있지 않지만….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이 착한 운동이 보편화되기 위해서 장기적으로 저희 로티보이는 노력할 것입니다. 또, 커피라는 것이 실질적으로 이 운동에 효과적인 상품이 아니라면 앞으로 추후에 로티보이의 또 다른 주력 상품인 '번'으로 대상 상품을 수정하여 적용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고려하겠습니다. 아직 이 운동에 대해 많이 낯설어하셔서, 아시는 분들만 기부에 앞장서시지만 소외된 이웃에게 선물이 되는 이 착한 운동에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 부탁드립니다. 또, 저희 로티보이는 이 운동의 본래의 취지를 기억해서, 정말로 필요한 분들에게 모아진 커피가 전달될 수 있도록 방법들을 계속 궁구해 나가겠습니다. 착한 기업, 친절한 로티보이로 거듭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한국형 서스펜디드 운동, 미리내 운동을 진행 중인 요하네스 버거점 

 


 다음으로 커피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품을 대상으로 한국형 서스펜디드 운동을 시행하고 있는 곳을 찾아가보았습니다. 한국형 서스펜디드 운동은 '서스펜디드'라는 어려운 용어 대신 '어려운 이웃을 위해 미리 돈을 내고 간다'라는 운동의 취지를 잘 살리면서 우리의 정서를 반영한 순우리말, '미리내'(은하수의 순우리말)라는 이름으로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얼마 전 서울에 첫 미리내 가게가 드디어 등장했다고 하는데요. 뜨거운 취재 경쟁을 뚫고, 영현대 주미영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미리내 운동 서울 1호점, 요하네스 버거점의 모습

 

 

 종로 북촌한옥마을에 위치한 작은 수제 햄버거 가게. 기자가 도착했을 때 햄버거 세트 1개의 값이 미리 치러져 있었습니다. 무언가 아쉬운 마음에 '오늘은 맡겨진 세트가 하나밖에 없나요'라고 묻자, 친절하신 주인아주머니께서는 손사래를 치시며 '아니에요! 오늘 휴일(6월 6일 현충일)이라 굉장히 많이 바빠서 수정할 시간이 없었어요!'라고 대답하시며 어디론가 향하시는데요. 검은 펜으로 앞서 5개의 버거 세트값이 추가로 미리 치러졌다며 그 자리에서 바로 맡겨진 개수를 수정하셨습니다. 그래서 오늘 미리 값을 치른 햄버거 세트는 총 6개. 그러니까 오늘은 총 6분이 값이 미리 치러진 햄버거 세트를 조건 없이 그 누구든지 즐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아름다운 소비자로부터 맡겨진 버거의 개수를 수정하시는 요하네스 버거 계동점 사장님. 

 

 

 한국형 서스펜디드 운동, 커피가 아닌 모든 상품을 대상으로 어려운 이웃을 위해 미리 값을 치르는 '미리내 운동'에 대한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요하네스 버거 계동점의 아름다우신 박연진 사장님 도움으로 인터뷰를 진행해 보았습니다.

 

영현대 마이크를 들고 인터뷰 중이신 요하네스 버거의 박연진 사장님 

 

 

 여러분들이 서스펜디드 커피운동에 대해 알고 계시는대로, 저희 버거 집을 기준으로 이야기 해보면...미리내 운동이란 어려운 이웃을 위해 미리 햄버거 세트 값을 지불해 놓으면 그 이웃이 맡겨진 햄버거 세트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일종의 기부 캠페인입니다. 앞으로 이 운동이 더욱 많이 알려져 생활 속의 기부로 자리잡았으면 좋겠습니다. 자기가 하나를 먹고, 또 다른 하나를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며 기부하는.. 함께 나눌 수 있으면 좋겠어요. 며칠 전, 세 식구의 한 가족이 찾아와 3개의 세트를 먹고 3개를 기부하시고 가셨는데 그 3개의 세트는 생활이 어려워 식사를 잘 챙겨먹지 못하는 초등학생들이 받아갔어요. 이를 계기로 저희 버거점은 사실 중간 다리 역할뿐이긴 하지만 나눔의 선순환에 일조하고 있다는 보람에 뿌듯하기도 했고, 또한 막중한 책임감을 느꼈습니다. 물론 생활이 어렵지 않은 학생들이 와서 기부는 하지 않고, 공짜로 먹기만 한다는 점이 좀 섭섭하긴 했지만 그 학생들이 그래도 인사치레로 '나중에 꼭 저희도 기부할게요'라는 인사는 빼놓지 않거든요. 이걸 생각하면 이 학생들이 자라서 이 때를 추억하며 미래에는 나눔에 대해 긍정적이고 적극적인 마음으로 참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지금 미리내 운동에 대해 관심을 갖고 시작하시려는 분들이 많아요. 서스펜디드 커피 운동과는 다르게 미리내 운동은 모든 상품을 대상으로 해서 굉장히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거든요. 예를 들면 경남 거창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미리내 가게들이 등장하고 있어요. 반계탕, 떡볶이, 해물탕, 찜질방, 미용실, 옷가게 등 종류가 다양하죠. 실제로 지금 경남 거창의 한 지역에는 미리내 가게가 7개나 등장해서 미리내 촌(村)이 등장하고 있어요. 그러니 어서 빨리 서울에서도 많은 미리내 가게들이 등장해서 미리내 촌을 만들고 싶어요. 그러면 미리내 가게 주인들끼리 모여 또 다른 기부를 진행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지금 미리내 본부 측과 계속 이야기하고 있어요. 또 개인적인 계획으로는 폴라로이드 사진기를 준비해서 기부하신 분들의 사진을 찍어드리면서 기부와 관련된 추억을 만들어드리고 싶어요. 기부가 추억이 된다면 미리내 운동이 앞으로 더욱 활성화되지 않을까요 

 

 저희 버거점에서는 생활 속의 기부, 나눔의 선순환을 창출하기 위해 미리내 운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의 많은 참여로 어려운 이웃분들을 더욱 많이 보듬어 안고 싶습니다. 이웃과 함께하는 미리내 운동을 통해 나눔의 기쁨을 느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미리내 운동에 참여하게 될 시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를 작성하는 희망의 쿠폰

 

 

  인터뷰를 마치고 뒤돌아서는데 기자의 귓가에 앞서 생활이 어려워 식사를 잘 챙겨 먹지 못하던 초등학생의 이야기가 맴돌았습니다. 미리내 운동을 통해 이름 모를 누군가에 의해 맡겨진 따뜻한 수제 햄버거가 작은 손에 전달되기까지…. 가게 앞을 수없이 서성거렸을 그 초등학생의 발걸음이 그려지는 것 같아 기자는 가게를 쉽사리 떠나지 못했습니다. 영현대라는 이름으로 미리내 운동에 작은 도움의 손길을 보탰습니다. 서스펜디드 커피 운동, 미리내 운동이 가슴에 와 닿으셨나요 여러분의 작은 배려, 착한 소비가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에게 크나큰 힘이 될 것입니다. 지금 대한민국에도 나눔의 선순환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기부, 같이 하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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