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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옷장, 청년 구직자를 향한 응원의 릴레이

작성일2013.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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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사진=황준영 제공

황준영(건국대 휴학 중, 23)군은 6월 4일에 있을 현대자동차 그룹 청년 봉사단 ‘해피무브’ 면접 준비에 한창이다. 입을 옷을 찾기 위해 옷장을 뒤진다. 하지만 변변한 면접 의상 한 벌 없다. 의상보다 열정이 중요하다지만, 당장 내일 면접이 아니라도 이번 주에 닥친 졸업사진 촬영, 선배 결혼식, 인턴 면접까지. 정장을 입을 날은 무궁 무진하다. 자취생이 아르바이트와 과외로 벌어 쓰는 빠듯한 돈으로는 역시나 역부족. 친구들에게 빌려 입자니 사이즈가 다르고 대여업체에서 빌리자니 차라리 돈을 좀더 모아 한 벌 사는 게 낫겠다. 신경 쓸 일도 많은데 면접의상까지 나를 괴롭힌다. 청춘은 괴롭다.
 



바로 이런 청년들을 위해 면접의상 공유서비스를 제공하는 ‘열린 옷장’이 그에게 한줄기 빛으로 다가왔다. ‘열린 옷장’은 정장을 입어야 하지만 경제적 여유가 없는 청년들을 위해 정장을 공유하는 서울시의 사회적 기업이다. 건대입구역 가까운 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특히 건국대생들의 이용이 잦은 편이다. 

            
            ▲ 2호선 건대입구 역에서 직진하면 웅진빌딩 403호에 OPEN CLOSET(열린옷장)을 찾을 수 있다, 사진=Google map 


공간은 그리 넓지 않았다. 분주하게 전화를 받는 김선경 씨, 당일 도착한 택배를 수령하는 한만일 씨, 옷을 직접 다리는 서동건 씨, 신체 사이즈를 재고 맞춤 옷을 제공해 주는 정선경 씨를 비롯한 모든 직원이 급하게 면접 의상을 찾는 논문심사를 앞둔 대학원생을 위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서울시 공유경제 프로젝트인 '희망제작소'를 통해 만난 직원분들의 인연, 사회적 기업과 공유 문화에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차에 스토리를 담은 옷을 공유하고 싶은 그들의 선택은 바로 면접의상을 공유해보자는 것이었다. 안입는 정장을 청년 구직자들에게 저렴하게 빌려주는 이 아이디어는, 취준생, 대학원생을 비롯한 청춘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꿈'을 이루기 위한 스토리가 담긴 정장, 그리고 그 정장을 통해  꿈을 응원하는 '열린옷장'은 단순한 기업 그 이상이다.   

 
▲열린 옷장 사무실의 내부모습, 자켓-셔츠-구두-타이에 이르기 까지 의상이 풀 세트로 구비되어 있다, 사진=임지예 기자





 ▲응원 메시지와 기증 스토리가 담긴 '스토리 노트', 사진=임지예 기자

'열린 옷장'은 일반적인 의상 대여업체와는 뭔가 다르다. 바로 ‘이야기’를 작성하는 과정이 꼭 포함된다는 것이다. 졸업사진 찍을 때 입을 옷이 없었던 한 대학생, 빌려 입은 면접의상을 입고 공공기관 최종 합격의 꿈을 이룬 한 취준생, 면접 때 당황했던 질문에서도 면접의상을 빌려준 ‘수호천사’를 생각하며 힘을 얻은 한 대학생, 자신이 사회 초년생 때 입었던 옷을 입는 사람들이 구직에 성공했으면 좋겠다는 응원메시지를 담은 사람들까지… 한번 열린옷장에서 맺은 ‘옷의 인연’이 계속 이어질 수 있는 비결이 바로 이 '스토리'에 담겨 있었다. 처음 면접의상을 빌렸던 사람들이 사회의 일원이 되어 자신이 입었던 옷을 기증하고 그것을 또 누군가 빌려가면서 이어지는 응원과 행운의 릴레이, 멋지지 아니한가!





▲정장 기부 방식에 대한 설명, 열린옷장 홈페이지 메인 사진( http://theopencloset.net/ )



   ▲대여자 카드를 작성하고 신체지수를 재면 나를 위한 맞춤 정장을 입어볼 수 있다.예약하면 시간이 더 단축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 두자!, 사진=임지예 기자


앞서 해피무브 면접과 졸업사진 촬영을 준비하던 황준영 군도 역시 열린 옷장의 문을 두드렸다. 신체사이즈, 정보를 포함한 방문 대여자 카드를 작성하고 신체 치수를 측정한 뒤 ‘인연’을 맺을 근사한 정장 한 벌을 기다렸다. 능숙한 솜씨로 옷을 골라 그에 어울리는 타이와 구두까지 척척 골라주는 김소령 직원 분 덕에 짧은 시간 안에 이 모든 과정을 진행할 수 있었다. 자켓, 바지에 각각 네임택이 붙어 있어서 키 큰 사람을 위한 의상, 살집이 있는 사람을 위한 의상, 변호사로 일하시던 분이 기증한 의상 등 재밌는 정보를 살피며 내가 입고 싶은 옷을 둘러볼 수도 있었다. 



▲ 키 큰 분을 위한 비장의 맞춤정장, 모든 정장에는 기부자의 정보와 개성을 표현한 태그가 부착된다, 사진=임지예 기자





▲정장 기부 방식에 대한 설명, 열린옷장 홈페이지 메인 사진( http://theopencloset.net/ )


▲대여자 카드 뿐만아니라 기증자 카드도 필수로 작성해야 한다. 응원 메시지가 기록되어 전달 되면 입는 이의 마음이 더 든든해 지지 않을까, 사진=임지예 기자 


  ▲정장 한 벌로 스마트한 인상을 주는 황준영 군의 모습, 사진=임지예 기자  


황준영 군의 표정이 한결 밝아졌다. 이 모든 의상을 3만원 내에 빌려 5일간이나 입어볼 수 있다니! 요즘 같이 행사와 면접이 많은 청년 구직자에게는 희소식이다. 티셔츠에 남방을 입은 모습보다 훨씬 프로페셔널 하다. 게다가 나에게 어울리는 이 맞춤 정장을 입으니 왠지 다 합격할 것만 같다. 본인을 포함해 정장이 없어 졸업사진을 찍지 못하는 동기도 여럿 있다고 했는데, 건국대에서 가까운 이 곳에 동기들을 초대해 멋진 졸업사진을 남겨보는건 어떨까 

옷을 다 입고 난 후에는 사용 후기와 응원 메시지, 혹은 감사의 말이 기록으로 남아 그것이 다음 사람에게도 전해지게 된다. 황준영 군의 해피무브 합격 스토리와 함께 또 다른 합격을 꿈꾸는 학생들에게 그 에너지가 전해지기를 기원해본다. 그리고 먼 훗날 그가 사회인이 되었을 때, 비슷한 어려움을 겪었던 청춘들에게 멋진 의상 한 벌 기증해 볼 날이 오기를!




                ▲열린 옷장에서 매일 새로운 스토리를 만들어 가는 직원분들의 모습, 사진=임지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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