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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 오늘도 플레이볼! : 현충일 야구장 탐방

작성일2013.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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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기자단

  

 

  “가만보자... 내일이 6월 몇일이지 아 6일이지~”
  “오 대박! 내일 쉬는 날이네! 야호! 오랜만에 놀러나가야지^^”
 

   

  6월 6일은 현충일이다. 그리고 분명 빨간 날, 쉬는 날인 것도 맞다. 하지만 요즘 국민들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6월 6일을 있는 그대로 현충일로 생각할까
  안타깝게도 오늘날 그런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불과 10년 전만 해도 현충일이나 광복절이면 아파트 단지마다 빼곡하게 태극기가 게양되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요즘은 국기게양한 집을 찾는 것이 더 힘들 정도다. 이렇듯 바쁜 나날을 보내는 오늘날 현대인들에게 6.25 전사자들의 순국을 기리고 애국하는 마음가짐을 가지는 날, 현충일은 겉보기에 마냥 쉬는 날로 전락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모처럼 만의 휴일을 맞이한 본 기자의 현충일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심지어 작년만 해도 군부대 안에서 현충일 행사에 참여하고 있었던 것을 생각하니 2주전부터 예매해놓았던 야구장에 가서 휴일을 신나게 즐겨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순국  선열들을 기리는 날에 야구경기가 열린다는 일 자체에서 현충일의 의미가 꽤나 퇴색된 것이 아닌가하고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편하게 야구경기까지 볼 수 있도록 국가를 지켜준 순국선열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이 들기도 했다. 그리고 야구장에 들어서서는 우리사회와 시민들 의식 속에 아직 현충일에 대한 인식과 애국심이 많이 남아있음을 두 눈과 마음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현충일에도 야구는 계속된다! 플레이 볼!"


  6월 6일 현충일, 본 기자가 찾아간 잠실야구장에서는 두산베어스와 LG트윈스의 잠실 더비매치가 벌어졌다. 두 팀은 모두 서울 잠실야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서울 연고의 팀으로 매 경기마다 구름 관중과 열띤 응원, 그리고 치열한 승부를 이끌어낸다.

  사실 세계 어디서나, 스포츠 종목을 불문하고 연고지 더비는 경기 외적인 부분부터 경기까지 다른 경기들보다 긴장되고 흥미로운 양상을 보여준다. 이탈리아 세리에A에 밀라노를 연고지로 하는 AC밀란과 인터 밀란의 밀란 더비가 있다. 미국 프로야구에도 얼마 전에 류현진 선수가 선발 등판했던 LA다저스와 LA에인절스의 LA더비가 지역 라이벌전으로 유명하다.  

  같은 지역 안에서 서로 다른 팀을 응원한다는 점, 다른 팀은 제쳐두고서 서로 상대방 팀보다는 우위라고 생각하는 지역과 팀에 대한 자존심, 그것이 두산과 LG의 더비매치를 포함한 모든 연고지 더비매치를 더 흥미로운 경기로 만든다. 

이해관계가 어찌되었든, 오늘 현충일 전 좌석을 빼곡히 채운 만원 관중과 순국선열 및 호국영령이 지켜보는 이 경기는 보다 특별하고 의미있을 수밖에 없다. 

  

  

 

"현충일 야구장, 그래도 뭔가 달랐다!"  

 

# 시구가 없었던 잠실야구장, 묵념으로 경기 시작 알려

 

 현충일 잠실벌의 더비 매치는 다른 때보다 좀 더 특별하게 시작되었다. 보통은 연예인이나 유명인의 시구로 시작 하는게 일반적이지만, 오늘만큼은 잠실벌의 마운드에 설 수 있는 사람은 양 팀의 선수들뿐이었다. 평소와 달리 연예인이나 유명인의 시구없어, 마운드 위의 첫 공을 던지게 된 LG트윈스 선발투수 신정락은 차분한 발걸음으로 마운드에 올라섰다.  

   선수들이 경기장에 자리를 잡자, 경기가 시작되기에 앞서서 현충일을 기념하는 단체 묵념이 시행되었다. 장내 아나운서의 진행에 따라 그라운드 위의 선수들, 불펜에서 연습하던 선수들, 대기석에 있던 감독과 코치진, 그리고 내외야의 모든 관객들이 하던 일을 멈추고 기립하여 가슴에 손바닥을 얹었다. 묵념 음악이 장내에 흘러나오고 전광판에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을 추모하는 메시지 화면이 나타났다. 1분이 채 안 되는 시간 동안 가만히 눈을 감고 고개를 숙이는 시간이었지만, 이 1분만큼은 어른, 아이 가리지 않고 모두가 잊고 지냈던 전쟁의 희생자들을 마음속으로 애도하는 순간이었다. 두산 베어스의 외국인 투수 니퍼트도 우리나라 현충일의 의미를 전해 들었는지 음악이 나오자 가슴에 손을 얹고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 전국 야구장 치어리더들의 부재, 오늘은 응원은 응원단장이 책임진다!   

 

  팽팽한 긴장 속에 두산-LG 양 팀 관중들의 응원 역시 점점 더 치열해졌다. 포수 뒤쪽의 중앙에 자리한 본 기자의 오른쪽 귀에는 1루석에 자리한 홈팀 LG트윈스의 응원가가, 왼쪽 귀에는 3루석에 자리한 원정팀 두산 베어스의 응원가가 쉴 새 없이 울려 퍼졌다. 경기장에 꽉 들어찬 만원의 양 팀 관중이 외치는 응원 소리는 그 어느 때보다 컸지만, 오늘 경기의 응원에는 무엇인가 특별한 것이 있었다. 바로 양 팀의 응원단 단상에는 치어리더가 없이 응원단장이 홀로 각 팀의 응원을 주도했던 것이다. 
 

  프로야구에서는 현충일 같은 국경일처럼 나라 전체적으로 위로와 애도의 분위기를 가져야할 때는 치어리더가 출현하는 응원은 하지 않는다. 지난 천안함 사건 당시도, 프로야구 모든 구단들이 목숨 바친 국군 장병들의 넋을 기리는 의미에서 치어리더들을 출현시키지 않았다. 결국 이날 현충일 경기에서도 전국 어느 야구장에서도 미모의 치어리더들이 응원단상에 나와서 신나는 음악에 맞춰 춤추고 노래하는 장면은 볼 수 없었다. 신나는 퍼포먼스를 볼 수 없었지만, 오늘 각 경기에서는 응원단장들의 평소보다 열정적인 응원진행을 볼 수 있었다. 평소와 달리 홀로 흥을 돋우기 위해 한쉬도 쉴틈이 없었겠지만, 호국영령의 기운을 받은 그들의 응원에 전국에 있는 관객들의 율동과 외침도 끊이질 않았다. 

 

 

 

 

# 사직구장과 마산구장, 야구장에 군인들이 나타났다

 

  롯데 자이언츠와 기아 타이거즈의 경기가 펼쳐진 부산 사직 야구장에서도 현충일만의 특별한 풍경이 펼쳐졌다. 6.25참전 용사인 할아버지가 공을 던지고, 현재 군복무 중인 손자가 타자가 되어 공을 치는 시구행사가 진행되었다. 선수처럼 던지고 치지는 못했지만, 시구 후에 할아버지와 손자, 옛 군인과 지금 군인이 서로를 끌어안자 장내의 관객과 선수들에게 특별한 감동이 전해졌다.  

  부산 사직구장에서는 롯데 자이언츠 선수들과 코치진이 모두 밀리터리 유니폼을 입고나와 역시 화제가 됐다. 군복과 같은 얼룩무늬 야구유니폼을 입은 그들은 2년에 한 번씩 국경일에 맞춰 전투복 디자인의 유니폼 직접 제작해서 입는다.  롯데 자이언츠는 이날 호국영령의 기운을 받았는지 기아 타이거즈를 13-3의 큰 점수 차로 대파했다. 3회 말 롯데의 강민호가 기아에 역전 안타를 터뜨린 순간은 전투복 유니폼 위에 새겨진 작은 새하얀 태극기가 유독 빛나보이는 순간이었다. 

 


  한편, 프로야구 제 9구단 NC다이노스는 현충일을 맞이하여 '해군 스페셜 유니폼‘을 착용하고 경기를 펼쳤다. 경남 창원이 연고지인 NC다이노스는 마산-창원-진해 통합이후 같은 지역 내에 속하게 된 해군사관학교와 직접 자매결연을 맺고 함께 어린이/청소년 야구단을 운영하는 등 교류활동을 해오고 있다.

  현충일인 오늘 선수와 코칭스테프들이 입은 청남색의 유니폼에는 팀명 NC다이노스(DIinos) 대신 해군을 뜻하는 NAVY라는 글씨가 선명하게 수놓아져 있었다. 해군 스페셜 유니폼을 입은 NC다이노스 선수들도 해군사관학교의 핵심가치인 '충무공 필승정신'을 전해받았는지 화끈한 타격감을 보여주었다. NC는 롯데와 마찬가지로 상대팀 SK와이번스를 7-4로 꺾으며, 관중앞에서 순국선열 애도정신과 해군의 이미지를 한층 더 빛냈다. 

 

 

( 사진 출처 : 좌- 중앙일보 :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3/06/07/11336786.htmlcloc=olink|article|default

                 우 - 스포츠서울 : http://news.sportsseoul.com/read/photomovie/1193058.htm  )

 

   

 

"의미있는 날의 의미있는 경기들.  의미있는 행사들이 덧붙여진다면 더 좋지 않을까." 

 

  기자가 관전한 잠시야구경기장의 치열한 공방전은 결국 LG트윈스의 역전승으로 마무리되었다. 4-4로 팽팽하게 유지되던 양 팀의 균형은 8회말 LG의 왼손타자 김용의의 결승 솔로 홈런에 의해 깨졌다. 자신의 시즌 첫 홈런을 팀의 재역전포이자 결승포로 장식한 김용의는 현충일을 기념하는 세레모니로 덕아웃에서 기다리는 감독과 코치진 선수들을 향해 거수경례를 했다.

  육군 의장대 병장 출신인 그는 1루 측 LG 홈 관중들에게도 절도 있는 경례를 올리며 팬들에 대한 감사와 순국선열을 애도하는 마음을 동시에 보여주었다.


  오늘 전국의 야구경기를 통해서 어떤 팬은 울고 또 어떤 팀의 팬은 활짝 웃었을 테지만, 경기 시작 전에 묵념을 통해 가졌던 순국선열을 애도하는 마음만은 전국의 선수, 감독, 코치, 관중, TV로 보는 시청자 모두 같았을 것이다.
 

  또한 묵례나 유니폼 행사처럼 전국의 야구장에서 각 팀들이 현충일을 기념하여 시행한 작은 행사들은 대중들에게 현충일의 의미를 되새기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시대가 변한만큼 잠깐의 묵념을 통해서 순국선열의 넋을 기리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정도도 충분히 의미있는 일일 것이다. 다만, 좀 더 다양하고 관객체험이 가능한 스포츠행사를 통해서 야구를 지켜보는 대중들에게 현충일의 의미를 더 깊게 각인시킬 수 있다면, 프로스포츠도 재미와 명분을 함께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취재/글/사진 _ 영현대 9기 국내사진기자 우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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