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영화 잇수다_은밀하게 위대하게

작성일2013.06.18

이미지 갯수image 9

작성자 : 기자단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이하 ‘은위’)는 요즘 핫 이슈다.

최단 기간 흥행 기록에서부터 대중과 평론가들의 엇갈리는 반응 그리고 상영관 독과점 문제까지

그 어느 하나 요즘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지 않는 것이 없다.

영화를 좋아하고, 잘생긴 남자라면 더욱 좋아하는(!) 두 명의 여대생은 당연히 이 화제작을 놓치지 않았다.

보고나니 할말이 많아지는 두 여자는 영화를 보자마자 카페에 자리잡고 수다를 늘어놓는데...

그녀들의 영화 잇(It)수다, 한 번 들어볼까

 

곤: 각종 문화컨텐츠에 관심이 많은 여대생. 특히 영화를 좋아한다.

매년 빼놓지 않고 갔던 부산국제영화제를 평생 가는 것이 소원일 정도.

잡식성 영화 취향으로 고어에서부터 스릴러, 로맨스, 애니메이션 장르까지 가리는 영화가 없다.

 

룰루: 예대 극작과 소속의 글쟁이 여대생. 미래에 평론가를 꿈꾼다.

일반사람들과는 조금 차별화 된 시선으로 영화를 바라보며,

취미는 남들이 재밌다고 한 영화 비판하기다. 

 

 

출처: 영화 <은밀하게 위대하게> 공식홈페이지

 


1. 원작에 너무 충실해서 안타까운 영화

 

곤: 영화를 보고 난 소감이 어때
룰루: 김수현 보러 갔다가 현우에게 반하고 왔지.

 

곤:….
룰루:….미안

 

곤: 나는 전반적으로 무난했어

초반에는 바보인 척 하는 북한 최정예 요원이 만드는 개그요소가 잘 먹혀서 많이 웃었고

후반에는 캐릭터들이 겪는 비극이 안타까워서 가슴 아프기도 했고.

이야기가 삐걱거리기는 했지만 대중들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영화라 생각했어.

 

룰루: 나도 킬링타임 용으로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보고나니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소재가 좋고 캐릭터도 좋아서 분명히 더 잘 만들 수 있었을 텐데

원작에 너무 충실해서 웹툰이 갖고 있던 한계가 오히려 영화에서 더욱 부각되더라.

 

60화가 넘는 장편 웹툰을 두 시간짜리 영화에 욱여넣다 보니 이야기 흐름에 논리가 많이 부족한게 느껴졌어.

왜 북한 최고의 간첩이 이렇게 허망하게 죽어야하지

왜 원류환은 어머니가 유독 그립고 간절할까

리해진은 어떤 연유로 원류환에게 모든 충성을 바치게 된거지

국정원 서수혁 요원은 왜 북한 간첩을 살리지 못해 안달이 났을까 등등

영화를 보는 내내 머리에 물음표가 떠다녔어. 캐릭터가 이해가 안되니까 영화에 몰입도가 떨어지더라.

 

곤: 근데 그건 원작 웹툰의 한계잖아.

원작에서도 원류환이 왜 하필 바보로 남파되었는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말해주지 않아.

원작을 손상시키지 않고 그대로 따라갔기 때문에 그런 점은 어쩔 수 없지.

 

룰루: 나는 그 점에 의문이 들었어. 원작을 영화화 할 때 꼭 원작에 충실해야 할까

난 그렇지 않다고 봐.

각각의 매체마다 특징이 다 다른데 원작을 다른 매체에 고스란히 옮겨온다고 해서

원래 콘텐츠에서 느꼈던 쾌감이 재현될 수가 없지.

특히 영화는 사람들이 어두운 공간에 갇혀서 몰입해서 보는 특성상

이야기의 논리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해.

이야기의 당위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은위'는 차라리 동네 주민들과의 에피소드를 줄이고

각 캐릭터를 더욱 깊이 있게 파고들어 관객들이 '왜'라는 생각을 안하도록 만들어야 했다고 생각해.

 

원작이 있는 영화 중에 내가 좋아하는 작품이 '용의자 X'야.

히가시노 게이고의 유명한 추리소설인 '용의자 X의 헌신'을 영화한 작품이지.

이 영화에서는 원작에서 범인과 두뇌싸움을 하는 천재 물리학자 캐릭터를 아예 없애버리고 그 역할을 형사에게 줘.

사건과 전혀 관계가 없는 제3자 대신에 형사가 수사과정에서 직접 범인과 논리 대결을 하면서

원작에서 느꼈던 추리의 쾌감을 잘 살려내더라구.

이처럼 중요한건 원작과 영화의 1:1 대응이 아니라 원작에서 느낄 수 있었던 효과를 살리는 거지.

'은위'도 취할 건 취하고 버릴 건 버렸어야 했어.

 

출처: 영화 <용의자 X> 공식홈페이지, 소설 <용의자 X의 헌신>

 


2.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티나게 팔리는 영화표.

출처: SBS 프로그램 <영화가 좋다> 중

 

곤: 우리가 이렇게 영화의 아쉬운 점을 이야기하고 평론가들의 혹평이 쏟아져도

여전히 ‘은위’의 흥행은 무서울 정도인데, 어떤 점이 ‘은위’를 이렇게 대박으로 이끌었을까

 

룰루: 우선 마케팅을 잘한 점이 이번 성공의 중요 포인트인 것 같아.

원작 웹툰이 인기가 많았기 때문에 이 점을 꾸준히 언급하면서 대중의 주목을 끌었고,

무엇보다 주인공 김수현이 원작 캐릭터와 겉보기의 비슷함이 상당해서 더욱 기대를 많이 받았지.

 해를 품은 달로 단숨에 20대 남배우 중에서도 고지를 점령한 그가

만화캐릭터에 빙의 된 것 같은 모습을 보여주니 관심이 안 갈 수가 없지!

영화는 개봉 전까지는 얼마나 성공할지 알 수가 없잖아

그러니 무조건 처음부터 주목을 끌기 위해 노력하는데 ‘은위’는 그런 점에서 성공적이었어.

 

곤: 대중의 주목을 선점한 것도 있지만 나는 개봉시기가 진짜 기가 막힌다고 생각했어.

‘은위’가 6월 5일에 개봉했는데 그 날이 마침 고등학교 모의고사 날이었어.

모의고사 땐 전국 고등학생들이 일찍 학교를 마치지.

게다가 시험에 시달렸기에 학생들은 스트레스를 풀고 싶었을 거야.

그런 날 개봉을 했으니 대부분의 여학생들이 극장으로 달려가서 ‘은위’를 본거고

심지어 그 다음날은 현충일이었어!

‘은위’가 개봉 36시간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한 것은 적절한 개봉시기가 만든 쾌거 아닐까

 

룰루: ‘은위’의 개봉 날짜는 정말 신의 한 수였어.

며칠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엄청난 관객을 동원한 것을 보고 대중들은 더 몰려들고,

이에 돈 냄새를 맡은 극장들이 상영관을 대폭 확대하면서 은위 흥행에 날개를 달아준 거야. 


3. 멀티플렉스 아닌 독점플렉스

출처: CGV_CGV 청주 서문 예매창

 

곤: 은위’하면 빼놓을 수 없는게 바로 상영관 독과점 문제지.

6월 8일자를 기준으로 한 ‘은위’ 상영관 개수는 1339개야.

국내 총 스크린 개수가 약 2600개인데 절반을 ‘은위’가 차지하고 있으니 독과점이다,

 ‘은위’는 거대 배급사를 등에 업고 있었기에 흥행 할 수 있었다는 말이 나오고 있잖아.

 

룰루: 근데 사실 ‘은위’가 처음부터 전국 절반의 상영관을 독식한 것은 아니야.

개봉 일에는 937개의 상영관을 확보하고 있다가 6일에 1194개 그리고 8일에 1339개로 점차 늘려나갔거든.

개봉 할 때부터 천 단위의 상영관 수를 갖고 있던 ‘광해’나 ‘아이언맨3’에 비하면 유별난 경우가 아니란 말이지.

개봉 첫날부터 엄청난 관객 몰이를 하니까 극장주와 배급사들이

그들의 이익을 위해 갑자기 ‘은위’ 스크린 수를 늘린 거야.

그리고 지금 ‘맨 오브 스틸’이 개봉하니까 절반에 육박했던 ‘은위’ 스크린수가 또 줄어들었어.

 

문제는 은위가 스크린을 독점을 했네 안했네가 아니야.

은위를 문제 삼아봤자 뭐해 그 자리는 또 다른 블록버스터가 나눠 먹을 텐데.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은 대형 배급사들의 스크린 독점을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야.

 독과점 때문에 영화 다양성이 침해 당하고 있잖아.

나도 원래는 스타트랙을 보려 했는데 시간대가 너무 애매해서 ‘은위’를 먼저 보게 됐거든.

이와 같은 경우가 적지만은 않을 거야.

 

출처: 영화 <터치> 공식홈페이지

 

곤: 그렇지. 내가 작년에 부산국제영화제에서 민병훈 감독의 ‘터치’를 정말 인상 깊게 봤어.

주변 사람들한테 개봉하면 꼭 보러 가라고 추천하고 나도 극장에 걸리면 한 번 더 볼 생각이었지.

근데 그러지 못했어.

개봉 첫날부터 교차상영을 하는 극장 때문에 분노한 감독이 개봉 8일만에 스스로 영화를 내렸거든.

아침과 늦은 밤 시간대에만 영화를 걸어놓고 나머지 좋은 시간대에는 다른 영화를 상영하는 교차상영은

그야말로 작품을 무시하는 행위 아닐까

감독이 자식 같은 영화를 직접 내리는 심정이 어땠겠어.

이런 일이 다시 반복되지 않게 어떤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룰루: 개인적으로 모든 영화관 마다 독립영화 전용관이 의무적으로 만들어졌으면 좋겠어.

그 전용관에는 군소 영화사에서 제작된 독립영화나 예술영화들이 상영되는 거지.

골목 상권을 보호하기 위해 대형 마트 의무 휴무 등의 규제를 가하듯,

영화 산업에서도 영화 다양성을 위한 최소한의 방파제가 있어야 해.

 

곤: 아니면 한 영화가 확보할 수 있는 상영관의 개수를 규제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

최대 800개 정도로 제한을 두면 배급사들의 횡포도 조금 완화되겠지.

인기 있는 영화는 개봉관이 많지 않아도 오래 상영하면 보고 싶은 사람은 거의 다 볼 수 있잖아.

 

룰루: 어떤 방법이 되었건 지금 우리나라 영화 생태는 상당히 불공평해.

대형 배급사들의 고래  싸움에 자본력이 뒷받침 되지 못하는 영화들이 새우 등 터지듯 피해를 보고 있잖아.

 ‘은위’의 스크린 독과점이 유독 주목을 받는 것도

괴물 때부터 누적됐던 독과점에 대한 대중의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라 생각해.

 이번 논란을 계기로 뭔가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다.

 

 

 

역시 여자들의 수다는 예사롭지 않다.

‘은위’에서 시작한 이야기가 스크린 독과점 문제까지 흘러가면서

입이 마를 정도로 수다를 떨었는데

이 긴 글을 얼마나 읽었는지 모르겠다.

그래도 두 여자의 수다를 엿들으며 누구라도 한번쯤은

스크린 독과점 현상에 대해 생각해보고 같이 공감해주길 바라며 글을 마친다.



 


해당 콘텐츠는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받는 저작물로 영현대 저작권이 있습니다.
                                            해당 콘텐츠의 상업적 이용을 금지하며, 비영리 이용을 위해 퍼가실 경우 내용변경과 원저작자인 영현대 워터마크 표시 삭제는 금하고 있습니다.

SNS 로그인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로그인할 계정을 선택하세요.